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처럼 한집 건너 편의점이 들어서 포화 상태라던 편의점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포화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편의점의 최대 손님인 싱글족의 비중으로 본 선진국의 예로 볼 때 2030년은 되어야 포화상태를 걱정할 시기라는 것이다.
편의점은 초기에는 마트보다 비싸다는 소문 때문에 자주 가지 않았다. 주인은 안 보이고 알바생들에게 맡겨 놓아 단골 대우를 받기 놓아하는 사람들은 꼭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함이 아니면 편의점 출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1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 덕분에 편의점이 무조건 비싸지는 않다는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싼 것도 있고 좀 덜 싼 것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쇼핑 봉투에 담을 만큼 많이 사는 것이 아니므로 그야말로 편리하게 사용하면 된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대부분 팔고 있어서 웬만한 것들은 다 있다.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거의 절반이다. 편의점 매출이 담뱃값 인상으로 극적으로 살아났다. 판매가가 거의 두 배가 되는 바람에 이익금이 높아진 것이다. 흡연인구를 줄이겠다고 담뱃값이 거의 배로 올렸는데도 흡연인구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정부도 알고 있었다. 핑계는 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크게 인상한다고 했지만 결국 속셈은 세수 증대였다.
올해 들어 모든 담뱃값에 혐오 사진을 넣어 판다. 담배를 피우면 아이가 병이 들고, 가족을 남겨 두고 먼저 죽는다는 등 담배 뚜껑 상단에 혐오사진이 들어간다. 정력이 약해진다며 남성의 생식기 부분에 꺾어진 담배 사진을 넣은 사진도 있다. 가장 혐오스러운 사진은 수술을 해서 뻘건 피가 보이는 사진들이다. 애연가들은 처음 이 사진을 보고 움찔했다고 한다. 실제로 혐오 사진 덕분에 금연한 사람도 많다는 기사도 나왔다.
요즘은 담배를 살 때 혐오 사진 중 덜 혐오스러운 사진의 담배를 골라서 산다. 가장 인기 있는 혐오 사진은 아이 눈이 충혈 된 사진이란다. 이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무관하거나 싱글족이 많아 아이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일 년 단위로 이렇게 가장 인기 있는 사진은 점점 더 혐오스러운 사진으로 교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연가들은 담배를 살 때 좋은 그림으로 골라 달라고 한다. 이에 응하는 편의점 직원도 있지만, 모두 한 가지만 원하면 다른 사진은 못 판다며 툴툴거린다. 여러 혐오 사진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한 보루 통째로 같은 사진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 경우 손님의 요구에 응하려면 다른 보루를 뜯어야 하는데 그러면 낱 갑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아예 못들은 척하는 주인도 있다. 손님들이 밀려서 그런 얘기조차 꺼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밖에서 보고 말 잘 들어줄만한 여자 알바생이 있는 편의점에서 담배를 산다. 편의점 안 쪽은 바깥에서 잘 보이고 편의점이 여기저기 많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편의점 매출이 갑자기 절반으로 줄거나 배로 느는 현상을 좌우하는 요소이다. 정작 주인은 왜 그런지 잘 모르는 일이다.
매번 덜 혐오스러운 사진으로 골라 달라며 입씨름하기도 귀찮으니 케이스도 나왔다. 갑 채 넣으면 혐오사진이 안 보이도록 가려주는 것이다. 그전에 갖고 있던 담배 케이스에 사자마자 담배를 옮겨 담는 사람도 있다. 아예 담뱃갑을 안보고 주머니에서 담배만 빼서 피우는 사람도 있다. 무슨 수를 써도 담배를 피울 사람은 피우고 안 피울 사람은 안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