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의 부족과 눈물 증발 등의 전통적 병인과 안구 표면의 염증, 눈물층 불균형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복합적 질환이다. 인공누액 이외에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었던 과거와 달리, 2007년 안구 표면의 염증을 억제하고 눈물 분비를 증가시키는 치료제가 승인되면서 현재는 어느 안과를 방문하더라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노안의 병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두 증상 사이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설명한다. 안구건조증 혹은 건성안으로 불리우는 눈마름 증상은 시력 저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편감이 크고 유병률이 높아, 나이가 들어 수정체 탄성력이 줄어 조절력이 떨어진 노안 상태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 수는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안구건조증과 마스크 착용을 결부시키는 연구가 등장했다. 미국 건강 매체 ‘헬스닷컴’은 지난해 9월 유타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여러 지역의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 가운데 안구 건조증상이 현저히 증가하는 추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마스크 윗부분으로 새는 날숨이 눈으로 직행해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거나, 마스크가 눈꺼풀의 움직임을 방해해 정상적인 눈 깜박임을 막아 안구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실제로도 그럴까. 황형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과 안구건조증을 연결 짓기에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으로 곧잘 언급되는 콘텍트렌즈 역시 원인과 결과로 결부하기엔 타당치 않다는 것.
중년 이후, 특히 여성에게 흔하게 발병하는 이유는 호르몬 불균형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불균형으로 보호 효과가 저하된다. 극히 일부의 경우 쇼그렌 증후군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심한 안구건조증이 발병한다. 이에 황 교수는 “갱년기나 폐경 이후 심한 안구건조증이 나타난 경우 안과나 류마티스 내과를 내원해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건조해지는 겨울철, 건조한 안구를 관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담배와 술을 멀리하고, 일상생활하며 일정 습도를 유지하거나 수면시간을 지키는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면역체계가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대표적 영양소 비타민D와 오메가3 지방산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황 교수는 “두 영양소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자가면역질환 발생을 억제함으로서 안구건조증 예방 효과를 내기 때문에 중년 여성에게 특히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금기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용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