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단풍이 들기도 전에 칼바람이 먼저 찾아왔지만 의외로 이번 겨울은 포근할 전망이다. 최근 기상청은 지난 12월과 올 1월의 평균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낮을 확률은 20%에 불과하다며, 예년보다 올겨울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일지라도 건강관리에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아직도 코로나19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데다, 독감과 함께 폐렴도 유행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염병 이외에도 겨울철 시니어들이 경계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저체온증, 냉증, 동상과 같은 ‘한랭질환’이다. 한랭 질환은 혹한기보다 어중간하게 추운 날씨에 외부 활동을 하다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신체 대사량이 적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시니어들에게 위협적인 질환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발생한 한랭질환자는 총 4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189명으로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통계는 신고가 접수된 결과만 포함하는 만큼 실제 시니어 한랭질환자는 훨씬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학적으로 체온과 건강의 관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밀접하다. 일본 내과 전문의 사이토 마사시는 ‘체온이 1℃ 떨어질수록 면역력은 약 30% 떨어진다’며 체온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영국 워릭대학에서도 체온이 낮을 때 염증 수치가 높아진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의학에서도 체온이 낮아지면 기혈의 순환도 정체돼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면역력과 체력이 약해진다고 본다. 몸이 차가울수록 혈액순환이 둔해지고, 그만큼 몸 곳곳에 산소와 영양소가 전달되지 못하는 탓에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낮아진 기온은 전신의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켜 허리·목디스크, 관절염 등 근골격계 기저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몸의 말단 부위인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차가워지면서 수족냉증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커진다.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체온을 높여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원활한 신진대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건강을 관리하는 데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지만, 이를 잘 실천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먼저 겨울철 체온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다. 옷 사이에 공기층이 두꺼울수록 보온 효과가 좋고 실내외 기온 변화에 대응하기도 편리하다. 불필요한 외부 활동은 삼가되 외출할 때는 마스크, 귀마개, 장갑 등 방한용품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대한 피한다. 또한 따뜻한 물로 목욕을 자주 하는 것도 체온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반신욕은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체온을 천천히 올리는 데 용이하다.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겨울 보양식으로 삼계탕과 추어탕을 꼽을 수 있다. 두 음식은 양기를 보충하고 위장을 보호하는 데 좋을 뿐만 아니라 칼슘 함유량도 높아 근골격계 건강관리에도 알맞다. 이외에 겨울철 추천 음식으로는 찹쌀, 호박, 부추, 마늘 등을 들 수 있다.
평소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데도 체온 유지가 힘든 경우라면 전문적인 치료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침과 뜸을 이용해 체온 및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침을 놓아 혈액이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을 해소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후 경락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 뜸 치료를 통해 기혈 소통을 돕고 원기를 회복시킨다.
뜸 치료는 ‘대한침구의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통해 실제 체온 상승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건장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뜸 치료를 15분간 실시한 결과, 치료 전 평균 32.5℃로 다소 낮았던 체표 온도가 치료 후 34.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뜸 치료가 백혈구를 증가시켜 병원균을 제거하는 식균 작용을 활발하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
계묘년(癸卯年)이 지나고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왔다. 새해에는 헬스・다이어트 등 건강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고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것보다 체온 유지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 다양한 질환을 예방해보는 것이 어떨까. 체온만 따뜻하게 유지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자.
수족냉증은 상온에서도 손이나 발이 차갑고 시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 특히 출산과 폐경을 겪은 중년 여성이 이 질환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겨울철 수족냉증은 손발에 저림이나 동상, 무감각증, 소화장애, 안면홍조 등의 질환으로 확대되기 쉽다. 따라서 수족냉증 환자는 겨울철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족냉증 등 말초혈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7만2300여 명으로 2010년(16만3600여 명) 대비 5%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60%를 차지했다.
