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그를 도와준 딸기 농장주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지난 7월 성수주조장은 전북특별자치도가 뽑은 올해의 답례품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단지 답례품을 납품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재료와 품질 모두 우리 도를 대표할만한 제품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남달랐다. 진양우 대표는 1925년 설립돼 100년 역사를 가진 이 곳을 인수길 잘했다고 다시 한 번 스스로를 칭찬했다.
성수주조장을 인수하며 제2의 인생을 열다
진양우 대표는 전북대학교 전자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요타공과대학에서 첨단기초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엔지니어로서 역량을 펼치다 돌연 F&B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22년 성수주조장을 인수한 이력이 흥미롭다.
진 대표는 후지쯔, 휴랫팩커드, 이앤코퍼레이션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다 돌연 F&B사업을 시작했다. 인생2막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사업이었다. 전국 270여 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이끌다 막걸리가 눈에 들어왔다. 본격적으로 막걸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2021년 8개월 동안 전국의 100여 군데 양조장을 찾아다녔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분석하고 공부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성수주조장으로 최종 낙점했다.
“막걸리는 오로지 쌀과 누룩으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쌀이 가장 중요합니다. 막걸리 특유의 묵직한 단맛을 내주기에 어느 쌀을 어느 시기에 어떻게 가공하여 제조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양조하기에 가장 좋다고 알려진 전북 신동진쌀중에서도 상등급 햅쌀만을 선별해 사용하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수주조장의 업력이 믿을 만하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진양우 대표가 성수주조장을 인수할 당시 97년간 가족이 승계해오고 있었으나 고령인 대표가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말에 냉큼 인수를 결정했다고 한다. 막걸리양조에 대한 문외한이었던 그가 인수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자신이 성수주조장의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인수하자마자 2022년 개인회사에서 온라인 판매도 가능한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했으며 그해 9월 전통주(지역특산주) 제조면호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세계주류품평회 3관왕 수상, 전국민속주경연대회 대상 등을 차지했고,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100% 국내산 인증을 취득했으며, 2024년 최첨단 AI발효공정시스템을 도입하기 이르렀다.
막걸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성수주조장의 효자상품은 다름아닌 딸기막걸리. 이미 시중에는 바난, 메론, 복숭아, 수박 등 다양한 과실을 이용한 막걸리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진 대표는 2023년 봄, 딸기막걸리는 출시했고,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이르렀다.
“기존의 과실 막걸리는 과실향과 맛을 첨가한 막걸리이나 성수주조장의 딸기막걸리는 고농축 딸기주스로 착각할 만큼 생딸기를 다량으로 넣어 만들었다”며 이것이 성수주조당의 자조심이이라고 자신있게 덧붙였다.
생각의 전환, 패러다임을 바꾸니 없던 시장이 생기고 그 파이는 갈수록 커지게 되었다. 시골 변두리 양조장의 그저 그런 막걸리가 과실막걸리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 첨단과학의 날개를 달다
가정에서도 시간과 정성만 들이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듯 막걸리를 빚는 데는 사실 많은 양조설비가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진 대표는 생각은 달랐다. 막걸리를 양산해 대중화를 이끌고, 향후 수출까지 염두하고 있었기에 품질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막걸리의 경우 대부분 수제로 만들어지고 온습도에 의한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 까닭에 계절마다 맛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두고 ‘수제니까 그럴 수 있다’라고 좋게 봐주는 생각이 결국 막걸리의 세계화에 발목을 잡은 것”이라며 맛에 대판 편차를 없애기 위해 AI 발효 설비 시스템을 구축했다.
백년간 막걸리를 빚어온 성수주조장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되, 노후된 시설과 설비를 독일 및 일본의 첨단 발효설비와 기술을 도입해 발효과학의 정점에서 막걸리를 빚는 공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좋은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진양우 대표의 판단에 따라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및 산도 및 포화산소량 등을 사람이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아도 데이터의 적합성과 편차범위를 AI가 판단해 최적의 술을 빚어내도록 스스로 작업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다.
AI 발효 설비 시스템에 대해 진양우 대표는 이렇게 전했다.
“이번에 도입한 AI 발효 설비 시스템은 천재지변이나 부득이한 상황에서 작업자의 부재로 인해 발효공정이 중단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해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백업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콘텐츠의 중심에 막걸리가 설 수 있도록
처음 성수주조장을 인수하고, 막걸리 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진양우 대표는 하나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바로 K-콘텐츠의 중심에 막걸리가 있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는 전북특별자치도 전통주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세계적인 주류축제 전북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미슐랭 3스타 이상의 식당에서 우리의 막걸리가 비싸게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좋은 술이라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또한, 그는 전문양조인 양성에도 진심이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만 하더라도 수백 년의 양조업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양조기업이 즐비하며, 이들의 주도 하에 도제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국가와 지자체의 예산지원을 받으면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양조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진양우 대표는 세계적인 술을 한국에서 만들어내기 위한 인적 인프라를 전북 전주에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대학, 관련업체, 관공서와 다양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1년 단위 실무위주의 과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양조스페셜리스트를 만들어내는 요람을 전북 전주에 만들겠습니다.”
