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부탁해 PART7 ] 불면증을 이기는 이완법 세 가지

기사입력 2016-09-13 20:20 기사수정 2016-09-13 20:20

한의학은 약물 의존보다 음양의 균형 중요시

불면이란 잠 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혹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다시 잠이 들지 않아서, 낮 시간 동안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하루 이틀 잠을 못 잤다고 치료가 필요한 불면이라고 하지는 않으며,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증상이 지속될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5명 중에 1명 정도는 불면증이 있으며, 다른 질환이 있어서 이차적으로 잠을 못 드는 경우와 다른 질환이 없이 그냥 잠이 안 오는 것으로 구분합니다.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질환이 치료되면 불면증상이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런 원인 질환이 없이 그냥 잠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잠의 생리에 대해서, 음양기혈의 관점에서 해석을 하는데, 전반적으로 낮에는 양기가 왕성해서 눈을 뜨고 활동을 하게 되며, 밤에는 음기가 왕성해져 눈을 감고 잠을 자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잠을 못 자는 것도 음기가 왕성해지지 않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면의 원인을 세분하면, 흔히 걱정거리가 많아서 잠이 안 오게 되는 경우(한의학 용어로는 사결불수(思結不睡 : 생각이 많아서 잠을 못 잠)), 혈이 부족한 경우(영혈부족:營血不足), 음기가 허약해서 열이 나는 경우(음허내열:陰虛內熱), 겁이 많아서 잠을 못 자는 경우(심담허겁:心膽虛怯), 담이 인체 내부에 많이 쌓여서 잠을 못 자는 경우(담연울결:痰涎鬱結), 소화가 안 돼 잠을 못 자는 경우(위중불화:胃中不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에 맞게 한약치료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한의학에서는 양방에서 말하는 수면제 개념의 약보다는, 전반적인 음양의 균형을 맞춰서 인체의 컨디션을 조절하여 잠이 자연스럽게 들게 하는 치료방법을 사용합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관리가 중요한데, 특히 잠자리의 환경설정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수면에 좋은 자세로, 옆으로 누워 무릎을 살짝 구부리는, 소위 새우잠 자세를 권장합니다. 일반적인 자연스러운 자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잠자리는 되도록 어두워야 하고, 적당한 두께의 이불을 덮는 것이 좋습니다. 배가 많이 부르면 잠이 안 오기 때문에, 저녁 식사량 조절이 필요하며, 배가 고파도 잠이 안 올 수 있어 우유나 간단한 간식이 도움이 됩니다. 낮 동안 활동량이 충분해야 밤에 피곤해서 잠이 올 수 있기에, 낮에 되도록 활동을 많이 하고, 낮잠은 안 자는 것이 좋으며, 낮잠을 잘 경우엔 짧게 자는 것을 권합니다. 잠들기 전에 자극적인 활동이나, 담배, 술을 피해야 하며, 오후부터 커피, 콜라 같은 카페인이 들어가는 음식도 안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되나, 잠들기 전 3~4시간 이내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이완법들을 익혀서 잠들기 전에 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중에 간단한 기공요법인 용천혈(涌泉穴. 발바닥 가운데 오목한 부분) 자극법, 경락수면법, 자율훈련법이 대표적으로 권하는 방법입니다.

용천혈 자극법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손으로 발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발바닥에서 열이 날 때까지 용천혈을 마찰한 다음, 다시 다른 한 쪽의 용천혈도 발바닥에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마찰하는 방법인데, 용천혈을 110회 마찰하면 잠잘 때 코를 골지 않고 혈액이 맑고 안정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경락수면법은 잠잘 때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베개를 베고 이불을 끌어안고 몸의 형태를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한 다음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잡념을 떨쳐버리고 심신을 안정되게 합니다. 그러면 가느다란 황금색의 선과 같은 진기가 양쪽 발뒤꿈치(조해혈(照海穴) 부위)에서 나와 다리 안쪽 뒤 족소음(足少陰)신경을 따라 위로 올라가서 허리를 지난 다음 하나로 합쳐집니다. 그리고 척추를 따라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간 뒤, 앞머리 끝으로 내려와서 다시 둘로 나뉘어 각각 양쪽 관자놀이를 지나 귓구멍 앞쪽을 감아 돌아, 인중에서 서로 교차되어, 각각 입술을 둘러싸고 입술 밑에서 다시 하나로 합쳐집니다. 그 후엔 인후로 똑바로 내려가서 명치와 배꼽 중간 정도 높이에(중완혈) 잠시 머물러 있으면서, 오장이 진기로 가득한 상상을 하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 배꼽 아래에서 둘로 갈라집니다. 그리고 각각 무릎, 정강이, 발등으로 내려가 세 번째 발가락 끝에 이른 다음, 다시 발바닥 쪽으로 가서 용천혈과 발뒤꿈치 부위에 이른다고 머릿속으로 상상합니다. 이를 통해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고 몸을 이완시켜 잠들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자율훈련법은 추위에 몸을 떨다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을 때 손발이 나른해지고 따뜻해졌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몸을 이완하는 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편안히 누워서 호흡을 가다듬고, 살면서 가장 편안한 장소에 누워 있다고 생각한 다음에, 오른팔에 의식을 집중하고 ‘오른팔이 나른하다, 오른팔이 나른하다, 오른팔이 나른하다’를 속으로 반복하면서 나른한 느낌을 떠올려 봅니다. 같은 방식으로 왼팔, 오른 다리, 왼 다리를 시행하다 보면, 팔다리가 이완되는 것을 느끼면서 잠들기 쉽게 됩니다.

이상의 이완법 중에 본인에게 잘 맞는 방법을 꾸준히 하게 되면, 쉽게 잠들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피로가 많이 풀려 자는 것의 절반 정도 효과는 볼 수 있게 됩니다.

낮에 충분히 활동을 하고 밤에는 이완법으로 피로를 풀어 잠들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주며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로 생활리듬을 찾게 되면, 불면은 완화할 수 있을 겁니다.


>> 정선용(鄭善溶)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특화센터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전문수련의 신경정신과 전공.

한방신경정신과학회 기획총무이사. 대한스트레스학회 회원. 한국명상학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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