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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에 웃음 주고 싶어"... 美 백발노인, 열흘간 시소서 먹고 자고
- 손주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시작한 백발노인의 이색 도전이 눈길을 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ABC7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소 타기 종전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척 워커가 지난 1일 다시 시소에 올랐다. 자신이 세운 기록의 50주년을 맞아 이를 경신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앞서 워커는 1971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216시간, 9일 연속으로 시소를 타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워커는 여전히 왕좌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50년 간 그 누구도 깨지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워커는 “바보 같은 묘기 덕에 수십 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잠과 생리 현상을 포함해 약 열흘간을 시소 위에서 보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이 얼마나 재밌어 했는지 생각하니 손자들 역시 즐거워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을 웃게 해 주고 싶었다”고 남다른 손자 사랑을 드러냈다. 또 그는 “나는 충분히 좋은 몸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도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워커가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선 최소 10일을 시소에서 보내야 한다. 수면은 물론 생리현상도 시소 위에서 해결해야 한다.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콩코드 토도스 산토스 플라자 스테이지에 설치된 시소에 오른 워커는 오는 10일 정오에 시소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 2021-07-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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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갔지만 우리들의 화양연화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 인생 이모작에 성공하고 트로트 가수를 목표로 인생 삼모작을 준비했던 이금수(63) 씨가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고등학교 수학교사, EBS 수학 영역 스타 강사, EBS 입시 프로그램 방송 진행자, 서울진학지도협의회, 서울시교육청 대학지도단을 거쳐 은퇴 후 대진대학교의 입학사정관까지, 교육 분야에서 줄곧 일해온 이금수 씨의 트로트 가수 데뷔 스토리를 들어본다. 인생,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여~ 이모작도 버거워하는 중장년들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주는 사나이 이금수 씨가 인생 삼모작 주인공으로, 마침내 꿈꿨던 가수로 데뷔했다. 이금수 씨의 데뷔 앨범은 최근 트로트 가수 강진의 ‘막걸리 한잔’으로 주가를 올리는 류선우 씨가 작곡과 작사를 맡고, 트로트 업계에서 고급스런 편곡으로 소문이 자자한 장승연 씨가 편곡자로 나섰다. 아내 주현선 씨와 ‘금실은실’이라는 혼성듀오로 2곡을 녹음했고, 부부가 각각 2곡씩 녹음해 총 6곡이 수록돼 있다. 지난해부터 이금수 씨는 1년 가까이 쉬지 않고 트레이닝을 받으며 트로트 창법을 익히고 연마했다. 워낙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에게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던 터라 ‘자신감’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 내달렸단다. 이금수 씨의 솔로곡인 ‘중년고백’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중후한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아내 주현선 씨의 솔로곡 ‘우야꼬’는 어쩌면 가수로서 단점이 될 수 있는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가사로 풀어내 오히려 매력 포인트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함께 부른 ‘꽃노래’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부부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듯한 노래라 중년부부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금수 씨 부부는 처음 이 노래를 연습할 때부터 애착이 많이 갔던 곡이라 기대가 각별하다고. 트로트 업계에서 실력자로 통하는 작곡·작사가와 편곡자가 힘을 합쳐서인지 트로트의 구성진 가락에 세련된 사운드가 입혀져 감성을 건드리는 게 일품이다. TV만 켜면 채널마다 트로트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요즘, 목소리만 꺾어대는 기교형 가수보다 진심을 담아 정감 넘치고 사람 냄새 나는 곡으로 승부를 던지는 신참내기 가수에게 기대가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8개월의 보이스 트레이닝 끝에 지난해 연말부터 녹음에 돌입, 올 초 앨범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트로트 가수로 도전하면서 트레이닝과 앨범 녹음 기간 아내와 줄곧 함께해 부부 사이가 신혼 때보다 더 각별해졌다고 이금수 씨가 환한 웃음을 짓는다. 그렇다면 이금수 씨는 젊은 시절부터 가수가 꿈이었을까? 본인에게 가수의 꿈이 있다는 것은 언제 알았을까? 술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친구, 동료들과 술 한잔에 얼큰해지면 노래를 하고 싶어 꼭 마이크를 잡았단다. 주현선 씨도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아이들이 어렸을 땐 잠을 재워놓고 같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온 적도 많다. “지금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미안하네요. 그래도 아내는 그렇게라도 노래를 부르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견디지 않았을까요? 올해가 결혼 37주년이니 37년 이상 노래를 불렀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를 할 당시에는 축구, 테니스 등 운동을 마치고도 동료들과 함께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췄네요. 송창식의 ‘고래사냥’을 부르면서 말이죠.” 그는 동료들이 “노래 잘한다”며 치켜세울 때는 기분이 우쭐해서 술값도 많이 계산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EBS에서 강의를 하고 있어 수입이 짭짤하니 술값을 내라는 칭찬 아니었을까? 갑자기 합리적인 의심(?)도 든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 것이, 그런 이야기를 자꾸 들으니 노래가 더 좋아지고 일하면서도 쉬지 않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말 그대로 생활 속에 노래가 꼭 박혀버렸다. 이렇게 시작된 노래 사랑은 개포동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절정을 이루었다. 노래를 좋아하는 신도들끼리 모여 합창을 연습하며 세속의 노래인 ’마법의 성‘을 부르는데 너무 멋있어서 마치 천사들이 하늘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환희의 순간을 맛봤다. “한번은 성가대 연습을 마치고 성가대 단원끼리 동네 맥줏집에서 한잔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정도로 동요를 조그맣게 불렀는데, 호프집 손님들이 맥주를 보내면서 노래를 좀 더 크게 계속 불러달라고 조르기도 했어요. 화음이 정말 훌륭하다고 격려해주면서요.” 37년 결혼 생활을 맞춰온 팀워크로 혼성듀오도 완벽 깔맞춤 인생 이모작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하루하루 심적인 안정을 찾아갈 때쯤이었다. 대진대학교에서 입학사정관 실장을 하면서 인생 삼모작을 생각하게 되었고, 부부가 함께 노년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을 제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다가 부부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니 가수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의견을 나누게 됐고, 뜻을 합하게 됐다. 마침 EBS에서 오랜 기간 함께 일했던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고, 그러자 지인은 자신의 아우가 작곡가라며 소개를 해주었다. 그 아우가 바로 ‘막걸리 한잔’의 작곡·작사가인 류선우 씨였다. 류선우 씨의 테스트를 거쳐 1년 가까운 훈련 기간을 마치고 마침내 신곡 ‘꽃노래’와 ‘중년고백’, ‘우야꼬’로 결실을 맺게 된 것. 처음 테스트를 받으러 간 날이 2020년 4월 19일. 그 전 3개월 정도는 실용음악학원에서 매주 1회씩 원장님에게 지도를 받았다. 