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씨는 부동산 중심으로 노후 대비를 해왔다. 작년부터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해 현금흐름에 차질이 생긴 송 씨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를 고민하던 중 노후 현금흐름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국민연금 수급 금액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2022년 10월 국민연금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622만 명이다. 노령연금 최고 월 수급 금액은 249만 원이며, 노령연금 수급 최고령자는 94세다. 가장 오랫동안 연금을 받는 사람은 29.8년째 연금을 수령 중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질수록 이 기록들은 계속 갱신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별로 보험료 납부 방식이 다른데, 이를 조절해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국민연금 가입자 구분
국민연금 가입자는 사업장가입자, 지역가입자, 임의가입자, 임의계속가입자로 구분한다.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대상 연령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이지만 임의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는 60세 이상도 가능하다.
가입자별 기준소득월액 및 보험료
기준소득월액은 실제 소득총액에서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전원(납부예외자 제외)의 평균소득월액의 3년간 평균액이 변동하는 비율을 반영하여 매년 3월 말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며, 해당 연도 7월부터 1년간 적용한다. 2022년 7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적용할 기준소득월액은 최저 35만 원에서 최고 553만 원이다. 가입자의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기준이 되는 소득월액은 553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국민연금보험료는 가입자의 기준소득월액에 연금보험료율을 곱하여 산정한다. 국민연금보험료의 보험요율은 9%다. 사업장가입자는 9%의 보험료를 사용자와 근로자가 4.5%씩 반반 부담한다. 지역가입자·임의가입자·임의계속가입자는 보험료를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
반환일시금 반납제도
반환일시금은 60세 도달, 사망, 국적상실, 국외이주 사유로 더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고 연금 수급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경우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급여다. 주의해야 할 점은 반환일시금은 수급권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지급받을 수 없다. 5년이 지나면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는 소멸되지만 향후 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할 때에는 소멸분도 포함하여 연금으로 지급된다. 2018년 1월 25일 이후 지급연령 도달 사유 반환일시금 소멸시효는 10년으로 연장되었다.
반환일시금을 받은 경우라도 가입자 자격을 다시 취득한 자가 종전에 수령한 반환일시금에 소정의 이자를 가산하여 반납할 경우 가입 기간을 복원해주는 것이 반환일시금 반납제도다. 이는 연금 혜택을 확대하고자 하는 쥐지로 시행하고 있으며, 강제사항은 아니다. 반납금은 전액을 일시에 납부하거나, 금액이 클 경우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다.
국민연금에서 받는 연금액은 가입 기간에 비례해서 늘어난다. 국민연금 가입 대상자가 되었을 때부터 꾸준히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했다면 연금보험료 추후납부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였지만 사업 중단, 실직, 전업주부 등의 사유로 국민연금 가입 적용 제외 기간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추납제도를 활용하면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 추납 대상 기간 한도는 최대 10년이다. 추납 대상 보험료로 납부해야 할 금액은 추후납부를 신청한 날이 속하는 달의 연금보험료에 추납하고자 하는 기간의 월수를 곱한 금액으로 산정한다. 다만 임의가입자가 추납보험료를 신청할 경우, 추납보험료 산정을 위한 연금보험료 상한은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 소득월액, 2023년 A값은 286만 1091원)의 9%를 초과할 수 없다. 추납보험료는 전액을 일시에 납부하거나, 금액이 클 경우 월 단위 최대 60회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다.
평균수명 증가와 자산시장 불투명성 증가로 안정적인 노후 현금흐름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갈수록 연금의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종신토록 연금을 지급하고, 본인 사후에는 유족연금까지 지급하는 공적 연금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두 번째 순서로 ‘기업재난관리자’에 대해 알아봤다.
◇ 기업재난관리자, 왜 유망할까?
정부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만들었다. 2022년 1월 27일부터 기업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의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상의 징역에서 10억 원 이하의 벌금까지 강력한 처벌이 이뤄진다. 기업의 발전과 매출 증가도 중요하지만 근로자의 안전과 국민들의 생명을 더 소중하게 지키게끔 한 것이다. 이렇듯 근로자의 안전을 강조하게 되면서 ‘기업재난관리자’가 유망 직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후 많은 산업분야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 기업재난관리자를 채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실제 사고를 예방하거나 잘 수습하기 위해 재난관리자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재난은 예측불허로 일어나 자칫 기업에 큰 타격을 주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난 발생 시 사고 대응 및 2차 피해 방지는 물론 사업이 지속 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업재난관리자’는 이렇듯 기업에 닥친 각종 재난을 비롯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련의 기획 및 대응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상세 업무로는 실무자 활동, 리스크 평가, 교육 및 훈련 계획 수립, 시스템의 지속적 개선을 위한 운영, 재해 경감 활동 계획 수립을 위한 컨설팅, 재해 경감 우수기업 인증평가 활동 등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함께할 미래, for 5060 신직업’ 보고서를 통해 “기업 차원에서는 재난이 발생하였더라도 기업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고 경영과 업무가 원활히 진행돼야 한다. 재난 발생은 비단 기업 내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과 체계적인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재난의 범위가 사이버보안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예방과 대응 전략도 고도화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재난관리자를 유망 직업으로 꼽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재난관리자는 업계에서 약 300여 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은 “많은 산업 분야에 중대재해 처벌법이 적용되며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재난관리자가 필요할 것”이라 내다봤다. 고용노동부 ‘2020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실내에서 업무가 이뤄져 작업 강도 또한 가벼운 편이며, 직업 숙련 기간은 2~4년 정도다. 직접적으로 재난 현장에서 작업하는 인력이 아닌, 자료 수집 및 데이터를 통한 계획 수립 등을 수행하므로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 중장년도 도전해볼 만하다.
기업재난관리자의 상세 업무
1) 기업을 분석하여 목표와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재난관리정책과 법적 요구사항을 정립
2) 기업의 핵심 업무를 파악하기 위한 업무영향분석(BIA) 수행
3) 기업의 위험 식별·분석 및 물리적·기술적·시설적·경영적 취약성 평가와 발생 빈도, 영향의 크기 분석을 통해 핵심리스크 산정
4) 기업의 주요 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작성 및 운영
5) 기업의 재난(사고)대응체계와 사업연속성 확보계획 수립
6) 수립된 재난(사고)대응체계와 사업연속성 확보계획에 대한 모의훈련 계획, 수행 및 평가
7) 기업의 재해경감활동 및 사업연속성 절차에 관한 모니터링 및 평가, 내부감사
8) 기업의 재해경감활동에 관한 지속적 개선과 문화 확산에 관한 업무 수행
◇ 기업재난관리자, 나도 될 수 있을까?
