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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노인도 즐기는 보드게임, 놀이 문화 전파하는 ‘아스모디’
- 보드게임 문화가 널리 퍼진 유럽과 달리 마니아층만 형성돼 있던 국내에 보드게임이 가진 순기능을 전하고자 2021년 1월 설립된 아스모디코리아. 기능성 보드게임 ‘엑세스 플러스’는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아스모디 그룹은 보드게임 출판·유통, 보드게임 기반 디지털 게임 개발·배급, 보드게임 IP 기반 만화·영화·소설 등 콘텐츠 개발, 교육·치료용 보드게임 개발을 하고 있다. 대표작인 ‘도블’은 전 세계에서 2000만 개 이상 팔렸으며 스플렌더, 티켓 투 라이드, 딕싯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지장애 있어도 “괜찮아요” 2000년대 초 온라인 게임 과몰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부에서 보드게임을 권장했다. 이후 국내에는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보드게임이 배포되었고 이를 활용한 교육이 활발해졌다. 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게임 규칙을 이해하고 전략을 고민하며, 손을 사용하면서 구성원과 대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판단력·기억력 향상을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여러 사람이 대면하는 게임이다 보니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아스모디 그룹은 이런 보드게임의 긍정적 영향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랐다. 지적장애나 경계성 장애가 있거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의 경우 여러 사람과 모여 보드게임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어울려 즐거움과 행복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능성 보드게임 ‘엑세스 플러스’를 개발한 배경이다. 엑세스 플러스는 아스모디의 베스트셀러인 ‘도블’, ‘타임라인’, ‘코텍스’ 세 가지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물과 난이도를 조절한 버전이다. 기존 게임보다 카드 크기를 키우고, 오염에 강한 재질로 보완했으며, 대상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니스의 대학병원과 임상을 통해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치매를 가속화하는 환경 중 하나가 사회적 단절인데, 보드게임을 통해 사회적 교류가 일어나고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예방센터와 충남대학교의 연구에서도 경증 치매 환자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복지관, 재가노인센터, 요양시설 등에 150세트를 기증했는데,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던 이용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등 기관 종사자와 이용자의 라포(친밀한 유대관계) 형성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온 가족이 즐기는 놀이 문화 베스트셀러로 액세스 플러스를 개발한 이유는 ‘가족 놀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아직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드게임을 즐긴다. 이들이 잘 알고 있는 보드게임이면서 인지장애 있는 사람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구성이라면 게임 참여 장벽이 낮아져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어울려 놀 기회가 늘어나리라고 봤다. 엑세스 플러스의 네 번째 게임도 곧 출시 예정이다. 아스모디의 베스트셀러 ‘딕싯’은 프랑스의 상담 교사가 개발하고 화가와 함께 작업한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100만 개 넘게 판매됐다. 카드를 보고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맞히는 게임인데, 어떤 그림이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속마음을 나누는 데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스모디코리아는 자사 제품 외에도 규칙이 간단하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보드게임을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잘하는지 못하는지 중요하지 않고 져도 불쾌하지 않은, 참여자들이 배꼽 잡고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들이 있다. 지난 1년간 약 8만 개가 판매된 ‘꼬치의 달인’은 어르신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하던 것처럼 보드게임을 즐기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그런 게임들을 찾아 소개할 예정이다. 김기찬 아스모디코리아 대표는 “인기 있는 보드게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각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거나, 소설을 주제로 한 게임들도 있어 독서만큼 풍부한 문화적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면서 “자연스러운 놀이 문화를 통해 더 많은 분이 행복과 기쁨을 얻고 행복한 시니어 라이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 엑세스 플러스 코텍스 두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하는 문제 해결 게임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두뇌 자극, 신체 협응에 도움이 된다. 2 엑세스 플러스 도블 두 장의 카드를 비교해 한 쌍의 같은 그림을 찾는 게임으로 감정 조절, 단기 기억,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3 엑세스 플러스 타임라인 역사적 사건의 발생 순서를 배열하는 게임으로 ‘인생 추억하기’는 엑세스 타임라인만의 규칙이다. 지남력, 기억력,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
- 2024-09-1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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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노후 대비 투자 이렇게 하세요
