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이사랑 공감처럼 된다면

기사입력 2017-01-16 18:59 기사수정 2017-01-16 19:26

시집간 딸이 아들을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몸을 일단 추스린 후 친정엄마의 산후바라지를 받겠다고 친정집인 우리 집으로 왔다.

아내는 아이들을 키운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이제는 아이 양육법을 다 잊어버렸다고 새로 떠맡게 된  바라지 일에 내심 고민을 했다. 갓난아이라 키우는 일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먹이고 재우고 대소변 받아내고 씻기는 일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특히 두 시간마다 적절한 온도에 맞추어 제공되는 분유타기가 골치 거리고 아이가 덜컥 아프기라도 한다면 이 원망을 어찌 듣는단 말인가 큰일이다.

옆에서 지켜보니 제일 어려운 것이 두 시간마다 하는 분유 타기다 . 필자의 아이 키울 때는 아내의 젖이 풍부하여 이유식하기 전까지 모유만으로 키웠기 때문에 통 해보지 않던 고민이었다. 아이가 자다가 배고프면 엄마 젓꼭지를 물리면 그만이었다. 항시 일정한 온도로 데워져있는 아기용 보온 젓 통을 엄마가 갖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아내나 딸 둘 중에 하나는 밤을 자는 둥 마는 둥 해야 한다. 아침에 보면 완전 그로키상태가 되어 몽유병 환자처럼 비틀거린다. 딸은 시집가기 전에는 까칠한 성격으로 톡톡 쏘는 버릇이 있어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나 했는데 확 달라졌다. 모성 본능의 새끼 사랑은 있어서 아이한테는 짜증한번 내지 않는 것이 애비 눈에는 참 신기하게 보인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더구나 아이 때는 더더욱 더하다. 아이를 위해 분유를 타고 옷을 입히고 잠자리를 챙겨주는 것이 노동이 아니라 살아가는 엄마의 행복이다. 농사짓는 것은 나중 수확을 바라지만 어린 자식을 키울 때는 이 아이가 자라서 나중에 나에게 무슨 보답을 해줄 것이라는 이해타산 없이 무한 베풀기만 한다. 나중에 늙고 병들면 자식이 나를 도와주길 바라는 저금통장 같은 그런 마음은 없다.

아이는 눈이 덜 발달되어 보지는 못하지만 귀는 열려 주위 소리를 듣는다며 아이에게 엄마는 사랑의 말을 끝임 없이 건넨다. 엄마의 말에 속에는 아이에 대한 사랑과 아이 키우는 행복이 철철 넘친다.

‘아유! 배가 고팠어.  배가 고프구나! 우리아기 얼마나 배가 고플까 엄마가 금방 준비해서 줄게’ 연신 아이가 하고 싶은 말, 하는 행동에 공감해 주면서 아이를 달래며 물을 끓이고  분유를 타고 알맞게 식혀서 30분이나 넘는 시간을 지루하게 짜증이나 귀찮음 없이 행복해하며 먹이고 있다.      

‘아유! 오줌을 쌌구나! 축축해서 짜증나지! 금방 기저귀 갈아줄게. 조금만 참아!’한다. 우리말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을 적반하장이라 하지만 이보다 더한 똥싸놓고 울어대는 아이에게 적반하장은 없다. 아무리 똥을 싸고 포대기를 더럽혀도 엄마는 미워하는 구석이라고는 손톱만치도 없다. 연신 아이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춰 공감을 표시하면서 어르고 달랜다.

아기가 하는 행동 어느 것이나 부모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다. 아이 행동 모두를 공감하니 부모로서 즐겁고 행복해 한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 생길 것이다. 아이도 부모에게 반항하기도할 것이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지금의 아이와 부모처럼 공감을 한다면 얼마나 서로 행복할까? 공감지수가 사랑의 지수고 행복의 지수다. 부모자식 간에도 부부사이에도 친구사이에도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한발 양보하여 공감하는 일이 많은 한해가 되었으면 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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