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첫사랑은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에게도 마찬가지다. 멋 모르던 시절, 치기 어린 첫사랑이 성숙한 관계로 발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는 또다른 연인이 생기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나면 첫사랑은 마음 한 구석의 아련한 추억으로만 간직한 채 살아가곤 한다.
그러다 먼 훗날 배우자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첫사랑의 기억마저 가물가물해진 시점에 그 첫사랑의 연인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더욱이 죽음을 앞둔 시점에 다시금 찾게 된 첫사랑의 기억은 더욱 애절하게 느껴진다.
오는 21~22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상연되는 연극 ‘동행’은 이처럼 황혼을 맞은 두 남녀 노인의 진솔하고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창단 이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제작과 작가를 소개해온 극단 ‘산울림’의 신작으로, 앞서 발표한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과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에 이은 3부작 이야기의 마지막 편이다.
생의 마지막에 접어든 두 남녀가 기적 같은 만남을 통해 다시 살아 갈 이유를 발견하게 되고, 오직 사랑을 통해 다시 한 번 삶을 향한 의지와 꿈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를 진솔하고 애절하게 보여주며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다.
임영웅 연출과 윤대성 작가의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꿈과 열정을 이야기한다.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의 두 주역 권성덕, 이인철을 비롯해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의 작품에서 황혼기 여성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던 이현순, 그리고 노인의 아들역을 소화해내는 최규하와 석정현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만들어내는 애정 가득한 앙상블은 올 봄 관객들의 가슴에 따뜻한 사랑과 열정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오전 11시, 오후 7시30분, 22일 오후 3시에 각각 상연된다. 전석 2만5000원. 문의 (031)828-5841~2
경기일보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