류선우 작곡가는 부부의 노래를 처음 듣고 나서, 이금수 씨는 노래를 자주 불러서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주현선 씨는 목소리가 노래와 겉도는 등 익숙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목소리 자체는 깔끔해서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톤이 좋아질 것 같다며 격려를 해주었다. 이금수 씨는 목소리가 탁성이라 앨범 전체를 솔로로 하는 것이 걱정이었고, 주현선 씨는 노래에 익숙하지 않아 역시 솔로를 하기에 부담이 있었는데,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혼성듀오를 결성해 가수로 데뷔하자고 의기투합했다. 하긴 37년을 혼성듀오로 살아왔던 부부인 만큼 그 어느 팀보다 팀워크만은 탁월하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트로트 가수를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인생 이모작이야 30년 넘게 몸담았던 같은 교육 분야로 이동한 것이니 이질감도 없고 그런대로 적응할 수 있었지만, 인생 삼모작으로 목표한 트로트 가수는 완전히 트랙을 달리하는 분야이니 사실 막막함이 더 컸다고. 앨범이 나오기까지 부부는 매일 2시간 정도 수락산 아랫자락에서 노래 연습을 했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그래도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앨범 발매 가수로서 무대에 서서, 부부가 함께 눈을 맞춰가며 노래 한 곡을 부를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엄청나다고 한다. 야외무대에 서며 관객과 호흡해 지난 4월 26일 부부는 엠스타 TV가 천안 ‘화수목 정원’에서 진행한 ‘유예진의 히트가요쇼’ 녹화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야외에서 진행하는 녹화 무대에 서니, 앨범을 발매한 가수로 확실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 뿌듯하기 그지없었다. 이를 계기로 ‘금실은실’ 듀오는 무대에서 불러주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아예 무대를 직접 만들자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이 열리자 많은 분들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남기며 부부 가수와 소통을 했다. 진행자까지 투입된 유튜브 미니 콘서트 무대에 오르니, 비록 방송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나만의 콘서트를 연 듯한 가슴 꽉 찬 시간이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처럼 ‘금실은실’ 부부 가수의 첫 유튜브 콘서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실시간 조회수는 1000회를 넘었고 ‘좋아요’는 60개를 넘는 등 부부 가수의 첫 콘서트라고는 믿기지 않는 훌륭한 성적이었다. 6월에도 역시 야외 녹화 일정은 물론 유튜브를 통한 2차 라이브 콘서트 계획이 잡혔다며 “부부 가수 ‘금실은실’로 조금씩 알려지면 애초 계획대로 지역 봉사활동을 많이 다니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트로트 맛깔나게 부르는 설운도 닮고 싶어 신참내기 트로트 가수로서 롤 모델은 마음속의 영원한 스타, 설운도란다. ‘58년 개띠’로 나이는 똑같지만 가수로 정점에 오른 후에도 꾸준히 노래 연습을 하며 곡을 쓰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 “부러운 것 하나는, 설운도 씨는 가사를 직접 쓰다 보니 자신만의 감성을 듣는 이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노래를 배워서 부르다 보면 기교에만 신경을 쓰게 되는데 설운도 씨의 노래를 듣고 가사 전달력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됐다며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요즘도 보컬 트레이닝을 꾸준히 받는데, 이 훈련을 통해 가사를 분석하는 것은 물론 마디마디 창법과 트로트 가수들의 전매특허라 할 밀당 기술 등을 꾸준히 연습해 몸에 착 배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요즘 배우는 노래는 ‘사랑반 눈물반’, ‘처녀뱃사공’ 등인데 나만의 노래가 됐다 싶을 때 녹음해서 유튜브에 올릴 생각이다. 트로트 부부 가수 데뷔하니 주위 사람들 반응 뜨거워 “트로트를 한 것이 돈을 벌려고, 유명해지고 싶어서 시작한 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게 있어서 늦은 나이에도 목표를 세우고 정진해서 꿈을 이루며 살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는 세월에 순응하며 사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인생의 다음을 걱정하려면 2~3년 고심하며 탄탄히 준비하고 미리 계획한 후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생 이모작과 삼모작의 목표가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아마 실패하기 십상일 것이다. 단지 자신의 재능을 조금 더 사용해 여가생활에 보태고 이웃에 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 훌륭하다고 말이다. 그래도 질투와 시기 어린 시선보다 격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힘을 주는 분들이 훨씬 많아 힘이 됐다는 그는, ‘금실은실’의 첫 유튜브 라이브 미니 콘서트 날 주위 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크게 고무됐다. 그가 SNS 활동을 열심히 하는 ‘6070중년쉼터’ 밴드의 선배들과 동년배, 후배들이 접속을 독려하며 응원해준 것에 크게 감동한 것이다. 이들의 격려와 응원을 장착하고 신인 가수의 패기를 얹어 야외무대와 유튜브 미니 콘서트를 멋지게 소화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먼저 섭외 전화를 받는 가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함께 취미를 공유하고 꿈을 나누며 이루어나가는 부부의 모습은 주위에 귀감이 된다. 결국 인생이란 바로 내 옆의 가장 가까운 가족과 소통하며 건강한 가족과 이웃,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걱정만 하다 문턱을 넘어보지도 못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걱정만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딪혀보지도 않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요. 문턱을 넘을까 말까 걱정만 하면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루하루 손에 익히고 몸에 체화하는 것. 그렇게 매진하며 살다 인생 마지막에 내가 나를 인정하고 엄지를 치켜세워줄 수 있어야죠.”
- 2021-06-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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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그린 정원 같은 농장을 일구기 위한 대찬 행진
- 아름다운 것들은 결국 허무하게 진다. 꽃이 그렇고, 풀이 그렇고, 인생 역시 그렇다. 살면 살수록 고난도 첩첩 쌓인다. 그러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했다. 살 만큼 살고서도 요상하게 삶에 대한 애착은 더 강해진다. 저녁 바다로 꼴깍 넘어가기 직전의 태양이 드리우는 붉은 노을은 왜 그리 아름다운가. 황홀한 놀빛을 잡아두고 싶듯이, 나이 들수록 손아귀로 빠져나가는 시간을 어떻게든 움켜쥐고 싶어진다. 그러나 무슨 수로 뺑소니치는 시간을 잡아두랴. 이제 막 60대에 접어든 신동복·김중길 부부는 삶의 방법을 바꾸는 것으로 시간의 속도전에 대응하기로 했다. 귀농을 통해 유한한 시간을 진정 요긴하게 쓰기로 했다. 귀농을 먼저 제안한 건 아내 신동복 씨였다. 회사 퇴직 이후의 삶을 고려한 남편은 군소리 없이 찬동했다. 이 부부는 3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해오며 지쳐 나동그라지는 아우성 한 번 내지른 일 없이 좋은 금슬을 유지했다고 한다. 외출할 때면 늘 손잡고 돌아다니는 버릇을 고수해왔다는 게 아닌가. 미리 말하자면 이 닭살 부부는 슬로 슬로 퀵퀵, 스텝 한 번 꼬이는 법 없는 춤으로 시골이라는 무도장을 능란하게 누볐다. 돈독한 부부애가 귀농 생활의 이상적인 행보를 가능케 한 힘이었던 것 같다. 귀농을 위해 부부는 사전에 현실성 있는 의견을 자주 나누었다. 예상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리 충분히 숙고했다. 어디로 갈까, 시골에서 어떻게 살아야 재미를 볼까, 작목은 뭐로 할까, 자주 들었던 시골 텃세엔 어떻게 대처할까, 이모저모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었던 모양이다. 구미에 맞는 귀농지를 찾아내기 위해 자그마치 5년간 전국의 땅을 보러 돌아다녔다고 하니 신중에 신중을 기한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북 고창군 상하면을 귀농지이자 인생의 종착지로 선택했다. 이 지역의 무엇에 필이 꽂혔을까. 아내 신동복 씨의 얘긴 이렇다. “산과 들, 바다가 있는 게 고창이다. 해산물을 비롯해 갖가지 먹거리가 풍부하게 나오는 곳이라는 게 우선 좋았다. 게다가 복분자, 고구마, 수박 등 특산물이 많은 점에서 알 수 있듯 농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귀농에 유리한 지역이라 본 거다.” 군청 소재지와 가깝고, 야트막한 산자락 곁이라 아늑하고, 썩 좋은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어떤 경로로 터를 구입했나? 자칫 바가지 쓰기 쉬운 게 시골 땅인데. “정말 유념할 게 시골 토지의 구입 요령이다. 부동산 업소에 나온 가격과 일반적인 실질가격, 그리고 마을 내부의 가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었던 우리는 일단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매물을 소개받았으나 흥정은 땅 주인을 만나 직접 했다. 