기업재난관리자가 되려면 일반적으로 국가자격인 ‘기업재난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유사 국가자격증으로는 ‘산업안전기사’, 민각자격에는 ‘재난관리사’, ‘재난 안전지도사’, ‘재난안전관리사’ 등이 있다. 기업재난관리사(국가자격)의 경우 기업재난경감협회에서 위탁 시행하며, 대한안전교육협회, 한국방재협회, 한국산업관계연구원, 한국재난안전기술원 등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10개 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기업재난관리자 시험 및 교육 과정은 크게 세 분야(△재해경감활동 실무분야 △재해경감활동 계획 수립 대행분야 △우수기업인증 평가분야)로 나뉜다. 각 분야에 맞는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해당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교육은 관련 분야 종사를 희망하는 이라면 누구나 시청 가능하다. 즉, 시험 응시 자격 역시 특별한 제한이 없다는 얘기다. 재난안전시설과, 재난건설(토목)안전과, 재난안전시스템학과, 재난소방과 등 관련 학과를 나왔거나 사내에서 재난 및 안전 관리 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면 유리하거나 유용할 수 있다.
먼저 재해경감활동 실무분야에서는 기업에서 재해경감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이 이뤄진다. 교육과정이 유사한 재해경감활동 수립대행분야에서는 기업의 재해경감활동 계획 수립을 대행한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수기업인증 평가분야의 경우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평가를 대행할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 및 시험 과목에서도 다른 두 분야에서 다루는 실무와 다른, 인증제도의 이해 및 심사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처음부터 세 분야에 모두 응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순서상으로는 실무분야 취득 후 대행분야에 응시 가능하고, 대행분야까지 취득해야 평가분야에 응시할 수 있다(관련 교육 이수 필수). 주로 실무분야의 경우 현재 기업 내에서 안전, 리스크 관리 직군에 있거나 채용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응시한다. 컨설턴트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려면 대행분야 또는 평가분야가 적합하다.
올해 시험은 실무분야 4회(상반기 1회, 하반기 3회), 대행분야 2회(상반기 1회, 하반기 1회), 인증분야 2회(하반기 2회)로 예정돼 있다. 관련 기관에서도 이에 발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으니, 목표로 하는 시험 일정에 따라 등록해두면 좋다. 교육 기간은 기관과 분야에 따라 일주일~한 달 내외로 진행된다. 가장 빠른 시험이 4~5월에 진행 예정이니,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 교육 과정을 살펴보길 권한다.
기업재난관리사 시험 위탁 기관인 재해경감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성수 숭실대학교 교수는 “시험 합격자의 70%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현재까지 응시자 추이는 변동 없이 꾸준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추후 응시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합격률은 실무분야 70~80%, 대행분야 10~20%, 인증분야 70~80% 정도다. 합격 인원으로 보면 실무분야는 약 1200명, 재해분야는 약 150명, 인증분야는 70여 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년은 대체로 은퇴를 앞두고 많이 취득한다. 장치산업, 생산, 기계, 건축·토목, 금융 등 업종별 특성이나 재무회계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 초년생보다는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층이 유리하다고 본다. 아직 취업시장 활성화가 덜 되었지만, 법 제정 등으로 인한 수요에 따라 점차 활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생뚱스레 허허벌판에 홀로 있는 음식점이라거나, 거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 곳에서 뜻밖의 공간을 만난 경험이 있는가? CICA(시카)미술관은 의외의 장소성으로 오히려 도드라진다. 거대한 산업단지 안에 외톨박이 이방인처럼 고독하게 박혀 있으니까. 김포시 양촌읍 학운산업단지 한구석에 있다. 하필 왜 여기에 미술관을? 이런 궁금증, 쉽게 터져 나올 입지다. 그러나 실은 어엿하다. 황무지에 솟은 꽃나무 한 그루에 견주면 과할까? 풍습과 관행을 흔들어 깨우는 게 예술이다. 장소 불문, 제 갈 길 야무지게 가면 된다. 그런데 이 미술관은 겉으로 소탈하지만 안으로 짱짱하다. 건성으로 풀이거니 해도, 알고 보면 꽃이다.
CICA미술관에서 맨 처음 만나는 건물 외벽엔 철판을 잘라 만든 조각 작품이 부착돼 있다. 산발한 머리칼이 불꽃처럼 너울거리는 앤디 워홀의 자화상을 그대로 조형한 철 조각이다. 미술관 설립자이자 조각가인 김종호의 작품이다. 앤디 워홀은 현대미술의 아이콘. 도발적인 주제와 발칙한 기법으로 미술의 새 물꼬를 텄다. 이 미술관은 현대미술의 동향과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집중적으로 펼친다. 지향이 그렇다. 앤디 워홀의 자화상을 조각한 작품을 초입에 배치한 이유를 알 만하다.
김종호가 이곳에 자리 잡은 건 30여 년 전이다. 조각 작업의 특성상 너른 공간이 필요해 서울을 벗어나 한적한 김포에 작업실을 마련했던 거다. 당시 이 지역의 풍광은 산업단지로 바뀐 지금과 사뭇 달랐다. 논밭이 지천이었고,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이 펼쳐져 감흥을 자아냈다. 화가의 작업실로 적격인 장소였다. 지평선 너머로 뜨고 지는 해와 달을 벗 삼아 작업에 매달렸을 테다. 이후 작업실을 개방하는 한편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다, 2015년에 미술관 등록을 하면서 CICA미술관을 출항시켰다.
