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 원이 넘는 한국의 '백만장자'가 16만 7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KB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14 한국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한 개인은 16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자의 자산 총액은 약 369조원(1인당 평균 22억1000만원)에 달했다.
다만 전년대비 부자 수 증가율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5%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의 증가율(14.8%)에 비해서도 크게 둔화된 수치다. 연구소는 "낮은 예금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내수경기 부진 등이 지속되며 보유자산의 투자 성과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약 7만9000명으로 전국의 47.3%를 차지했으며, 경기 3만2000명(19.3%), 부산 1만3000명(7.6%)이 뒤를 이었다. 인구 대비 부자 비율은 서울이 0.78%로 가장 높았으며, 부산이 0.36%, 대구가 0.30%, 경기가 0.26%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내에서는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가 약 3만명으로 서울 부자 수의 37.5%를 차지했다. 이어 양천구, 영등포구, 용산구 순으로 부자가 많았다.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한 방법으로는 사업체 운영(32.5%)과, 부동산 투자(25.8%), 부모의 증여·상속(25.0%) 등이 1순위로 꼽힌다. 자산 축적 방법은 연령대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부동산 투자 영향이 컸고, 40대 이하의 젊은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보다는 사업체 운영을 통해 자산을 축적한 비율이 높았다.
한국 부자들의 자산 종류는 부동산자산(주택, 건물, 상가, 토지 등) 54.1%, 금융자산 39.6%, 기타자산(예술품, 회원권 등) 6.3% 등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지난해 조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이 55.4%, 금융자산 비중이 38.0%였던 것에 비하면 부동산자산 비중이 소폭 하락하고 금융자산 비중이 상승한 것"이라며 "이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두달 동안 전국 자산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는 최소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져야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했다. 300억원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도 16.3%에 달했다.
이들 중 78%는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고 답했다. 향후 목표자산으로는 50억~100억원(40.3%), 100억~300억원(31.8%)을 많이 꼽았다.
아울러 부자들이 생각하는 향후 투자대상으로는 부동산(28%), 국내 주식(14.3%), 국내펀드(13.3%), 저축성보험(11.3%) 등이 지목됐다. 다만 지난해 조사에 비해 국내 부동산을 꼽은 비율이 4.5%포인트 하락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익률 전망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