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후의 자금 ‘인출’시기에는 중위험·중수익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권기둥 선임연구원은 18일 ‘인출시기의 자산관리 방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저위험·저수익 전략을 선택하면 자칫 인출금액이 적어지거나 고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출’은 목돈에서 매번 일정액을 찾아 쓰는 것으로, 매번 일정액을 쌓아 목돈을 만드는 ‘적립’과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은퇴이후에는 일정한 수입 없이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쓰게 되므로 이를 자금의 ‘인출’로 볼 수 있다.
권 연구원은 “'포커게임 모형’에서 베팅비율이 20% 정도를 넘어서면 게임에서 승리할 확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포커게임에서 베팅비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세계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것과 같은 의미다.
그는 이어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결과, 적립에서는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변동성)도 커지는 투자세계의 일반적 현상이 잘 나타났다. 반면, 인출에서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일정수준 이상 높이면 수익률은 높아지지 않은 채 위험만 커졌다”며 “인출의 경우 위험자산 비중이 30%를 넘어서면 수익률 증가폭이 둔화되기 시작해 50% 이후 급속히 하락하며, 75%를 넘어서면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식투자 비중이 주식 비중이 30% 이하일 경우 위험과 수익률의 관계가 적립과 인출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식 비중이 30%를 넘어설 경우 적립에서는 거의 비례해서 수익률이 상승하지만, 인출에서는 수익률의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다 주식 비중이 90%가 넘어서면 수익률이 소폭(7.38% → 7.27%)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즉, 은퇴이후 인출 시기에는 주식 비중이 30% 정도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주식 비중이 증가하더라도 수익률 증가폭이 둔화되기 시작해 50% 이후 급속히 하락하며, 75%를 넘어서면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인출기간에는 위험자산이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위험을 수용한 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으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산관리 전략이 저위험·저수익과 중위험·중수익으로 제한된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저위험·저수익 전략만을 사용하면 자산이 조기에 고갈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퇴이후의 자산관리는 변동성을 통제하면서 무위험자산보다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노리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인출단계의 ‘중위험·중수익 전략’은 위험자산 비중을 30~50%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