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2060년 세계에서 가장 나이 든 나라, 일본 아닌 한국

입력 2026-09-10 13:32

65세 이상 41%로 세계 1위 전망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2060년, 지구상에서 가장 나이 든 나라는 더 이상 일본이 아니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이 지난 8월 발표한 국제인구보고서 ‘An Aging World: 2025’는 이 사실을 숫자로 보여준다. 2060년 세계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그 1위 자리는 대한민국이다.

세계 전체로도 인구구조의 대전환이 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5년 사이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5세 이하 어린이 비중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2025년 세계 인구의 10.5%인 8억5200만 명이 65세 이상이다. 이 비율은 2060년 19.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속도’가 만드는 순위 역전

보고서가 제시한 세계 고령국 순위를 보면 2025년 1위는 일본이다. 전체 인구의 29.7%가 65세 이상이다. 한국은 20.3%로 세계 22위다. 하지만 2060년에는 순위가 뒤집힌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41.0%까지 올라 세계 1위가 되고, 대만이 뒤를 잇는다. 일본은 3위로 내려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일본보다 한국의 고령화가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의미다.

인구의 절대 규모도 줄어든다. 미국 인구조사국 전망에서 한국의 총인구는 2025년 약 5219만 명에서 2060년 약 4695만 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5년 동안 약 525만 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반대로 고령층, 특히 연령이 높은 인구의 비중은 급격히 커진다. 80세 이상 인구는 2025년 전체의 4.8%에서 2060년 18.3%로 증가할 전망이다. 2060년이면 한국인 5~6명 가운데 1명이 80세 이상인 사회가 된다. 80세 이상 인구 비중으로는 모나코(27.1%), 일본(19.4%)에 이어 세계 3위다.

‘중위연령’도 가파르게 상승한다. 한국의 중위연령은 2025년 46.0세에서 2040년 52.8세, 2060년에는 59.2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일본의 중위연령이 50세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60년 한국은 현재 일본보다 훨씬 나이 든 인구구조를 갖게 되는 셈이다.


생산연령인구 1.2명당 고령자 1명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고령화의 무게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는 ‘부양비’다. 생산연령인구인 15~64세 100명에 대비한 유소년과 고령 인구의 규모를 나타내는 총부양비는 한국의 경우 2025년 45.8에서 2040년 71.2, 2060년에는 99.1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생산연령인구 100명과 부양연령인구가 거의 같은 규모가 되는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만 놓고 계산한 노년부양비의 변화가 크다. 2025년 29.5에서 2060년 81.6으로 35년 만에 약 2.8배가 된다. 2060년 세계 평균 전망치인 32.1의 약 2.5배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현재는 생산연령인구 약 3.4명당 65세 이상 고령자 1명인 구조지만, 2060년에는 약 1.2명당 1명으로 바뀐다.

다만 ‘생산연령인구 1.2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한다’는 표현을 실제 직장인 한 사람이 노인의 생계비를 직접 부담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부양비는 인구구조를 나타내는 통계다. 그럼에도 연금과 건강보험, 장기요양, 돌봄 등 사회보장제도를 떠받칠 생산연령층의 기반이 크게 좁아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래 살지만, 노인빈곤율은 OECD 최고 수준

한국은 세계에서 오래 사는 나라 중 하나다. 보고서는 2025년 한국인의 출생 시 기대수명을 84.5세로 제시한다. 홍콩과 일본에 이어 세계 최상위권이다. 2060년에는 88.5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60세가 된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보여주는 ‘60세 기대여명’ 역시 2025년 26.1년에서 2060년 29.5년으로 늘어난다. 평균적인 수치로만 보면 지금의 60대는 80대 후반까지, 앞으로의 60대는 90세 안팎까지 이어지는 노후를 염두에 둬야 하는 시대다.

문제는 ‘오래 사는 것’과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사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보고서가 인용한 OECD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40.5%로 비교 대상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 전체 인구의 빈곤율 15.1%와 비교하면 25.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 인구조사국도 한국과 미국을 노인빈곤율이 특히 높은 국가로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높은 노인빈곤 문제를 설명하면서 국민연금 제도가 비교적 늦게 도입된 점과 연금의 적용 범위·급여 수준, 길어진 기대수명,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에서 비롯된 이른 주된 일자리 퇴직 등을 함께 짚었다.

다만 40.5%는 2020년 기준 국제비교 수치다. 최근 OECD 통계에서는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39.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이 수치는 현재 국내 노인빈곤율이 정확히 40.5%라는 의미가 아니라, 보고서가 국가 간 비교를 위해 활용한 기준연도의 수치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은퇴 뒤에도 일하는 한국 노년

높은 노인빈곤율과 함께 눈에 띄는 지표가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다. 보고서가 제시한 2024년 자료를 보면 한국의 6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40.9%다. 남성은 49.6%, 여성은 34.0%로 나타났다. 일본을 비롯해 독일·프랑스 등 다른 주요 고령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여기서 경제활동참가율은 실제 취업자뿐 아니라 구직 중인 실업자까지 포함해 ‘일할 의사가 있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따라서 이를 고용률과 같은 지표로 봐서는 안 된다.

일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보고서가 비교한 65세 이상 취업자 가운데 풀타임으로 일하는 비율은 한국 남성이 68.7%, 여성이 45.8%였다. 특히 여성 고령 취업자는 절반 이상이 파트타임으로 일한다는 의미다.

한국 노년층에게 일은 단순히 은퇴 후 사회활동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상위권의 기대수명, 높은 노인빈곤율, 긴 노후기간이 맞물리면서 은퇴 이후에도 소득을 얻기 위해 노동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혼자 나이 드는 삶도 늘어난다

고령화는 가족의 모습도 바꾼다. 보고서가 국제 비교에 사용한 자료에서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혼자 사는 비율은 약 15%로 제시됐다.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럽과 북미 일부 국가의 약 25%에 비해서는 낮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살거나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가족 형태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동아시아에서도 ‘혼자 나이 드는 삶’이 더 이상 예외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지표는 국내 통계의 ‘고령자 1인가구 비율’ 등과 조사 시점과 산출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직접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후 소득뿐 아니라 주거, 의료, 돌봄을 가족에게만 의존하기 어려운 인구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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