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이용 많은 쿠팡, 유출 사태에 '보이스피싱 표적' 위험

쿠팡에서 3천만 건이 넘는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태는 단순한 보안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시니어 사용 비중이 높은 대형 플랫폼에서 정보가 노출될 경우 기본적인 정보 변경은 물론이고 탈퇴 절차도 어렵다. 더 나아가서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2차 금융범죄의 최우선 표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다.

시니어 이용 많은 플랫폼... 유출 시 위험도 더 커져

쿠팡은 간편결제와 단순한 이용 구조 때문에 60대 이상 이용률이 높은 플랫폼으로 꼽힌다. 지난 해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60대 이상 시니어 세대에서 사용자가 급증한 앱이 쿠팡이었다. 2019년 상반기 60대 이상 월평균 사용자가 63만 명에서 2024년 206만 명으로, 5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자료=와이즈앱·리테일 )

쿠팡이츠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2년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쿠팡이츠의 고령층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이용률이 타 배달 플랫폼 5% 대비 쿠팡이츠는 16%로 가장 높았다.

쿠팡과 쿠팡이츠는 계정 연동이 가능해 시니어층의 이용 장벽이 낮고 사용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 이용 비중이 높은 시니어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공지 문자 링크...미끼(스미싱) 범죄 조직이 노리는 방식

추가 우려 요인은 쿠팡이 유출 사실 공지를 문자 메시지로 안내하며 링크(URL)를 포함했다는 점이다. 범죄 조직이 이 방식을 그대로 모방할 경우 정식 안내문과 거의 동일한 스미싱 메시지가 유포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1,0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악성 링크 삽입 등 서버해킹이 531건을 차지하며 높은 비중을 보였다.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이처럼 정식 안내와 유사한 메시지가 확산된다면 시니어층은 '진짜인지, 사기인지' 구분이 어렵고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이미 고령층 중심으로 집중

보이스피싱 위험은 통계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지난 8월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4,707건, 피해액은 7,766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발생 건수는 25.3% 늘고, 피해액은 거의 두 배(98.7%) 가까이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특히 기관사칭형 피해의 연령별 현황을 보면 60대 피해는 전년 대비 190.9% 급증했고 70대 이상도 2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경찰청)

따라서 유출된 개인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경우 고령층이 자연스럽게 '1차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정보 유출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지난 3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과 관련해 미끼문자를 발송, 악성앱 설치 유도로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결제 피해를 유발하는 등의 악성스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자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는 카카오톡 '보호나라' 채널을 실행한 후 해당 문자를 복사 및 붙여넣기 해 정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악성 링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