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vo Life]“읽고 쓰고 웃어라”

기사입력 2015-06-03 16:36 기사수정 2015-06-03 16:36

이상헌 심리교육협회장 - 좋아하는 글을 쓰니 腦의 힘이 발휘한다

30~40년 전까지만 해도 이상헌의 칼럼이 실리지 않은 여성지가 없었다. 세계일보 칼럼 1000회를 기해 시작한 ‘기쁨세상’은 한 달에 한 번씩 가진 모임이 200회를 훌쩍 넘겼다. 이상헌(李相憲·79) 한국심리교육협회 회장은 이 모임에서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을 전파한다. 그는 감사와 기쁨, 이른바 ‘감기’가 자신을 살렸다고 말한다. 강연과 집필활동의 메시지도 다르지 않다. vk팔순이 다 된 나이에도 섹시한 뇌를 가진 이상헌 씨의 늙지 않은 삶의 나침반을 찾아봤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아기일 때 양잿물을 실수로 마신 저를 동네 장정들이 거꾸로 들고 병원까지 20리 길을 달려가 경추 연골이 닳아 체머리가 생겼고 이렇게 머리를 흔들어대고 있기 때문에 두뇌가 개발됐고 성장판이 늘어나 키까지 컸어요.(웃음)”

이상헌 회장은 ‘예비된 화였지만 화를 품은 복이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집필한 책만 150여 권, 이 중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이상헌의 시집가는 딸에게> <애인 같은 아내> <아이디어로 돈을 법시다>등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3년 전에는 국민성공시대 대한민국 CEO독서대상도 수상했다. 평생 동안 어림잡아 한 2만권쯤 읽었다. 읽고 쓰는 일에 대해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연명하느라 절실히 매달렸다”고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얼마 못 산다는 선고를 수시로 들었다. 그만큼 몸이 여러 질병에 시달린 터라 몰입만이 고통을 잊을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책을 읽었고 방송을 했고 강연을 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그의 대표작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도 이런 그를 우려하는 어머니의 말에 대한 가르침에서 시작됐다. “제가 ‘아파죽겠다’고 하니까 어머니가 그러더시더라고요. ‘죽겠다고 하면 죽는다. 아프면 견딜 만하다고 해라’라고. 그래서 통증이 죽을 것 같을 때도 ‘견딜 만하다’고 말하니까 또 견딜 만하게 변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까, 생명을 연장시킬까’하고 살아온 그는 “고난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예방주사와 같다”고 한다.

80년이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살아왔다는 그는 자신의 평생에서 지금이 가장 젊고 근사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드는 것이야 어쩌겠냐마는 모든 기능상으로 가장 젊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전에는 늘 불안, 초조에 시달려 생전 웃지 않던 그는 70세가 넘으면서 해탈했는지 웃는 표정도 갖게 됐다.

그는 요즘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70대가 넘으면서 그를 괴롭히던 병들과 아픔도 하나둘 떠나가고 ‘오늘이 가장 젊을 때이고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라고 한다.

‘감기’가 그를 살렸다…‘운을 부르는 남자’

그는 매일 일기를 쓴다. 다만 일기장에 그날의 일 중 고마웠던 것, 좋았던 것, 기뻤던 것만 적는다. 그러다보니 매일 좋은 날이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살다보니 평생 그를 괴롭힌 아픔도 감사할 일이다. 그는 “아픔도 즐기자고 마음먹었어요. 난 아파보니까 안 아픈 게 얼마나 행복한지도 알고, 다른 사람들 만나서 얘기할 수 있다는 것에도 감사하게 됐죠. 남들은 못 아파봐서 모르잖아요.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한데 뭐가 문제겠어요”라며 질곡의 삶에서 나온 긍정을 드러냈다.

감사나 감동할 때 엔도르핀의 4000배가 되는 다이도르핀이 생겨 신체의 각 기관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기적을 경험한 그이기에 가능한 것.