현재 진양우 성수주조장 대표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지원 6차 산업 사업자로 발효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6차 산업 설계가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스마트폰 하나면 전국 어디서든 배달이 가능하고, 택시도 부르고, 기차 예약도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많은 어르신들이 이런 기술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누구든 4차 산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원더풀플랫폼이 만들어진 계기다.
원더풀플랫폼은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만드는 플랫폼 회사다. 원하는 종류의 디바이스를 선택해 원더풀플랫폼의 ‘다솜K’를 탑재하면 된다. 다솜은 순우리말로 사랑을 뜻한다. 꼭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어떤 기기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솜이를 사용하는 전국 어르신은 약 1만 명. 2023년 10월 기준 94개 지자체와 147개 기관에 보급된 다솜이를 더 많은 어르신이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더풀플랫폼의 목표다.
어르신의 말벗 ‘다솜이’
다솜이는 ‘다솜K’를 부르는 애칭이다.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내는 어르신들을 위해 특화된 것이 ‘말벗 기능’이다. “보통 구글 등의 음성 명령 서비스는 기기를 부르는 ‘명령어’가 필요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대답하는 것에서 끝나는데요. 다솜이는 대답 후 다른 질문을 덧붙이기 때문에 정말 대화하듯 말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가 부르지 않아도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한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다른 주제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정진현 원더풀플랫폼 국내영업팀 팀장은 다솜을 만들 때 ‘대화’에 강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다솜의 또 다른 특징은 학습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다섯 살 손자가 있다는 걸 언급했다면, 기억해두었다가 다른 대화를 할 때도 적용한다. 어르신들의 어눌한 말투나 사투리도 학습한다. 따라서 대화를 많이 하면 할수록 다솜이는 똑똑해지고 고도화된다. 누가 다솜이와 대화를 했느냐에 따라 집집마다 다솜이의 성격이 달라진다. 쓰면 쓸수록 사람처럼 진화하는, 말 그대로 ‘말벗’이 된다. 말벗 기능은 챗GPT가 오픈되기 전부터 개발하던 것으로, 이제 5년 차가 됐다. 최근에는 챗GPT도 결합해 기능을 좀 더 다양화했다.
보고 듣는 기능도 있다. 젊은이들이야 유튜브에 검색해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다솜이에게 “쫛쫛 검색해줘, 쫛쫛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면 된다. 음식 레시피가 궁금하면 “김치찌개 끓이는 법 알려줘”라고 하면 영상을 찾아 재생해준다. 정 팀장은 “요즘 시대에 나오는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여드린 셈”이라면서 “무엇이든 말로 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10월 기준 다솜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기능은 콘텐츠 재생, 날씨 정보, 화상통화다.
건강관리도 다솜이로
현재 다솜이는 지자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 주로 보급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면 원더풀플랫폼에서 다솜이가 탑재된 디바이스를 댁에 방문해 설치해드리고 사용 방법을 알려준다. 원더풀플랫폼은 관리자 페이지에 대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저장한다. 어떤 어르신이 다솜이와의 대화 중에 “오늘 다리가 아프네”라고 말하고 며칠간 이런 대화가 반복될 경우 어르신을 방문할 생활지도사나 간호사에게 ‘아픈 부위 1순위 다리’라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어르신을 방문할 때 “어르신 요즘 다리가 많이 아프시다면서요?”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자주 말하는 단어를 기록하는데, 만약 죽음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자주 보인다면,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다.
알림 기능도 있다. 휴대폰 전용 앱을 이용하면 다솜이가 ‘어르신 오늘 보건소 방문하셔야 하는 날이에요’라는 일상 알림이나 재난 문자 등을 읽어준다. 지방의 경우 태풍이 불고 천둥이 치면 마을 방송 확성기 소리가 묻혀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자체의 요청을 받아 기능을 개발했다. 다솜이에게 ‘도와줘’, ‘살려줘’라고 말하면 원더풀플랫폼에서 24시간 운영하는 관제시스템으로 연결되는 응급 기능도 있다. 직원이 상황을 파악한 후 필요한 경우 119에 대신 신고해준다.