덕분에 좋은 가격에 인수했지.” 터의 넓이는 6500평. 평당 가격은 약 3만 원. 너른 땅을 매력적인 가격에 산 셈이다. “남편의 은퇴에 대비해 사실 많은 궁리를 했다. 식당을 할까, 원룸 임대업을 할까, 이런저런 모색을 하다 귀농을 결심했지. 시골 생활이 부부의 적성에 맞고, 좋은 삶에 가장 가까운 거라 생각해서였다. 시골 땅은 사두면 오르면 올랐지 내려가진 않는다는 주변의 얘기도 참고했다.” 농장의 모습이 훤칠하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청결한 경관이 인상적이다. “다들 감탄하더라.(웃음) 굉장히 깨끗하고 좋다는 거다. 애초 이곳은 황무지 비슷한 곳이었다. 버려둔 다랑이 논밭으로 잡풀과 넝쿨이 뒤엉켜 보잘것없었거든.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땅이었다 하더라. 그런데 우리 부부 눈엔 좋아 보였다. 적당한 경사각도 오히려 마음에 들었지. 정원 같은 농장을 만들기에 적격이라 본 거다.” 정원 같은 농장? 그게 뭔가? “다들 알겠지만 농업이란 어렵기 그지없는 직업이다. 농사에 전적으로 생계를 걸고 시골에 내려오는 건 무모한 도전일 수 있는 거다. 우리는 과욕 없이 적정 규모의 농사를 짓고, 도시에서 모아둔 약간의 노후자금과 연금을 아껴 쓰며 소박한 생활을 즐기는 귀농 생활을 하기로 작정했던 거지. 가급적 많은 나무와 화초를 가꿔 부부가 꿈꾸었던 정원을 만들고, 농사는 가장 똘똘한 작목을 선정해 크지 않은 규모의 소득을 올리는 선에서 만족하자는 거! 이게 밑그림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별 차질 없이 계획대로 추진해왔다.” 유실수만 심은 이유 실현 가능한 노후의 이상향을 설정한 뒤 귀농했다는 얘기다. 차근차근 돌탑을 쌓아올리듯, 과속 없는 인내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닥부터 충실하게 다져나갔다. 터를 구입한 뒤 처음 한 일은 집 장만이었다. 원래 있었던 허름한 고가를 고쳐 아담하고 반듯한 거처를 마련했다. 그게 4년 전의 일. 그리고 일단 아내 먼저 그 집에 입주해 귀농 생활에 시동을 걸었다. 남편은 직장이 있는 청주시에 머물며 주말마다 내려와 일을 거들었다. 다시 말해 아내 신동복 씨가 귀농 항해의 선장 역할을 도맡은 셈이다. 파랑이 잦았을 게다. 여자 혼자 후미진 시골 산자락에 살며 너른 농토를 꾸려나간다는 거. 거의 천하장사에 맞먹을 힘과 깡이 아니고선 당해내기 어려운 일이지 않겠는가. “내가 보기보다 깐깐하고 야무진 여자다.(웃음) 비 오는 밤엔 긴장이 좀 됐지만 마당에 개를 키워 경비병으로 삼았다. 그런데 혼자서도 하루하루가 좋았다. 나무나 화초를 심고 가꾸는 거, 그게 너무도 즐거웠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도 밖에 나가 일할 수 있는 아침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게 되더라고. 한해 두해 서서히 모양새가 잡혀가는 걸 지켜보며 느끼는 보람도 컸다.” 나무는 주로 어떤 수종을 심었지? “20여 종의 나무를 심었다. 집을 짓고 입주하기 전, 즉 땅을 구입한 직후부터 틈틈이 드나들며 지속적으로 묘목을 사다 열심히 심었다. 수종은 면밀히 고려해 선정했다. 모든 나무가 다 유실수다.” 유실수만 심은 이유는? “약을 치지 않은 신선 과일을 생산해 식구들에게 먹이고 싶었다. 그러고도 남는 과일은 이웃과 나누기로 했다. 유실수가 소소하나마 수익을 가져다줄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남편의 은퇴 이후엔 퇴직금과 국민연금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데, 가급적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급자족을 하는 게 옳다고 봤다. 또 우리가 먹고 남은 과일은 시장에 내다 팔면 될 거라는 생각으로 미리미리 유실수를 심어둔 거다.” 그녀의 농장 들머리엔 살구나무와 대추나무가 가로수처럼 즐비하다. 어느덧 성목으로 자라 가을이면 탐스런 열매가 달린단다. 체리나무, 포도, 앵두나무, 사과나무 등 갖가지 유실수들도 곳곳에서 잘 자라고 있다. 꽃은 또 어떻고? 장미며 철쭉, 해당화 등이 5월의 햇살을 받으며 기름진 잎으로 빛을 발한다. 비닐하우스 하나에는 다육식물이 빼곡하다. 식물을 애호하는 도저한 습벽을 알 만하다. 시골의 불문율을 존중하기 그렇다면 농사는? 꽃나무에만 취해 살기로 한 귀농이 아니었으니 농사에는 더 많은 땀을 쏟았다. 그녀는 첫 작물로 아로니아를 재배했다. 그러나 점점 가속되는 가격 하락 추세를 주시한 군청의 권고로 한 해 농사를 끝으로 접어야 했다. 이어 복분자로 전환했으나 2년 차에 동해를 입어 이 역시 가차 없이 뽑아냈다. 그래도 두 작물에서 용케 약간의 흑자를 냈다 하니 초심자의 농사치고는 놀라운 실적을 거둔 셈이었다. 이즈음 남편이 마침내 퇴직을 하고 시골살이에 합류했다. 부부는 이제 한결 안정적인 작목을 선택하기 위해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자문을 구했다. “고창군은 귀농의 적지로 손색없다. 이를테면 복분자 농사를 하겠다고 하면 군에서 전문가를 보내 상세한 지도를 해주는 식으로 지원해주더라. 우리는 고창군귀농귀촌협의회를 통해 유능한 멘토를 만났다. 블루베리 농사로 농장을 성장시킨 분인데, 우리에게도 블루베리를 권했다. 블루베리에 환한 그의 상세한 가르침을 받고 바로 따르기로 했다. 승산이 높다고 판단했지. 올봄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묘목을 식재했다.” 블루베리 역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이지 않나? “가격 추이와 무관하게 흑자를 낼 수 있는 규모와 시설을 구축했다. 비닐하우스 6동에 면적은 850평인데, 이 정도면 부부 둘이서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이상적인 규모다. 생산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지. 게다가 완전 자동으로 돌아가는 스마트 팜 시스템을 도입한 농장이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가령 가온(加溫)을 해 조기 출하를 할 경우엔 고수익도 가능하다.”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발생해 큰 손실을 보기도 하는 게 농사인데? “블루베리에 풍부한 경험을 쌓은 멘토의 조력을 받으며 충실하게 농장을 꾸려나가고 있다. 승산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생산 물량 전부를 매입하겠다는 유통업자와 계약까지 완료했다.” 고행처럼 뜻밖의 애환이 많아 낙심하기 쉬운 게 귀농 생활이다. 누가 귀농을 하겠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뜯어말리고 싶다는 귀농인도 드물지 않다. 그런데 그녀는 끄떡없다. 지금까지 눈부신 흑자를 기록한 건 없지만 이렇다 할 실패나 대단한 시행착오도 없었으며, 그 순탄한 여정에 비추어 블루베리 농사도 뜻대로 굴러갈 거라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물론 그간 허리가 휘어질 노동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지경으로 막대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삐끗 추락하면 끝이라는 각오로 ‘악착스럽게’ 일에 매달렸다는 거다. 이처럼 맹렬하고 부지런한 태도는 남편 역시 마찬가지. 공감과 교감으로 훈훈하게 소통하는 부부애 역시 전진의 견인차다. 찰떡궁합으로 갖가지 고초를 넘어선다. 그런데 그녀가 귀농을 해서 가장 잘한 일이라 내세우는 게 하나 있다. 마을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산다는 것이다. “내가 원래 멋 부려 차려입고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여자다.(웃음) 이곳에 와서도 처음엔 도시에서처럼 멋 좀 내고 다녔지. 그러자 마을 어르신들이 뭘 여쭤도 대꾸조차 않더라. ‘차림새를 보아하니 마을과 어울리지 않을 사람’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아차! 나를 싸가지 없는 여자로 보는구나!(웃음) 그런 생각을 하며 옷 취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한 처신으로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이건 정말 중요한 대목이다. 귀농을 하면 무조건 원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기적이고 무딘 처신으로 결국은 쫓겨나다시피 도시로 돌아가는 케이스가 드물지 않더라. 물론 큰 마을의 경우 삐딱한 사람 하나쯤은 있어 애먼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자기 땅의 경계를 확실히 하겠다며 토지 측량부터 하다간 외톨이로 고립되기 십상이다. 시골에 가선 시골의 불문율을 존중해야 하는 거다. 어려울 것 없다. 인사 잘하기, 가끔 식사 대접하기, 이웃 농사일 거들어주기, 농산물 나눠 먹기 정도를 진심으로 하다 보면 가족처럼 금방 가까워지는 게 시골이거든. 나는 현재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 ‘저 집은 복 많은 집이야, 복 받은 집이야!’ 그런 칭찬도 다반사로 듣는다.” 농사면 농사, 처신이면 처신, 뭐 하나 방심 없이 최선을 다했나 보다. 게다가 노니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 일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을 환경을 조성했다. 꽃과 나무를 무수히 가꾸고, 연못을 파 연꽃을 기르며, 못에 넣은 치어들이 살찔 즈음엔 심심파적으로 낚시를 즐긴다. 이쯤이면 낙원이라 해야 하나? 신동복 씨가 주는 귀농 팁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자. 준비되지 않은 귀농은 반드시 실패한다. •귀농지를 선정할 때 자연환경, 농업 환경은 물론 마을의 인심이나 풍토도 파악하고 결정하자. •내 농사를 짓기 전에 남의 농장에서 기술과 경험을 쌓는 수련기를 갖자. •농사로 큰돈을 벌기는 어렵다. 형편과 실력에 맞는 적정 규모를 미리 책정하라. •지자체가 운영하는 귀농정책의 내용을 면밀히 따져 귀농지를 결정하자. •마을 원주민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라. 이는 가장 중요한 필수 수칙이다.
