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도사 되는 법] 블로그라면 자신있다

기사입력 2016-05-26 14:16 기사수정 2016-06-22 12:27

스마트폰만 잘 다뤄도 IT 도사란 소리를 듣는다. 스마트폰에 다양한 IT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굳이 디지털 카메라를 따로 가지고 다닌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스마트폰에 카메라 기능이 있는데 왜 불편하게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느냐고 묻는다. 물론 그렇게도 해봤다. 하지만 일단 시력이 약해지다 보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는 것이 불편했다. 이미 갤러리에 너무 많은 사진이 들어가 있어 정작 필요할 때 사진을 꺼내 보려면 불편하기 했다. 그래서 스마트폰은 되도록 전화나 문자 주고받는 기능으로만 활용하고 다른 기능은 역시 다른 IT 전문 기기를 그냥 쓴다.

새로운 약속을 잡게 되면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들은 스마트폰 일정표에 기재한다. 반면 필자는 배낭 속에 따로 갖고 다니는 탁상용 캘린더에 꺼내 적는다. 스마트폰의 글자는 너무 작아 잘 안 보이고 일부러 일정표를 보지 않으면 까먹기 때문이다. 한눈에 보이는 아날로그 방식의 탁상용 캘린더가 필자에 더 익숙하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는 것도 그렇다. 책상에 앉아 데스크톱 PC로 글을 써야 편하지 잘 보이지도 않는 스마트폰 자판을 보며 굵은 손가락으로 고생하기 싫은 것이다.

블로그 활동도 그렇다. 2009년 유어스테이지라는 포털사이트에서 블로거를 모집했었다. 이미 블로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것인데 문외한인 필자도 응시했다. 그때만 해도 솔직히 블로그라는 것을 몰랐다. 필자 블로그도 없었고 어떻게 만드는지도 몰랐다. 다만 블로그가 뭔지는 모르지만, 글 쓰는 거라면 이미 다른 카페에 써놓은 글이 많으니 블로그를 만들게 되면 글을 꾸준히 써서 올리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행히 합격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해서 6년 6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300만 명을 기록했다. 올린 글이 4000개 정도 된다. 하루에 1,500명 내지 2,000명이 들어온다. 딸도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데 하루에 200명 정도 들어온다며 자랑했었다. 필자는 방문객이 집계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된다고 이제는 아들딸도 블로그에 관한 한 필자를 무시하지 못 한다. 자신감이 솟은 필자는 블로거들을 모아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를 만들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 블로그가 2002년 한국블로그산업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100대 블로그에도 선정됐다. 이때 가장 친하게 지내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에게 추천 투표를 부탁했었다. 블로그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듣는다며 미안하지만 도와주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또래들이 같이 공유하지 않는 IT 분야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IT 관련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필자가 많이 안다며 물어오는데 여전히 아는 것은 알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친구 중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친구가 IT 쪽에 박식할 것으로 알고 여러 가지 물어 보지만 그도 역시 아는 것만 알고 의외로 쉬운 것은 모르는 것을 보고 놀 란 적이 있다.

알고 나면 별것도 아닌 게 IT의 세계이다. 그런데 좀 모른다고 철저히 무시당한다. 필자 또래 사람들은 특히 그런 대우를 많이 받는다. 스마트폰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물어보면 “어르신은 가르쳐 드려도 이해가 안 될 테니 집에 가서 자녀들에게 도움을 받으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집에 가서 자녀들에게 부탁하면 차분히 가르쳐주기보다 자기들 방식으로 빠른 손놀림으로 조작한다. 몇 번이나 천천히 해달라고 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천천히 가르쳐 줘도 머리에 안 들어올 판에 그렇게 하면 알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되도록 어릴 때부터 IT 기기를 다루게 해야 교육에 좋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집은 자녀들에게 아예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스마트폰은 안 사준다는 집도 있다. TV를 일부러 안 사는 집도 많다. 돈이 없어서가 아닌 것이다. IT의 폐해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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