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요양시설에서 간호사 비중이 높을수록 입소자의 의료서비스 이용과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구분하지 않는 현행 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하고, 숙련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장기요양보험 수가를 보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6일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표한 ‘노인요양시설의 숙련 간호인력 확충 효과와 정책 방향’ 보고서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전후 요양시설의 간호 인력 구성과 입소자의 의료서비스 이용 변화를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간호사 고용은 줄고 간호조무사 고용은 늘면서 간호 인력 중 숙련 인력의 비중이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숙련 간호인력 비중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입소자의 총 병원방문 날짜 수는 0.33%, 입원일수는 0.49% 감소했다.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도 7.7% 줄었다. 요로감염과 욕창, 인플루엔자·폐렴, 치매 등 간호·돌봄 수준과 관련이 큰 질환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이용도 감소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구분 없는 기준
현행 기준은 입소자 30명 이상인 요양시설에 입소자 25명당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1명을 두도록 하고 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구분하지 않고 간호 인력의 총량만 정한 구조다. 권 연구위원은 이 기준이 2008년 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짚었다.
간호사는 간호 판단과 진료 보조 등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며, 간호조무사는 원칙적으로 간호사를 보조한다. 그러나 현행 기준에서는 시설이 인력 기준을 충족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간호조무사 채용을 늘릴 유인이 있다. 실제 간호사가 근무하는 요양시설은 전체의 24.7%에 그친 것으로 보고서는 인용했다.
요양시설의 간호 기능은 입소자의 일상적인 건강 상태를 살피고 변화에 대응하는 데 중요하다. 계약 의사가 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제도가 있지만, 월 2회 수준의 방문만으로 상시적인 의료적 필요에 대응하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숙련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배치 기준과 수가 함께 보완해야
권 연구위원은 요양시설 인력 배치 기준에 간호사 비중 요건을 명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간호사 비중을 60% 이상으로 두는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을 참고 사례로 들었다. 간호사 배치에 대한 수가 가산이 있지만, 현재 수준만으로는 인력 확보를 유도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가 보완의 효과는 장기요양보험 재정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간호 인력 확충으로 장기요양보험 지출이 늘더라도 입소자의 의료 이용과 건강보험 진료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을 함께 고려해 비용 대비 효과를 살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제언이다.
요양시설에서 의료적 필요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면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이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권 연구위원은 간호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하고, 고용 비용 변화에 대응해 수가와 가산 체계를 보완하는 등 숙련 인력의 고용을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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