건물을 볼까. 5개 동이 있다. 이채롭게도 모든 건축물이 나지막한 음성을 내는 버릇이 있는 사람처럼 소박하고 수굿하다. 티 내거나 뽐낸 기색이 없다. 치레와 꾸밈을 능사로 하는 여느 미술관 건축과 다른 형상이다. 전시실들이 있는 주 건물은 특히 눈길을 끈다. 김종호의 작업실을 증축한 건물인데 적당히 낡아 오히려 정겹다. 연푸른색을 입혔으나 시간의 횡포로 퇴색한 외벽이 야기하는 서정이라니. 처음엔 말짱했으리라. 말쑥했으리라. 그러나 비와 햇볕, 바람이 세월에 묻어 흐름에 따라 빈티지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저 낡아가는 빛깔과 내향적인 질감은 시간의 지문이다.
이 건물은 김종호가 디자인해 지었다. 손수 연장을 들고 짓거나 고치거나 다듬었다. 그러니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통째 그의 예술이라 할 만하다. 철 조각을 하는 작가라서 건축 오브제를 떡 주무르듯 다루는 솜씨는 이미 몸에 푹 익어 거침이 없었던 모양이다.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생각을 모으거나 일을 즐기며 천천히 건물을 증축했다. 덕분에 어쩌면 건축적 악곡의 주조음에 해당할 수굿함과 낡음의 미학을 잘 빚어냈다. 수굿함이란 모난 세상과 격하게 접촉할망정 안으로 문을 열어 선선히 수용하는 긍정의 기운이다. 낡음이란 흉한 추락이 아니다. 밀고 당겨온 세월과의 갈등과 투쟁과 서사를 웅변하는 아름다운 훈장이다. 설핏 보자면 허름한 건물이지만 사실은 뜯어보고 눈여겨볼 게 많다. 허심과 무심으로 사람을 데려간다.
전시실 구조에 서린 날것과 즉흥의 이미지
이 미술관은 알아주거나 알아보는 눈이 많은 뮤지엄은 아니다. 내로라하는 공립미술관이나 일부 대형 사립미술관의 당찬 행진에 비하면 그저 소탈한 행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전시회를 우후죽순 격으로 빈번하게 펼친다. 홈페이지를 보니 2022년에 연 전시회가 자그마치 120여 개에 이르는 게 아닌가? 2023년 1월 현재에도 4개의 전시회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그림을 보러 갔으나 전시회 내용이 빈약해 허탈하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사립미술관이 흔하다. 전시회 하나 기획해서 막을 올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이 미술관의 기동성과 기획력은 민첩하고 강렬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명숙 관장의 얘기는 이렇다.
“언제든 작품과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을 추구하고 있다. 전시 작가들의 작품은 실험적이고 감각적이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 선정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해외 작가들의 작품전도 매우 활발하다. 사실 우리 미술관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CICA미술관은 잦은 전시회로 외연을 확장해왔다. 한편 공모전을 통한 전시 작가 선정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미술관이 지닌 대찬 자존감의 근거다. 인맥이나 섭외의 기술을 가동해 전람회를 가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한다. 적성과 철학에 맞지 않아서. 그런데 해외에 더 많이 알려졌다? 그럴 만한 근거가 있다. 이 미술관은 초기부터 국내 작가보다 해외 작가 전시회에 치중했다. 지구 위에 범람하는 현대미술의 현상과 사조를 관객에게 여실히 보여주기 위해서다. 회화, 영상, 사진, 설치작업, 디지털아트는 물론, 첨단과학과 접목된 인터랙티브 아트까지 선보였다. 매년 국제행사도 세 차례 펼친다. 뉴욕과 워싱턴DC, 그리고 CICA미술관에서. ‘CICA 뉴미디어아트 국제 컨퍼런스’라는 타이틀을 걸고 국내외 작가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선 미술전도 동시에 열린다. 한글과 영문으로 된 현대미술 관련 도서도 줄기차게 출간한다. 한마디로 콘텐츠의 작렬? 크지 않은 미술관의 작은 밥상 다리가 휘어지게 성찬을 차려내는 형국이다. 이 풍성하고 왕성한 활동력으로 해외에 이름을 알린 셈이다. 현재 이 미술관이 작동하는 네트워크엔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 5000여 명이 들어와 있다. 이래저래 심상찮다. 한 발짝 앞서간다.
전시실로 들어선다. 4개의 전시실에서 4개의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Portrait 2023’전은 초상(肖像)을 테마로 삼은 전시회다. 매년 동일한 테마로 펼쳐지는 기획전의 2023년분 행사다. ‘Youth #9’전은 17세부터 27세까지 국내외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로, 이 역시 매년 거듭된다. 미술관의 촉수가 신진 작가 발굴에도 뻗쳐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관이라 하면 화이트 큐브를 연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 전시 공간의 구색은 썩 다르다. 외관이 낡음과 수굿함으로 정취를 자아낸다면, 내부의 분위기는 날것과 즉흥의 이미지가 물씬해 흥미롭다. 구조물들의 모습은 투박해서 오히려 편안하다. 천장과 벽과 자투리 틈새에 설치한 채광창에선 위트가 느껴지며, 전시실 상부를 강인한 한 획처럼 가로지른 철골은 자칫 허술해 보일 수 있는 구조물들에게 힘과 생동감을 공급한다. 모든 것은 김종호가 수공업 공정으로 만들었다. 세련미를 추구하는 추세에 맞추려 애쓰지 않았다. 뭐랄까, 마음 가는 대로 디자인했다. 제 장단대로 한바탕 놀았다. 그러니 보는 이도 흥이 날 수밖에.
김명숙 CICA미술관 관장
“왜들 유명 작가만을 좋아하지?”
CICA미술관의 규모는 크지 않고 건축물들은 낡아 보인다. 그러나 이 미술관은 해외 작가들을 끌어들인 전시회를 수시로 펼쳐 현대미술의 세계적 동향을 알게 한다. 유명한 작가보다 젊은 작가 위주의 전시회를 추구하는 것도 이 미술관의 지향이자 개성이다. 김명숙 관장의 얘기는 이렇다.
“우리는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비교 사례가 드물 정도로 많은 전시회를 펼쳤다. 이를 두고 조언하는 이들도 있다. 다수의 전시회보다 소수의 비중 높은 작가의 전시회를 하는 게 미술관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과연 비중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비중을 누가 어떻게 측량하나? 그건 우리의 철학과 맞지 않는 얘기였다.”
이미 역량 있는 작가들의 전시회를 지속해왔다는 얘기로 들린다.