- 2021-06-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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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상 고창군수가 말하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고창의 매력
- 역사와 전통, 자연이 어우러진 고창군을 즐겁게 설명하는 그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모든 요소를 가진 천혜의 환경 속에 여러 가지 특용작물 재배로 의욕적인 발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는 고창군은 이미 귀농귀촌인들에게 자연과 사업을 아우르는 이상적인 곳으로 소문나 있다. 유기상 군수의 목소리로 도시민들이 고창에서 살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와 고창군의 특별한 매력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광범위한 고인돌 유적지가 알려주듯 고창군은 3000년 전 한반도에서 해양 문화, 대륙 문화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살았던 곳입니다. 가히 한반도의 수도였다고 할 수 있죠. 산, 들, 강, 바다, 갯벌까지 자연의 모든 게 있는 곳이며,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기상 고창군수의 목소리에 배어든 자신감처럼 전라북도 고창군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지명이다. ‘삼시세끼’, ‘1박2일’, ‘6시 내 고향’, ‘한국인의 밥상’ 등 시청률 높은 다양한 방송을 통해 산과 바다, 들녘이 공존하는 깨끗한 환경의 청정 지역으로 꾸준히 전국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2013년 5월에는 고창의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청정한 자연환경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고창에는 선운산 도립공원, 노래로도 익숙한 선운사, 운곡습지, 학원농장 청보리밭, 동호해수욕장, 구시포해수욕장, 석정온천 등 관광지가 많고, 고창읍성, 무장읍성 등 역사·문화유적지가 계속 이어진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 하늘·땅·사람이 상생하는 고창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 소도시 대부분이 당면한 문제는 바로 인구 감소 현상이다. 기존 인구는 고령화되고 젊은 인구는 대도시로 유출되다 보니,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서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그런 반면 은퇴한 시니어들과 도시 생활에 지친 젊은 세대에게 귀농귀촌이 삶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현상 또한 그 이면에 있다. 도시민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을지 결정짓는 열쇠 중 하나는 농업 소득 창출에 있는데, 그 부분에서 고창은 특별한 장점이 있다. “고창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농토가 넓고, 다양한 소득 작물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복분자, 수박, 멜론, 블루베리, 쌀, 인삼, 고구마, 땅콩, 고추, 김 등 고소득 작물이 많고, 이런 작물들을 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받고 있죠. 그리고 고창의 농경지는 대부분 황토로 구성되어 게르마늄 성분이 타 지역보다 11% 더 많고, 볏짚에 많이 들어 있는 고초균도 타 지역 토양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김길용 전남대학교 교수님의 연구 결과가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천 년을 가는 식초 만들다 유 군수는 고창에는 특산 고소득 작물이 많은 덕분에 부모님 대를 이어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 농부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그가 요즘 특별히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 있다. 바로 식초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이슈로 발효식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커진 상황. 그는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로 만든 식초는 기존 발사믹 식초보다 항산화 효과가 네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마실거리 중 최고는 식초죠. 천 년을 갈 수 있는 식초는 사람을 살리는 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창을 세계 4대 식초도시 중 하나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고창군은 식초 원료가 되는 쌀과 보리 등 곡류와 복분자, 아로니아 등 베리류의 국내 최대 산지로 유명하다. 복분자 가공산업의 발달로 시설 기반이 이미 조성되어 있으며, 관련 분야 전문 인력 및 자체 연구소도 확보하고 있다. 식초 시장은 다른 발효식품과 달리 선도 지역이 없는 초기 산업 형태이기 때문에,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춘다면 고창식초가 세계적인 명품 식초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식초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발효식품 공유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발효식품 공유 플랫폼 구축 사업과 복분자식초를 활용한 면역력 제품 개발 사업, 식초 문화 확산을 위한 식초마을 구축 확대 등 식초산업이 미래 농생명 식품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문화·치유 도시로서의 귀농귀촌 지역 최근 5년간 해마다 평균 1300세대, 1600명 이상 인구 유입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고창군이 귀농귀촌인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들어봤다. “우선 예비 귀농귀촌인을 위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를 2018년부터 30세대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950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입교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39명이 지원했더군요. 이후 서류심사 및 면접을 통해 30세대를 선정했습니다. 입교생들은 센터 내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에 거주하면서 3월부터 11월까지 공동 실습 하우스와 텃밭을 활용한 작물 재배, 선도 농가 현장 견학, 고창군의 문화유적지 답사 등 다양한 교육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귀농인을 위한 영농정착금 지원과 초보귀농인 서포트 사업도 있다. 영농정착금은 주민등록 주소 기준으로 도시 지역에서 12개월 이상 거주하다 고창으로 전입(3년 이내)해 농업경영체로 등록된 만 60세 이하 귀농인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을 3년에 걸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초보 귀농인 서포트 사업은 고창으로 전입 3년 이내, 만 60세 이하로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귀농인에게 종자·비료·농약 등 농업에 필요한 경상비용으로 200만 원 이내의 지원금을 준다. 귀농창업 활성화 지원 사업은 좀 더 고참(?) 귀농인을 위한 사업이다. 이는 고창으로 전입 5년 이내, 만 65세 이하 귀농인 세대주로서 창업자 또는 창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필수 교육과 창업 컨설팅 완료 후 사업계획서 발표 및 심의 결과에 따라 창업실행비를 차등 지원한다. 고창에서 거주지 마련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위해 시행하는 귀농귀촌 농가주택 수리비 지원 사업은 고창으로 전입 5년 이내로 주택을 구입 또는 임차 후 수리하여 정착하고자 하는 세대주에게 지붕·화장실·주방 개량 및 보일러 교체 등 주거 생활에 꼭 필요한 수리비를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최근 인구 통계적인 급격한 변화에 따른 가족과 이웃의 해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고창군에서는 이러한 점에도 주목해 소규모 귀농귀촌 기반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5세대 이상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표자를 선정, 건축 허가를 받은 후 사업을 신청하여 대상자로 선정되면 5000만 원 이내의 사업비로 진입로 포장, 상하수도 관로 매설, 배수로 및 옹벽 설치 등 필요한 기반을 조성해준다. 귀농 인구 전국 1위 기록 이러한 배경과 노력 덕분일까.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창으로 전입한 귀농귀촌 총 인구는 1만2755세대, 1만7842명이다. 특히 통계청 조사 결과 2018년에는 1363세대 1748명이 전입하여 전국 기초지자체 중 귀농 인구 1위를 했으며, 2019년에는 1104세대, 1370명이 전입하여 전국 5위(전라북도 1위)의 성과를 달성했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서의 성과 또한 출중했다. “지난해 27세대가 체류형 시설에 입주하여 8개월간 영농 관련 교육을 받고 총 20세대가 고창에 정착, 74%의 정착률을 기록해 체류형 시설을 운영 중인 전국 8개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지난해 교육을 수료한 후 고창에 정착한 20세대는 고창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며, 도시에 사는 친구 및 지인들에게 아름답고 깨끗한 고창으로 오라고 권유하는 등 고창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고창군은 이러한 가시적 성과를 바탕으로 귀농귀촌인 재능기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쌓고 귀농이나 귀촌을 해 농촌에서 소중한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고창군 자원봉사센터 및 각 읍면 귀농귀촌협의회 지회와 연계하여 각 마을 상황에 맞는 재능기부가 가능하다. 이런 재능기부를 통해 성취감 및 자존감 향상은 물론, 기존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갈등도 해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유 군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해도 귀농귀촌은 어려운 일이다. 생활의 근거지를 변경하는 것은 큰 변화가 뒤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 군수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귀농귀촌을 한 후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농사를 짓는다면 어떤 작물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고 연구하고 많은 정보를 찾아서 비교 분석해보라고 조언했다. 목표를 분명히 설정한 다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곳을 귀농귀촌지로 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주거지 및 농지 마련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당 지역을 자주 찾아서 여기저기 다녀보길 바랍니다. 먼저 귀농귀촌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도 들어보고, 행정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 상담실을 찾아가 상담도 해보고, 발품 팔아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했을 때, 귀농귀촌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 삶의 가치를 위해 생활의 틀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원정책이나 보조금만 기대하고 오시지 않길 바랍니다. 그저 자연과 하늘·땅·사람과 함께하는 고창에서 치유하며 사는 행복한 삶을 생각하고 내려오시면 참 좋겠습니다.”