병원에서도 다솜이를 활용하고 있다. 큰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환자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 간호사들이 귀가 후 주의사항이나 해야 할 것들을 다솜이를 통해 알릴 수 있고,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을 때 긴급 호출을 요청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정신건강센터에서도 다솜이 이용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원더풀플랫폼이 집중하는 것은 ‘스마트 빌리지’ 사업이다. 지자체에서는 움직임이 있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을 복지관을 비롯해 어르신들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에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원더풀플랫폼은 각 기관에 있는 로봇과 집 안의 로봇을 연결하고자 한다. 몸이 불편해 경로당에 나가지 못해도 경로당에 나와 있는 어르신들과 소통할 수 있고, 경로당끼리 노래방 대회 등 교류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4차 산업 시대에 효과적인 기능의 혜택을 어르신들도 함께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솜이에게 ‘치약이 떨어졌다’고 말하면 치약을 대신 주문해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르신 곧 치약이 떨어질 때가 되었는데 주문해드릴까요?’라고 물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원이 아시아 지역 법률전문지 ‘아시아 비즈니스 법률 저널’이 주최한 ‘2023 한국 로펌 어워드(Korea Law Firm Awards 2023)’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우수 로펌으로 선정됐다.
아시아 비즈니스 법률 저널(Asia Business Law Journal·ABLJ)은 아시아 지역 법률 전문 미디어로 매년 국내외 기업, 아시아 지역 로펌 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하여 우수 로펌을 선정하고 시상하고 있다.
ABLJ는 법무법인 원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선도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특히 영화, 방송 산업에서 기획개발, 시나리오, 투자, 촬영, 배급 등 영화 제작 전 과정에서 활발한 법률 자문 및 소송 업무를 진행해왔다고 소개했다.
강윤희 법무법인 원 엔터테인먼트팀 변호사는 “웹툰, 영화, 드라마 같은 K콘텐츠는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동시다발적으로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나는 만큼 한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법무법인 원 엔터테인먼트팀은 축적해온 경험을 토대로 좀 더 면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법인 원 엔터테인먼트팀은 영화와 드라마 등 국내외 영상산업 분야의 제작, 투자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를 핵심 업무 분야로 자문 및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팀장 조광희 변호사는 현재 국내 영화 산업에서 사용하는 표준 계약서 대부분을 작성한 바 있다.
“배움을 그만둔 사람은 20세든 80세든 늙은 것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포드의 창립자 헨리 포드가 남긴 말이다. 반갑게도 우리가 배움을 통해 젊어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지역마다, 기관마다 중장년 대상 교육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배움의 달 3월,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참여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다시 가는 학교 ‘캠퍼스형 교육’
과거 중장년 대상 교육기관이 적었을 때는 지역 동사무소나 노인복지센터 등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근래에는 캠퍼스 형태의 교육기관들이 생겨나면서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캠퍼스’라는 명칭이 주는 낭만과 로망은 덤이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민대학’에서는 3월 초부터 수강생을 모집해 4월부터 1학기를 시작한다. 3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일반 대학이나 평생교육원의 수강신청을 놓친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서울시민대학은 중부권 캠퍼스(종로구), 동남권 캠퍼스(강동구), 모두의학교 캠퍼스(금천구) 등 세 곳을 운영한다. 체계적이고 폭 넓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서울시민의 미래 역량 개발과 평생학습을 지원하며 지난 한 해 동안 1만6693명의 참여자가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2023년 서울시민대학 정규강좌 학습자 중 대다수(92%)가 40대 이상 중장년·노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학습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94%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개발된 ‘인생디자인학교’ 모델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킬 살롱’과 ‘프로젝트 실험실’ 과정에 참여할 중장년을 모집한다. 생애 맞춤형 경제 진단 및 핵심 경제역량 개발을 위한 ‘중장년 맞춤형 경제교실’도 선보일 계획이다. 공원·궁궐·박물관·미술관 등을 활용한 중장년 맞춤 문화‧여가 교육 프로그램도 상시로 제공한다.
교육을 통해 일자리 탐색 및 재취업 기회를 노린다면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경력설계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은평구), 중부캠퍼스(마포구), 남부캠퍼스(구로구), 북부캠퍼스(도봉구)에서 매월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신중년 채용 트렌드 이해와 구직 서류 작성법, 유망 직종 자격증 활용 가이드, 스마트폰을 활용한 구직 방법 등 재취업에 도움 되는 알찬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아울러 올해 3월 4일부터는 ‘디지털 직무역량개발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은 4월 또는 5월에 진행되며, 수강료는 2만~3만 원대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선착순으로 모집을 마감하니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모집 일정을 잘 기억해두고 서둘러 신청하자.
시공간 제약 없는 ‘온라인 교육’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교육 활성화다. 주로 오프라인 강좌에 머물던 중장년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 단시간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발맞춰 중장년들도 빠르게 비대면 교육 프로세스에 적응해나갔다. 학위 취득을 위해 온라인 교육 기반의 한국방송통신대학교나 사이버대학에 입학하기도 하지만, 유튜브나 온라인 지식 채널 등을 통한 학습도 활발해진 편이다.
