7.5% 수준이었던 장기요양 등급 인정률이 지난해 10%를 넘어서면서, 노인 인구 10명 중 1명은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도 일정 부분 의료서비스 적용과 돌봄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령화로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장기요양등급을 인정받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노인의 수도 함께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지난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등급 인정자 중 서비스 미 이용자 비율은 △2016년 7만6436명(14.7%) △2017년 8만7893명(15.0%) △2018년 11만419명(16.4%) △2019년 13만1033명(16.9%) △2020년 14만5482명(16.9%) △2021년 7월 기준 15만7035명(17.1%)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서비스 미이용 사유로는 요양병원 이용(33.7%)과 가족 등에 의한 직접 요양(21.6%)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았더라도 서비스를 통해 최소한의 의료‧돌봄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장기요양보험이 노인 돌봄에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 하는 이유는 장기요양보험이 일종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국가보험이기 때문이다. 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과 연계해 대부분 국민이 납부하는 국가보험으로, 어르신에게 돌봄 서비스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차원의 공공복지 제도로 운영된다.
장기요양보험은 혜택을 제공하는 기관과 지원 금액의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선 장기요양서비스는 일반 의료기관이나 다른 복지기관에서는 이용할 수 없고, 요양원이나 방문요양센터와 같은 ‘장기요양시설’에서만 받을 수 있다. 일반 병원이나 요양병원, 요양보호사가 아닌 일반 간병인에게 받는 돌봄 비용은 한 푼도 보조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또 방문요양서비스의 경우 월별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과 시간의 한도가 정해져 있어, 요양보호사의 365일 24시간 가정 방문을 원할 경우 보호자가 80%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장기요양서비스는 다른 노인 돌봄 복지와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노인 돌봄 제도로는 장기요양서비스 이외에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가사·간병 방문 지원 사업, 의료급여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 가족요양비 등 여러 서비스가 있지만, 장기요양서비스와 중복으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제도의 한계 때문에 장기요양보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민간보험사의 간병보험, 장기요양 특약 보험 등으로 가족 돌봄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개인의 대비도 중요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도 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현행 장기요양서비스가 노인의 상태 변화와 의료 필요도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대상자 중심의 의료적 관리와 돌봄 욕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