그는 어려서부터 오랜 투병 생활을 해서인지 의사들은 40세를 넘기지 못한다고 했다. 몸에 저체온증, 심근경색, 부정맥 등 25가지 병이 있다는 의사의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듣고 나서 그는 젊은 나이에 죽는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갖고 살아왔다. 그래서 두려움을 잊기 위해 눈만 뜨면 책을 손에 쥐었다. 그는 죽음의 두려움을 잊기 위해 15년 동안 책 1만여 권을 읽었다. 책을 통해서 스스로 희망을 찾고 행복을 배워간 것이다. 책이 그를 변화시키고 희망, 성공과 행복에 대한 베스트셀러 저자로 설 수 있게 했다.

수많은 책을 읽고 강의와 글을 쓴 것도 죽음에 대한 준비였을지도 모른다. 강의를 하다가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하고 집 앞에서 길을 건너다가 오토바이사고로 의식을 잃기도 했다.

12년 전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을 때도 같은 심정이었다. 그는 허공에 붕 뜨는 느낌이 들면서 기억이 끊겼던 이 사고로 무릎 연골이 상했고 요추 신경을 건드려 걸음이 편치 않아 지금까지도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또한 감사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얘기인즉슨 그 전까지는 매일 바쁘게 강연을 다니고 글을 쓰느라 하루에 2~3시간밖에 자지 못해서 과로가 심했는데, 사고 덕분에 과로사를 피할 수 있었다는 이유다. 또 다리를 다치고 나니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이 눈에 들어오게 됐다고. 다리를 다쳐 거동이 어렵게 되자 할 수 있는 것은 기도와 집필뿐이었다. 그래서일까, 사고로 인해 집필한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전에는 강연과 병행하느라 시간에 치이면서 쓰던 글에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을 쓸 때는 몰입을 하므로 아픈 게 없다. 방송, 강연도 그렇고 끝나기 시작하면 또 아프다.

고난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예방주사

그는 매일매일 애국가를 부른다. 혹자는 그를 애국자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안 부르면 죽을 것 같아서’ 부른다. 중학교 2학년때 6·25 전쟁을 겪은 그는 피난길 폭격에 형제들을 잃었다. 눈앞에서 둘이 죽고 누이 하나가 중상을 입고 헐떡이는 동안 곧 따라오신다던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공포를 견디기 위해 울면서 애국가를 불렀다.

“해는 넘어가고 새소리만 들리고. 아는 노래라고는 애국가뿐이었는데,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니 가사도 얼마나 좋아요. 울다가 노래 부르다가 졸다가 하고 있는데, 새벽 3~4시쯤 저 산 쪽에서 아버지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오시더라고요.” 평생 몸과 마음에 고통이 끊이지 않았던 그에게 애국가는 일종의 진통제인 셈이다.

그는 “사람들이 불편한 건 불편한 일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불편한 걸 참다보니 불편한 거예요. 저는 아픔도 즐기거든요. 남들이 못하는 경험을 하는 건데, 돈이 드는 것도 당연하고. 그게 다 제 재산의 일부예요”라며 가급적 긍정적으로 감사한 일을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그를 통해서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에서 기쁨을 찾는다. 완전히 좌절했던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은 그의 전문, 큰 보람 중 하나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점만 보니까 나빠 보이는 것이죠. 우리는 항상 자기 입장만 보기 때문에 서로 이해를 못하여 가정도 국가도 힘들어지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불운의 늪에 빠져 있다면 이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삐걱거리는 한 걸음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한 걸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이렇게 하면 운이 좋아져. 자, 넌 할 수 있어”라고 하는 유쾌한 뻥과 긍정의 마취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처방이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라는 의욕을 가지고 헤쳐 나갈 때, 뇌는 더욱 더 능력을 발휘한다고 그는 자신한다. “영원히 노화를 막을 수는 없죠. 그러나 죽는 순간까지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살고 싶다는 유쾌한 예방주사 한 방으로 뇌 노화에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살면 재밌잖소.”