수족냉증은 40대 중반 여성 수족냉증 환자가 많은데 이는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깊다. 생리, 출산, 폐경과 같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손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자궁의 냉증이 있는 경우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 김민영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소음인에게서 수족 냉증이 더 쉽게 찾아온다고 해석한다. 소음인의 경우 평소 추위에 약하고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마른 탓에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몸이 차고, 선천적으로 위의 따뜻한 기운이 부족한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앓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극복방법으로 “여성들의 경우 남성보다 수족냉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더욱 세심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날씨가 춥더라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고, 반신욕과 족욕을 생활화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면 수족냉증과 관련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우선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의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에는 열 손실이 많은 머리와 얼굴을 모자와 귀마개, 마스크 등으로 가리는 것이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커피, 탄산음료는 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콩과 마늘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방차 중에서는 생강차가 수족냉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생강은 살균·해독·진통 등의 효과뿐만 아니라 점막의 염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인간의 삶에는 어쩔 수 없이 지나야 하는 많은 관문들이 존재한다. 학교생활이나 입시, 첫사랑 등 사회적, 감정적 과정들을 거친다. 사람의 몸도 비슷하다. 성장에 따른 성장통도 있고, 연령별로 예방을 필요로 하는 질병도 있다. 사춘기도 마찬가지. 갱년기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관문이다. 노화를 비켜갈 수 없는 누구나 이 갱년기를 경험한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서 만난 김진분(金珍粉·56)씨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이 과정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이어 찾아온 당황스러움은 평범한 중년 여성들과 다르지 않았다.
건강한 남편과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아들 녀석, 곧 취업을 앞둔 딸아이. 김진분씨의 가정은 전형적인 화목한 가정이었다. 마치 행복을 대표하는 광고 속 모델의 미소와 같은 그런 흠잡을 것 없는 나날들이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차 싶었다. 이미 어둡고 긴 그림자가 그에게 드리워져 있었다. 갱년기였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병, 갱년기증후군
김씨는 처음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한다.
“언젠가부터 목과 어깨가 뭉쳐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저 피로가 좀 덜 풀렸거나 무리한 부분이 있어 그런가 싶었죠.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도통 사라지질 않았어요. 몸이 불편하니 잠도 잘 안 오고, 잠을 제대로 못 자니 피로는 점점 더 쌓여가고, 악순환이었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동네에서 마사지도 받아보고, 혹시나 해서 정형외과도 가봤다. 당연히 별 문제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 용하다는 한의원도 가봤는데 역시 허탕이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냥 찌뿌둥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운동량을 늘려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래서 많이 걷고 할 만한 운동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어느 날부터 발바닥이 찌릿찌릿해지면서 그것마저 여의치 않아졌어요. 몸이 무거워서 좀 움직여보고 싶은데 발이 받쳐주질 않으니 여러모로 곤란했죠.”
그러고 나서 그녀는 갱년기 증상을 겪는 중년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증상과 마주친다. 바로 울화였다. 누군가에게 화를 잘 내지 못하는 김씨의 성격이 더해져 중년의 홍역은 그대로 독이 됐다. 가족이나 누군가에게 윽박지를 법도 한데 모두 다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품은 화는 다시 열이 됐다.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몸이 덥고 뜨거우니 겨우 잠이 들어도 얼마 안 돼 깨버리는 과정이 반복됐죠. 이런 좋지 않은 과정이 반복되니까 혹시 큰 병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병원을 찾기로 마음먹었어요.”
다행히 다시 물색한 병원은 효과가 있었다. 비슷한 증상들로 고생한 지인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렇게 지난 4월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여성건강클리닉 이창훈(李昌勳·53) 교수를 만났다.
이창훈 교수는 김씨를 갱년기증후군 증상을 겪는 중년 여성의 전형이라고 정의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초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4명 중 1명은 이런 증상을 겪기 마련이에요.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을 겪으면서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데요, 사람에 따라 적응을 하기도 하고,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지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열이나 안면홍조 등도 이 때문이에요. 나이가 많아지면서 마르는 것 역시 열 때문입니다.”
남성보다 여성의 증상이 더 다양
이 교수는 누구나 갱년기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는데 김씨처럼 신체적 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갱년기 장애라고 설명했다.
“갱년기는 대개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 사이를 말하는데 여자가 남자보다 10여 년 정도 일찍 맞는 경향이 있어요. 남자도 갱년기 증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남자보다 생리적인 면에서 변화가 많고, 정서적인 면에서도 민감한 편이어서 심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최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경향과 달리 갱년기는 심하면 30대 초반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조기화를 보이고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 등이 여성호르몬의 감퇴를 촉진한다는 것. 또한 난소낭종 등으로 난소를 일찍 절제했거나, 자궁근종 등으로 자궁을 적출한 경우에도 수년 내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갱년기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교수가 설명하는 갱년기 증상은 흔히 알려진 것 이상으로 다양했다.