“모든 전시회를 100%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작가들로 치렀다. 능력이 충분한 작가들의 전시회를 도모해왔다.”
CICA미술관 보유 네트워크에 5000여 명의 해외 작가가 속해 있다지? 이 방대한 인적 구축이 어떻게 가능했나?
“미술관의 아트디렉터 김리진이 개척한 인적 자산이다. 그는 미국에서 뉴미디어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 조소 작가로도 활동했다. 유능하고 진취적인 인재로 우리 미술관의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전담해왔다. 관장인 나는 사실 공식 잡부에 불과하다.(웃음)”
김리진 아트디렉터는 김명숙 관장의 딸. 그리고 김명숙 관장은 CICA미술관 설립자 김종호 조각가의 부인으로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미술에 인생을 실은 가족 3인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어느 보고서를 보면, 미술관에 온 관람객들이 작품 한 점을 감상하는 데 쓰는 시간이 평균 17초에 불과하더라. 한국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나?
“아마 10초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쓰윽 스쳐가듯 대충 본다. 흔히 미술작품을 어려워한다. 그럴 거 없다. 너무 이해하려 애쓸 일이 아니다. 가령 옷을 살 때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감을 골라 사듯이, 본인 취향에 맞는 미술품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서서히 안목이 생기게 마련이다. 안목이 생긴 뒤엔 인문학이나 미술사 공부를 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하면 비로소 미술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미술품 투자가 대중화되고 있다. 미술 향유 풍토의 확산과 유관하다고 보나?
“미술을 즐기기 위한 투자라면 무방하겠지만 완전한 투자 목적은 곤란한 거 아닐까. 투자를 하더라도 우선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 남들이 유명 작가라 하는 걸 그냥 따라가는 행태는 안타깝다.”
과학과 융합된 작품까지 등장하는 게 현대미술이다. 여간한 안목이 아니고선 즐기기가 사실 쉽지 않다.
“미술에서 굳이 아름다움만을 찾을 일이 아니다. 현대미술이 보여주는 충격, 공포, 지루함까지를 새로운 감정 경험으로 수용하다 보면 즐길 수 있다. 영상작품 같은 건 좀 오래 봐야 감흥이 올 테고. 흔히 후기인상파의 그림을 애호하지만, 난 현대미술에서 훨씬 더한 재미를 느낀다. 거기엔 뭔가 한 방이 있다. 자극 요소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요양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요양보호사, 수급자 모두가 존중받는 선순환을 만든다. 더 많은 시니어가 주체적으로 살며, 결국 방문요양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시니어 케어 요양 기업 ‘케어링’의 목표다.
케어링은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 가족을 돌보고 정부 지원을 받는 가족요양, 요양보호사의 방문요양 및 방문목욕, 건강관리·치매 예방 등 간호를 지원하는 방문간호, 욕창 매트리스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복지용구 커머스, 케어링 고객이라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공동구매 커머스,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무료로 돕는 등급신청 대행, 주야간보호센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설립 후 2020년 매출 20억 원을 달성, 복지용구 및 방문간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2021년에는 매출 110억 원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대한민국 최고브랜드대상의 ‘방문요양 서비스’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에는 소셜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부터
케어링의 성장은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케어링 직원과 돌봄 종사자 사이에 신뢰가 쌓이고 만족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수급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 믿는 점이 케어링의 성장 포인트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가 말하는 ‘존중의 선순환’이라는 가치다.
케어링의 돌봄 서비스는 수급자와 요양보호사 혹은 간호사의 1:1 매칭에 공을 들인다. 방문요양의 경우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요양보호사를 케어링이 매칭하면 가정에 직접 방문해 대화를 나누며 성향이 맞는지 살핀다. 일종의 면접인 셈. 2023년 1월 기준 케어링 이용자는 8358명, 요양보호사는 약 2만 7000명이다.
케어링은 가족요양이라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직계 가족을 요양하고 급여도 받을 수 있는 제도지만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모르고 있었다. 또한 방문요양 시급 1만 3750원, 방문목욕 시급 2만 200원으로 최고 수준의 시급을 제공하고 있다. 퇴직금 제도도 운영하며 배상책임보험을 제공한다. 올해 3월에는 요양보호사 감사 축제로 ‘제1회 케어링 요양보호 사랑해 축제’를 연다.
케어링이 요양보호사의 처우에 신경 쓰는 만큼 이들의 만족도도 높다. 남춘화 요양보호사는 “요양보호사가 일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매달 확인해주고, 센터와 교류가 잘되는 게 좋다”고 전했다. 김은숙 요양보호사는 “현실적으로 가족요양 시급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케어링의 요양보호사 대기인력으로 등록하려면 홈페이지나 전화 상담으로 신청할 수 있다. 원하는 지역 근처에서 일자리가 생길 경우 문자로 알림을 보내준다. 매칭이 완료되면 센터에 고용되어 시간제로 일하게 된다.
조용욱 케어링 운영총괄 이사는 “요양은 수급자에 따라 정말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어 다양한 요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잘 맞는 요양보호사가 함께하는 것이 방문요양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요양보호사를 위한 멤버십 제도나 커뮤니티 등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시니어가 모여 사는 마을
최근 케어링이 집중하는 분야는 공동구매와 커뮤니티케어 센터를 운영하는 일이다. 돌봄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 기저귀, 건강식, 물티슈 등 고정적으로 필요한 물품이 생긴다. 거동이 불편하면 직접 구매하러 나가기도 어렵고, 온라인 구매도 쉽지 않다. 그래서 케어링은 공동구매라는 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최저가보다 더 저렴하게 필요 물품을 판매한다.
커뮤니티케어는 주야간보호센터를 말한다. ‘어르신 유치원’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르신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식사도 함께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다. 이 센터를 구심점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서로가 돌볼 수 있는 요양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목표도 있다. 현재 부산에 4개의 지점을 오픈했으며, 4년 안에 전국에 100개 센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케어링은 고령자의 생활 주기에 맞게 거주지를 리모델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은퇴 후 시니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일본과 미국에는 시니어 배리어프리 주택 단지가 있다. 김 대표는 15만 명이 모여 사는 미국 플로리다주 시니어타운을 직접 다녀왔다. 그는 “몸이 아프기 전에 은퇴한 사람들이 모여 레저나 친목 활동을 함께하며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케어링이 이런 비즈니스까지 확장되도록 할 것”이라고 향후 목표를 설명했다.