그는 개인적으로도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람들에게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글을 쓰면서도 정작 저는 아내(장윤정·70)와 제대로 대화할 시간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는 아내와 40년 전, 50년 전 추억의 장소를 찾아 함께 식사를 해요. 할 얘기도 많아지고 너무 좋죠.”

매순간 그에게는 삶이 절실했다.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긍정에너지지만, 그의 앞에서 긍정적일 수 없는 일, 감사하지 못할 일이 얼마나 될까. 뇌의 스위치를 온오프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그의 노후가 아름다운 이유이다.

▲150번째 <운을 부르는 말과 행동 50>이라는 저서를 낸 이상헌 회장은 1963년 동아방송 개국드라마 공모에서 상을 타고부터 작가이자 방송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그 후 KBS 라디오 최고 인기 프로그램 ‘재치문답’ 에 최연소 박사로 출연했다. 한국남·안의섭·엄익채 박사들은 그보다 12살 위인 대선배였다. 라디오방송 ‘남성메모’ 방송작가로 10년간 1만5000개의 행복이야기를 쏟아냈다. 명강사로 하루 25곳에서 강의 요청을 받았고 그중 하루에 5곳에 간 적도 있다. 중앙일간지와 지방신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00회 이상 칼럼을 연재하여 한국형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2011년을 빛낸 도전 한국인’ 10인에 선정됐다. 현재 이상헌의 칼럼과 생활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기쁨세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상헌 회장이 제안하다/건강한 뇌, 젊게 사는 법 30가지

01.아침에 깨어나면 맨손체조부터 하라. 에너지가 넘친다.

02. 하루 5분 마음의 양식을 소화하라.

03. 긍정적인 언어만 사용하라. 말대로 이뤄진다.

04. 날마다 30분을 걸어라. 헬스클럽보다 효과가 크다.

05. 친구 3명과 통화하라. 나이 들면 친구가 보물이다.

06. 날마다 친구 1명씩 만나라.

07. 좋았던 기억을 재생하라. 그래야 천국의 문이 열린다.

08. TV시청은 줄여라. 소모적인 프로가 자신을 황폐화시킨다.

09. 미리미리 치아를 손봐라. 호랑이도 이빨 빠지면 맥을 못 춘다.

10. 호기심을 가져라. 그것이 젊음의 비결이다.

11. 하루 100자를 쓰고 1000자 글을 읽어라. 뇌가 젊어진다.

12. 감사와 기쁨을 기록하라. 하루하루 성장한다.

13. 좋은 취미를 살려라. 취미가 없으면 무미건조해진다.

14. 웃음의 시간을 늘려라. 기쁨이 100배로 증폭된다.

15. 피로가 쌓이기 전에 휴식하라. 의사가 필요 없다.

16. 생각의 폭을 넓혀라. 그래야 존경받는다.

17. 노여움, 미움은 뼈를 삭게 만든다. 용서의 달인이 되라.

18. 진실하라. 그래야 자신의 가치가 올라간다.

19.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노화가 발붙이지 못한다.

20. 과로는 노화의 주범이다. 알맞게 일하라.

21. 젊은이들과 어울려라. 나도 모르게 젊어진다.

22. 누구에게나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 위험한 말버릇이다.

23. 좋았던 일만 기록하라. 그것이 행복일기다.

24. 통화 대신 편지를 써라. 사고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

25. 손 운동을 하라. 뇌가 활성화된다.

26. 명상을 배워라. 신선 같은 사람이 된다.

27. 남이 잘하는 것을 찾아라. 장점을 보면 행복하다.

28. 불평은 불운을 끌고 다닌다. 좋은 말만 골라서 하라.

29. 누가 뭐라면 맞장구쳐라.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30. 손주의 그림 하나 정도는 걸어둬라. 감동은 좋은 기운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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