“갱년기 과정에서 겪는 증상들은 셀 수 없이 많아요. 안면홍조에서부터 식은땀, 불안,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잦은 소변, 요실금 등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갱년기 증상입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두통, 목의 통증, 어깨 결림, 손발 저림, 냉증, 요통, 발 통증, 질 건조로 인한 질염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빈혈이나 갑상선 이상, 우울증, 유방암, 관상동맥질환, 소화기질환, 담석증, 담낭염, 방광염증, 자궁암, 골다공증, 각종 관절염과 관절 부상 등도 갱년기증후군과 무관하지 않아요.”
또 폐경 후 시간이 지나면서 골다공증이 급속도로 진행되기도 하고, 고지혈증이 증가하면서 고혈압, 심장병, 중풍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김씨는 첫날 이 교수를 만나 치료했던 날을 기억했다.
“교수님을 처음 찾은 날 굉장히 힘들었어요. 병명도 모르겠고 게다가 큰 병일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있었으니까. 처음엔 몰랐었는데, 온갖 걱정을 하고 있었나봐요. 교수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제 이야기는 하소연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교수님께서 너무 공감을 잘 해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부끄럽게 눈물까지 들켰으니까요(웃음).”
김씨는 이 교수가 증상에 대해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해준 덕분에 온갖 걱정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그녀는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했단다. 특히 “병은 마음에 담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두고 다니는 것”이라는 이 교수의 조언이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몸의 적응’에 초점 맞추는 한의학
이 교수가 선택한 치료는 초기에 선택하는 치료법 중 하나인 수기치료. 병원에 따라 추나요법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치료법은 굳어져 있는 근육을 풀어 긴장도를 완화하고 몸의 순환을 도와준다.
“양의학이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데 집중한다면, 한의학의 관점은 다소 다릅니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씁니다. 노화로 인해 부족함이 계속되더라도 불편함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것이 치료의 지향점입니다.”
좀 더 자세히 풀이하면, 갱년기증후군의 한방치료는 크게 노화로 인한 생식력·생명력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을 개선하는 방법과, 스트레스 등 정서적인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구분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한약치료는 초기 또는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과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구분해서 처방하는데 가미소요산, 시호가용골모려탕, 육미지황탕, 사육탕, 귀비탕 등의 한약이 쓰인다. 이외에 침이나 뜸치료, 수기치료 등 환자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고, 환자에게 맞는 운동법을 추천해 집에서 하도록 만드는 자율훈련법도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좋아 자주 쓰인다.
주치의처럼 새로운 동반자로
김씨는 모든 증상이 완치됐지만 계속 병원에 다닐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외였다.
“이번 경험은 제게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도 병이 더 심해지기 전에 맘 맞는 의사를 만나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교수님 조언대로 식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운동도 시작했어요. 아쿠아로빅 수업도 시작했고, 수업이 없는 날을 대비해 헬스클럽도 끊어놨어요. 또 아파트 주변 산책로가 잘되어 있어서 걷기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겠다고 다짐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새롭게 주치의가 생겼다 생각하고 교수님도 뵙고 가족의 건강도 부탁드릴 계획이에요.”
이창훈 교수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자신의 갱년기 증상이 어떤지는 갱년기지수(Kupperman’s index) 설문지를 통해 어느 정도 체크해볼 수 있어요. 만약 심상치 않다 싶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조기치료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한방병원에서는 적외선 체열촬영법을 통해 상열감은 물론 전신에 나타날 수 있는 통증, 수족냉증, 손발 저림 등을 시각적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수양명경경락기능검사로 스트레스 상태나 민감도, 자율신경 균형 상태 등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참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무모한 일이에요.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나을 수 있으니 꼭 조기에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릴 때부터 늘 궁금했다. 정월 대보름에는 왜 단단한 부럼을 먹는 것일까? 동지에는 왜 팥죽을 먹을까? “메밀묵 사려~ 찹쌀떡!”은 왜 겨울에만 들리고 여름에는 안 들리는 걸까?
