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7

‘인구전략’ 확대 개편 앞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과제와 우려

입력 2026-04-17 15:47

김진오 신임 부위원장, 저고위 태생 후 역대 세 번째 민간 출신

인구전략 확대 개편 후 정책 전문성 우려 목소리도 나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조직 확대 개편을 앞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역할과 전문성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 신임 부위원장으로 김진오 전 CBS 사장을 임명했다. 주형환 전 부위원장이 올해 1월 이임식을 가진 지 3개월여 만에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김 신임 부위원장은 광주 진흥고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CBS에 입사했다. 이후 보도국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등을 거쳤다.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CBS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김 신임 부위원장은 저고위 태생 이후 역대 세 번째 민간 출신이다. 저고위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0월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기획단 내 ‘인구고령사회대책팀’으로 설치되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그 다음해에 대통령 직속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로 출범하면서 위원회 틀을 갖췄다. 이후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과 함께 현재의 저고위 체계로 공식 출범했다.

그동안 위원장 체계도 변화해왔다. 2004년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당시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저고위 초기에는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당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위원장을 번갈아 맡았다. 이후 2017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부위원장과 사무처를 신설했고, 당시 김상희 국회의원이 제1대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서형수 전 국회의원(제2대), 나경원 국회의원(제3대),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제4대),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제5대)이 이어서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 신임 부위원장은 김용익·김영미 교수에 이어 세 번째 민간 출신이다.

저고위 부위원장 신설 후 9년간 5명 바뀌어

그러나 조직의 위상과 역할에 비해 운영의 안정성은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위원장직이 신설된 이후 9년 동안 다섯 명이 자리를 거쳤고, 나경원 전 부위원장의 경우 임기가 3개월에 그치는 등 리더십의 연속성이 크게 흔들렸다.

자문위원회라는 조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저고위가 실질적인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4년 보고서를 통해 “설립 의도와 달리 저고위는 각 부처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부처 간은 물론 중앙·지방 간 연계 역량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구조 문제가 아니라 정책 조정 기능 자체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저고위→인구전략(미래)위 확대 개편 앞둬, 민간인 출신 전문성 우려도

이 같은 상황에서 저고위는 '(가칭) 인구전략(미래)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이수진·백혜련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전부 개정안을 인구정책기본법(서영교), 인구전략기본법(이수진·백혜련)으로 각각 대표 발의했다.

▲그래픽=이은숙 기자
▲그래픽=이은숙 기자
개정안에는 기존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넘어 외국인 정책, 이민 정책, 지역소멸 대응까지 포함하는 인구전략 기구로의 전환이 담겼다. 여기에 더해 해당 개정안들은 저고위가 저출산, 고령사회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에 그쳤다면 인구전략(미래)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구정책 관련 사업 예산에 대한 사전협의권을 부여하고, 정책 평가 결과 추진 실적이 미흡하거나 유사·중복된 사업에 대해서는 관련 행정기관 및 지자체장에게 통합·축소·폐지 등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도 추가했다.

개정안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위원회 조직 규모도 커진다. 저고위는 25명 이내로 위원회를 구성했지만 현재 발의된 법안은 30명 이내(서영교), 40명 이내(이수진·백혜련)를 제시한다. 특히 이수진·백혜련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구전략기본법에는 대통령비서실 인구전략 업무 보좌 수석비서관 및 사회정책 업무 보좌 수석비서관 등 중에서 대통령이 위촉한 이도 위원회에 참여하는 내용도 담았다.

문제는 권한과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이를 이끌 리더십과 전문성에 대한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신임 부위원장이 언론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지만, 인구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책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저고위 출신 관계자는 “언론사 대표 시절 인구포럼을 많이 개최했던 인물로 기억한다”고 평가했지만, 정부부처 관계자는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이라 언급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인구정책 연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부위원장직 공석을 채우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인사로 보인다”며 “인구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 접근보다 저출산 문제에만 매몰된 인식이 반영된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지금까지 저고위 부위원장들의 역할은 시대마다 달랐던 것 같다”며 “신임 부위원장이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지금 판단하기 어렵고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더해 이민, 지역소멸 등 복합적인 인구 문제를 다뤄야 하는 만큼 향후 위원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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