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향연 ‘낙산 실빛 음악회’ 공연을 마치고…

기사입력 2018-11-01 08:46 기사수정 2018-11-01 08:46

창신동 언덕길을 지나 낙산공원 오르는 길을

걸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군데군데 담벼락에 그려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개성 있는 그림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큰 날개가 그려진 벽화들


예술가들이 봉제일 등으로 힘들고 무거운 어깨를 펴고

한 번쯤 비상하라는 의미를 그림에 담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이런 예쁜 마음, 관심의 산물들이 멋지게 늘어서 있고

발 빠르게 터 잡고 앉아 뽐내는 예쁜 카페들이 들어선 그곳

창신동 봉제거리~

더러는 청계천에서 미싱을 돌리던 공장들이 쫓기듯 밀려들어와

수많은 일터를 일궈낸 곳~


값싼 노동에 시달리며

땀과 눈물로 얼룩진 1960~70년대를 고스란히 관통하며 버텨온 참 노동의 현장~

치열한 삶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곳~

고마움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그곳에서

소잉마스터(sewing master)들~

봉제 기술자들을 위한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1970년 청계천에서 일하던 전태일 열사!

많은 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자

자신의 몸을 던져 산화한 곳


그렇게 현장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와

그분들의 힘든 생활을 많이들 알게 되었지요.


어리고 약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

용기 있는 사람들의 희생~

그리고 외침이 끊임없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많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해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마련된

음악회가 있었으니


잠시라도~

조금이라도~

행복해지셨겠지요?


서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낙산공원에서

미싱 돌아가는 소리대신

모처럼 클래식 선율이 울려퍼졌습니다.

제 노래 세 곡도 바람을 타고

그분들 가슴으로 들어간 듯합니다.


누군가 끝없이 투쟁하며 바꾸려…아니 바로잡으려 해도

대부분은 무관심 속에서 잊히곤 합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과 함께한 소중한 날~

전태열 열사의 숭고한 희생도 다시금 새겨보고

봉제 기술자들의 노고도 느껴볼 수 있었던

참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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