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탱고 (Our Last Tango, Un tango más)

기사입력 2017-01-31 15:45 기사수정 2017-02-01 08:55

▲영화의 한 장면(강신영 동년기자)
▲영화의 한 장면(강신영 동년기자)
탱고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재미없는 영화일 수 있다. 80대의 마리아 니브 리고(80)와 후안 카를로스 코페스(83) 두 사람의 50년 간의 탱고 춤과 사랑에 대한 영화인데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그런데도 네티즌 평가 9.1의 명작으로 평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아르헨티나의 저먼 크랄 감독 작품이다.

이들은 14살, 17살 때 만나 50년 세월 동안 함께 춤췄다. 마리아와 후안은 탱고의 발생부터 발전단계까지 탱고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이었다. 댄서 커플들이 그렇듯이 둘은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했으나 결국 둘은 50년간 같이 춤을 췄다. 그리고 둘 다 파트너만한 사람을 못 만난 것이다. 대사 중에 "바위를 먹었는지 무겁다"며 불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춤 세계에서 남자들이 여자 파트너에게 하는 단골 불평 중 하나이다. 춤추는 여자는 가벼워야 한다.

이 영화를 통해 탱고의 가치, 탱고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탱고는 1860년경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몬테비데오의 항구 사창가와 술집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수많은 유럽 이민자들이 향수를 달래던 곳이다. 그래서 탱고는 아르헨티나 춤으로 알고 있지만, 유럽 이민자들이 많았던 것을 볼 때 스페인 안달루시아 땅고, 쿠바의 하바네라 음악, 아프리카 음악까지 한꺼번에 녹아 만들어진 음악이자 춤이라 볼 수 있다. 탱고는 오늘날 그 가치를 인정 받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탱고가 순탄하게 발전해 온 것은 아니다. 초기 발생 환경부터 열악했기 때문에 제대로 대접을 못 받았다. 유럽의 상류 사회 무도회에 탱고가 처음으로 선 보였을 때 음악과 춤은 좋은데 그대로 수용하기는 곤란한 점이 많았다. 여성의 다리가 강조되고 바디 컨택트가 심하며 머리를 맞대는 등 기존 모던댄스와는 너무나 달랐다. 무도장을 넓게 돌며 추는 춤도 아니고 제자리에서 추는 춤이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탱고는 그대로 원형대로 두고 왈츠처럼 모던댄스 형식으로 변형 시킨 것이 오늘날 인터내셔날 탱고 또는 컨티넨탈 탱고이다. 다른 모던댄스처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춘다. 홀드는 타이트하지만 머리 부분을 다른 모던댄스처럼 서로 떨어지게 변형했다. 홀을 넓게 쓰면서도 탱고의 박진감은 그대로 살렸다.

음악도 초기 탱고 음악은 아르헨티나 토속적인 면이 많아 국제적으로 통용되기는 어려웠다. 그때 피아졸라라는 음악가가 탱고음악을 세계화 시켜 오늘날 엄연한 음악 장르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천재적인 음악가 피아졸라의 노력과 성과, 그리고 이 영화에 나온 후안과 마리아의 춤도 그에 따라 발전하여 탱고의 역사가 된 것이다.

영화에서 후안과 마리아는 탱고를 공연 예술로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한다. 1.2m 넓이의 나무 판을 만들어 둘이 올라가 탱고를 춘다. 오늘날 춤 연습을 위해 신문지 한 장 크기에서 춤을 추라는 예가 여기서 나온 것 아닌가 싶다. 그 안에서 움직이려면 둘의 호흡과 밸런스는 한 치의 오차도 있으면 위험하다. 대부분의 공연장은 무대가 크지 않다. 거기에 맞게 춤을 만든 것이다.

후안과 마리아가 아직 생존해 있으니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 형식이나마 만들 수 있어 다행이었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둘은 파트너로서는 헤어졌다. 그러나 고령임에도 탱고의 열정은 그대로 살아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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