겨울은 만물이 얼어붙는 시기다. 식물의 지상부는 시들고, 곰은 동면에 들어간다. 한의학에서는 겨울 3개월을 폐장(閉藏)이라고 한다. 겉으로는 피부를 닫고[閉], 속으로는 열과 에너지를 저장[藏]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사람 역시 웅크리고, 살찌며, 피부는 두터워지고, 따뜻한 집 안으로 숨는다. 겉으로는 찬 공기와 많이 접하기 때문에 수족 냉증이 잘 생기고, 찬 바람에 감기, 폐렴, 중이염, 비염이 많이 생기며 피부가 많이 건조해진다. 속으로는 열이 몰리면서 중풍, 심장마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겨울철에 적합한 음식은 찰진 음식, 따뜻한 음식, 견과류
첫째로 추운 북쪽에서 자라는 곡식(찹쌀, 찰기장, 밀, 메밀 등)은 찰기가 있다. 이런 찰기를 이용해서 면, 빵, 묵, 떡을 만들어 먹는다. 이러한 찰기는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면, 빵, 묵, 떡을 먹고 속이 뭉쳐 체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피부를 뭉치고 두텁게 해서 추위에 대비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메밀묵 사려~ 찹쌀떡!”이라는 외침은 겨울철에만 들리는 것이다. 동지 팥죽에 새알이 들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메밀의 원산지는 바이칼 호, 히말라야, 동북아 등 아주 추운 지역이다. 메밀을 원료로 해서 만드는 메밀국수(소바), 냉면, 막국수는 원래 추운 지역의 겨울 음식이다. 이 음식들이 피부를 틀어막아 추위를 견디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면도 함흥냉면, 평양냉면 등 북쪽 겨울 음식이 유명하다. 일본의 소바도 북알프스, 중앙알프스,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한 나가노 현의 추운 고산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겨울철에 피부가 두꺼워진 상태에서 옷을 두껍게 입고 뜨거운 음식만 계속 먹다 보면, 내부에 열이 몰려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겨울철에 중풍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이유다. 메밀은 성질이 차가워서 겨울철에 뜨거워진 속의 열을 식혀준다. 겨울철에 가끔 메밀국수와 냉면, 막국수를 먹어주면, 밖으로는 피부를 틀어막아 추위를 이기게 해주면서, 속으로는 열을 식혀주고 기름진 음식으로 탁해진 피를 맑게 해준다. 메밀이야말로 겨울철에 꼭 필요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설날에 떡국을 먹듯 일본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에 소바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 떡국처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계절과 관련된 식문화가 비슷한 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뭉친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한다. 체할 때는 떡 한 조각, 빵 한 조각에도 체한다. 이런 음식을 먹을 때 체하는 것을 막으려면 팥이나 매운 식재료(생마늘, 생파, 생무, 고추, 차조기 등)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붕어빵, 동지팥죽, 찐빵, 타이야끼에 모두 팥이 들어가는 것도 밀가루의 독이 뭉쳐 체하게 하는 것을 풀기 위해서다. 팥은 강한 신맛이 있어 뭉친 것을 잘 풀어주고 녹인다. 팥의 붉은 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예방해준다는 속설이 있어 동짓날 팥죽을 먹기도 한다.
둘째로 체온 보존을 위해 염소고기, 양고기, 보신탕 등 따뜻한 음식들을 많이 먹는다. 중국 북부와 몽골 사람들은 추위에 버티기 위해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부추도 속을 따뜻하게 해서 추위를 이기게 해주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겨울에 많이 먹는 만두에는 항상 부추가 들어간다. 부추만두는 콘셉트가 참 좋다. 만두피로 피부를 두텁게 해서 추위를 막아주고, 부추로 속을 데워 추위를 이기게 하는 음식이다.
으슬으슬 추울 때는 생강차나 고추, 마늘 등 매운 음식이 도움이 되지만, 장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에는 겨울에 생강, 마늘, 파를 많이 먹으면 봄에 간과 눈이 나빠지고 흰머리가 나며 수명이 짧아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면해야 할 겨울에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땀구멍을 열게 하고 정액, 피를 땀으로 내보내면 봄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다. 보약 먹을 때 파, 마늘, 무를 먹지 말라는 말은 같은 의미다.
셋째로 견과류의 딱딱한 껍질은 내부의 엑기스는 꽁꽁 응집시켜놓고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 등 이물질은 완전히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정월 대보름에 견과류를 먹는 것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① 딱딱한 견과류는 정액, 진액을 갈무리하고 기침을 멎게 한다. ② 피를 맑게 해 겨울철에 자주 발병하는 중풍, 심장마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피가 맑아지면 부스럼 등 피부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③ 이빨은 뼈의 일종인데, 뼈 중에서 유일하게 밖으로 드러난 부분이다. 뼈에 자극을 주면 뼈가 더 단단해지고, 뼈가 단단해지면 기력과 면역력이 높아지고 장수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공법에서는 이빨을 서로 부딪치게 하는 고치법(叩齒法)을 자주 실천한다. 딱딱한 부럼을 직접 이빨로 깨서 먹는 것은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연자육, 밤, 호두, 은행, 잣, 아몬드, 피스타치오를 먹어주면 좋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내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적당히 먹어야 한다. 하루에 한 주먹 정도의 분량이면 적당하다.
