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프로미스 (The Promise)’

기사입력 2018-03-13 16:55 기사수정 2018-03-13 16:55

약소국이라 강대국에 당하기만 했던 아르메니아에 대해 알게 해준 영화이다. 역사적으로 한때는 강성했으나 수없이 인근 외국 군대에 수난을 당한 비극적인 민족이 아르메니아인들이다. 지금 터키와 인접한 조지아, 아제르바이잔과 이웃한 소국이다. 1992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해발 1,800m에 위치해 있고 인구 360만 명의 소국이다. 이 영화는 그 당시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로 160만 명이 희생된 1915년을 배경으로 한다.

테리 조지 감독 작품이다. 주연으로 미국인 사진기자 역에 크리스찬 베일, 아르메니아 출신 의대생 미카엘 역에 오스카 아이삭, 매혹적인 아르메니아 여인 아나 역에 샬롯 르 본이 출연했다.

터키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대대로 약재상을 하는 집안의 미카엘은 좀 더 체계적인 의학공부를 하기 위해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로 유학을 결심한다. 유학 경비는 약혼녀의 지참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3년 예정으로 유학을 떠난 미카엘은 콘스탄티노플의 친척집에서 기거한다. 시장에서 옷감 장사를 하며 부를 꽤 축적한 당숙이었다. 이 집에 자녀들의 무용 교사로 와 있는 아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아나도 통신사 기자로 일하는 미국인 약혼자크리스가 있다. 당시 상황이 매우 급박하고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아나와 미카엘은 사랑에 빠지며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나 각자 약혼자가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 된다. 이 영화의 제목 ‘프로미스’의 의미로 보인다.

터키 정부는 우선 미카엘의 당숙을 체포하고, 그를 구하러 간 미카엘도 끌려가서 철도 공사에 강제로 투입되어 중노동에 시달린다. 공사장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미카엘은 천신만고 끝에 고향집으로 향하지만, 터키군의 무차별 학살에 경악한다. 겨우 살아남은 여동생과 어머니를 데리고 산속으로 숨어들고, 터키군의 집요한 추적이 계속된다. 크리스는 터키군에 잡혀 스파이로 처형될 위기에 처하는데, 미국대사관의 개입으로 풀려난다. 그 배경에는 이들의 터키 친구 장교가 있었고 이 때문에 총살당한다. 크리스와 아나는 아르메니아인들 고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난민행렬에 참여한다. 여기서 다시 미카엘을 만나고 크리스도 상봉한다. 터키군이 난민들을 몰아 붙이자 해변으로 도망치고, 프랑스 해군이 함정을 이끌고 와서 이들을 구명한다. 이집트 난민수용소로 보내는 것이다. 이때 4천 명을 구명했다. 1950년 10만 명의 피난민과 10만 명의 군인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킨 우리나라 흥남 철수작전이 연상되는 일이다.

터키에는 지금도 약 3천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나 독립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절반이 터키에 살고 있다. 쿠르드족은 한때는 IS를 퇴치하기 위해 공을 세웠으나 터키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터키군의 공격을 받고 있고 대학살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도 후세인 정권은 쿠르드족이 이란 편을 들 것을 우려하여 쿠르드족 대학살을 집행했다. 이 정도 인구를 가진 민족이 역사상 한 번도 독립 국가를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독립투쟁과 대학살은 중동의 불씨로 계속 문제를 일으킬 전망이다.

힘없는 약소민족은 늘 이웃나라에 수난을 당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죄 없이 죽임을 당한다. 약소국의 수난의 역사를 보면 우리가 어떻게 나라를 굳건하게 지켜나가야 할지 깨닫게 한다. 같은 약소국으로서 동병상린의 공감을 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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