온라인 강좌 서비스 플랫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케이무크’(K-MOOC, Korea Massive Open Online Course)다.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국내 유수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학습자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기존의 온라인 교육과 달리 교수자와 학습자, 또는 학습자 간 질의응답, 토론, 과제 제출 등 양방향 학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수강인원 제한이 없고, 모든 강좌가 무료라는 장점도 있다. 인문·사회·예체능 강좌를 비롯해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매치업’(Match業)과 취업역량 강화 강좌, 해외 강좌 등 수백 개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평가인정 학습 과정으로 승인받은 일부 강좌는 이수 후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에서도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다. 공공·유관기관 및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개발한 동영상 평생학습 콘텐츠로, 사이트에 올라온 강좌 수만 3000개가 넘는다. 이 중에서 학습목적별(취업·창업, 외국어, 자격증, 인문·교양, 건강·의료 등), 학습분류별(학력보완, 직업능력, 문화예술, 시민참여 등) 검색을 통해 원하는 교육을 찾아보면 된다. 늘배움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학습 결과를 평생학습계좌제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학습 이력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고용 정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찾아도 좋다. 해당 홈페이지에서는 서울시민대학 프로그램 신청도 가능하다. 프로그램 수료 후에는 서울 시장명의의 수료증도 발급된다. ‘e학습여행’ 메뉴에서는 외국어, 자격증, 창업 등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일자리에 관심 있다면, 중장년 특화 온라인 과정을 눈여겨볼 만하다.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서울런 4050’의 일환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고품질의 인기 온라인 강좌를 매우 저렴하게 임차하여 제공한다. 일단 할인된 가격으로 강좌를 결제한 후 강좌를 수료하면(진도율 70% 이상) 자부담 금액을 100% 환급받을 수 있다. 중장년 특화 온라인 과정은 올해 2월 19일 시작해, 연말인 12월 15일까지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창업, IT 개발, 영상 제작, 마케팅 기법 등 직업전환 및 역량강화 교육부터 유튜버·쇼핑몰 등을 통한 부가수익 창출 강의까지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밝힌 2024년 달라지는 주요 정책은 청년과 취약계층, 기업, 지역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그 가운데 중장년층과 관련된 문체부의 정책으로는 고령자의 문화 활동 확대와 지역발전을 꼽을 수 있다.
고령자 문화 활동 지원 확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문화예술패스’ 시범 운영, 청년 창업 지원 등이 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달라지는 점은 여행 편의를 높이는 정책을 확대·시행한다는 점이다.
고령자는 거동이 불편하므로 장애인과 함께 관광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 문체부는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 사업 신규 권역 1곳을 선정하고 법주사(보은군)와 삼악산 케이블카(춘천시) 등 ‘열린관광지’ 30개소를 추가 조성(현재 162개소)한다”고 밝혔다.
열린관광지 사업은 관광지의 보행로, 경사로 정비 등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 장애 유형별로 즐길 수 있는 체험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누구나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으로 장애인 특화 여행 코스로 유명한 곳으로 연곡 해변 캠핑장 유니버설디자인 카라반,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춘천 의암호 킹카누, 산 정상까지 휠체어로 오를 수 있는 대구 비슬산 군립공원, 타포니 지형을 촉각과 해설로 경험할 수 있는 진안 마이산 도립공원(마이산 탑사) 등이 거론된다. 이와 같은 곳이 추가 조성되는 것으로 고령자의 관광이 훨씬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문체부는 ‘이야기할머니’ 사업도 확대한다. 이야기할머니는 여성 어르신들이 유아교육 기관을 직접 방문해 삶의 지혜가 담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업이다. K-전통문화 콘텐츠 육성을 목표로 2009년 시작했다. 2023년 기준, 전국에 3000여 명의 이야기할머니가 8700여 개 유아교육 기관에서 약 52만 명의 유아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줬다.
문체부는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올해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초등학교 방과 후 학습 과정인 ‘늘봄학교’에서도 시행한다. 2023년 하반기에 32개교에서 시범 운영했으며, 2024년에는 100개교로 대폭 확대한다. 어르신에게는 문화예술인으로서의 활동 기회, 초등학생에게는 인성 함양의 기회를 각각 제공한다. 일거양득인 셈이다.
여행 지원으로 지역 발전 꾀해
우리나라의 지방 지역은 지속되는 저출산 추세에 고령화 문제까지 더해지며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문체부는 정부의 ‘지방시대’ 선포에 발맞춰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위기에 적극 대응한다.
