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6

“65세에서 70세로” 서울 노인 교통복지 다시 짠다

입력 2026-10-16 06:00

재정 부담과 노인 이동권 사이

서울시가 40여 년간 이어온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다시 설계하기 위한 공론화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서울 노인교통복지위원회’를 발족하고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대신 버스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먼저 제도를 바꾼 대구의 경험은 서울이 참고할 사례인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도 보여준다.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5년에 걸쳐 연령 조정, 대구가 먼저 택한 해법

대구시는 2023년 도시철도와 버스의 무임승차 연령을 함께 조정하기 시작했다. 도시철도는 65세에서 매년 한 살씩 높이고, 버스는 75세에서 매년 한 살씩 낮춰 2028년 70세로 기준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도시철도 중심이었던 교통복지의 수혜 범위를 버스까지 넓힌 것이 핵심이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것이 노인복지법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있었다. 이에 대구시는 보건복지부에 법령 해석을 요청했고, 70세 이상으로 정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구정책연구원은 제도 시행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투입 비용보다 611억 원 많은 사회·경제적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업비 100원당 의료비·우울증·교통사고 감소와 소비 증가 등을 통해 153원의 효과를 거뒀다는 의미다.

김수성 대구정책연구원 공간교통연구실 연구위원은 대구가 버스까지 무임교통을 확대한 배경으로 도시철도 중심 제도의 한계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대구는 도시 철도망이 좁아 교통복지 수혜권을 넓히려면 버스를 포함해야 했다”며 “고령자는 지상과 지하를 오가거나 환승하는 데 부담을 느껴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그래픽= 유영현 기자 redeye112@

교통 규모·생활권 다른 서울, 남은 과제는

대구 모델을 서울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서울은 도시 철도망과 이용 규모가 큰 데다 버스 지원 방식도 새로 설계해야 한다. 홍상연 서울연구원 스마트교통연구실 연구위원은 “버스 단말기를 교체하기보다 요금 처리 알고리즘과 카드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문제”라며 “‘모두의 카드’를 활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경기·인천과 하나의 교통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다. 수도권 무임통행 약 148만 건 중 서울 외부 통행이 21.2%를 차지한다. 서울만 제도를 바꾸면 광역철도와 신분당선 등 연계 구간의 적용 기준과 비용 정산이 복잡해질 수 있어 지자체 간 협의가 필요하다.

65~69세의 교통복지 공백도 쟁점이다. 서울시민 2000명 조사에서 제도 개선 찬성률은 전체의 77.0%였지만, 65~69세는 57.4%로 가장 낮았다. 이 연령대 반대 응답자의 42.0%는 소득 공백기의 교통비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홍 연구위원은 “기존 무임승차 수혜자의 이동권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지하철 택배 등 생계를 위해 이동하는 사람도 있고 소득수준도 다양한 만큼 여러 보완 방안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도 고려해야 하지만 제도 개편의 유일한 동기는 아니다”며 “지하철 소외 지역에서 가까운 마을버스를 이용하면서도 요금을 내야 했던 노인의 이동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65~69세 완충 방안과 버스 지원 방식, 수도권 공동 시행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고령층 대중교통 지원은 지자체마다 대상 연령과 교통수단, 지원 방식이 다르다. 이처럼 대구가 연령 기준을 조정하고 서울이 공론화에 나선 가운데 다른 지자체들은 대체로 기존 방침을 유지하며 지역 교통 여건과 재정 상황에 맞는 개선 방안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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