- 2021-06-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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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꿈과 희망 주는 ‘50+ 신춘문예 시니어 공모전’ 응모 활발
- “시니어들에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줘 감사하다.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갖게 될 것 같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나의 미래설계를 위한 브라보!!’라는 이름으로 신한은행과 함께 열고 있는 ‘50+ 신춘 문예 시니어 공모전’에 응모한 한 시니어의 메일 내용이다. 28일 이투데이피엔씨 관계자는 “분야별로 다양한 작품이 꾸준하게 접수되고 있다”며 “아직 마감이 한달 넘게 남은 상황이어서 그런지 응모작이 넘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현재 공모전 접수 상황에 대해서 말했다. 응모작이 폭발적으로 접수되고 있지는 않지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투데이피엔씨 관계자에 따르면 응모에 참여하는 응모자들의 사연도 다채로운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 부문에 응모한 A씨는 “글을 잘 쓰지도, 쓰는 법도 잘 모르는 데 그동안 가지고 있던 할머니와 손주에 대한 생각을 써봤다”며 “어린 시절에 기억한 시골 방죽은 실제와 달랐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 떠나가신 할머니를 추모한다”고 작품에 대한 설명 의견을 응모작과 함께 보내왔다. 등기우편물로 ‘미니 자서전’ 부문에 응모한 B씨는 “비록 나이는 많지만 이번에 바리스타 자격증1급을 취득해 실버 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음을 후기에 첨언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인생이모작으로 그리 화려한 변신은 아니지만 어둠의 늪을 헤쳐 나와 나름대로 노후를 보람되게 보내고 있다”고 누락한 주민번호와 함께 설명을 덧붙인 이메일을 보냈다. 결국 B씨는 내용을 수정한 응모작을 이메일로 다시 접수했다. 또 “아버지가 컴퓨터를 할 줄 모르셔서 아들인 제가 대신 보낸다”며 만 76세이신 아버지가 작성한 문서를 컴퓨터 파일로 옮겨서 대신 보낸 아들도 있었다. 이번 ‘50+ 신춘 문예 시니어 공모전’의 공모 주제는 ‘인생 이모작’, ‘앞으로 꿈꾸는 나의 모습’, ‘나를 30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들’, ‘퇴직 후 1년의 생활’, ‘마침내 무한변신’ 5가지로 진행한다. 공모 부문은 시, 단편소설, 동화, 산문, 미니자서전, 영상 등 총 6개 부문으로 진행한다. 시는 2편을 분량 제한 없이, 산문은 원고지 15매 이상으로 작성해 2편을 제출해야 한다. 또 동화와 단편소설, 미니자서전은 1편을 원고지 30매 이상으로, 동영상은 HD이상의 영상을 3분 이내로 구성해 제출하면 된다. 1971년 1월 이후에 태어난 만 50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이번 시니어 공모전에 응모할 수 있다. 단 등단 문인은 제한된다. 응모작에서 대상 300만원 1명, 최우수상 2명, 쏠드(smart old)상 1명, 우수상 각 부문 1명, 장려상 20명 등 총 30명을 선정해 1200만원에 달하는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또 모든 수상작은 신한미래설계 온라인 플랫폼 업로드 기회와 수상자에게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매거진 고정 칼럼 게재 기회를 제공한다. 당선작품은 온오프 미디어에도 게재된다. 관심 있는 시니어들은 6월 30일까지 이메일(bravo@etoday.co.kr)과 우편 두 가지 방식으로 접수할 수 있다. 응모작을 담은 컴퓨터 파일(HWP, Word)을 이메일에 첨부해 보내거나 A4용지로 출력한 뒤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응모작은 미발표 작품이어야 하며, 접수된 작품은 돌려주지 않는다. 접수처 등 브라보와 신한은행이 함께하는 시니어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와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번 공모전을 같이하는 신한은행 관계자는 “6월 30일까지 마감이므로 지금 준비해도 늦지 않다”며 “관심 있는 시니어들이 적극 참여하며 공모전을 통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50+ 신춘문에 시니어 공모전’ 참여를 독려했다.
