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일본 지자체, ‘건강상태 모르는 노인’ 먼저 찾는다

입력 2026-09-11 07:00

건강·의료·돌봄 데이터 묶어 고위험군 발굴… 생활권역 94.7%까지 확대

일본 지방자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치단체 1324곳이 건강검진이나 의료 이용 기록만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고령자를 직접 찾아 의료·복지서비스로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돌봄서비스를 신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의료·장기요양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군을 먼저 찾아내는 방식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0일 열린 ‘제21회 고령자의 보건사업 방향 검토 워킹그룹’에서 ‘고령자 보건사업과 장기요양 예방의 통합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1730개 기초지자체로, 2025년도 사업 실적을 집계했다. 회의에서는 고령자의 건강관리와 장기요양 예방을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사업의 진행 상황과 향후 추진 방향이 논의됐다.

사업은 일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사업과 건강위험이 높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고위험군 관리로 나뉜다. 일반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쇠 예방 교육과 운동·영양·구강관리, 건강상담 등을 실시한 기초지자체는 1716곳이었다. 노쇠 상태의 고령자를 파악한 뒤 저영양이나 근력저하 정도에 따라 보건지도와 생활기능 향상을 지원한 곳은 1253곳, 건강 문제와 불안을 일상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곳은 923곳이었다.

고위험군 관리를 위해 각 지자체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자를 찾아낸다. ‘건강상태 불명자’를 찾아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한 기초지자체가 1324곳이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중증화 예방은 1197곳, 생활습관병과 신체적 노쇠의 중증화 예방은 1154곳, 저영양 상담·지도는 794곳에서 시행됐다. 구강 관련 상담·지도는 515곳, 복약 관련 상담·지도는 249곳이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의료보험의 보건사업과 장기요양보험의 예방사업이 통합되어 운영되는 것에 있다. 기초지자체는 KDB로 불리는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건강검진, 의료 이용, 장기요양 정보를 함께 분석한다. 의료 전문인력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건강 문제와 지원 대상자를 파악하고, 지자체 내부 부서와 의료기관, 관련 단체가 정보를 공유해 보건지도와 의료, 돌봄서비스로 연결한다.

후생노동성이 2025년도 실적을 집계한 결과 고령자 보건사업과 장기요양 예방을 통합적으로 실시한 지역 생활권 비율은 전국 평균 94.7%였다. 47개 광역단위 보험연합 가운데 22곳은 관할 생활권역에서 실시율 100%를 기록했다.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건강상태 불명자’ 관리다. 일본은 건강검진이나 진료비 청구 데이터가 없는 고령자도 별도의 관리 대상으로 분류한다. 의료기관이나 돌봄서비스 이용 이력이 없어 행정 데이터에서 건강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운 사람을 사각지대에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인이 필요한 집단으로 보고 찾아간다. 후생노동성은 이 사업의 대상이 건강검진이나 진료비 청구 등의 데이터가 없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상자 선정 방식도 표준화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2026년도 사업계획 집계에서 건강상태 불명자 대책을 추진하는 기초지자체 가운데 자체 기준만 사용하는 곳은 4.3%였다. 24.0%는 정부가 제시한 대상자 추출 도구의 기준을 그대로 사용했고, 71.8%는 그 기준을 적용한 뒤 다시 대상을 좁히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도 올해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면 시행되면서 시·군·구를 중심으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연계하는 체계에 들어갔다. 한국도 통합돌봄에 직권신청과 대상자 발굴 절차를 운영 중에 있다.

다만 현재 국내 발굴체계는 이미 복지·의료체계와 접점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일본처럼 건강검진과 진료비 청구 기록이 없는 고령자를 지자체가 찾아가는 방식은 아직 표준화돼 있지 않다. 이번 일본 추진 현황 사례는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의료기관에도 나타나지 않는 고령자까지 찾아내는 체계가 지역 통합돌봄의 한 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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