먼저 매년 6월, 1회 진행했던 ‘여행가는 달’을 2회로 확대해 지역으로 여행하는 국민에게 각종 할인 혜택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걷기 여행과 자전거 관광 등 관광과 웰빙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전거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코리아 둘레길 안내 체계를 완비한다. 걷기 여행 온라인 플랫폼인 ‘두루누비’를 통해 국·영문 안내 서비스도 국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호응이 높았던 ‘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지역도 추가해 대표적인 지역 관광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15개 지역에서 올해 강원 평창, 충북 옥천 등 최대 4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인구 감소 지역의 생활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도 확대한다. 농어촌·혁신도시·문화지구 등 지역에 ‘구석구석 문화 배달’ 사업(61억 5천만 원)을 신설해 지역 수요·특성을 반영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기획과 지역 대표 브랜드 공연·축제 활성화 등을 지원한다.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연계해 문화 취약 지역 등에서도 연중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보장할 계획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문화를 누리는 국민의 부담은 낮추고, 문화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며, 문화로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2024년 문체부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며 “올해 달라지는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온 국민이 문화로 풍성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방법이 있다. 바로 투자다. ’성덕 애널리스트’라 불리는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리서치 센터 선임연구원은 말한다.
“투자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좋아하는 분야부터 시작하세요.”
단순한 덕질 대상으로 여겨지던 엔터테인먼트는 K-콘텐츠의 약진과 함께 유망한 성장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투자자들은 콘텐츠를 즐기는 동시에 주가 차트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이현지 선임연구원는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엔터주를 지금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가 엔터주를 좋게 보는 이유는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에요. 시장이 성장 초입 단계라 먹거리도 많죠. 불황이 무색할 정도로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어요.”
스트리밍부터 굿즈 구매, 콘서트 예매까지. 덕질에 일가견 있는 이라면 이미 엔터주 투자 자격은 충분하다.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며 파고드는 덕질의 기본은 관계성 파악인데 투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 대한 애정과 관심. 이제 여기에 하나만 더 갖추면 된다. 이현지 선임연구원은 시니어에게 ‘이것’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한다. 바로 숫자다.
“숫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좋아하면 객관성을 잃기 쉽거든요. 매출, 영업 이익 등 재무 상황을 살펴보길 권합니다. 그저 ‘좋다’는 이유로 뛰어드는 건 지양해야 하지만 투자는 쉽게 접근하는 게 좋아요. 주변에 있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 보세요.”
연예인 쫓아다니는 자녀의 등짝을 때려 말리던 여성들이 변했다.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시니어 팬덤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곳엔 반짝 유행도, 반짝 스타도 없었다. 거대한 흐름이 된 시니어 팬덤의 형성 과정과 심리학적 이유를 추적했다.
“최종 보스 컴백 확정.”
“우리는 살았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컴백하는 그룹 너무 안타깝네요.”
“아, 이런….”
한 틱톡(동영상 공유 플랫폼) 게시물 속 글로벌 K팝 아이돌 팬들의 대화다. 누군가의 컴백 소식에 한 팬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또 다른 팬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세계 속 K팝 팬들을 웃고 울리는 이는 가수 임영웅이다.
임영웅 컴백 소식은 하나의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자리 잡았다. 한 오랜 K팝 팬의 말이다. “임영웅이 컴백하면 ‘숨스밍’(숨 쉬듯 스트리밍)해야 한다는 말이 돌아요. 보통 오후 6시에 음원이 나오잖아요? 첫날에는 아이돌이 1위를 하기도 하는데, 유지는 힘들어요. 어머니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거든요. 임영웅 팬덤의 존재요? 글로벌 K팝 팬들 다 알 거예요. ‘우리 아이돌 그때 컴백하지 않게 해달라’고 비는 걸요.(웃음)”
‘영웅시대’(임영웅 팬덤)로 대표되는 시니어 팬덤의 입지는 상상 그 이상이다. 견제 또는 의식의 대상이 된 그들은 빠르게 대중 시장 지형을 바꿔나가고 있다.
은퇴하는 오팔 세대, 트롯맨을 만나다
광신자를 뜻하는 영어 Fanatic(퍼내틱)에서 따온 ‘Fan’과 영토를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인 팬덤(Fandom)은 한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로 소비돼왔다. 백과사전에도 ‘어떤 대중적인 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지나치게 편향된 사람들을 하나의 큰 틀로 묶어 정의한 개념’이라 실릴 만큼 인식은 형편없었다. 1990년대 이른바 ‘빠순이’로 불리며 노골적으로 비하받았던 이들에게 오랜 시간 쌓인 편견은 성숙한 팬 문화가 자리 잡고 팬덤 소비가 위력을 드러내면서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팬덤 문화에 시니어가 본격적으로 합류한 건 2020년 전후로 지목된다. 바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과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즌1이 방영된 시점이자 ‘오팔(OPAL) 세대’가 트렌드로 부각된 시기다.