- 2021-05-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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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를 사로잡은 최고의 MC 임백천①
- 명곡 ‘마음에 쓰는 편지’를 부른 가수, 그리고 1990년대를 휘어잡은 최고의 MC. 임백천(63)은 지금도 매일 낮 12시부터 KBS2 라디오 해피FM ‘임백천의 백뮤직’을 통해 사람들과 만난다. 1978년 MBC ‘대학가요제’로 연예계에 입문했으니, 어느덧 43년 동안 현역 방송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셈. 아날로그 시대에 시작해서 디지털 시대에까지 이르렀기에 ‘디지로그’를 지향한다고 밝힌 그는, 느릿하면서도 편안한 목소리로 자신이 지나온 세월과 현재의 시간을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어떤 정점에 도달했던 사람이 들려주는, 자신이 관조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임백천은 1978년 연예계에 입문했을 때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재학생이었다. 생방송 중 대본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임백천을 눈여겨본 PD는 MBC ‘젊음의 행진’의 전신인 ‘젊음이 있는 곳에’의 진행을 맡겼다. ‘미래의 국민 MC’ 임백천의 시작이었다. 1980년이 되자 대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독집 앨범으로 1집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경력도 갖게 되었다. 타이틀곡은 ‘나 여기 왔네’. 포크를 사랑하는 청년의 마음이 담긴 노래였다. 그러나 방송인으로 살아갈 자신감이 부족했던 그는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1981년부터 건축 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실패 끝에 올라선 1990년대 최고의 MC 하지만 방송인으로서의 기질은 어쩔 수 없었던 걸까? 1986년 임백천은 KBS ‘광장 마로니에’의 MC를 맡으며 방송가로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방송인으로서의 감각을 잊고 지냈던 탓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고, 프로그램은 결국 6개월 만에 폐지됐다. 방황하던 그때 그를 붙든 것은 노래였다. 노래가 히트하면 다시 방송가에서 일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절치부심한 그는 마침내 1990년 2집 ‘마음에 쓰는 편지’를 발표, 대성공을 거둔다. 비록 그다음에 나온 3집은 실패했지만, 방송인으로서 그는 1990년대를 자신의 시대로 만들었다. KBS2 ‘슈퍼선데이’, ‘좋은나라 운동본부’, ‘세대공감 토요일’, ‘임백천의 라디오 7080’과 MBC ‘가요 큰잔치’, ‘특종TV연예’ 등 당대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는 그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명실상부 1990년대 종횡무진하며 전성기를 누린 MC였다. ‘임백천의 백뮤직’으로 전달하는 진심의 세계 TV와 라디오를 아우르는 방송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봤던 그는 이제 예순셋의 나이를 맞이한 방송계 고참이 되었다. 그에게 과거와 요즘은 무엇이 다른지 물어봤다. “라디오는 점점 진행이 어려워져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라디오는 듣는 사람이 누군지 몰라요. 밤하늘에 활을 쏘는 작업이죠. 맞긴 하는데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내가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면서 이야기를 하는지 청취자들은 며칠만 들어보면 아는 것 같더라고요. 그 와중에 재미도 있어야 하고 감각도 놓치지 않아야 하니까 보통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러나 라디오는 사람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중장년층이 여전히 선호하는 게 아닐까.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 듣고 있어, 라디오에는 지금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아날로그적 진정성의 매력이 있다. “사실 라디오는 비대면 시대에 좋은 매체예요. 그리고 최후의 매체입니다. 전쟁이나 재난에 의해 모든 게 블랙아웃이 됐을 때도 라디오는 살아남을 수 있어요. 라디오로 소통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환태평양지진대, 소위 불의 고리에 속하는 나라들에서는 라디오가 필수 준비물이에요.” MC는 ‘스타’가 아닌 ‘스태프’ 임백천은 장수 MC로서 자신의 원동력을 한마디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라고 표현했다. 편안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치열함이 그의 내면에는 있었다. “살아남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하고 있고요. TV든 라디오든 요즘은 더 심한데, 시즌제 개념이라 몇 달 만에 없어지거나, 좋으면 다시 시작하거나 하죠. 라디오도 6개월이나 1년마다 변화가 있거든요. 진행자나 PD나 작가를 바꾸는 등…. 피를 말리는 생존경쟁이죠. 낮 12시에 땡 하고 시작하는 프로그램만 수십 개예요. 도태되지 않으려면 생산성을 높여야 하죠.” 그는 방송을 PD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처럼 PD가 기획을 하고 그에 맞는 작가, 진행자를 골라서 완성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PD, 작가들과 합이 잘 맞아야 해요. 매일 만나고 밥을 먹고 회의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이라. PD들은 다 실력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달라요. 작가들도 마찬가지고. 그 사람들과 융화를 잘 해나가는 게 제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는 대중문화계에서 스타란 영화, 연극, 코미디에 나오는 배우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스태프라고 단언한다. 그러니까 MC로서 자신은, 스타가 아닌 스태프다. “1990년대 초부터 2000년 직전까지 10년 정도가 제 전성기였어요. MC 순위를 조사하면 항상 1등을 했으니까요. 그때도 내가 인기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냥 ‘나는 스태프다’ 생각하고 방송을 했어요. 그래서 PD들이 좋아했어요. 그 사람들 방송하기 좋게 편집점을 잡아주니까. 내가 스태프 마인드이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죠. 그런데 요즘 유재석, 신동엽, 김성주 등 후배 MC들을 보면 스타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스태프 마인드로 방송을 마칠 거예요.(웃음)” *②편으로 내용이 이어집니다.
- 2021-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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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초입에 시니어 향수 자극하는 지브리 영화
- 아기자기한 그림체에 화사하고 맑은 색감, 동화 같은 이야기. 지브리 애니메이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 특유의 청량하고 활기찬 분위기 때문인지, 신록이 짙어지는 여름의 초입에서는 언제나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떠오른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여름의 싱그러움을 더해줄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이웃집 토토로 (My Neighbor Totoro, 1988) 대단한 사건이나 엄청난 깨달음을 주는 교훈 없이도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가 있다. ‘이웃집 토토로’가 그렇다. ‘이웃집 토토로’는 11살 사츠키와 4살 메이, 그리고 두 딸의 자상한 아빠 타츠오가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세 가족이 새로 살게 된 곳은 녹음에 둘러싸인 작은 집. 자연 속에서 까르르 웃으며 뛰어다니는 메이와 사츠키의 순수한 모습은 그 자체로 미소를 자아낸다. 어느 날 집 근처에서 혼자 뛰놀던 메이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독특한 생명체를 발견하고, 그 뒤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 도토리나무 요정 토토로를 만난다. 토토로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사츠키도 비 오는 날 토토로를 만난 뒤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다. 영화는 ‘토토로’라는 신비스러운 캐릭터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해 시니어에게는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특히 스마트폰, TV 없이 산과 강에서 뒹굴고, 자전거를 타며 시골길을 가르는 등 작품의 배경을 나타내는 장면들은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밤에 즐길 때 분위기가 극대화되는 작품이다. 2. 고양이의 보은 (The Cat Returns, 2002) 평소 돌봐주던 고양이가 갑자기 사람의 언어를 쓰며 말을 걸어온다면 어떨까? 고마움의 표현으로 꾸벅 인사를 건넨다면? 영화 ‘고양이의 보은’은 어린 시절 한 번쯤 해보았을 상상을 지브리만의 동화적인 감성으로 펼쳐낸다. 영화는 평범한 고등학생 하루가 트럭에 치일뻔한 고양이를 구해주며 시작된다. 놀란 하루는 숨을 고를 새도 없이 고양이의 상태를 살피는데,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진다. 네 발로 서있어야 할 고양이가 두 발로 서서 우아하게 먼지를 털더니 “은혜를 갚겠다”며 인사를 전하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하루가 구한 고양이는 고양이 왕국의 룬 왕자였고, 그날 이후부터 하루는 고양이들의 보은을 받기 시작한다. ‘고양이 왕국’이라는 세계관을 다룬 만큼,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동물답지 않다. 왕을 모시듯 대열을 맞춰서 걷고, 앉아서 신문을 읽는가 하면 옷까지 갖춰 입는다. 하지만 그 모습이 이질적이기보다는 웃음을 자아낸다. 줄거리가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손주와 함께 보기에는 알맞다. 낮잠을 자다가 귀여운 꿈을 꾼 듯 기분 좋은 나른함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3.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 2004) 지브리를 논할 때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안 봤어도 OST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18세 소녀 소피가 마녀의 저주를 받아 90세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저주를 풀기 위해 마법사 하울의 집에 머물게 된 소피는 하울과 함께 수많은 모험을 헤쳐나가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늙기를 반복한다. 마녀의 저주가 허술한가(?) 싶지만, 사실 비밀은 소피의 내면에 있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에게 솔직한 순간에만 본모습을 찾을 수 있던 것. 저주를 푸는 열쇠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는 이들은 점점 당당해져 가는 소피의 모습에 자연히 그 비밀을 깨닫게 된다. 탄탄한 서사와 더불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집, 마법에 걸린 허수아비, 불꽃 악마 등 판타지적 설정이 보는 재미를 더하는 작품. 지브리 영화사상 가장 잘생긴 주인공으로 꼽힌다는 하울과 소피의 풋풋한 로맨스도 관전 포인트다. 영화가 끝나도 ‘인생의 회전목마’ 등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귓가에 맴돌며 오랜 여운을 남긴다.
- 2021-05-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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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한테 어떤 사람일까?