케어링은 방문요양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종합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2022년 8월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케어링은 데이케어센터를 늘리고, IT를 통한 돌봄 서비스 향상, 시니어 구인·구직 앱 서비스, 요양보호사 교육원 확장 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올해 퇴직 예정인 손 씨는 퇴직 후 재취업 등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원하고 있다. 또한 손 씨는 현재 가입 중인 연금계좌의 적립금을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납입을 계속하며 세액공제 혜택을 보려고 한다. 손 씨는 2023년부터 퇴직소득세와 개인연금 관련 등 제도 변화가 많다는 뉴스를 보고 상담을 신청해왔다.
퇴직소득공제 확대
퇴직급여에 대한 세금은 퇴직소득금액에서 퇴직소득공제와 환산급여공제를 적용해 과세표준을 구한 다음 과세표준 금액별 세율을 곱해 환산 산출세액을 계산하고, 이를 근속연수로 나누어 최종 퇴직소득세를 산출한다.
근속연수 20년에 퇴직소득금액이 1억 원인 손 씨가 올해 퇴직한다면 퇴직소득공제되는 금액은 4000만 원(1500만 원+250만 원X(20년-10년))이고 납부해야 할 퇴직소득세는 112만 원이다. 만약 같은 조건(20년 근속, 퇴직소득금액 1억 원)으로 손 씨가 작년에 퇴직했다면 퇴직소득공제는 1200만 원이고 퇴직소득세는 268만 원이었을 것이다. 근속연수에 따라 적용되는 퇴직소득공제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퇴직소득세 절세 규모 역시 증가했다. 바뀐 퇴직소득공제는 2023년 1월 1일 이후 퇴직자부터 적용한다.
연금계좌 세제혜택 확대
세액공제받을 수 있는 연금계좌(DC, IRP, 연금저축) 납입 한도가 늘어났다. 작년까지 세액공제받는 연금계좌 납입액은 50세를 기준으로 한도가 달랐다. 50세 미만이면 연금저축 연간 400만 원, IRP까지 합하면 연간 700만 원까지, 50세 이상이면 연금저축 연간 600만 원, IRP까지 합하면 연간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총급여 1억 2000만 원(종합소득금액 1억 원) 초과자는 연령에 관계없이 연금저축 연간 300만 원, IRP까지 합하면 연간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연령 및 총급여 1억 2000만 원(종합소득금액 1억 원) 초과 기준이 없어졌다. 2023년 1월 1일부터 연금계좌 납입분은 연령과 소득에 관계없이 연금저축 연간 600만 원, IRP까지 합하면 연간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에 따른 세액공제율(15% 혹은 12%)은 기존에는 총급여 5500만 원(종합소득금액 4000만 원) 이하이면 납입액의 15%를, 총급여 5500만 원(종합소득금액 4000만 원) 초과자이면 납입액의 12%였다. 올해부터는 세액공제율 적용 종합소득금액 기준이 4000만 원에서 4500만 원으로 상향되었다.
연금계좌 납입 시 세제혜택 확대와 연금계좌 수령 시 세제혜택도 추가되었다. 기존까지 연금계좌에서 수령하는 금액 중 연간 1200만 원을 초과하는 연금소득(공적연금은 제외된 금액)은 연금소득 전액을 다른 소득과 종합과세했다. 올해부터는 연금소득 1200만 원을 넘더라도 분리과세(세율 15%)를 선택할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세제 완화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부담의 적정화 취지로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폐지했다.
전년도 주택분 세액 대비 일정 비율 초과분에 대해서 과세 제외하는 ‘세부담 상한’의 경우 기존에는 2주택자의 경우 150%,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포함)의 경우 300%이던 것을 올해부터 150%로 일원화했다. 다만 법인의 경우 상한선이 없는 것은 변함이 없다. 또한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금액을 공시가격 11억 원(기존)에서 12억 원으로, 개인이 보유한 1세대 1주택 외의 일반주택의 경우 기본공제금액을 공시가격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하여 세부담을 완화했다.
1세대 1주택 임대소득 과세대상 고가주택은 기준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인상했다.
대출규제 단계적 완화
기존에는 규제지역 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한도가 20~50%로 제약되었으나 규제지역 내 LTV 한도가 50%로 상향 단일화되었다. 또한 1월 5일부터 서울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을 제외하고 전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됨으로써 나머지 지역의 LTV가 70%까지 완화되었다. 2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과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도 허용된다. 규제지역 완화에 발맞춰 서민·실수요자(부부 합산소득 9000만 원 이하, 주택가격 9억 원 이하, 무주택)의 대출한도를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인 DSR 규제는 현행(은행권 40%, 비은행권 50%)대로 유지한다. 참고로 DSR 계산에 사용되는 총부채엔 전세자금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일반신용대출, 자동차할부대출, 카드론 등이 포함된다.
서민·중산층 세부담 완화
근로자의 식사비 부담 완화를 위해 식대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현행 월 10만 원에서 월 20만 원까지 확대한다. 그리고 소득세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을 상향 조정했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기간 확대
배우자·직계존비속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적용해서 양도차익을 계산하여 과세하는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를 기존에는 증여일로부터 5년 이내 기간의 양도 시에 적용했다. 그런데 2023년 1월 1일 이후 증여받아 양도하는 자산의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기간을 10년으로 확대한다. 이는 특수관계자 간 증여를 통한 양도소득세 회피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취지다.
바뀐 제도를 꼼꼼히 살펴 소중한 노후 자금 설계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절세에 도움을 얻을 수 있어 50대에게 인기가 많은 금융상품, 개인형 IRP(퇴직연금).
장점은 연금을 한 번에 수령할 때보다 세제 혜택이 많다는 것. 50대 직장인의 경우, 세액공제 금액이 900만 원까지 확대돼 특히 유리하다.
다만,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고 있는 만큼 종류가 다양해 대부분의 퇴직연금 가입자가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다.
어떻게 하면 쉽게 선택할 수 있을까?
“상품이 너무 다양해 선택하기 어렵다면, 디폴트옵션 제도를 활용해보세요.”
