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루이비통 전시회

기사입력 2017-07-06 11:05 기사수정 2017-07-06 11:05

동대문 DDP에서 루이비통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월 8일부터 8월 27일까지 무료 전시다. 그런데 명품 브랜드라고 유난히 유난을 떤다. 전시회 관람을 하려면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현장에서 신청을 할 수도 있으나 주말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 평일은 사람이 없는 편이라 현장 신청도 별 문제가 없다. 가방은 보관소에 맡기고 들어가야 하며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보기 나름이겠지만, 전시품이 많은 편이라 한 시간가량은 잡아야 한다. 파리 루이비통 박물관에 있던 전시품들을 실어온 모양이다. 나무 포장박스를 스탠드로 하여 그 위에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루이비통은 서울에서 3초마다 볼 수 있다 하여 ‘3초 백’으로도 유명한 브랜드다. 의류, 시계, 향수, 가방을 생산 판매한다. 원래는 가방으로 출발한 회사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루이비통 가방을 동경하는 젊은 여성들이다. 그러나 핸드백 종류는 많지 않다. 이번 테마가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이어어서 그런지 여행용 대형 트렁크가 많다. 혹시 루이 비통 가방 하나 살 수 있을까 해서 간 사람들은 실망한다. 마지막 전시실에 매장이 있긴 한데 루이비통에 관한 책, 향수, 액세서리 종류 정도만 판다. 단체 여행할 때 여행사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네임택이 25만원, 작은 수첩도 25만원이다. 가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연필 두 자루에 25만원이라 해서 좀 의아해했더니 연필 겉을 가죽으로 둥글게 둘러쌌다고 설명한다.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면 루이비통 전시회에 올 자격이 없어 보일지 몰라 고개만 끄덕였다.

전시장에는 1906년 여행용 트렁크부터 전시되어 있다.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흔히 보던 평범한 사각의 트렁크다. 그런데 루이비통이 유명해진 것은 명품으로 정성껏 제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프랑스에서 온 장인이 가죽을 직접 다루는 모습도 보여준다. 가방의 용도는 내용물을 보호하는 것이라 견고해야 하고 운반도 해야 하니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루이비통은 그 목적에 잘 맞춰 만들어진 덕분에 오늘날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원래 루이비통은 산골 소년이었다. 목수 아버지 밑에서 어깨너머로 목수 일을 배웠다. 그러다가 산골에서 일생을 보내기는 싫어 집을 나와 파리까지 걸어서 한 달 만에 도착한다. 파리에서 가방가게에 취직을 한 그는 가방 가게에서 가방을 파는 일뿐 아니라 여행을 떠나는 부유층의 짐을 대신 싸주는 일도 했다고 한다. 루이비통은 수납 정리에도 소질이 있어서 나폴레옹 3세의 황실에까지 스카우트되어 간다. 그가 33세 되던 해 황실의 외제니 황후가 파리에서 가방가게를 해보라며 지원해준다. 그 무렵 기차, 배, 비행기, 자동차 등으로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여행객들이 많아진다. 여행 가방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루이비통의 가방 가게도 날개를 단다.

이번 루이비통 전시관에 나온 제품들은 주로 여행용 가방이다. 핸드백을 연상하면 안 된다. 의상이 구겨지지 않게 옷걸이까지 있는 트렁크, 화장품과 화장 도구들이 깨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게 수납 칸을 만들어놓은 가방도 있다. 음악가들에게는 악기를 담을 수 있는 가방을 맞춤제작해주기도 한단다. 막상 보면 별것도 아닌데 명품이라며 열광하는 이유가 뭔지 보러 갔다. 갖다 오니 루이비통 가방의 역사만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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