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 골퍼의 경기 보조원에게까지 그린피를 부과하는 일부 골프장의 운영 방식이 장애인 스포츠 환경에서 차별 논란을 낳고 있다.
최근 국내 일부 골프장에서 시각장애인 골퍼의 경기 보조원(서포터즈)을 일반 이용객과 동일하게 분류해 그린피를 요구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장애인 체육 참여 여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각장애인 골프는 선수와 보조원이 함께 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보조원은 공의 위치와 거리, 방향, 지형 경사 등을 설명하고 어드레스 정렬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대한장애인골프협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선수에게 보조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경기 지원 인력"이라며 "보조원이 없으면 경기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골프장에서는 보조원을 캐디나 경기 진행 인력이 아닌 단순 동반자로 판단해 별도의 그린피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한 시각장애인 골퍼는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조원이 필요하지만 매번 두 사람 몫의 그린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제적 부담 때문에 라운딩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할 때 동등한 접근을 보장하고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시각장애인 골프 보조원을 일반 이용객과 동일하게 취급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권 분야 한 변호사는 "보조원은 단순한 동반자가 아니라 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지원 인력"이라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간접차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골프장 측은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코스를 함께 이용하는 만큼 시설 이용에 따른 최소 비용을 받는 것"이라며 "별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이용자만 면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시각장애인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보조원의 입장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도 장애인 체육 참여 확대를 위해 제도적 기준 마련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정책 방향과 달리 현장에서는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며 "관련 지침 마련과 골프장 업계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리아프로페셔널골프협회는 시각장애인 경기 보조 인력을 양성하는 '장애인 골프 서포터즈' 민간자격을 운영하고 '시각 장애인 어울림 인식 개선 골프대회'를 매년 개최하는 등 장애인 스포츠 참여 환경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