오팔이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로,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처음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는 ‘58년 개띠’와 발음이 같아,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5060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오팔 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탄탄한 경제력과 안정적인 삶을 기반으로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 2010년 즈음 노동 시장에서 은퇴하기 시작한 이들은 2020년을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에서 고령층(65세 이상)으로 접어들었다. 때마침 막이 오른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은 시니어 팬덤이라는 전에 없던 문화를 만들어낸 기폭제가 됐다.
중장년 여성이 팬덤이 된 진짜 이유
시니어 팬덤이 써낸 기록은 역대급이다. 그중에서도 2020년 방송된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즌1은 독보적이다.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아무도 넘지 못했던 ‘마의 시청률’ 30%를 깨며 최고 시청률 35.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38.5%에 달했다. 최종 결선 7인 중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문자 투표에는 773만 1781표가 쏟아졌다.
광풍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임영웅은 새 디지털 싱글 ‘Do or Die’ 발매와 동시에 국내 차트를 석권했고, 김호중은 영화 ‘바람 따라 만나리: 김호중의 계절’로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장민호는 ‘호시절(好時節): 민호랜드[MIN-HO LAND]’ 서울 공연 티켓을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시켰다.
심리학자 김은주 박사는 이를 “일대 특이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한마디로 일본의 ‘욘사마 신드롬’(배우 배용준이 이끈 2000년대 초중반 한류 붐)과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평행이론처럼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김 박사는 그 기저에 중장년 여성들의 복합적인 심리가 깔려 있다고 말한다. “오팔 세대 여성들은 희생의 아이콘과 같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달러가 되기까지 그들 역시 엄청난 공을 세웠어요. 남성은 경제활동을 하고, 여성은 육아를 담당했지요. 아무리 뛰어난 여성이라도 대개는 가정에서 살림을 담당해야 했던 게 지금의 60대 여성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아이도 키우고, 부모 봉양도 마치고 나니 ‘빈집 증후군’ 같은 게 생긴 겁니다. 뒤돌아보니 사회적 권리도, 힘도, 소속감도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거예요. 인생을 즐기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치열하게 살아온 뒤 남은 주름진 얼굴과 아무도 몰라주는 헌신. 그 우울과 불안 그리고 헛헛함을 마주했을 때 등장한 것이 장르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음악을 하는 스타라고 김은주 박사는 분석한다. 중요한 건 ‘트로트’가 아니라 ‘스타’라는 것이다. 시니어 팬덤이란 사회적 통념에 맞춰 사느라 돌보지 못했던 욕구를 스타를 통해 발견하고 의식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박사는 시니어 팬덤이 자체 미디어 교육을 통해 조직적으로 스타를 지원하고, 아예 팬덤 이름으로 기부와 봉사를 하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 가능하다고 했다. “시니어 팬덤은 단순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 길러냅니다. 1등을 만들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지요. 그렇게 생애 첫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희생만 했다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하는 거예요. 심리학적으로는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 중 3단계(애정과 소속의 욕구), 4단계(존중 욕구)가 함께 충족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김은주 박사는 시니어 팬덤 활동이 결국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 중 5단계(자아실현)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임영웅 팬을 자처하는 그는 부친을 잃은 슬픔을 신간 ‘영웅앓이’를 집필하며 이겨냈다고 했다. 김 박사의 말이다. “사실은 다 스스로를 위해 하는 행동이에요. 행복해지기 위해서요.”
올해로 개관 4주년을 맞이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가 미국 엘리자베스 스탬프의 저서 ‘당신이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에 선정됐다.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시민들과 함께 오래된 책의 가치를 느끼고자 만든 공공헌책방이다. 서울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유휴공간이었던 신천유수지 내 물류 창고를 새롭게 조성했다. ‘책벌레가 뚫고 지나간 공간을 사람들이 다니며 책을 찾는다’라는 기획 의도로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의 철제 서가는 드라마 ‘호텔 델루나’, ‘내일’, ‘기적의 형제’, 영화 ‘정직한 후보’, ‘장르만 로맨스’ 등에 소개돼 주목받았다.
서울책보고는 아르헨티나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랜디드’, 그리스의 ‘아틀란티스 북스’, 미국의 ‘시티 라이츠 서점’, 영국의 ‘바터 북스’ 등 전 세계의 유명 서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헌책의 터널 속에서 오랫동안 길을 잃을 수 있다. (You can get lost for hours in the tunnel of secondhand books.)”라는 추천사와 함께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으로 선정됐다.
