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피할 수 없다면 준비”… 건강하게 나이 먹는 법은?

기사입력 2025-03-06 10:46 기사수정 2025-03-06 10:46

긍정 태도로 노후 징후 미리 알고 적극 대비해야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노화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웰에이징(Well-aging)’과 ‘성공 노화(Successful ag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올바른 생활습관과 건강관리로 이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노인의 기준을 65세로 정의하지만, 일반적으로 노화는 60세를 전후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특히 70세가 되면 신체 구성비가 크게 변하면서 근육량과 수분, 무기질이 감소하고 지방은 2배 이상 증가한다. 지방 분포도 바뀌어 피하지방은 줄고 복부 내장지방은 늘어난다. 실제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인체의 단백질과 대사산물, 미생물 등 수천 가지 생체 분자와 미생물군을 분석한 결과, 인체의 노화는 44세와 60세에 집중적으로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발표하기도 했다.

황선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년이 되면 개인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따라 질환이 빨리 오거나 늦춰질 수는 있지만, 질환을 하나도 없이 피해 가기란 쉽지 않다”면서 “젊은 성인에 비해 모든 신체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늘어나지만, 관리를 통해 질환과 증상을 늦추고 최대한 기능을 유지하며 완화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관리가 노년기 삶의 질 결정한다!

노화는 단순한 외적인 변화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심장이 확장되고 혈관이 두꺼워지면서 고혈압, 심부전, 부정맥, 허혈성 심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나이가 들면 뇌신경 세포 수와 무게가 10% 정도 감소하며 뇌실이 커지게 되는데, 뇌신경 세포 감소로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이외에도 천식, 만성 폐기종, 폐렴, 폐암 등 폐질환을 비롯해 골다공증이나 관절염, 신장 또는 비뇨기 질환 등 만성질환이 노년기 건강을 위협한다.

2024년 12월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 사망의 78.1%를 차지할 정도로 노년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등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만성질환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만성질환을 앓고도 오랜 시간 건강하게 생존하는 예도 많다. 황선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화를 늦추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노화의 징후를 미리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치료와 관리, 적절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한다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노년을 위한 식습관, 무엇을 먹어야 할까? 노화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탄수화물은 흰쌀밥 등 정제된 탄수화물 위주보다는 현미, 통곡물 등을 섞어 섭취하고, 근육 유지에 도움을 주는 생선이나 두부, 달걀, 살코기 등 단백질을 골고루 먹도록 한다. 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비롯해 견과류, 올리브오일, 들기름 등 불포화 지방산 섭취를 늘려야 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물 요리나 절임 음식의 염도도 조절한다.

황선욱 교수는 “노년기에는 한식에 지중해식 식단이나 대쉬(DASH) 식단의 장점을 참고해 염분과 나쁜 지방 섭취를 줄이고, 발효 음식과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데 하루 1g/kg 정도는 섭취해야 근력과 근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 두부, 생선, 살코기, 육류 등을 중심으로 필수영양소와 미네랄이 풍부한 밥, 채소 등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년의 운동, ‘생존 근육’ 손실 예방 초점 맞춰야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면서 활동성이 떨어지고 낙상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노년기의 운동은 단순한 체력 단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근육 유지가 핵심이다. 뼈나 관절을 감싸 외부의 충격에서 보호하며, 심혈관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유실되고 근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년기 운동은 저항성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을 수축·이완하는 스트레칭, 의자에서 일어났다 앉기, 운동밴드나 본인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의 65% 정도의 중강도 무게로 들었다 놨다 하는 운동 등을 10회 정도, 주 2~3회 20~30분 유지하며 조금씩 늘려간다. 또 걷기, 수영, 가벼운 사이클링 등 유산소운동도 최대심박수의 65% 정도의 중강도 운동으로 매일 30분씩 주 5회 실시하면서 조금씩 본인의 신체 능력에 맞게 늘려가면 좋다.

유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노년기에는 유연성과 근력 운동이 균형 운동보다 낙상 예방 효과가 더 크다. 물론 특정 질환자는 전문의, 물리치료사,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운동량이나 시간, 운동법 등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황 교수는 “노화를 부정하기보다 긍정적인 태도로 대비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는 첫걸음이다”며 “안정적인 일상을 유지하고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식이요법, 체중 조절, 정기검진 등에 신경 쓴다면 나이가 들어도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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