겨울철은 꽁꽁 얼어붙는 계절이므로, 갈무리를 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좋지 않으며, 멀리 나다니는 것도 좋지 않다. 태양의 운행에 맞춰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새벽에 찬 공기를 맞으며 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외면하고 늦게 자고 무리하게 일하곤 한다. 이렇게 겨울을 보내면 봄에 춘곤증이 심해진다. 겨울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봄에 ‘spring’처럼 튀어 오르지 못한다.
겨울에 너무 따뜻하게만 지내는 것도 여름철 냉방병만큼 좋지 않다.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면역력, 적응력이 높아지는 것인데, 겨울에 춥다고 더운 방에서만 생활하면 면역력, 적응력이 떨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맞으면 금방 감기에 걸린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윗날만 같아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모든 것이 풍족한 날이다. 그러나 이 즐거운 명절은 생각보다 건강에 많은 악영향을 미치기 쉬운 시기다.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평소와 달라지기도 하고, 평소에 하지 않는 무리한 자세나 행동도 문제다. 무엇보다 그리 달갑지 않은 그 누군가와의 조우도 질환의 원인이 된다. 생각보다 어려운 명절나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각 분야 전문의의 조언을 들어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가장 대표적인 명절 질환은 바로 가족이나 친척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이런 지인들과의 스트레스는 일종의 대인공포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급적이면 평소에 고부간이나 동서 간, 시누이와 올케 간 등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 관계를 평소에 돈독하게 해 놓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이런 증상은 명절만 피하고 나면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명절이 지나도 앙금은 남게 마련. 이런 앙금들이 쌓이면 되레 큰 감정의 폭발을 부를 수 있으므로 미리미리 해소하는 것이 좋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가족 간의 문제에 있어서는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가족 간 문제에 관해 무관심하거나 회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방적으로 한쪽 편만 들어선 안 되죠. 양쪽을 다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양쪽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간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나머지 가족들은 특정 구성원에게 집안일이 몰리지 않도록 서로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 가족 간의 서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감정만 상하게 만들 뿐이죠.”
기름진 식사 계속되면 담석증 주의해야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고생하며 차린 음식이지만 무작정 폭식하다간 되레 화를 부를 수 있다. 추석에는 송편이나 떡, 갈비찜, 각종 부침 등 기름지고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들을 먹게 된다. 이런 요리들을 과식하면 배탈이나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위쪽 배 또는 명치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자주 든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를 먹은 후 소화가 잘 안 된다면 담석증일 가능성이 높다.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 양이 변하면서 담낭의 운동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대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에 따라 우상 복부의 통증이나 소화불량, 황달, 발열 등이 나타난다. 위경련, 급체 등 위장장애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초음파나 CT를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담석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담낭염이나 담낭이 터지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상처를 최소화하는 ‘단일공복강경 수술’이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선호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추석 때 과식을 하거나 배탈이 나면 위장이 예민해져 복부질환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이 많더라도 평소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만 연휴 이후에도 복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허투루 넘기지 마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안 하던 집안일 몰리면 관절과 힘줄에 무리
명절이 되면 유난히 날라야 하는 짐들이 많다. 평소에 충분한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급하게 들다가는 순간적으로 힘이 가해져 급성요통이 생기거나 척추분리증 등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척추분리증은 뼈마디를 연결하는 부위에 결손이 생겨 서로 분리되는 질환이다. 척추분리증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허리 근육을 강화해서 척추뼈를 제대로 잡아 주면 굳이 수술로 뼈를 붙이지 않아도 평생 별 탈 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없이 방치하다간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집안일이 늘어 어깨와 손목, 팔꿈치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 명절 질환이다. 보통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뼈나 관절, 근육의 이상이라고 여기는데, 사실은 힘줄염으로 인한 급성 통증인 경우가 많다. 힘줄염은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등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발생 부위가 관절과 가까워 관절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부평힘찬병원 김태호 원장은 “근육이 수축하면 힘줄을 통해서 뼈로 힘이 전달되고 관절 운동이 이루어지는데, 명절에 지나친 가사노동으로 인해 반복적인 힘이 가해져 근육이 계속 긴장돼 힘줄을 다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주부들이 명절에 흔히 걸리는 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성묘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에 흔한 질환인 유행성 출혈열과 쯔쯔가무시병 등을 조심해야 한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잔디에 눕지 않고, 긴소매 옷을 입고 산에 가는 것이 좋다. 농사를 도울 때도 맨발로 논물 속에 들어가지 말고 장화를 신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모처럼 농촌을 방문했다가 벌에 쏘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나무나 땅속의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고 벌에 쏘인 경우 전신이 붓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밤이나 감을 따기 위해서 나무에 올라갔다가 추락하는 낙상사고도 명절에 빈번한 사고 중 하나다.