출판 편집자이자 방송 작가인 엘리자베스 스탬프는 “아마존(온라인 서점) 시대에서 서점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아름답고 독특한 서점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 세계에서 150개의 서점을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히며, “다음 세대의 책 애호가를 위해서 이 서점을 방문하고 주변에 알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책보고에 대한 관심은 해외 언론사와 출판사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 국영방송 ‘RTVE’의 여행 교양 프로그램 ‘한국 속의 스페인 사람들’(Españoles Comprometidos)에서 서울책보고가 소개됐다. 프랑스 방송국 ‘제이원’(J-One)의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에도 책보고의 이야기가 10월 공개 예정이다. 일본 출판사 ‘도쿄 뉴스통신사’에서는 2023년 9월에 출판되는 여행 서적에 한국 드라마 촬영지 중 하나로 서울책보고를 소개한다.
서울책보고 백민철 총괄PM은 “최근 K-컬처, K-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서울의 문화 콘텐츠 관광에 대한 인기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 헌책과 문화를 결합한 서울책보고에 더 많은 외래 관광객과 국내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한국 문화 지킴이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 울림을 주는 홍보 영상, 잘 정리된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을 어언 30년 가까이 해보니 깨달은 점이다. 기존의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더 효과적인 방식을 찾았기 때문에, 그는 2019년부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저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홍보학자입니다.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자 노력해왔어요. 누군가 제게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현장’이라고 답할 겁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타공인 한국 문화 지킴이다. 주변국의 역사 왜곡 시도에 항의하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홍보 영상을 만들거나 독립운동 유적지에 비치할 안내서를 발간하고 한국어 간판을 제작해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서 교수는 일 년 중 여섯 달은 해외에 있을 정도로 출장이 잦다. 그는 아무리 일정이 빡빡해도 여유 시간으로 반나절 정도는 꼭 마련해둔다고 한다. 관리를 전혀 받지 못해 방치돼 있거나, 이름은 알려져 있으나 안내 시설 등이 노화돼 찾기 힘든 유적지가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 교수는 다니면 다닐수록 관리가 부족한 지역이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적지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이 필요하다.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 현지에서도 해당 장소를 관리하기 위해 신경을 쓰게 되고, 관리가 잘 된 유적지를 방문해 좋은 인상을 받은 관광객들은 입소문을 내며, 그로 인해 점차 방문객이 늘어나는 흐름이 만들어지기 때문. 이러한 선순환이 많은 유적지에서 동시에 일어난다면, 시민들의 전반적인 역사 인식도 향상되는 결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그가 다크 투어 분야에 뛰어든 것은 2019년. 여태 해오던 일을 확장시켜 ‘이제는 내가 직접 나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를 돌며 직접 보고 느낀 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뜻이 맞는 여행사를 찾은 그는 직접 다녔던 루트 그대로 여행 코스를 짰고, 다달이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하며 정성을 들였다. 지금까지 서 교수와 함께하는 여행사 ‘자유여행기술연구소 투리스타’ 역시 실비만 받고 다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홍보학자, 현장에 직접 나서다
첫해의 성공으로 시즌2를 계획하던 2020년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아쉬움을 삼키며 온라인으로만 활동해야 했던 서 교수는 지난 2월 말, 3년 만에 오프라인 다크 투어 프로그램 ‘항일운동 역사투어’를 진행했다. 삼일절을 기념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라 목적지는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도로 결정했다.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주민만 스무 명이 넘고, 그 후손들은 일 년 내내 태극기를 걸어둔 채 생활해 ‘항일의 섬’, ‘태극기의 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곳이다. 함경도 북청군, 부산시 동래군과 더불어 국내 3대 항일운동 성지로 불리지만 인지도는 훨씬 낮다는 점이 아쉽던 차, 이번 기회에 소안도를 제대로 소개해보리라 마음먹은 것.
“이번에는 45인승 차 한 대를 빌렸어요. 이 차만 다 채워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일본 하시마 섬(군함도)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고, 배우 송혜교 씨의 후원으로 해외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소개하는 안내서를 온·오프라인으로 발간하는 등의 활동이 매체를 통해 많이 소개되면서 다크 투어에 관심 갖는 분위기가 고조되던 2019년과는 상황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웬걸, 막상 신청을 받아보니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함께할 분들을 ‘선정’해야 했어요. 놀랄 수밖에 없었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안도의 항일운동 유적지를 찾아온 것은 처음입니다.” 소안도에서 만난 지역 해설사의 한마디는 서 교수를 포함한 모두의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겼다. 그는 40여 명과 함께 소안도 외에도 국내 최대 강제노동 지역인 ‘옥매광산’, 안중근 의사 위패가 있는 ‘해동사’를 찾았다. 사람들은 설명을 들으며 함께 분노하고 슬퍼했다.