- 조부모는 손주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그랬다.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조부모의 역할과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조부모의 모습을 통해 좋은 조부모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당신은 어머니의 형상을 한 천사였어요. 내가 넘어질 때면, 당신이 와 날 잡아주겠죠. 날개를 펼친 모습으로 멀어질 테죠. 그리고 신이 당신을 데리고 돌아갈 때,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집에 돌아왔구나.’ 영국 출신의 1991년생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Supermarket Flowers’의 가사다. 그는 뛰어난 작곡 실력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2010년대 전 세계 음악 시장을 휩쓸었다. 인지도와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세계적으로 뛰어난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그는 “좋든 나쁘든 저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저의 첫 반응은 기타를 잡는 것입니다”라고 할 만큼 일상 속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앞서 소개한 곡은 외할머니 사후에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곡으로, 어머니의 관점에서 쓴 가사다. 가수로서의 명성도 대단하지만 효손으로도 유명하다. 한창 앨범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는 와중에도 당시 아프셨던 외할머니의 병동에 매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에는 ‘Nancy Mulligan’이란 곡이 있다. 곡 제목은 외할머니의 이름에서 따왔고, 이 노래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사랑 얘기를 그리고 있다. 그가 이렇게까지 외할머니를 아꼈던 것은 그의 과거와 무관하지 않다. 학창 시절 그는 빨간 머리 때문에 생강 소년으로 불렸고, 어릴 때 잘못된 수술로 인해 말을 더듬는 증세가 있었다. 이런 특징 때문에 학교 내에서 왕따를 당했다. 무명 시절에는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SNS를 통해 그의 실력이 입소문 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가수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노랫말처럼 외할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격대교육과 학조부모 조부모는 사랑을 전해주는 ‘천사’의 역할과 더불어 지혜의 ‘길잡이’ 역할도 한다. 조선 시대에는 ‘격대교육’이 있었다. 격대교육이란 조부모가 부모를 대신해 손주를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예기’에 따르면 포손불포자(抱孫不抱子)라 하여, 군자라면 손주는 안아도 아들은 안지 않는다고 했다. 격대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굳이 왜 이렇게 한 것일까? 그 이유는 ‘맹자’에 나온다. ‘맹자’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아버지가 자식을 직접 가르치면 기대가 지나치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이 생긴다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한 세대를 건너뛰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퇴계 이황 선생은 맏손주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격대교육을 했다고 전해진다. 시대가 달라도 말하는 주제는 비슷했다. 특히 맏손주가 과거 공부를 게을리한다는 소식을 듣고 꾸중하는 편지를 보내서 손주를 타일렀다. 퇴계 선생은 과거 공부를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사회인으로서 생업에 종사하는 것을 장려했기에 과거 공부를 게을리하는 손주를 혼낸 것이다. 또한 원칙과 도리를 지키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할 것을 늘 당부했다. 예를 들어 손주가 조정 대신을 많이 안다고 동네방네 자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손주의 태도를 나무라기도 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실천하고 있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퇴계 선생은 평소에 출처가 불분명한 물건은 받지 않았고, 원칙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손주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퇴계의 마지막 30일을 담은 문집을 쓴 이가 바로 맏손주다. 그렇다면 현재 조부모의 모습은 어떨까? 세월이 지나도 손주에 대한 교육열과 관심은 높다. 이른바 ‘학조부모’란 신조어도 탄생했다. 학부모와 조부모의 합성어로, 육아뿐만 아니라 취학 후에도 조부모가 손주의 교육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할머니 치맛바람이 거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동 및 청소년 교육 전문가는 “공개수업이나 상담에 참여하는 학부모님 가운데 조부모님이 많다. 조손 가정이 아니더라도 맞벌이 가정의 경우 조부모님이 학교에 오시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손주에 대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의는 좋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손주를 너무 다그치면 안 된다. 잘되라는 뜻으로 하는 얘기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반복되거나 듣기 싫은 말이 되면 잔소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손주에게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대성 부산시교육청 학부모교육 강사는 “전달할 내용을 무조건 단호하게 말하기보다는, 따뜻한 태도로 공감하는 표현을 먼저 하고 난 뒤에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지혜의 길잡이로서 지혜 전수도 좋지만, 손주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좋은 조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3계명 ❶ 마음 상태를 고려 ▶ ‘걱정’이라는 명분 아래 하는 말이지만 손주가 듣기 불편해한다면 그 말은 안 하는 것이 좋다. 잔소리와 조언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말하기 전에 손주의 마음 상태를 고려하자. ❷ 말은 따뜻하게 ▶ ‘개인’을 중요시하는 손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들의 마음 상태를 공감하고 따뜻한 표현을 써보자. 사실에 기반하는 것보다는 그 사실로 인한 아이의 마음 상태를 생각하자. ❸ 칭찬으로 자신감 UP ▶ 아이들은 칭찬을 받을수록 자신감이 올라간다.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반복적으로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칭찬을 많이 받을수록 손주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 2021-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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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신춘문예 시니어 공모전' 개최
- “나이로 주춤했던 마음이 공모전으로 활짝 열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지난해 ‘인생 100세 시니어 공모전’에 참가했던 시니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도 시니어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줄 시니어 공모전이 열린다. 이투데이피엔씨 관계자는 ‘나의 미래설계를 위한 브라보!!’라는 이름으로 신한은행과 함께 ‘50+ 신춘 문예 시니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상 300만원 1명, 최우수상 2명, 쏠드(smart old)상 1명, 우수상 각 부문 1명, 장려상 20명 등 총 30명의 수상자에게 1200만원에 달하는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또한 모든 수상작은 신한미래설계 온라인 플랫폼 업로드 기회와 수상자에게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매거진 고정 칼럼 게재 기회를 제공한다. 당선작품은 온오프 미디어에도 게재된다. 이번 시니어 공모전의 공모 주제는 ‘인생 이모작’, ‘앞으로 꿈꾸는 나의 모습’, ‘나를 30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들’, ‘퇴직 후 1년의 생활’, ‘마침내 무한변신’ 5가지로 진행한다. 공모 부문은 시, 단편소설, 동화, 산문, 미니자서전, 영상 등 총 6개 부문으로 진행한다. 시는 2편을 분량 제한 없이, 산문은 원고지 15매 이상으로 작성해 2편을 제출해야 한다. 또 동화와 단편소설, 미니자서전은 1편을 원고지 30매 이상으로, 동영상은 HD이상의 영상을 3분 이내로 구성해 제출하면 된다. 1971년 1월 이후에 태어난 만 50세 이상 시니어라면 누구나 이번 시니어 공모전에 응모할 수 있다. 단 등단 문인은 제한된다. 이번 공모전은 4월 15일부터 시작해 6월 30일까지 이메일(bravo@etoday.co.kr)과 우편 두 가지 방식으로 접수를 받는다. 응모작을 담은 컴퓨터 파일(HWP, Word)을 이메일에 첨부하거나 A4용지로 출력한 뒤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응모작은 미발표 작품이어야 하며, 접수된 작품은 돌려주지 않는다. 당선작은 7월 15일 신한미래설계 홈페이지와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수상자에게 개별적으로도 수상 결과를 알릴 예정이다. 당선작은 주최사 콘텐츠에 활용될 수 있으며, 지적재산권 침해소지가 있는 작품은 수상이 취소된다. 접수 주소 등 브라보와 신한은행이 함께하는 시니어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 5월호와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2021-04-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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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트레이너를 만나다
