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일본의 정신과의사 오카다 다카시의 책이다. 그가 쓴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 ‘엄마라는 병’, ‘나는 왜 적응하기 힘들까’,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등 이미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이미 국내에 소개됐다.
이 책의 원제는 ‘인간 알레르기(Human Allergies)이다. 저자는 다른 알레르기처럼 사람은 사람을 싫어하는 심리적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구조가 들어있다고 주장한다. 그 메커니즘을 알면 인간관계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테마의 책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 살아가기 힘들고 따라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 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은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냥 싫은 것도 문제이지만 도저히 같이 지낼 수 없을 만큼 싫은 사람도 있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내가 힘이 강하고 법이 허용한다면 그 사람을 내 속이 풀리도록 응징할 수 있지만, 내가 힘이 더 약해서 자칫 응징하려 했다가는 내가 다칠 수도 있고 상대방을 힘으로 응징한다 해도 법적인 책임이 뒤따른다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집단생활에서는 싫어도 같이 해야 하니 집단생활 자체가 싫은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이 싫어 회사나 동호회를 내가 떠난 경우, 처음은 안 그랬으나 끝이 안 좋았던 경험, 한번 싫은 사람은 끝까지 싫은 경우, 어떤 점이 싫으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싫어지는 경우, 좋은 점보다 나쁜 점들이 많이 보일 경우 등 싫은 사람이 있으면 괴롭다.
싫은 사람 중에는 도저히 같이 어울릴 수 없는 사람, 도무지 이해라 수 없는 사람, 매사에 반발심이 들게 하는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좋아지지 않는 사람, 별 이유 없이 싫은 사람 등 싫은 사람도 정도에 따라 등급이 있다.
문제는 생판 모르는 남일 경우도 있지만, 가까운 가족이나 동료, 친구 중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싫어도 자주 마주쳐야 하니 괴로운 것이다.
내 안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언젠가는 배신할 거라는 생각,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픈 것처럼 성공한 사람은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보는 생각, 사람들 앞에서 내 약점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하는 생각, 나는 내 능력만큼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과 그런 생각 등이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인간 알레르기’라고 봤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이해하고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 마음 속에 ‘자기 회복 장치’가 있는데 단계별로 심리 전략을 세워보라는 것이다. 1단계는 우선 몸과 마음을 편하게 갖는다. 잠도 충분히 자고 허기지지 않도록 밥도 제때 먹어야 한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짜증이 쉽게 난다. 그리고 가볍게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방법, 자신의 말을 잘 들어 줄 사람에게 얘기해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대처한다. 싫은 사람이 내게 한 말이나 행동을 자기비하나 죄책감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권력 남용’, ‘인신공격’ 등 객관적인 단어로 정의 내리는 방법도 써보라고 한다. 2단계는 사실과 추측을 정확히 구별하고 확대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도 알아 둬야 한다. 3단계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머릿속으로 해부해 보라는 것이다. 좋은 점이나 그럭저럭 받아들일 수 있는 점보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이 더 압도적으로 강하다면 중이 절을 떠나듯이 내가 떠나라는 것이다. 4단계는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내게 상처 준 사람, 과거에 싫어했던 사람등과 연상하여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내가 바뀔 수 없다면 물리적으로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이 낫다. 5단계로는 심리적 ‘안전기지’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들거나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력’을 키우는 노력을 하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일을 함께 하는 습관과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요령이라고 주장한다.
대인관계에서 자꾸 남들과 부딪치게 되거나 싫은 사람이 많다면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원래 꼴불견인 사람도 많다. 싫은 마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게도 문제는 없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