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약을 꾸준히 복용한 허리디스크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장기적으로 허리 수술을 받을 위험이 29%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치료 초기에는 진통제·소염제와 같은 약물이나 한의치료, 물리치료 등 수술하지 않는 방법을 우선 적용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신경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수술을 고려한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시 수술받는 사례가 있다. 국내 연구에서는 허리디스크 수술 환자의 재수술률이 약 16%,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수술후실패증후군’ 발생률이 20.6%로 보고됐다. 이 때문에 한의통합치료를 선택하는 환자가 적지 않지만, 실제로 장기적인 수술 위험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윤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부소장 연구팀은 4개 한방병원의 전자의무기록(EHR)과 처방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결합해 한약 복용과 허리디스크 환자의 장기적인 요추 수술 위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최신 약리학 연구(Frontiers in Pharmacology, IF=4.8)'에 게재했다.
이윤재 부소장 연구팀은 2016~2017년 허리디스크로 처음 진료받은 환자 6669명을 대상으로 한약 복용과 허리 수술의 연관성을 살폈다. 환자를 한약을 30일 이상 복용한 그룹과 30일 미만 복용한 그룹으로 나눠, 최대 2021년 7월까지 수술 여부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한약을 30일 이상 복용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허리 수술 위험이 29%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는 한약 복용과 수술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결과로, 한약이 수술 위험을 직접 낮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윤재 부소장은 “나이와 성별뿐 아니라 동반질환과 다리로 뻗치는 통증의 정도까지 고려해 분석한 결과, 한약을 30일 이상 복용한 환자의 허리 수술 위험은 대조군보다 29% 낮았다”며 “여러 변수를 반영한 뒤에도 한약 치료와 장기적인 허리 수술 위험 감소의 연관성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병원 이용 횟수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추가로 분석했다. 외래 진료 횟수까지 고려해도 한약을 30일 이상 복용한 환자의 허리 수술 위험은 대조군보다 최대 40% 낮았다.
이윤재 부소장은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데이터와 건강보험청구자료의 결합을 통해 한약 치료가 허리디스크 환자의 수술 가능성을 낮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대규모 관찰연구와 무작위 대조연구를 통해 한약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더욱 축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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