-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치즈가 사라지자 한 쥐는 ‘어? 내 치즈, 어디 갔지?’ 하고만 있었고, 한 쥐는 쫄래쫄래 치즈를 찾아갔습니다. 치즈를 찾아간 쥐처럼 하면 됩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자산 투자는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물음에 대한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의 답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걸린 시간, 불과 7년. 김 고문은 자산을 원화 기준으로 보는 관점부터 재고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산의 서식지를 옮기세요.” 그가 안내한 초고령사회 자산의 ‘서식지’를 고르는 방법이다. 고령사회 →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 독일 30년 이상 / 일본 15년 / 한국 7년 1. 한국 혁신 기업에 투자하기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을 기업이나 섹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아직 국내엔 자본 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습니다. 그 점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종합지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2. 미국 지수에 투자하기 “미국은 경쟁력 있는 기업도 많고, 위험에 충격도 덜 받고, 회복탄력성도 좋습니다. 개인이 개별 종목을 속속들이 알기 어렵기 때문에 S&P500, 나스닥 등 지수에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3. 인컴형 자산에 투자하기 “특히 배당주는 앞으로 중요해질 겁니다. 국내는 배당을 1년에 한 번 하는 연 배당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미국은 75% 이상 분기 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배당 주기는 투자자의 성향을 가릅니다. 인컴형 자산에 주목하고, 이런 점들을 비교해 투자하기 바랍니다.” 김경록 고문의 한마디 “우리 인구구조가 붕괴되면 인구구조가 튼튼한 다른 나라의 자본을 가지면 됩니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 어디에 많은지, 위험이 닥쳤을 때 어디가 충격을 적게 받을지, 충격을 받고서 어디가 회복탄력성이 좋을지 살펴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글로벌 분산투자하세요. 인구구조의 변화와 기술 혁신이 만나는 흐름에 올라타야 합니다.” 에디터 조형애 디자인 유영현
- 2024-07-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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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만 부 베스트셀러, '바다 100층짜리 집' 뮤지컬로 재탄생
- 베스트셀러 도서, '바다 100층짜리 집'이 가족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린 시리즈로, 출간 15주년, 최근 6번째 신간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세계 최초로 창작되는 뮤지컬이다. 유람선을 타고 여행 중이던 소녀가 사랑하는 인형 콩이를 바다에 빠뜨리며, 콩이가 소녀를 만나기 위해 바다 100층짜리 집을 여행하며 펼쳐지는 바다 속 판타지와 어드벤처가 담긴 진정한 성장 로드 가족뮤지컬이다. 원작 도서 작가이자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와이 도시오’의 방한이 확정된 것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내달 13일 토요일에는 ‘이와이 도시오’가 공연장을 직접 찾아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사인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이 도시오’는 100층짜리집 시리즈 원작자로 국내에 알려져 있지만, 지브리박물관의 줄넘기 뛰는 토토로로 알려진 이웃집 토토로 스트로보스코프 작품에도 관여하는 등 게임, 인터렉티브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며, 아스 일렉트로니카 그랑프리 수상 등 다양한 미디어 아티스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머시브 뮤지컬로 제작되는 뮤지컬 '바다 100층짜리 집'은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이 공연 중 등장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의 객석플레이와 사전 엽서 이벤트를 통해 극 중 당첨되면 선물도 받으며 공연장 로비에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공연 전후로 다양하게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아트큐브 컴퍼니 엄윤기 대표는 “보통은 공연만 보고 바로 가기 바쁘셨지만 뮤지컬 '바다 100층짜리 집'은 공연 전, 후 그리고 공연내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 공연을 포함하여 2시간 이상은 충분히 사진도 찍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새로운 경험들을 꼭 느껴보시길 권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바다 100층짜리 집'은 7월 6일부터 8월 15일까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공연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 2024-06-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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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MUT(멋):] 안경에 얽힌 이야기
-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 일부를 옮겨 싣는다. 열네 번째 주제는 ‘안경’이다. 1 ‘전경일 작가님’. 중절모와 콧수염이 인상적이어서 촬영 요청을 했다. 알고 보니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님이었는데, 꼭 쿠바에 가보라고 조언해주셨다. 한국과는 또 다른 낭만을 발견할 수 있다고. 2 ‘꼬꼬방 사장님’. 드럼 치는 사장님을 보고자 ‘꼬꼬방’을 찾았다. 그곳 분위기는 ‘화끈하다’란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였다. 어머님은 50세 넘어 드럼 연주를 배웠고, 단순히 돈이 아닌 재미와 열정 때문에 가게를 운영한다고 전했다. 3 ‘조현종 작가님’. 동그란 안경이 잘 어울리는 아버님은 유화 작업을 하는 작가님이었다.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괜히 느껴진 게 아니었다. 4 ‘민호근 아버님’. 지팡이를 100여 개 보유하고 스타일에 맞춰 들고 다니시는 분이다. 이날의 의상 콘셉트는 ‘올 레드’로 보이는데, 단연코 안경이 가장 강렬하다. 5 ‘BTS 어머님’. BTS 팬클럽 ‘ARMY’(아미) 어머님을 통해 한류 열풍을 새삼 느꼈다. 6 ‘꽃가방 어머님’. 손에 고이 든 꽃가방뿐 아니라 재킷, 안경알까지 분홍색으로 눈길을 끈다.
