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노년층은 경제적·교육적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있으며,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적응력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노인의 연간 가구 소득은 3,469만 원으로 2020년 대비 14.6% 증가했다. 금융 자산은 4,912만 원, 부동산 자산은 3억 1,817만 원으로, 이는 2020년보다 각각 1,699만 원과 5,634만 원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노인 가구의 소득 구조를 살펴보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53.8%를 차지하며 공적 이전 소득(25.9%)과 사적 이전 소득(8.0%)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소득 증가와 함께 부동산 보유율은 97.0%로 나타나, 노년층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교육 정도도 높아졌다.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노인의 비율은 2020년 34.3%에서 2023년 38.2%로 증가했으며, 특히 고등학교 졸업자는 2.8%p,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는 1.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세대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노년층이 사회적·경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이 71.6세로, 2020년 70.5세에서 1.1세 상승했다. 노년층의 인식 변화는 건강과 삶의 질이 개선됨에 따라, 스스로를 더 늦게 노인으로 규정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재산 상속에 대한 가치관도 변하고 있다. 재산 상속 방식이 점차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재산을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24.2%로, 2020년보다 크게(6.8%p) 증가한 반면, 전통적으로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응답은 6.5%로 크게(6.8%p) 감소했다.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나누겠다는 의견은 절반(51.4%)을 넘었다.
디지털 기기 보유율도 빠르게 상승했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2020년 56.4%에서 2023년 76.6%로 증가했으며, 컴퓨터 보유율도 같은 기간 12.9%에서 20.6%로 늘어났다. 이는 노년층이 정보화 사회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체 노인의 67.2%는 여전히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측면에서는,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우울증상을 경험한 노인의 비율은 2020년 13.5%에서 2023년 11.3%로 감소하였다. 낙상사고 경험률도 5.6%로 줄었고, 최근 1개월 동안 외래진료를 받은 비율은 2020년 70.6%에서 2023년 68.8%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여러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어, 건강 관리와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인 가구(독거노인)의 비중이 2020년 19.8%에서 2023년 32.8%로 급증했고,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는 20.1%에서 10.3%로 급감했다. 독거노인은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건강 상태와 생활의 질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울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6.1%로 노인부부 가구의 경우(7.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들의 생활상의 어려움은 73.9%에 달해, 고독과 경제적 어려움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함께 진행했으며, 총 10,078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191개 문항을 포함한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노년층의 활기찬 노후를 위한 정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며, 노인 일자리 창출, 주거 서비스 개선, 의료 및 돌봄 서비스의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