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주목받는 사모펀드’ 종횡무진 쩐의 전쟁… M&A·구조조정 ‘큰손’으로

기사입력 2014-01-03 08:34 기사수정 2014-01-03 08:34

토종 MBK, 코웨이·네파 등 인수… 기관들 자금 유입으로 세대교체 성공

ING생명, 버거킹, 네파, 동양생명, 웅진식품, 할리스커피’.

이들 기업의 특징은 최근 PEF(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1년 새 매각금액이 수천억원대에서 조 단위를 넘나드는 대형 인수합병(M&A) 딜에서 PEF들이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들 PEF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와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서 주요 기업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동북아 최대 PEF, MBK파트너스 주요 딜 석권

특히 국내 토종 강자 PEF 선두주자로 꼽히는 MBK파트너스의 성과가 단연 돋보인다.

지난 1월 1조1914억원에 사들인 코웨이(옛 웅진코웨이), 6000억원에 인수한 일본커피 프랜차이즈업체인 고메다(KOMEDA)에 이어 아웃도어 업체 네파 지분 87%를 약 97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매물이 쏟아져 업계 구도가 재편 중인 금융권 M&A시장에서도 저력을 자랑한다. 최근엔 올해 빅 딜로 꼽힌 ING생명 인수(1조 8000억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MBK파트너스의 투자 성공은 안정적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비내구성 소비재 등 경기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고객 기반이 확실한 기업들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이다.

최근에도 한미캐피탈, KT렌탈, 루예파마, 갈라TV,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 인보이스 등 6건에 대한 엑시트(자금 회수)에 성공했으며,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의 지분 일부 매각에도 성공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설립 시 미국계 사모펀드와 달리 한국적 정서, 기업의 임직원들을 파트너로 생각했다”며 “이 같은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투자한 기업들이 평균 18% 정도 인력 증가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MBK와 더불어 국내 토종 PEF 1세대로 꼽히는 보고펀드는 지난 2006년 노비타를 시작으로 동양생명, 비씨카드, LG실트론, 버거킹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 신흥 PEF들도 다크호스로 등장…기관 니즈 커져 시장 확대 예상

기존 PEF 강자와 더불어 신흥 강자의 세대교체도 올 한해 돋보였다는 평가다.

IB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와 IMM PF, 모건스탠리PE, 어퍼니티PE, HMQ PE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1년 싱가포르 테마섹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등 여러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설립된 한앤컴퍼니는 대한시멘트, 쌍용양회, 웅진식품 등을 인수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06년 IMM인베스트먼트에서 분리돼 설립된 IMM PE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셀트리온제약, 한독약품 등에 투자하고 지난 7월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체 할리스를 약 100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외국계 PE로는 모건스탠리PE, 어피니티PE, H&Q PE들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PE는 2011년 국내 토종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놀부NBG, 위생용지 2위 업체 모나리자 등을 인수했고, 어피니티PE는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서 인수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PEF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저금리와 저성장이 지속되며 대형 연기금 등 기관들이 이들 기업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유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 PEF를 통한 자금 회수율(엑시트)도 높아 점차 기관들의 니즈가 커 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구조조정 국면에 빛을 발하는 PEF들의 특성상 요즘처럼 어수선한 시기에 향후 더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2004년 국내 PEF 시장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9조7000억원(약정액 기준)의 뭉칫돈이 PEF시장으로 몰렸다.

삼성증권이 올 초 개최한 2013년 글로벌 PEF에 참석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국내기관 투자자들의 72.2%가 올해 1000억원 규모 이상의 PEF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패 사례도 만만치 않다. 현재 콘래드호텔 인수를 추진 중인 CXC는 아이엠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어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이덕훈 전 우리은행 행장이 이끌던 키스톤 PE는 지난해 5월부터 한국토지신탁, 예성저축은행, 리딩투자은행 등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예성저축은행과 리딩투자은행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연기금, 공제회 등 펀드 투자자(LP) 자금 조달에 실패해 인수에도 고배를 마신 것.

또 다른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려한 경력을 무기 삼아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고 회수하는 PEF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결국 자금조달이나 회수에 실패하는 사례도 빈번해 PEF업계 간 양극화가 벌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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