- 2024-06-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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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영미문학 번역 대가가 사랑한 고전4
- 1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민음사 “호메로스 이후 그리스가 낳은 최고의 작가로 일컫는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입니다. 화자 ‘나’는 현실에 만족하며 충실하게 살아가는 조르바의 삶에 영향을 받고 태도를 바꿔나가요. 번역을 하며 다시금 훌륭한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지 깨달을 수 있는 작품이니, 제가 번역한 책이 아니더라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2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 열린책들 “미국 작가 하퍼 리의 장편소설로, 1960년 출간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금까지도 미국에서는 매년 100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죠. 스카웃 핀치라는 아홉 살 소녀의 눈에 비친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는데, 작가는 비단 흑백을 둘러싼 미국의 인종 문제뿐 아니라 전 세계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촉구합니다.” 3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 에코리브르 “20세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충제를 비롯한 화학약품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서서히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어요. 카슨처럼 문학가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죠. 카슨은 정책 변화와 현대적 환경운동을 촉발시켰습니다.” 4 토지 박경리 / 마로니에북스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위치한 최참판댁을 배경으로 삼지만, 한반도는 물론이고 중국 대륙으로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집니다. 작품 속에는 동학농민운동, 을사늑약, 청일전쟁, 간도협약, 만주사변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등장하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돋보입니다.” 김욱동 시대의 감수성을 옮기는 영미문학 번역가. 번역에도 ‘소비기한’이 있다고 말하는 그는 매일 개인 사무실에서 낱말의 넓이를 키우고 깊이를 더하며, 언어의 흐름을 읽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노인과 바다》, 《위대한 개츠비》,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비롯해 《앵무새 죽이기》, 《그리스인 조르바》 등이 있다. 에디터 조형애 취재 문혜진 디자인 유영현
- 2024-05-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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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연·지연·혈연은 그만! 요즘 중년의 관계 맺기 트렌드
- 사실 인간관계의 본질은 같다. 1936년에 출간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지금까지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시대를 거듭할수록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함께 사람들 사이 소통 방식과 관계의 범위 등 많은 것이 달라졌다. 새로운 사람과 만났을 때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한 번에 완화할 수 있는 한국 사회 속 ‘필승 전략’이 있다. 학연, 지연, 혈연이다. 우연히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주변 맛집, 교내 명소, 동아리 등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다 보면 금세 친해진 기분이 든다. 지연이나 혈연은 말할 것도 없이 서로를 이끄는 매력 중 하나다. 속상한 일이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세 요소 중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 상대와 거리를 좁히긴 쉽지 않다고 여긴다. 공통점을 찾거나 재미있을 만한 주제를 꺼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 내다 결국 출신 성분으로 다시 돌아가고 말 때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인간관계의 지평이 흔들리고 있다. 흐름을 파악해 또 다른 필승 전략을 찾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취향을 통한 ‘모임 속 모임’ 전염병이 도래하면서 3여 년 동안 사람들의 교류가 일시적으로 단절됐다. 서로 간 소통의 빈도와 강도는 단박에 복구되기 어려웠다. 그 사이 취향을 중심으로 인간관계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2023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나이, 사회적 지위, 의례 강요와 같은 견고한 전통적 기준을 통한 관계 맺기를 탈피하고자 하는 정서가 짙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취향이 비슷하면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다고 말한 비율이 84.7%에 달했다. 일부는 익숙한 관계와 개인의 취향이 결합한 모임을 선호하기도 한다. 자신의 과거를 고려한 동창회나 회사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취향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 한다는 의미다. 직장 내 살롱문화(책, 와인, 스포츠, 맛집)가 그 예다. 수평적 형태만 유지된다면 한 번의 모임으로 사내 인맥 관리와 취미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 가벼운 경험 공유 소재 외에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의미(비건, 환경보호, 정치 성향)를 공유하고자 하는 모임도 생기고 있다. ◇찐친과 겉친 사이 ‘2024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무조건 인맥을 확장하려는 욕구는 줄고, 좁고 깊은 관계를 통해 관계의 효율을 추구하는 추세다. 일부는 SNS도 폐쇄형식으로 운영한다. 최근 개인 SNS의 공개나 운영은 대체로 이미 ‘잘 아는 관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었고(65.8%), 해당 관계끼리만 소통을 시도하는 편이었다.(65.3%) 반면, ‘찐친’ 외에는 필요할 때만 찾는 일회성 관계로 여기기도 한다. ‘티슈 인맥’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목적과 친밀도, 중요도에 따라 의도적으로 색인을 붙여 분류하는 ‘인덱스 관계’를 소개했다. 