- 한희윤 신한은행 연금솔루션마케팅부 수석
디폴트옵션(사전운용지정제도) 가입자의 무관심으로 퇴직연금 운용 지시가 없고, 대부분의 연금이 예금 상품으로만 운용돼 낮은 수익률을 내는 것을 막고자 도입된 제도
현재는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기관들이 위험 수준 별로 구성한 7개의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 중 하나를 선택해 지정할 수 있다.
2023년 7월 11일부터는 모든 퇴직연금 가입자가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때문에 거래 은행이나 연금 운용사를 찾아 미리 상담 받아보기를 권한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나 고물가·저성장 환경 등 암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요즘이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 불황의 시기, 구명줄이 되어줄 금융 상품에 대해 알아보자.
1 ‘호시탐탐’ 금리 높은 상품 노리고 있다면
파킹 통장
주차장에 잠깐 차를 대듯 목돈을 은행에 ‘파킹’(parking)하면 일반 통장만큼, 혹은 그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예금 상품이다. 일반 입출금식 통장과 달리, 은행이 제시한 기준 이상을 예금하면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주로 1년 이내에 사용할 비상금이나 목돈을 잠깐 보관할 용도로 사용한다.
정부의 금리 인상 규제로 인해 일반 예·적금 상품 금리의 고공행진은 한풀 꺾였지만,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 상품의 금리가 높다는 점이 특징. 인터넷은행이 여유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하나은행의 ‘머니박스 통장’으로 최대 연 2.9%(2023년 1월 기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는 우대 조건을 채운 경우에 한해 300만 원 이하 금액에만 해당된다.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0.1%의 금리만 적용된다.
▶ 주요 상품 금리(2023년 1월 기준, 세전)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최대 3억 원까지 연 3%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최대 1억 원까지 연 2.6%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 ‘토스뱅크 모으기’ 5000만 원까지 연 2.3%, 5000만 원 초과분부터 연 4%, 금액 한도 없음
[TIP] 파킹 통장과 CMA 통장, 무엇이 다를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인 CMA 역시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주로 단기 여윳돈을 넣어두고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용도로 쓴다. 인터넷은행의 파킹 통장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연 3%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대부분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적지만, CMA는 어디까지나 투자 상품이므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상품과는 달리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2 한정된 자금으로 정기적 현금흐름 만들려면
개인형 IRP(퇴직연금)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2’에 따르면 다른 세대에 비해 50대의 개인형 IRP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향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보다 누릴 수 있는 세제 혜택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세액공제 금액이 900만 원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직장에 다니는 50대는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절세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IRP는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고 있으니 어느 기관을 선택해도 좋다. 다만 기관 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어 수익률 관리나 고객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면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거래 은행을 찾아 개인형 IRP 계좌의 연금 수령 시뮬레이션과 운용 상품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김봉학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향후 시장금리 인하를 감안한다면 3~5년 만기 예금(연 4.5~5.6% 수준)으로 운용 상품을 당장 변경한 후 미리 연금 수령 계획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 주요 상품
-예·적금 상품, 투자 상품(ETF 포함)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너무 많은 IRP, 내게 맞는 상품 선택하려면
한희윤 신한은행 연금솔루션마케팅부 수석은 “상품이 너무 다양해 선택하기 어렵다면, 디폴트옵션 제도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제)이란 가입자의 무관심 등으로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정해놓은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예금 상품으로만 운용돼 수익률이 저조한 현상을 막고, 노후 소득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는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7가지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인컴(Income)형 상품
고물가로 인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중장년층에서는 투자보다 안정적인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금리는 일시적 상황일 뿐이고, 향후 저금리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므로 자산의 일정 비율은 저축이 아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때 중장년층이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바로 인컴(Income)형 상품이다. 절세형 채권은 낮아진 채권 가격과 기준금리가 정점인 현재, 향후 자본 차익 비과세 효과가 기대되는 상품이다. 고금리 시기에는 채권보다 예금이 선호되기 때문에 시중금리보다 이자가 낮은 채권은 액면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된다. 가격이 낮아진 채권을 사면 만기 시점에 매매차익(비과세)을 얻을 수 있다. 김봉학 PB팀장은 “최근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연 5% 이자 수준의 채권 중 할인 채권에 투자하면 예금 수익과 절세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통상 매 분기 혹은 반기마다 쿠폰(채권에서 지급하기로 약정된 금리)을 지급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나 종합소득세 부담을 더는 세제상의 이점도 누려보자.
그밖에 인컴형 상품으로는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와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REITs) 상품이 있다. 먼저 월 지급식 ELS란 S&P500과 같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상품이다. 발행일 지수 대비 매월 평가일에 지수 수준이 통상 60~65% 이상일 경우 연 6~9% 수준의 쿠폰이 매월 지급된다.
리츠는 부동산 및 관련 자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김봉학 PB팀장은 “작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그로 인해 높아진 시가배당률(연 5~8% 수준)과 일정 조건 충족 시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9.9%)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절세 채권,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 리츠(REITs)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투자할 자산 비율은 어떻게?
100에서 본인 나이를 빼고 나온 값만큼 수익성 위주 투자자산에 넣는 ‘100-나이’ 투자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희윤 수석은 “고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을 적극 활용하되, 현재의 고금리 상황을 벗어나 향후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예금 금리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 더 좋은 신용카드 찾고 있다면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무이자 할부 기간도 축소되는 추세다.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유통가맹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해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KG이니시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찾아볼 수 있었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등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소비자는 이에 맞춰 카드 사용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를 쓴다면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기료·가스요금·보험료 등 각종 공과금은 카드 소득공제 항목에서 제외되므로, 할인 혜택을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 측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고정비 위주로, 체크카드는 변동비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TIP]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을 극대화하는 카드 사용법
연말정산 때 연간 카드(신용·체크·백화점·기명식 선불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면 카드 이용액의 일부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해준다. 카드고릴라 측은 “국세청에서 카드 소득공제를 할 때 결제 순서에 상관없이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먼저 차감 공제한다”면서 “연소득의 25%까지 신용카드를 쓰고, 연소득의 25%를 초과하는 금액부터는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 선불충전카드, 지역화폐, 현금 위주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과금·생활비 할인형
소비 관련 혜택보다 공과금, 주유, 통신 등 생활비 관련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기·수도·난방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고릴라 측은 지난달 ‘2023년 신용카드 키워드’ 중 하나로 공과금을 들며, “지갑이 얇아지면서 각종 생활비에서 할인 혜택이 큰 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신한카드 ‘Mr.Life’ : 월납요금 10% 할인,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및 택시비 할인
-롯데카드 ‘로카(LOCA) 365’ : 아파트관리비,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대중교통비, 보험료 등 10% 청구할인
시니어카드
국민연금을 받고 있거나, 만 65세 이상으로 노인복지법상 경로자로 인정되는 경우에 발급을 추천한다. 국민연금증은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카드로, 종이형 수급증서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수급자임을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 노령연금, 장애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을 월 10만 원 이상 받고 있다면 국민연금증 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종류는 일반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가 있다. 현재 우리은행, 농협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혜택은 은행마다 상이하다.
