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애물단지, 위험한 부동산 투자 7가지

기사입력 2025-06-30 08:00 기사수정 2025-06-30 08:00

[부동산 노트] 분양형 호텔, 지역주택조합, 토지 투자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Case 1

이현종 씨의 절대농지 투자

“정말 곧 개발된다니까….”

동네 카페를 방문한 70세 이현종(가명) 씨는 오늘만 세 번이나 투자를 독촉하는 친구 전화를 받았다. 절대농지 투자는 처음이라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에게 노후 자금 1억 원은 운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의 전부다. 마침 오랜 친구가 “이 땅은 곧 도로가 뚫리고 택지지구로 지정된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데 3년 안에 두 배는 오를 거야”라며 경기도 외곽의 절대농지 투자를 권유했다. 현장에 가보니 초록 들판에 ‘○○택지 개발 예정지 인근’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어서 믿음이 간다. 3년 안에 가격이 두세 배 오른다니 자녀들에게 용돈을 두둑하게 줄 수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배울 수 있을 듯하다.


Case 2

표도성 씨의 분양형 호텔 투자

옆 테이블에 다른 시니어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다. “매입하면 호텔처럼 운영해줘요”라고 지인이 권해 투자한 분양형 호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몇 년 전 교장으로 은퇴한 72세 표도성(가명) 씨다. 그는 지인 소개로 호텔 객실 하나를 2억 원에 매입했다. 분양사는 “운영사가 전부 관리하고 매달 5% 수익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라면 노후 걱정이 없겠다고 생각해 덥석 투자했다. 하지만 계약 후 6개월 동안 수익은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여러 번 통화를 시도한 끝에 연결된 담당자는 “코로나 여파로 영업이익이 적자라 수익 배분이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


Case 3

이선미 씨의 지역주택조합 투자

카페에 들어오는 여성 또한 고민이 많아 보인다. 사촌이 운영하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30% 싸고 청약도 필요 없다”며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권유했다. 직접 방문해보니 모델하우스는 성대하고, ‘10년 무이자’, ‘환불 보장’이라는 문구도 붙어 있는 걸 보고 오는 길이다. 그는 은행원 출신으로 올해 64세인 이선미(가명) 씨다.


동네 작은 카페를 배경으로 가정한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시니어라면 다양한 경로로 여러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부동산 투자는 가장 안정적이고 임대수익이 든든한 노후 준비라는 인식과 더불어, 정과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강해 지인이나 친구의 추천을 통한 투자가 많다. 그 결과 부동산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연령대별 자산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은 78.5%, 65세 이상은 81.3%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보유와 투자에 관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시니어의 삶과 투자에서 부동산을 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좋다. 부동산 투자는 필수 불가결이라고 인정하자. 다만 목적에 따라 시니어들이 투자나 보유에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종목이 있다. 시니어들은 안정적인 노후 자산관리를 위해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지만, 많은 수익을 약속하는 일부 부동산은 큰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절대농지, 보전산지, 맹지, 지식산업센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형 호텔, 숙박형 레지던스가 그렇다. 이 물건들은 복잡한 법적 제한, 시장 불확실성, 유동성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시니어 투자자에게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위험성 높은 부동산 유형의 특징, 투자할 때 주의점, 잠재적 위험을 자세히 살펴보고 자 한다.