이명수 연세라이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온라인 만남이 익숙해진 만큼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될 기회도 급격히 늘었기 때문에 목적을 기반으로 인맥을 관리하는 경우가 나타난 것”이라며 “다만 활동 기록이나 메시지 답장 시기가 실시간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서로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상식? MBTI “MBTI가 어떻게 되세요?”는 처음 본 사람에게 서먹함을 깨는 용도로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최근 온라인에 간이 검사법이 확산되면서 광풍이 불었다. MBTI는 심리학자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개발된 성격 유형 검사다. 여러 문항을 통해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 4가지 지표 중 각각 어떤 특성에 가까운지 분류한 뒤 해당 지표를 조합해 총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성격을 구분한다. SNS나 유튜브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MBTI 유형별 연애·공부·관계법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주목받는 지표는 T와 F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고 흐름과 반응 양상에 큰 차이가 있다. 만약 친구가 “나 우울해서 미용실 가서 머리했어”라고 말했을 때 T 유형은 “어떤 스타일로 했어?”, F 유형은 “무슨 일 있는 거야?”로 반응이 나뉜다고 한다. 이명수 원장은 “MBTI는 원래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협업 능력을 높이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며 “타인과 대화할 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상대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재미로 파악해볼 수는 있지만 그 특성 안에만 갇히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 2024-05-1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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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베스트셀러 작가가 읽는 책
- 1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 은행나무 “하버드를 졸업한 저자는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그 소박한 생활을 담은 책입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소박하고 검소한 삶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는 메시지가 담긴 이 책은 인생이 흔들릴 때 떠올리기만 해도 영점 조절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2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 보리출판사 “《단순 생활자》를 쓰면서 가장 자주 떠올린 책입니다. 저자 부부는 서구 문명이 안전한 생활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고 여겨 뉴욕을 떠나요. 그리고 버몬트 시골 마을에서 서로 돕고 기대며 지냈죠. 그들처럼 자급자족하며 살 순 없겠지만, 단순하고 조화롭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3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문학동네 “어떤 책을 읽고 나면 ‘인생이 다 담겨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사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자는 평범하고 매끈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면에 마주하기 힘든 치부가 있다는 데 주목합니다. 그걸 견디는 게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요.” 4 스토너 존 윌리엄스 / 알에이치코리아 “스토너는 농업을 배우러 대학에 갔다가 문학에 빠집니다. 영문학도가 된 그는 가정을 이루고, 교육자로 살죠. 출세보다는 학문과 가정에 충실하려 했지만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세상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요. 읽은 분께 묻고 싶어요. 스토너가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황보름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건넨 작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글을 쓰고 싶어 일을 그만뒀다. 그 후 작가처럼 살았고, 정말 작가가 됐다. 지은 책으로는 ⟪단순 생활자⟫, ⟪매일 읽겠습니다⟫ 등이 있다. 에디터 조형애 취재 문혜진 디자인 유영현
- 2024-05-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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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도시 영종과 여행의 아이콘 김찬삼
- 지구 서른 바퀴 넘는 길을 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여행가 김찬삼은 ‘동양의 마르코 폴로’라 불릴 만큼 한국 해외여행의 선구자라고 일컫는다. 1958년부터 시작한 세계여행으로 그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160여 개국 1000여 개 도시에 이른다. 당시는 해외에 나가는 것이 어려웠던 때일 뿐 아니라 세계여행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인 걸 생각하면 가히 혁명적이기까지 하다. 예나 지금이나 두말이 필요 없는 독보적인 여행의 아이콘이다. 하늘도시 영종에 그가 있다. 여신(旅神)이 내게 있어 내게 무슨 특혜를 베풀어준 것은 아니지만 매양 새로운 것을 보는 기쁨이 둘도 없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수난은 인간 수업에 있어서 고귀한 경험들이었습니다. -김찬삼의 ‘끝없는 여로’ 18쪽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을 기억하다 여행가 김찬삼 교수(1926~2003)는 인천인이며 세계인이다. 황해도에서 태어났지만 본적인 인천시 중구에서 성장하고 생을 마쳤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 지리 교사와 대학에서 지리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죽은 지식”이라며 세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열망을 키웠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김찬삼 교수의 여행 이야기를 인천의 하늘도시 영종에서 만날 수 있다. 