성공적인 다크 투어의 필요조건으로는 좋은 스토리텔링이 있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방문해 그곳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당시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어땠는지, 우리 조상들은 하필 이 지역에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짜인 하나의 이야기처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 교수는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 발발 당시의 현장 사진을 큰 종이에 출력해오기도 하고, 지역 해설가를 섭외하기도 한다. 좋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사전 준비가 탄탄해야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더욱 감명받고, 그렇게 느낀 교훈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재적소에 더해지는 서경덕 교수의 너스레는 분위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또 일정이 끝난 뒤 지역 대표 맛집에서 여행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시간을 꼭 가졌다. 아무리 의미와 교훈이 중요한 여행이라도, 여행만의 잔재미를 느낄 구간 또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는 역사학자도 아니고, 여행 전문가도 아니에요. 역사적 지식을 어떻게 해야 잘 홍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죠. 다크 투어를 통해서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깨닫고 교훈을 얻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핵심은 입소문이죠. 그래야 좋은 후기들이 퍼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유적지를 찾고, 그렇게 우리의 소중한 유적지를 지켜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소안도를 함께 방문했던 분들도 ‘SNS 홍보단’이라고 부르면서 많이 공유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앞으로 3년이 적기인 이유
서경덕 교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유적지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명소를 돌아보는 여행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홍보 방식으로 다크 투어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떠올린 갈래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오히려 K-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제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졌으니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예상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2025년까지의 행보가 중요해요.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먹거리, 화려한 경복궁, 대도시 서울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당신들이 관심을 가지는 우리나라에는 사실 이런 아픈 역사도 있습니다’ 하고 유적지도 방문하게끔 하는 거죠. 당장 올해는 정전 70주년이자 한인 이민 120주년이에요. 그러니 한국전쟁과 연관 있는 배우들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진행하거나, 유해 발굴 현장을 외국인이 직접 방문하는 식의 프로그램을 기획해도 괜찮겠죠.”
공식적인 행사나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쉽겠지만, 그렇다고 귀중한 시기를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이 진행한 다크 투어 코스를 SNS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 한국 문화 알림이로 유명세를 탄 서 교수의 개인 SNS 계정을 구경하던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한 번이라도 더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크 투어는 굉장히 효과적인 홍보 방식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3040 부부가 아이와 함께 가족 여행으로 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 그 지역의 유적지를 짧게나마 다녀오는 일이 일상화됐으면 해요.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저도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20일부터 ‘캣워크 페스타’(CATWORK FESTA)의 사전 등록과 티켓 예매가 시작된다.
트렌드 크리에이션 기업 에스팀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3월 3일부터 5일까지 개최하는 ‘캣워크 페스타’는 ‘작업(WORK)이 모여 작품(ART)이 되는 무대’를 주제로 펼쳐진다.
각각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작업물이라 여겨지던 콘텐츠들을 결합해 대중이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시켜 한자리에 모은 축제다. △패션 △컬래버레이션 아트워크 △K팝 △퍼포먼스 등 폭넓은 형태의 콘텐츠를 공연과 전시 형태로 보여준다.
패션쇼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공연으로 탈바꿈한 메인 이벤트 ‘패션&셀럽 퍼포먼스’는 3월 3~4일 양일간 DDP 아트홀 2관에서 열리며, 원하는 회차를 개별 예매할 수 있다. 패션&셀럽 퍼포먼스에는 하투, 레씨토, 레이스, 51퍼센트, 디앤티도트, 리메크, 선우 등 MZ세대들이 주목하는 7개의 패션 브랜드가 참여한다.
실력파 뮤지션 제이미, 수란, 드랙 아티스트 나나영롱킴, 댄스 크루 어때, 라치카의 가비, 원트의 효진초이, 모아나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좌석은 일반석과 스탠딩석 중 선택 가능하고, 모든 좌석은 구역별 선착순 입장으로 운영되는 비지정석이다(일반석 2만5000원, 스탠딩석 1만 원).
축제 기간 DDP 아트홀 1관에서 진행되는 캣워크 페스타의 ‘전시 프로그램’은 공식 판매처에서 사전 등록을 하거나 현장 등록 후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패션&스토리’ 전시에는 한현민·박승건·조성민·이승준·이혜미·김지용 등 6인의 디자이너가 참석한다.
업사이클링 전시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와 래코드(RE;CODE)가 K팝 아이돌 그룹 ‘NCT’의 무대 의상을 새롭게 선보인다. 브랜드 컬래버래이션 아트워크 전시에서는 헤라, 칠레이블, 에비앙, 시크릿쥬쥬 등의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캣워크 페스타의 주요 일정과 라인업을 비롯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판매처인 ‘무신사’와 ‘29cm’에서 사전 등록과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