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자문단 칼럼] 발이 시려요-장동민 원장

기사입력 2014-02-14 14:25 기사수정 2014-02-14 15:11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더 심해지는 증상 중의 하나가 바로 수족냉증(手足冷症)이다. 특히 원래 손발이 차가웠던 사람은 몸 밖의 외부 온도까지 차가우니 그 고통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수족냉증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어릴 때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이 증상의 원인이 양기부족((陽氣不足)으로 오는 것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주위를 보면 예전에는 눈 속에서도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녔었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슬그머니 내복을 찾게 되더라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양기(陽氣)와 수족냉증이 매우 깊은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수족냉증을 치료할 때 양기가 부족한 지를 꼭 살펴야 하는데, 이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바로 배가 차가운지의 여부다. 왜냐하면 사람 몸의 배는 뿌리에 해당되고 손발은 가지 끝의 이파리로 비유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즉, 배에 있는 보일러의 화력이 약하면 손발까지 온기가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되므로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이다. 실제 손발이 시릴 때 직접 손발에 불을 쬐는 것보다 따뜻한 국물을 먹어 배속이 뜨뜻해지면 자동적으로 손발까지도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또 끼니때를 걸러서 공복(空腹)이 되면 손발이 싸늘하게 식고 떨리는 경험을 해 본 적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손발이 차가울 때 우선 배를 따뜻하게 하는 치료법을 먼저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배가 차가와지는 이유도 매우 다양하다. 물론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배를 차갑게 노출시키는 경우에도 배가 차가와지지만 과도한 부부관계나 비뇨생식계통이 약해져서 아랫배의 단전(丹田)이 차가와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뇨생식 계통을 강화시키는 처방을 복용하면서 부부관계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장기능이 약해져 배탈 설사가 나거나 대변이 시원치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로부터 배탈이 나면 배를 뜨뜻한 아랫목에 대고 지지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경우에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을 쓰거나 배에 뜸을 떠주는 치료법 등이 효과적이다.

이 밖에 양기는 부족하지 않은데, 손발 자체에 순환이 안 되는 경우에도 손발이 시리다. 이러한 경우 서양의학에서는 ‘레이노드증후군’이라고 한다. 혈순환이 좋지 않거나 몸에 노폐물이 너무 많이 쌓였을 때도 나타난다. 물론 운동을 해서 순환장애가 해소되면 다행이지만 운동을 해도 개선되지 않을 때는 한의원에 가서 순환을 도와주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젊었을 때 산후에 제대로 조리를 하지 못해 수족냉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늦더라도 산후풍(産後風) 치료를 꼭 해줘야만 한다. 근본원인을 치료해야만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에 함부로 목욕을 하거나 찬바람 쐬는 것을 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밖에 경추나 요추와 같은 척추이상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경추에 이상이 생기면 팔로 가는 경락이 막혀 손이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나며, 요추에 이상이 생기면 다리로 가는 흐름이 막혀 발이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추나요법이나 지압 등을 통해 척추교정을 해줘야만 수족냉증이 사라진다.

이와 함께 각종 말초혈관이나 신경장애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만약 손발이 시리다면 일단 가까운 한의원부터 찾아가 정확한 원인부터 찾는 것이 좋다. 일시적으로 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단한 침구치료나 약침 등으로도 회복시킬 수가 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된 경우에는 한약치료를 병행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장동민 하늘땅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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