바다와 공원이 어우러진 영종역사관은 봄을 코앞에 둔 계절에 여행가의 기획전시를 보여주는 중이다. 영종역사관 3층에서 열리는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특별기획전’은 3부로 나뉘어 전시된다. 1부는 ‘세계를 꿈꾸다’ 편으로 김찬삼 교수가 세계인의 꿈을 키웠던 인천에서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 학자와 저술가로서의 면모와 여행가로서 세계를 향한 도전 정신이 피부로 느껴진다. 2부는 ‘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가’ 편. 세계여행의 경로와 여정이 담긴 기록들을 귀한 자료들과 함께 소개했다. 세계일주의 첫 여행지 알래스카를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의 여행 이야기가 펼쳐진다. 3부는 ‘만인의 스승 김찬삼’으로 세계의 현장을 바탕으로 교육자로서 직접 보고 느낀 여정을 보여준다. 또한 그가 성장해온 인천과 후반기의 안식처였던 영종과 영종인으로서의 인연을 조명했다. 전시품 중 김 교수와 늘 함께했던 낡은 배낭과 모자와 신발은 특히 보는 이들에게 여행을 향한 강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마르코 폴로와 슈바이처를 사랑한 그는 여정 중에 슈바이처 박사도 만났다. 여행 중 굶주리다시피 해도 무한한 힘이 솟구치는 것은 매양 새로운 나라 사람들과 자연을 보는 기쁨이 둘도 없는 영양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출간되었던 책과 포스터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하다. 카메라와 낡은 지도, 꼼꼼히 기록한 여행일지와 수만 장의 슬라이드 필름. 그중에 세계를 돌아다니며 몰았던 빨간색 딱정벌레차도 인상적이다. 1970년 독일 여행 중 독일인 친구에게 선물받았다는 폭스바겐이다. 또한 지도가방은 지도를 고정하는 형태의 캔버스 가방으로, 아크릴 덮개가 있어 비나 눈이 오는 경우에도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여행가에게 지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1960년대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행 전에 친구에게 맡긴 유서는 여행가로서, 가장으로서 진중하다. “내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고난도 기쁘게 받으련다. 설령 내가 무슨 사고로 죽더라도 서러워 말고, 운명이라고 체념하고 부모에게 위로하여 줄 것이며 애들의 교육을 잘 부탁한다.” 그는 말한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인간 수업에 있어 여행처럼 좋은 것은 없다고 보인다. 세계 언어는 2000여 종, 이를 다 배우는 것보다는 소박하고 어진 미소가 무엇보다도 고귀한 것이 아닐까.” 전시장의 모든 사진마다 밝은 얼굴로 환하게 웃는 김찬삼 교수는 진정 세계의 나그네였다. (전시 기간 5월 31일까지) 하늘도시 영종과 김찬삼 우리에게 영종도는 듣기만 해도 먼 곳을 향한 그리움으로 짜릿해지는 곳이다. 그곳 어디쯤에서든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고 여행의 열망이 솟구친다. 그 옛날부터 영종도는 공항터가 될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다. 기록에 따르면 영종도의 옛 이름은 자연도(紫燕島)였다. 섬에 제비가 많이 날아 붙여진, 문자 그대로 자줏빛 제비섬이다. 제비는 그렇다 치고 자줏빛은 해 저무는 영종섬의 붉다 못해 자줏빛이었던 하늘을 말함이라. 일몰에 물든 자줏빛 제비의 모습으로 명명된 자연도라 하니, 옛사람들의 지명 정하기의 기지와 운치는 멋스럽기 그지없다. 영종 또한 긴 마루를 가진 섬이란 뜻으로, 오늘날 활주로가 펼쳐진 공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현재 그곳엔 몇 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영종도는 김찬삼 교수에게 특별한 곳이다. 세계여행가 김찬삼 교수의 여행 책은 당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였다. 그 시절 웬만한 집의 책꽂이에는 김찬삼의 세계여행 전집이 있었다. 인천인인 그는 책의 인세로 영종도 구읍나루터 인근 바다 언덕에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휴식을 하고 여행 원고 집필에 몰두했다. 또한 여행문화원과 여행도서관을 개관하기에 이른다. 더 많은 이들에게 세계여행의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픈 마음이었다. 하지만 영종국제도시가 생기면서 터를 잃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부근에 세계로 통하는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았고 이곳에 영종역사관이 들어섰다. 영종역사관 밖으로 영종역사관은 영종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간이다. 실내는 물론이고 외부에서 유적과 유물을 만나볼 수 있는 전통정원이 앞마당이다. 정원을 몇 걸음 거닐다 보면 숲을 이룬 메타세쿼이아가 빽빽하다. 영종진공원은 운요호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일본의 급습으로 마을이 불바다가 되었던 아픔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 역사적 상징물인 전몰영령추모비와 태평루라는 누각을 설치해서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메모리얼 정원으로 조성했다. 바다 옆으로 난 영종둘레길을 따라 건강백년길, 치유하늘길, 힐링바닷길의 산책 코스 또한 자연스럽다. 영종역사관을 둘러싼 시사이드파크는 영종하늘도시 인근의 공원으로 8㎞의 해변공원이 일품이다. 해변길을 따라 조성된 왕복 5.6㎞의 레일바이크도 신나고, 캠핑장과 하늘구름광장, 스카이데크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저녁 무렵이면 갯벌 풍경과 어우러지는 일몰이 신비롭다. 인천의 작은 올레길 예단포둘레길 영종도의 예단포항 둘레길은 작은 올레길이라 할 만큼 예쁘다. 기왕 영종도에 갔다면 한 번쯤 가볍게 걸어보는 것도 좋다. 선착장에 주차하고 출발하면 입구의 대나무숲과 잠깐 쉴 수 있는 정자를 만난다. 언덕을 오르면 눈앞에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이 진득하다. 길 옆으로 손톱만 한 야생화가 반짝이고, 오래된 나무가 여름이면 울창한 숲을 이룬다. 바다와 산이 공존하는 시원한 풍경으로 가슴이 탁 트인다. 왕복 30분 정도 길이어서 가뿐히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영종도의 해변과 공항전망대 서해에 왔으면 바다를 따라 한 바퀴 달려보자. 마시안해변과 선녀바위해수욕장,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변이 멀지 않은 간격으로 이어져 있으니 시원하게 돌아보면 된다. 해변가 주변으로 출렁다리와 숲도 있어서 시간이 여유롭다면 차분히 숲길을 걸어보는 맛도 운치 있다. 영종도 나들이길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을 듯하다. 공항 서쪽 오성산 자락에 인천공항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의 해발고도는 172m지만 막상 올라보면 높은 느낌은 아니다. 오성산과 공항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발아래로 공항철도가 지나가는 풍경은 덤이다.