여성들의 고질병 수족냉증
명절이 되면 여성들은 앉은 자세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전을 부치는 것도, 수다를 떠는 것도 바닥에서 이뤄진다. 게다가 그 바닥이 차갑다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명절의 이런 환경으로 혈액순환은 힘들어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손발이 차가워져 수족냉증이 야기되기도 한다. 특히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의 증상은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두통이나 현기증, 수족의 떨림이 나타나고, 정신적으로는 흥분하기 쉽고, 권태감, 긴장감, 압박감 등이 나타난다.
강남자생한방병원 이상운 원장은 손과 발이 냉하고 따뜻해도 곧 차지는 것을 한방에서는 복부나 허리의 오랜 냉기가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수족이 냉해지는 경우는 당귀나 천궁뿌리 말린 것, 혹은 유자를 넣은 물에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을 높여 냉증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마른 쑥이나 무 잎을 끓인 목욕법도 냉증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다만 물의 온도는 너무 뜨겁지 않은 38~40도 정도가 적당하고, 자주 목욕하기 힘들면 손발을 매일 뜨거운 물에 담가 기혈의 순환을 원활히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러진 치아는 우유에 보관
명절에는 아무래도 육류나 견과류의 섭취가 많다보니 자칫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평소라면 가까운 병원을 바로 찾으면 되지만, 온 국민이 쉬는 추석인데 문을 연 치과를 찾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이럴 때 부러지거나 빠진 치아는 물에 씻으면 안 되며, 생리식염수나 차가운 우유 등에 담가 가는 것이 좋다. 우유의 칼슘 성분은 치아 표면의 부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젖은 수건으로 치아를 감싸 습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빠진 치아를 혀 밑에 넣고 신속하게 치과를 방문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뉴페이스치과병원 정명호 원장은 “치아가 부러졌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가 부러진 후 치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신경, 턱관절에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상태가 심각하다면 응급실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보통 치과는 응급실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각 치과대학에선 치과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명절에 주변에 문 연 약국을 찾고 싶다면 온라인 사이트를 검색하면 된다. 대한약사회에서는 ‘휴일지킴이약국’(www.pharm114.or.kr) 웹사이트를 통해 명절이나 휴일에 운영하는 약국을 안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처방전 없이 급하게 살 수 있는 의약품의 종류나 의약품의 복용법 등의 관련정보도 얻을 수 있고, 집에 보관 중인 약을 복용해도 되는지 의약품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 ‘E-Gen’(www.e-gen.or.kr)도 꼭 즐겨찾기 해야 할 웹사이트다. E-Gen에서는 주변에 급히 찾을 수 있는 응급실이나 병원, 민간 구급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휴일에도 운영하는 어린이 병원 정보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손주를 위해 반드시 기억해 놓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병원 정보뿐만 아니라 응급상황 대처요령, 자동심장충격기(AED)의 비치 위치나 사용법까지도 안내하고 있다.