‘시니어패스’, ‘어르신 교통카드’라고도 불리는 무임교통카드는 만 65세 이상 경로자가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상 생일 날짜부터 발급이 가능하다. 선불식(단순 무임교통카드), 후불식(신용카드) 두 종류가 있다. 단순 무임교통카드는 주민센터(동사무소), 신용카드는 신한은행에서 신청하면 된다.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하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순 무임교통카드의 경우 주민센터에서 발급하면 발급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면 카드사를 통해 신청하면 별도 발급 비용을 내지 않고 수령 가능하다. 65세 미만의 경우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 주요 상품
-우리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신규 연금수급자 버스요금 2년간 지원(월 4회, 최대 5000원), 쇼핑업종(백화점, 대형마트) 5% 할인, 전국 병·의원/한의원 5% 할인, 주유 리터당 70원 할인
-농협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철도요금 30~50% 할인, 만 65세 이상 고궁·박물관 등 공공시설 현장할인, 만 65세 이상 경기·강원 지역 거주자 지하철 무임승차 가능
숨 가쁘게 시간이 흘러간다. 어느덧 겨울의 한가운데 서 있다. 한겨울 차디찬 공기와 그 풍경 속으로 데려다주는 대청호의 새벽을 찾아간다. 자동차로 어두운 새벽길을 두 시간여 달려 쨍한 추위 속에 호수의 새벽 공기를 맞는 일, 신선하다.
엄동설한의 캄캄한 새벽길은 생각처럼 어렵진 않다. 달려갈수록 조금씩 걷혀가는 어둠을 확인하는 일도, 중간에 잠깐 들른 휴게소의 적막함도 어두운 길을 달리는 사람들만의 즐거움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기준으로 두 시간 정도 새벽길을 달리면 시골길 드문드문 몇 채의 농가와 들판이 내다보이고 대청호를 향한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청호 오백리길 제4구간 출발점인 윗말뫼 주차장은 한적하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총 21개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이 구간 안에 대전, 청주, 충북 옥천군과 보은군이 경유한다. 그 속에 마을과 산과 들과 강과 호수가 오백리길을 이어준다. 원래는 대덕군과 청원군 사이에 있다고 하여 대청호라 이름 붙였다. 이 지역에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80년 대청댐 완공과 함께 지역 마을 담수화가 시작되면서 생겨난 인공 호수가 대청호다. 이때 수몰 지역은 86개 마을로 4000세대가 넘었고, 주민은 2만 6000여 명이나 되었다.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생긴 대청호로 인해 어릴 적 따뜻했던 추억 속 아름다운 시골 마을은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대청호는 인공 저수지로는 저수량 기준으로 소양호와 충주호에 이어 국내 세 번째다. 스무 개가 넘는 대청호 오백리길 구간을 편안히 즐기는 방법은 호수 둘레길을 산책하듯 걷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4코스 호반 낭만길은 대청호수를 가까이에 두고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습지공원과 자연생태관 등이 걷는 길마다 이어지며, 총길이는 약 12.5㎞이고 5~6시간 정도 걸린다.
물론 지금도 호반길을 걷기 위해 찾아드는 이들에게 큰 불편은 없는 편이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3년 열린관광지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대청호 일대는 장애인, 노약자 등 이동 약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무장애 관광 환경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제는 이동 약자의 문턱이 더욱 낮아진 대청호 오백리길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정보취약계층이 불편 없이 관련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도 개선한다.
취향에 따른 구간별 길을 걷다가 갈대숲이나 호숫가에 멈춰서 조용히 대청호를 즐길 수도 있고, 또는 드라이브만으로도 좋다. 굳이 걷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발걸음에 따라 또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일부를 걷거나 쉼을 택하면 된다. 걷는 속도나 그 길을 모두 걸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일인가. 단 한두 시간을 걸었어도 그저 자연 속에서 음미하는 시간이 의미 있다. 온몸의 세포를 깨우고 다독이는 그 순간만으로도 충만하다.
동이 트기 전 호수에 도착하는 이들에겐 새벽 물안개에 대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은 마냥 맑고 쾌청한 호수를 보게 된다.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에 주로 발생하는 물안개가 이날따라 피어오르지 않았다고 글렀구나 생각할 일은 아니다. 새벽의 거대한 호숫가에 서보았는가. 온몸이 떨리고 시리도록 쨍한 상쾌함으로 간단하게 마음의 평안을 던져준다. 이렇게 겨울과 마주한다.
호수 주변에 들면 몇 걸음 옮겼을 뿐인데 공기 맛이 다르다. 건너편의 산과 능선이 호수 안으로 잠겨 흔들림 없는 반영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호반 둘레길에 깊숙하게 들어가면 질퍽한 습지 위로 풍성한 억새가 숲을 이루었다. 가끔 바스락거리며 무언가 지나가는 소리가 나곤 한다.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철새가 푸드덕 날고 먹잇감을 찾는 백로의 날갯짓을 보게 된다. 계절에 따라 개구리는 물론이고 메뚜기나 거북도 볼 수 있다. 자연환경이 청정해 구간 안에 자연생태관도 운영한다.