저렴한 토지에는 이유가 있다

부동산 투자에서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첫 번째 종류는 바로 ‘절대농지’다. 농업진흥지역 중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지정된 절대농지는 농지법상 개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주로 농업 활동(경작, 축산 등)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건축물 설치나 용도 변경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국토교통부(2023)에 따르면 전국 농지의 약 30%가 농업진흥지역이며, 이 가운데 절대농지의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2020~2023년 농지의 용도 변경 승인 건수는 연평균 1000건 미만으로, 개발 가능성이 매우 낮다. 절대농지는 일반 토지보다 투자 가격이 저렴해 초보 투자자나 시니어들이 보기에 매력적일 수 있다. 개발 기대감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가 있으나, 실제 개발이 어려워 자산가치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지 투자 전에 용도지역 및 개발 가능성을 철저히 확인하고, 개발 제한이 있는 지역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는 ‘보전산지’다. 보전산지는 산림보호를 위해 지정돼 개발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산지 전용 허가를 받기 어렵다. 임업 활동(벌목, 산림관리)이나 제한된 레저시설(캠핑장 등)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높은 지목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건축이나 개발을 위해선 산지 전용 허가가 필요한데, 환경영향평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산림청(2024)에 따르면 전국 산지의 60% 이상을 보전산지로 지정하고 있으며, 2023년 산지 전용 허가 건수는 약 500건으로 전체 신청의 10% 미만이다. 이 때문에 다른 토지보다 투자 비용이 저렴해, 가격만 보고 쉽게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기획부동산 등이 나서서 개발 가능성을 과장해 투자를 유도한다. 실제로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자. 보전산지는 산지의 용도지역과 개발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련 법규를 숙지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가격 상승 기대치도 낮은 데다 산림관리나 세금 등의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산사태나 홍수 발생 시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지난해 7월 산림청은 수도권 거주자가 인구 감소 지역으로 이주할 경우, 산지 규제를 완화해 임업용 산지 내 주택 건축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산지는 크게 보전산지(공익용 산지, 임업용 산지로 분류)와 준보전산지로 나뉜다. 준보전산지에서는 주택 건축 등이 가능하나, 보전산지에서는 지정 취지에 맞는 제한적 범위의 행위만 허용돼왔다. 특히 임업용 산지는 농림어업인만 주택 건축이 가능했으나,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이 개정되면 수도권 거주자가 인구 감소 지역에 거주 목적으로 이주하는 경우에도 지역별 조례를 통해 임업용 산지에 주택을 지을 수 있다. 산림청은 최근 여건에 따라 평균 경사도, 산 높이 제한 등 허가 기준 일부를 최대 20%까지 완화하는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다만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는 산지 전용을 제한해 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더욱 강화했다. 이러한 동향과 관련 법령 개정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다음으로 ‘맹지’는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부동산이다. 맹지는 도로에 접하지 않아 출입이 어려운 토지를 말하며,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도로 확보가 필수다. 도로 확보가 어려워 건축이 불가능하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 수익성이 낮다. 일단 도로가 없으면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고 매수자도 거의 없어 소중한 자산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 또 도로 개설이나 통행권 확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보면 된다. 반드시 토지의 도로 접면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도로 확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국토교통부(2022)에 따르면 전국 토지의 약 5%가 맹지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농지나 산지로 분류돼 있다.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높은 수익률 현혹에 속지 말자

시니어들이 조심할 네 번째 부동산은 ‘지식산업센터’다. ‘아파트형 공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부동산 투자 중 가장 보편적인 물건이다. 하지만 실제 임대수익이나 활용이 기대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중소기업의 업무 공간을 제공하는 시설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았다.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복합 업무 시설로 공장, 사무실, 상업 공간 등을 포함하며, 투자 목적으로는 분양이나 임대수익을 통한 자산 증식 목적이 많았다. 매수 가격이 일반적으로 오피스텔보다 저렴하지만, 지역별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고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높아졌다. 또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만약 투자한다면 교통, 주변 산업 클러스터의 규모, 수요 기업의 유무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하고, 대출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해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높은 관리비와 유지비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고, 정부의 세제 혜택 축소나 규제 강화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다섯 번째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1채 소유 세대주를 대상으로 조합을 구성해 아파트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가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 서민들의 관심 투자 종목이다. 하지만 많은 시사 TV 프로그램에 투자 실패 사례로 가장 많이 나온 투자 종류이기도 하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투자할 때는 조합의 토지 확보 현황, 사업 추진 계획, 조합 운영의 투명성 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토지 확보, 인허가, 자금 조달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고, 초기 예상보다 높은 분담금이 발생해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조합 내부 갈등이나 계약 문제로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여섯 번째로 조심할 물건은 ‘분양형 호텔’이다. 분양형 호텔은 호텔 객실을 분양받아 수익을 올리는 형태로, 고수익을 약속하는 광고로 투자자를 유인한다. 섬이나 해안의 멋진 이미지를 삽입해 홍보물을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하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고 덥석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운영사의 수익 배분 불투명, 수익률 미달, 법적 분쟁 등으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운영사의 신뢰도, 수익 배분 구조, 계약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법적 조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관광공사(2024)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호텔 평균 객실 가동률은 65%로, 비수도권 지역은 50% 미만인 곳도 많다.

마지막으로 ‘숙박형 레지던스’다. 주거와 숙박이 혼합된 형태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운영 수익의 불확실성, 법적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으니, 운영 방식 및 수익 구조, 법적 규제 등을 철저히 검토하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분석해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부동산 종목을 무조건 투자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 금액보다 저렴하다면 일단 의심해야 하고, 시니어들이 듣고 보는 투자 성공 사례나 예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꼭 명심하자. 이번에 언급한 종목들은 얼핏 시니어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법적 제한, 시장 불확실성, 운영 의존도로 인해 시니어들의 안정적인 노후 자산관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철저한 조사와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안전한 투자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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