[왕의 병을 고친 수라간 건강음식③] 태종 이방원 – 계피
풍사가 원인이 되어 생긴 어깨 통증에 좋은 계피
계피는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다. 동의보감에 ‘계피(桂皮)는 맵고 단 맛이 나며 약성은 열성이다. 속을 따뜻하게 하며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간·폐의 기를 고르게 하며, 곽란으로 쥐가 이는 것을 낫게 한다’고 나와 있다. 계피의 따뜻한 성질은 혈액순환을 활발히 해 몸이 차거나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소화기계통의 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어 소화 장애, 복통, 설사 등에도 사용한다. 계피에는 칼륨이 다량 함유돼있어 나트륨을 배출시키고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떨어뜨려 준다. 계피의 비타민A 성분은 시력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안구건조증과 노안에도 좋다. 그뿐만 아니라 풍(風)으로 인한 사지 마비와 동통을 그치게 하고, 신경통과 관절염에도 탁월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태종 13년 8월 ‘임금에게 풍질이 발작하여 통증이 심하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세종 1년 4월과 5월엔 ‘상왕이 두 어깨가 몹시 아프므로 날도 가리지 않고 의원 박윤덕(朴允德)으로 하여금 뜸질하게 했다’, ‘임금의 행차가 기탄으로 돌아오니, 상왕의 목 위에 난 작은 종기가 목욕할 때 중풍(中風)으로 병환이 더 했기 때문이다’고 나와 있다. 위 기록으로 보아 태종의 경우 외부의 나쁜 기운 중에서 바람의 속성을 가지는 ‘풍(風)’의 사기가 침범해 심한 어깨통증을 앓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풍사로 인한 통증은 계피·강황·오약으로 다스려라”-내의원진단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중풍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흔히 이야기하는 뇌졸중이다. 크게 뇌혈관이 터져 생기는 뇌출혈과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으로 나뉘며, 주로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또 하나는 외부에서 침범한 풍의 기운인데, 이는 통증을 수반하고 감기로 나타날 때는 땀이 줄줄 흐르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태종의 중풍은 이러한 외부에서 침범한 풍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목욕을 하다가 종기에 풍의 기운이 들어왔음을 시사하는 구절 역시 그럴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풍사로 인한 어깨 통증은 계피나 강황, 오약 등의 약재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혈액순환을 돕고 치매 예방에도 좋은 계피연근정과”-수라간 음식 처방
세계음식문화원 양향자 이사장은 “계피는 관절염이나 갱년기 장애 등에 효과가 있고, 발한 작용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마비 증상을 완화한다. 계피를 복용할 때는 어지럼증, 기침, 심박수 증가, 소변량 감소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하루 40g 이상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중풍에 좋은 계피를 이용한 음식으로 ‘계피연근정과’와 ‘애플시나몬티’를 권한다”며 “계피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연근은 몸의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어 음양의 조화가 어우러져 좋다. 연근은 뇌신경을 강화하고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생성을 도와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건강 레시피
① 연근정과
재료: 연근 200g, 설탕 100g, 꿀(물엿) 2큰술, 소금, 식초 물 약간, 물 1컵, 계피
만드는 법
1. 연근은 깨끗이 씻고 껍질을 얇게 깎아 준비한다.
2. 연근은 동그란 모양을 살려 0.5cm 두께로 잘라 식초 물에 30분간 담궈 전분을 빼낸다.
3. 끓는 물에 연근과 계피를 넣고 5분 정도 삶는다.
4. 투명한 빛깔이 나기 시작하면 꿀(물엿)을 넣고 5분 정도 약한 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끄고 뚜껑을 열어 그대로 식힌다.
5. 체에 밭쳐 말리다가 꾸덕꾸덕 하게 마르면 설탕을 묻혀 완성한다.
② 애플시나몬티
재료: 사과 2개, 흑설탕 1컵, 시나몬 파우더 1큰술, 레몬(즙)
만드는 법
1. 사과는 4등분으로 잘라 씨 부분을 제거하고 나박나박 썰어 준비한다.
2. 사과와 흑설탕, 시나몬 파우더를 넣고 골고루 버무려 30분간 재운다.
3. 물기가 생기면 냄비에 넣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에서 사과가 투명해질 때까지 30분 정도 졸인다.
4. 레몬즙을 넣어준다,
5. 씻어 놓은 유리병에 담아 밀폐하고 냉장 보관한다.