- 2024-04-2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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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 초조한 중년에게… “우리는 아직 성장 중입니다”
- 중년이 되면 초조함에 휩싸일 때가 있다. 어영부영하다가 인생이 허무하게 지나가 버리면 어떡하나 싶다. 세상은 그 나이 먹도록 해놓은 게 얼마나 있냐고 다그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괴감에 빠져든다. 그래서일까? 딸이 당연히 알아서 잘살고 있으리라 여기면서도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한성희 원장의 신간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는 그 걱정에서부터 시작됐다. 한성희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한 살 아기부터 85세 노인까지 마음이 아픈 사람이면 누구든 만났다. 그 과정에서 평생에 걸쳐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정신적 문제를 지켜보고 치료해왔다. 43년간 다양한 사례를 접한 그지만 자식에게는 서툰 엄마였다. 10여 년 전, 딸이 공부를 위해 떠난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고 사랑하는 이를 만나 결혼한다 했을 때 깨달았다. 더 이상 품 안의 어린아이가 아님을, 이제는 독립할 만큼 자랐다는 사실을 말이다.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에겐 했지만 정작 딸에게는 하지 못한 말이 많았다. 그 마음을 담은 글은 2013년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로 세상에 나왔고, 독자들의 공감을 받으며 21만 부가 판매됐다. “살면서 작가라고 불리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 죽기 전에 책을 한번 내보면 좋겠다는 어렴풋한 생각은 있었지만요.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가 이렇게까지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 상상도 못 했어요. 이제 아이가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고, 서로 떨어져 산 지 15년이 됐네요. 작년에 직접 마흔 번째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 미국에 갔는데, 늘 앳돼 보였던 딸이 나름의 고민도 생긴 것 같고 지쳐 보였어요.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었던 거죠.” 중간 지점, 또 한 번의 파도 한 원장도 서른일곱에 떠난 미국 연수 당시 이른 ‘중년의 위기’를 겪었다. 진로 문제로 고민하며 초조한 와중에 일은 홍수처럼 쏟아졌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도 경력이 쌓이는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 했다. 자유로운 시기는 끝났다고 여기며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로 살았다. 딸의 얼굴에서 과거의 자신이 겹쳐 보였다. 만약 마흔 살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 엄마로서, 정신분석가로서 너무 늦기 전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신간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는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바람 잘 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응원을 담았다. “두 돌이 지나면 말이 시작돼야 하듯, 인생 단계별 발달 과업이 있어요. 40대는 생산성을 다뤄야 할 단계입니다. 삶의 스펙트럼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회사와 가정의 일을 모두 신경 써야 하는 시기거든요. 매일매일 전쟁일 거예요. 요즘 40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다고 느껴요. 노고를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고요. SNS가 지배하는 세상에는 이미 부와 명예를 이룬 사람투성이죠. 그러다 보니 보통의 삶은 부족한 것이 돼버리고, 박탈감이 들 수 있어요. 게다가 오늘 열심히 한 그 일을 내일도 똑같이 반복해야 하는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온전한 ‘나’는 없다며 우울해질 때도 있을 겁니다.” 더불어 바쁜 일상에 지치면 뭐든 새롭지 않다. 벌써 해봤거나, 했던 것의 변주 정도다. 무엇을 먹어도 비슷한 맛이고, 누구를 만나도 비슷한 얘기다. 기계적으로 움직이면서 지루하다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고, 옛날에 재미있었던 순간만 기억난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과 습관에 갇히게 된다. 다 해봐서 새로울 게 없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현재를 과거의 방식대로 살려고 하니 매사 심드렁해진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까닭이다. 딛고 나아가며 성장하기 마흔 이후 혼란을 겪더라도 한 원장은 “겁먹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시간은 유한하고 힘든 시절은 영원하지 않으며, 지나고 보면 가장 풍성한 때였구나 알게 된단다. 지금이야말로 세상의 기준에 맞춰오느라, 세상이 부여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느라 억눌러온 내면의 욕구를 돌아봐야 한다.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었던 모습을 찾다 보면 생의 의미와 목적을 찾게 되고, 어떤 시련이 오든 무너지지 않을 힘이 생길 테다. 남들이 뜯어말려도 강하게 끌리고 포기가 안 되는 길이 있다면 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나이가 몇이든 무슨 상관이랴. 처음엔 의아한 선택처럼 보여도 선택이 쌓이고 쌓여 고유한 스토리가 된다. 대신 방향을 완전히 틀어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 인생의 여정에서 좀 더 집중할 만한 거리를 찾는 게 먼저다. “그저 더 나아지고 싶은 건강한 본능을 들여다보면 됩니다. 저는 환자 한명 한명을 심도 있게 치료하고 싶어 오십에 뒤늦은 개원을 준비했고, 지금까지 해왔던 정신분석 공부를 좀 더 깊이 있게 해보고자 예순에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주변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았고 고민이 깊었지만, 시작도 해보지 않고 그만두기는 싫었어요. 의사로서 걸어온 길이 흔히 말하는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멀었죠. 그래도 자신의 느낌을 믿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게 행복한 인생이지 않을까요. 스스로 완전한 어른이 됐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제야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구나 짐작해요.”