- “다리가 너무 구부러졌네요. 다리를 쭉 펴야 운동이 제대로 됩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이너에게 PT를 받을 때 듣는 말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모바일 카메라로 움직임을 인식해 동작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한 뒤 건네주는 말이다. 홈트레이닝에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홈트’(홈트레이닝)가 등장하며 피트니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도움 메모핏 스마트 홈트의 특징은 ‘상호작용’, ‘개인 맞춤형’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장에서 트레이너의 지도를 직접 받지 못한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더 좋은 장점을 만들어냈다. 원격으로 트레이너와 실시간으로 만나고, 첨단 기술이 동작을 포착하여 교정해준다. 시간, 반복 횟수 등 운동량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개인 맞춤형 운동을 추천하고 계획을 짜준다. 시공간의 한계를 벗어나니 평소 만나기 힘든 유명 피트니스 강사에게 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를 돌려주는 리워드 프로그램, 여러 참가자와 함께 대결을 펼치는 챌린지 프로그램도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첨단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운동은 그 효과도 크다. 시니어 전용 스마트 헬스케어 앱 ‘메모핏’의 자문위원인 김미정 한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그 효과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적어도 주당 150분의 중등도 강도의 신체 활동 또는 적어도 75분 이상의 좀 더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를 좀 더 줄이면 하루 2회 10분 정도의 중등도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 고령자도 주 2회 근력 강화 운동을, 특히 균형과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을 하길 권하며, 개개인의 취미와 성격에 맞춘 운동 프로그램을 권장한다. 매일 꾸준히 20분씩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며,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근육이 오히려 손상될 수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확산세 커져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헬스장을 직접 찾기 어려워지고, 집에서 운동하는 이들이 늘면서 스마트 홈트 이용자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후 홈트 관련 검색량이 급증했다. 영상통화로 트레이너에게 실시간으로 코칭을 받는 앱 ‘리트니스’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이후 하루 운동 참여자와 앱 구매 건수가 모두 4배가량 늘었다. 시니어 중에서도 스마트 홈트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화재의 헬스케어 모바일 앱 ‘애니핏’은 중장년 이용자가 지난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화재가 발표한 ‘2020년 애니핏 앱 이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이상 이용자는 23만3266명으로, 2019년 10만3462명 대비 12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가입자는 79.8% 늘어난 9만2302명이었다. 중장년이 30대 이하 대비 이용자 수도, 증가율도 높았다. 삼성화재는 중장년 이용자 증가 요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중장년층의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 상승을 꼽았다. 스마트 홈트 앱, 가까운 곳에 있다 알고 보면 스마트 홈트 앱은 이미 우리 곁 가까운 곳에 있다. 스마트폰에는 각 제조사가 제공하는 피트니스 앱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헬스’, 애플은 ‘건강’, LG전자는 ‘LG헬스’ 앱이 있다. 각 앱은 운동량을 측정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데이터가 걸음 수 측정이다. 스마트폰은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소지하고 있기에 정확도가 높고 측정이 용이하다. 또한 분석 능력이 높아서 오른 층계, 보폭, 보행 속도, 보행 비대칭성 등 세밀하고도 다양한 기준으로 데이터를 해석해준다. 스마트폰에서 기본 제공되는 만큼 이용량도 많다. 삼성헬스는 2020년에만 전 세계에서 2억100만 명 이상이 사용했으며, 이들은 30억kcal를 소모하고 78조 걸음 수를 기록했다. 해당 걸음 수를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와 태양을 200번 왕복한 것과 같다. 각 사는 이들 앱의 기능을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삼성헬스는 운동 콘텐츠, 명상, 수면 패턴, 심박수, 혈압 측정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전 세계 이용자들과 함께 걸음 수 대결을 하는 챌린지 프로그램도 제공하는 등 종합 피트니스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애플은 애플워치, 아이폰, 아이패드와 연계한 ‘피트니스 플러스’를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적합한 운동을 추천해주고, 요가, 자전거 타기, 근력 운동 등 여러 영역에서 세계적인 트레이너들의 수업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시중에는 디지털 기술과 피트니스를 결합한 다양한 앱이 출시되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알아보자. 디지털 기술을 집약한 대표 홈트 앱, 카카오 스마트홈트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의 실시간 관절 움직임을 추출하고 분석하여 바른 운동 자세를 알려준다. 운동을 시작하면 이용자의 자세를 트레이너의 자세와 비교하면서 코칭을 받을 수 있다. 관절 추출을 통해 포착된 동작이 트레이너와 일치하면 녹색, 그렇지 않으면 빨간색으로 표시돼 정확도를 쉽게 알 수 있다. 운동이 끝나면 부위별 운동 시간, 소모되는 칼로리, 동작별 정확도를 분석한 정보를 제공한다. 요가, 근력 운동, 필라테스, 스트레칭에 관한 200여 편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손연재의 리듬체조, 양치승의 근력 운동, 황아영의 요가 등 부문별 인기 트레이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한 달간 운동을 완료한 날짜 수에 따라 메달을 주는 챌린지 프로그램,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촬영하면 칼로리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식단 카메라 기능도 제공한다. 시니어 전용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메모핏 시니어만을 위해 설계된 피트니스 앱으로, 각종 운동 프로그램부터 화면 구성까지 중장년층에게 적합하게 꾸몄다. 시니어의 신체 특성을 고려해 관절에 무리를 주는 동작은 제외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장년들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구성했다. 두뇌와 근력을 동시에 쓰는 맞춤형 듀얼태스킹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와 치매 예방을 한 번에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치매에 효과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재활의학과, 치매 전문 신경외과 전문의의 자문을 받았고, 대한노인재활의학회의 검수도 진행했다. 기저질환 유무 등 사용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앱에 가입해 ‘체력 테스트’를 진행하면 생년월일, 키, 체중은 물론 수술 여부나 질환 유무가 입력되고,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개인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체력검사는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스마트폰 앱을 TV와 연동시킬 수도 있다. TV와 무선랜 또는 HDML로 연결하여 큰 화면으로 보면서 동작을 따라 하기 수월하도록 했다. 실시간으로 트레이너와 함께, 리트니스 실시간으로 홈트레이닝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코어 운동, 필라테스, 줌바, 요가 등 다양한 운동 수업을 집에서 라이브로 수강할 수 있다. 매주 지정된 시간에 진행되는 라이브 수업을 예약해두면 당일에 알림 문자를 준다. 코칭은 영상통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트레이너에겐 모든 참여자가 보이고, 참여자들에게는 트레이너와 자신의 모습만 보인다. 트레이너가 실시간으로 개인별 피드백을 주기에 정확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트레이너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이름을 불러준다는 점만으로도 중간에 영상을 끄고 운동을 포기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AI 트레이너의 개인 레슨, 875 국내 최초로 AI(인공지능) 코치를 도입한 앱이다. AI 코치가 개인별 신체 상태를 고려해 운동 습관을 밀착 관리한다. 사용자가 AI와의 채팅 상담을 통해 운동 계획과 실행, 성과 분석 과정에 도움을 받는다. 5주간의 운동 계획을 짜고, 올바른 운동 습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밀착 관리 스케줄을 정한다. AI 코치의 최대 장점은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력이다. 사용자의 신체 상태, 목표, 체력을 분석해 최대 2만4000여 가지 운동법 조합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선정해 5주간의 운동 계획을 설계한다. 정확한 설계를 위해 모션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디 밸런스 체크, 인바디 체성분 검사 결과, 1분 체력 테스트, 자세 습관 자가진단 등을 통해 사용자의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루 8분 내외로 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을 권유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앱 개발사인 ‘티랩’이 현장에서 진행한 4만2000회 이상의 트레이닝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MINI INTERVIEW] 최윤정 플래닛350 대표 시니어 전용 스마트 홈트레이닝 앱을 개발한 계기는? 활기찬 시니어 라이프를 위해 운동은 필수입니다. 운동을 통한 건강 유지는 은퇴 후 찾아오는 고립감과 우울감을 없애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트니스센터와 노인복지관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홈트레이닝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를 위한 홈트레이닝 콘텐츠 및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는 와중에 정작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가 꼭 필요한 시니어들을 위한 콘텐츠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메모핏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프로그램은? 앱 내 체력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의 건강 상태와 운동 능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알고리즘에 따라 이용자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생성해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합니다. 운동 프로그램은 의학 전문가에 의해 제작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건강관리뿐 아니라 근감소증 및 낙상, 치매 등 노화 위험 요소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치매 예방에 중요한 하지 균형 감각과 근력 운동에 초점을 두고, 상·하지를 전반적으로 고르게 사용하는 운동을 제공합니다. 또한 운동 동작을 따라 함과 동시에 뇌 활동을 요구하는 듀얼태스킹 운동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두 발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동시에 머릿속으로 덧셈 뺄셈을 계산해 손가락을 접으면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젊은 사람들도 한 번에 성공하기 힘듭니다. 몇 번 반복해 성공하면 성취감도 큽니다.
- 2021-04-15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