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감독 작품이다. 계약직 교사 효주 역으로 김하늘, 이사장 딸 혜영 역에 유인영, 남학생 재하 역으로 이원근이 주연으로 나온다. 스릴이 넘치고 심리전이 돋보이는 공포 영화다.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흙수저와 금수저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점도 흥미롭다.
효주는 계약직 교사로 정교사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사장 딸 혜영이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고 성격까지 사근사근한 혜영은 학교 선배인 효주에게 다가서려 하지만, 속이 뒤집어져 불편한 효주는 혜영에게 못되게 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체육관 뒤편에서 무용특기생 고교 3년인 재하와 혜영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다. 혜영의 약점을 손에 쥔 효주는 혜영을 굴복시키고 재하마저 빼앗는다. 따로 발레 과외까지 시키며 재하를 자신의 남자로 만든다. 그러나 재하가 콩쿠르에 나간 날 객석에 혜영이 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재하는 혜영을 계속 만나고 있었다. 재하가 효주를 여자로 대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혜영의 사주이기도 했다. 둘 다 한 남자를 상대로 불륜을 저지른 것이므로 비긴 셈이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효주는 반대로 코너에 몰리게 된다. 그래도 혜영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려 했으나 혜영은 이미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했다며 더 이상 약점이 될 수 없다고 한다. 효주는 혜영의 입김으로 재임용 명단에서도 제외된다. 결국 효주는 혜영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용서를 빈다.
혜영은 다시 승자가 되어 효주를 가지고 논다. 어차피 교직 생활을 오래할 생각도 없었고 곧 약혼해서 미국으로 갈 계획이었던 혜영은 재하는 미국 가기 전까지의 심심풀이 상대였다고 말한다. 혜영은 집에 찾아온 효주에게 이것저것 시키며 부려먹는다. 차 좀 끓이라고 시켜놓고 소파에 길게 누워 승자의 행복을 느끼고 있을 때 효주는 끓는 물을 그대로 혜영의 얼굴에 붓는다. 마침 재하가 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경악한다. 효주는 학교에 가서 여유를 즐긴다. 경찰차가 학교에 들이닥친다.
마지막 효주의 행동만 빼면 이 영화는 남자를 사이에 둔 여자의 질투, 가진 자에 대한 질투, 그리고 너무나 위험한 제자와의 불륜 등으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는 심리극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남교사와 여자 제자 간의 불륜은 종종 기사에도 등장하지만, 여교사와 남자 제자 간의 불륜은 드문 예다. 옛날 같으면 사회적인 지탄 및 혹평을 받았을 만한 소재이지만, 요즘은 세상이 변해서 이 정도의 영화 스토리는 무난하다. 우리 시니어들은 고등학생 시절 모두 까까머리였다. 이상하게도 기를 죽게 만드는 머리였다. 그런 모습으로 여교사와의 사랑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두발 자유화, 교복 자유화가 됐다. 영양 상태도 좋아 고등학생도 꽤 남성적인 매력을 보인다. 여교사들과 나이 차이는 있지만 서로가 매력적인 상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