- 2024-04-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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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 연구자 3인, “어른 필요 없는 유튜브 세대 젊은 꼰대 돼”
- 과거에는 나이가 곧 경험이고 지혜여서 ‘나이 든 사람’이 ‘어른’이었다. 5060세대가 ‘동네 어른’을 추억하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2024년 우리가 생각하는 어른의 기준은 무엇일까? 어떨 때 어른이 되었다 느낄까? 좋은 어른은 어떤 어른일까? 세 명의 전문가와 함께 이 시대의 어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담 참여자 강용수 작가·백종화 리더십 코치·최영희 메타연구소 소장 진행 이연지·문혜진 기자 ◇강용수 작가(56세,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교수)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한다. 최근 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백종화 리더십 코치(45세, 그로플 대표) 18년 직장생활 후 회사 그로플을 설립, 리더십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 CEO·임원·팀장 등의 리더십 코칭을 한다. ◇최영희 메타연구소 소장(67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강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다. 약물 치료를 선호하지 않아 인지행동·스키마·마음챙김 치료 등을 하고 있다. 진행자 본지에서 진행한 ‘세대 간 존경-존중에 대한 인식조사’(2024)에 따르면 ‘어른 하면 떠오르는 단어’로 ‘책임감 있는’이 꼽혔어요. 2014년 조사에서는 ‘윤리’가 중요한 키워드였는데, 2024년에는 ‘책임감’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이유가 뭘까요? 강용수 책임이라는 말이 조금 모호하게 느껴집니다. 니체는 타인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기대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주권적 개인이라는 말을 하는데요. 어떤 공동체를 아우르는 책임이라기보다,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죠. 백종화 사람마다 책임감에 대한 정의가 다를 것 같아요. 저는 신뢰와 실력 두 가지를 갖춘 사람을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데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고, 점점 어려운 일을 맡게 될 때 잘해내기 위해 전문성을 끊임없이 확보하는 게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영희 그러니까 책임이란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결과를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과거 결핍의 시대를 살았던 세대가 부모가 되어 내 자식에게 결핍을 물려주려 하지 않다 보니, 젊은 친구들은 의사결정할 일이 별로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부모가 깨워주고 옷 입혀주고 밥 먹여서 정해준 학원에 보내고, 집에 오면 이 닦고 잠자리에 드는 식이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언젠가 스스로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좋든 싫든 올 텐데, 해본 적이 없다 보니 굉장히 불안해하죠. 책임져야 한다는 건 알지만, 어렵고 두려울 수밖에요. 백종화 조직에서도 의사결정 경험이 중요해요. 리더들이 결정해왔기 때문에 결정하지 않은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데에 구성원들은 의문을 가지고, 반대로 리더는 구성원 자신의 일인데 왜 책임지지 않느냐며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되거든요. 진행자 일상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경험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의미네요. 그래서인지 설문조사에서도 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나 외에 다른 사람을 책임질 수 있을 때 어른이 되었다고 보는 듯한 결과가 나왔어요.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느낄 것 같은 순간’을 물었을 때 2030은 ‘경제적으로 자립했을 때’를, 5060은 ‘일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때’를 꼽았거든요. 최영희 나 혼자도 벅찬데 누구를 돌보겠어요.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적 관계를 70년 넘게 연구한 것이 있는데요.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가 좋더랍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관계는 어떤 사람이 고통받는다면 어떻게든 도와주려 하고,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나누는 관계를 의미하는데요. 개인주의와는 반대라고 볼 수 있죠. 시대에 따라 우리가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의 기본적인 기준, 뭐랄까 도덕의 의미가 변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백종화 우리라는 개념이 희미해진 것도 있어요. 5060세대는 ‘우리’가 익숙해서 ‘우리 안에서 내가 이 정도는 해야 돼’라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2030세대는 우리 가족, 우리 회사가 아니라 나의 가족, 나의 회사라는 개념이라 충돌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진행자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책·강연·영상 등으로 정보만 얻는 것이 아니라 고민에 대한 답도 찾고 위로도 받는 것 같아요. 비대면으로 어른을 찾는 셈이랄까요? 강용수 사실 제 나이쯤 되면 주변에서 어른을 찾는 것도, 어른이 되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듣는 사람이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어른이라면 쓴소리도 좀 해야 하죠. 다만 남을 가르치려 하고 “내가 겪어봤는데 말이야”라며 나서는 게 아니라, 타인이 어른으로서 인정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종화 요즘 세대는 유튜브로 모든 걸 배우잖아요. 어른한테 고민을 공유할 필요가 없어져버린 거예요. 지식과 경험이 온라인에 다 있으니까요. 세대 이슈가 아니라 이제는 시대 이슈라고 봐야 해요. 모두가 똑똑해진 시대라 오히려 젊은 꼰대가 훨씬 많아요. “내가 아는 게 많으니까 내가 맞는데 왜 엉뚱한 소리 하세요?”라고 주장하는 거예요. 아는 것과 행동하는 건 다른 건데 말이죠. 그런데 SNS에서 보는 것들은 다 결과거든요. 성공한 모습만 보는 거잖아요. 최영희 옛날에는 사회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우리가 어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보면 뭐 단점도 있고 그래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개인의 사생활이 실시간으로 비치잖아요. 그러니 소위 신화적인 존재가 나오기 어렵죠. 이걸 다시 말한다면, 그렇게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겠느냐는 거예요. 어른을 정의할 때 아주 완벽한 기준을 들이대는 접근 방법은 옳지 않은 것 같아요. 강용수 공감합니다. 완벽한 어른은 없어요. 고통과 실패를 보여주는 게 어른인 것 같아요. 무언가를 성취하려는데 잘 안 되잖아요? 그런 경험이 오히려 성숙해지는 기회 같거든요. 쇼펜하우어 역시 40대에 많은 실패를 경험했는데요. 