『왕의 병을 고친 수라간 건강음식』(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세계음식문화연구원장 양향자 지음/아카데미북)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더 심해지는 증상 중의 하나가 바로 수족냉증(手足冷症)이다. 특히 원래 손발이 차가웠던 사람은 몸 밖의 외부 온도까지 차가우니 그 고통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수족냉증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어릴 때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이 증상의 원인이 양기부족((陽氣不足)으로 오는 것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주위를 보면 예전에는 눈 속에서도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녔었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슬그머니 내복을 찾게 되더라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양기(陽氣)와 수족냉증이 매우 깊은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수족냉증을 치료할 때 양기가 부족한 지를 꼭 살펴야 하는데, 이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바로 배가 차가운지의 여부다. 왜냐하면 사람 몸의 배는 뿌리에 해당되고 손발은 가지 끝의 이파리로 비유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즉, 배에 있는 보일러의 화력이 약하면 손발까지 온기가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되므로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이다. 실제 손발이 시릴 때 직접 손발에 불을 쬐는 것보다 따뜻한 국물을 먹어 배속이 뜨뜻해지면 자동적으로 손발까지도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또 끼니때를 걸러서 공복(空腹)이 되면 손발이 싸늘하게 식고 떨리는 경험을 해 본 적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손발이 차가울 때 우선 배를 따뜻하게 하는 치료법을 먼저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배가 차가와지는 이유도 매우 다양하다. 물론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배를 차갑게 노출시키는 경우에도 배가 차가와지지만 과도한 부부관계나 비뇨생식계통이 약해져서 아랫배의 단전(丹田)이 차가와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뇨생식 계통을 강화시키는 처방을 복용하면서 부부관계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장기능이 약해져 배탈 설사가 나거나 대변이 시원치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로부터 배탈이 나면 배를 뜨뜻한 아랫목에 대고 지지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경우에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을 쓰거나 배에 뜸을 떠주는 치료법 등이 효과적이다.
이 밖에 양기는 부족하지 않은데, 손발 자체에 순환이 안 되는 경우에도 손발이 시리다. 이러한 경우 서양의학에서는 ‘레이노드증후군’이라고 한다. 혈순환이 좋지 않거나 몸에 노폐물이 너무 많이 쌓였을 때도 나타난다. 물론 운동을 해서 순환장애가 해소되면 다행이지만 운동을 해도 개선되지 않을 때는 한의원에 가서 순환을 도와주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젊었을 때 산후에 제대로 조리를 하지 못해 수족냉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늦더라도 산후풍(産後風) 치료를 꼭 해줘야만 한다. 근본원인을 치료해야만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에 함부로 목욕을 하거나 찬바람 쐬는 것을 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밖에 경추나 요추와 같은 척추이상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경추에 이상이 생기면 팔로 가는 경락이 막혀 손이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나며, 요추에 이상이 생기면 다리로 가는 흐름이 막혀 발이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추나요법이나 지압 등을 통해 척추교정을 해줘야만 수족냉증이 사라진다.
이와 함께 각종 말초혈관이나 신경장애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만약 손발이 시리다면 일단 가까운 한의원부터 찾아가 정확한 원인부터 찾는 것이 좋다. 일시적으로 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단한 침구치료나 약침 등으로도 회복시킬 수가 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된 경우에는 한약치료를 병행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장동민 하늘땅 한의원 원장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냉증’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족냉증은 남성보다는 체지방이 많고 근육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다. 수족냉증의 유발 원인은 다양하다. 주로 갱년기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폐경기 이후 호르몬 변동에 따라 자율신경계가 예민해지고 이로 인한 혈관 수축, 혈액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 또한 수족냉증의 한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량이 감소해 수족냉증이 발생하게 된다. 피로감이나 두통, 요통, 위장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 예민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저혈압의 경우 말초혈관까지 충분히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나 빈혈로 산소 공급이 부족할 때 수족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빈혈로 산소 공급이 부족할 때, 혈관 수축으로 인한 레이노병이나 버거씨병이 있을 때도 발병한다.
수족냉증은 신체 여러 부위에서 발생한다. 환자만 느끼는 주관적 증상으로 △손발이 차다 △발끝이 시리다 △무릎이나 허리가 시리다 △배가 차다 △몸에서 찬 기운이 난다 △얼굴이나 가슴이 상기된다 등의 증세를 호소한다.
수족냉증은 원인이 되는 요소나 질병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울시북부병원 가정의학과 김윤덕 과장은 “수족냉증은 원인만 안다면 스스로 어느 정도 생활 속에서 극복 가능하다”면서 “혈류 흐름에 장애를 줘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흡연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을 치료하려면 우선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반신욕은 38~40℃ 정도가 적당하며,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반신욕을 하면 수족냉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장시간 반신욕 시 어지럼증이 올 수 있으므로 노약자나 심장질환자의 경우 1회 20분을 넘지 말아야 한다. 하루 5회 정도 50회 이상 손뼉치기를 해 손에 열을 내는 것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