외부에서 깨져보면서 남들의 시선과 평가를 벗어나 온전한 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패를 거쳐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과정을 보는 게 중요한데, 요즘은 결과로만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최영희 멀리서 대단한 노력을 하는 사람을 찾아내 따르려고 할 게 아니라, 매일 만나서 부딪히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찾는 게 좋죠.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 가까이 있으면 학습이 쉬워요. 누군가를 흉내 내겠다는 게 내가 변화하겠다는 강력한 동기가 되거든요. 거창하진 않아도 나름의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 인간다움이 있는 사람을 어른으로 삼아야 하는 거죠. 삶은 고통이잖아요. 예상치 못한 좌절들이 올 때 넘어졌다가도 잘 일어나는 것, 즉 회복 탄력성이 좋을수록 건강한 어른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결과 중심적인 사회이다 보니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미처 보지 못하는 것 같네요. 그럼에도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는 어른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설문조사에서도 ‘가까이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83.8%가 그렇다고 했거든요. 백종화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다만 과정이 중요해요. 어려움도, 고난도, 극복하는 것도 볼 수 있거든요. 어른이라면 그런 걸 보여주는 사람이면서, 다른 사람의 과정을 도와주는 사람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어른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에게 배울 점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해요. 좋은 어른, 나쁜 어른이 아니라 나와 맞는 어른을 찾아야 하는 거죠. 최영희 그리스 신전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적혀 있다고 해요. 세대 차이는 계속됐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거예요. 요즘에는 20대도 10대를 이해 못 해요. 그러니 내가 옳고 내가 항상 중심이라는 생각을 깨야 합니다. 그냥 다른 거거든요. 백종화 맞아요. 나와 상대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려면 먼저 나를 이해해야 해요. 그래서 나다움이 먼저인 거죠. 리더십의 핵심 역시 ‘자기 인식’(Self Awareness)입니다. 강용수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차이를 알고 인정하는 과정인데요. 쇼펜하우어는 그것을 개성이라고 봅니다. 부·명예와 같은 외부의 나다움이 있고, 건강·성격 같은 내부의 나다움이 있다고 하는데요. 자기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인식하는 게 필요하죠. 그걸 알아가는 노력이 어른이 되는 과정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자 어른이 되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네요. 다음으로는 나와 상대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거고요. 그렇다면 어른이 되는 걸 훈련할 수 있을까요? 백종화 조직에서의 어른을 리더라고 본다면 리더는 태어나는 걸까요, 만들어지는 걸까요? 과거에는 태어났습니다. 영향력 있는 가문에서 태어나 전통적인 교육을 받아 리더로 성장하는 거라, 그 말이 맞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부모, 팀장, 매니저, 선배 어떤 역할이든 리더에 포함됩니다. 태어난 대로 사는 게 아니라 훈련으로 더 다양한 영향력을 키울 필요가 있죠. 강용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면 남과의 차이도 알게 되죠.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인간은 의식하든 하지 않든 우주에서 가장 개성이 도드라진 존재라고 해요. 내가 개성적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의욕의 차원으로 넘어가면 나와 타인은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그가 고독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죠. 쇼펜하우어는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한 경험과 학습으로 새롭게 획득되는 성격이 있다고 봐요. 물론 유전적인 성격은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기에, 새로운 성격은 아주 어렵게 얻어진다고 합니다.(웃음)그래서 글쓰기, 책읽기 등을 좋은 습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죠. 최영희 프로이트는 우리 인간의 모든 선택이나 행동의 결정이 무의식 안에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 무의식의 영역을 찾아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죠. 그런데 깨달았다고 쉽게 변하지는 않아요.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또 다릅니다. 매일 다니는 산책길을 생각해볼까요. 기존에 있는 길을 걸어요. 그런데 지름길을 내려면 풀숲을 헤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하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요즘 효율적인 방법이 많이 개발되어 있으니 얼마든지 훈련할 수 있습니다. 백종화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건 결국 행동이거든요. 행동의 시작은 성격이라고 봅니다.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기질과 후천적으로 받은 영향으로 생긴 성격인데요. 이 과정에서 반복되는 행동이 있고, 그것에 익숙해져요. 이를테면 평생 오른손으로 젓가락질하는 것과 같아요. 왼손으로 젓가락질하려면 어색하죠. 그런데 평생 하던 행동과 반대되는 어색한 행동을 훈련할 때부터 영향력이 달라집니다. 최영희 정신과 진단에 ‘성격장애’라는 게 있어요. 20여 년 전에는 치료가 안 된다고 했어요. 오늘날 보면 말이 안 되는 거죠. 지금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스키마 치료도 그런 맥락인데요. 스키마는 자극과 반응 세트의 총합입니다. 백 코치님이 말한 익숙한 행동이라는 게 스키마 이론으로 보면 자극이 왔을 때 내가 하는 반응이 자동화된 거예요. 그대로 살아도 되는데, 그게 자신에게 고통을 주거나 타인과의 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나를 위해서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명상 등으로 내 안에 있는 걸 끌어내는 훈련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고 사랑하는 능력을 훈련할 수 있어요. 내 성격은 나 외엔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백종화 어른이 된다는 것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정답을 고민하는 사이에 시대도 상황도 바뀔 거예요. 결국 기존에 하던 익숙한 행동을 그대로 하게 됩니다.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해야 변화가 있잖아요. 어색하고 불편하고 실패하겠지만, 그조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훈련하다 보면 어른이 되어가지 않을까요?
- 2024-04-11 0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