수변탐방로에서 한없이 호수에 취했다가 명상정원 방향으로 향하면 무엇이 기다릴까. 호수와 숲이 함께하는 곳이다 보니 발밑에는 여전히 낙엽이 바스락거린다. 10분여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숲길의 자연스러움에 젖어든다. 호수와 정원 사이 언덕처럼 완만한 등성이에 ‘대청호 오백리길’ 표지판이 보인다. 쉼을 제공하는 벤치와 정자가 호수를 앞두고 나무 아래 고즈넉하다. 이곳에서 호수를 빙 돌아보며 각자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명상정원은 물속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건네주는 공간인 듯싶다. 한 번쯤 들러서 간단하게라도 그리움을 풀어보도록 전통 조형물이 조성되어 있다. 옛 마을길의 한옥 담장, 장독대, 널찍한 평상 등으로 그들의 깊은 그리움이 해소될까마는 수몰민들을 위로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마을 어귀에서 자라던 나무였는지 여전히 우뚝 서 있는 나무는 사진가들의 피사체가 되어 언제까지나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이 애잔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물속의 작은 섬들이 이루는 반영의 멋과 함께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명상정원에는 드라마 ‘슬픈 연가’, 영화 ‘역린’, ‘창궐’, ‘7년의 밤’ 등의 촬영지였다는 안내가 줄을 잇는다. 이런 이유 말고도 이곳에 서면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아련한 마음이 생겨난다. 세상의 흐름 속에서 변화해가는 현장과 그들의 어제와 오늘, 그뿐 아니라 이 모습을 대하는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은 힐링의 장소로 이곳을 찾는다. 포토존에서 셔터를 누르고 나무 그네에 앉아 눈앞의 호수를 마냥 누리며 새벽의 호수를 만끽한다.
4구간 호반 낭만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명상공원에서 조붓한 길을 따라 1km쯤 거리에 자연생태공원과 추동 취수탑이 자리 잡고 있다. 상수원 취수구역이다. 가래울 마을과 황새바위와 연꽃마을에 이어진 오리골 제방이 시원하다. 철 지난 논과 밭을 끼고 걷는 길에 몇 가구 안 되는 작은 마을도 지나고, 데크로 연결되는 길도 나온다.
감나무에 넉넉히 남겨둔 까치밥의 푸근함을 올려다보면서 마을 옆 데크를 걷다가 예닐곱 단쯤 되어 보이는 알타리 무더기를 보았다. 필요하신 분은 가져가라는 인심이었다. 이런 인정 넘치는 구경은 여행의 덤이다. 도로 옆으로 나오니 자전거 부대들이 씽씽 달린다. 시골길을 달리는 라이딩족들의 활기찬 질주가 상쾌함을 듬뿍 얹어준다.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을 찾는 이들이 들르는 곳이 또 있다. 3구간 종착지인 윗말뫼의 더리스. 호수를 앞에 두고 탁 트인 풍경이 압도한다. 더리스&테라베오는 슈하스코 브라질 바비큐 전통요리 레스토랑이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펼쳐진 대청호 오백리길 산책로와 호숫가의 전경을 보려고 찾아온다. 더리스 정원 아래로 계단을 내려가면 프라이빗한 장소가 나타난다. 커플 의자에 앉아 마음껏 물멍에 빠져들면 된다. 때가 맞으면 거위 떼가 찾아와 물속에서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는 평온한 시간이다. 혹시나 비가 많이 내린 후라면 벤치와 나무가 물속에 잠긴 그림 같은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추운 겨울날 그리움 속 마을을 찾아 떠난 여행지에서 문득 유년의 시간을 발견한다. 그 길 위에서 기억 저편의 할머니와 내 부모 형제들을 만난 듯 뭉클함도 얻는다. 소박한 자연 속에서 비로소 들여다보는 내면 깊숙이에 위로 한 줌 들여놓았다. 떠돌던 마음은 차분히 잦아들고 한없이 따뜻하다. 세상 소음 따윈 잊고 호숫가를 걷는 내 발밑에서 마른 풀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전부였던 하루가 한동안 몇 알의 비타민이 되어줄 것이다.
여행 정보
자동차로 서울 기준 두 시간 정도 소요. 특히 청주에서 출발해 근교 문의문화재단지와 대청호를 함께 둘러보는 코스도 좋다. 전통문화와 호수의 멋을 제대로 느껴볼 만한 곳이다. 대청호 코스 대전역발 시티투어 순환버스가 토·일 주말에 있다.(2시간 반 정도 소요)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첫 순서로 다수의 전문가가 언급한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에 대해 알아봤다.
◇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 시니어에게 왜 유망할까?
2020년 5월부터 고용노동부의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라 1000명 이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50세 이상 퇴직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진로설계 및 상담, 재취업 알선, 취업 교육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적인 전직지원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이에 따라 전직을 지원하는 전문가의 수요가 늘고 있다. 직업상담사, 커리어 컨설턴트 등 유사 분야 자격증이 있다면 입직과 업무 수행에 유리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강소랑 박사
급변하는 직업 환경으로 중장년에게 매우 유망한 직업이다. 고용노동청이나 여타 공공기관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여러 일자리 사업을 한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이나 뉴딜인턴십, 보람일자리 사업 등이 있다. 이런 일자리 사업의 취지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직 당사자인 중장년과의 상담 혹은 교육을 통해 그들의 제2인생 전환을 위한 생애설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업무가 중장년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위 두 전문가를 비롯해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등이 ‘직업상담사’ 또는 ‘전직지원전문가’를 시니어 유망 직업으로 꼽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함께할 미래, for 5060 신직업’ 보고서에서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생경력개발의 일환으로 중장년 퇴직자뿐만 아니라 재취업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인프라가 확충될 전망”이라며 시니어 유망 신직업 중 하나로 전직지원전문가를 선정했다.
직업상담사란 구직자나 미취업자에게 직업 및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 경력설계, 구직 활동 등에 대해 조언한다. 이와 유사한 전직지원전문가의 경우 퇴직 후 이직 또는 전직,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제2의 직업을 추천하고 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최근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정년 이후에도 일자리를 희망하는 이가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동자 중 97.6%는 가능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욕구에 따라 퇴직 후 다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 중장년을 위한 상담 지원과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년 구직자의 경우 동년배인 상담가와의 공감대와 유대, 신뢰 형성이 더욱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시니어 직업상담가의 수요의 증가와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 나도 직업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직업상담사는 주로 실내에서 활동성이 적은 형태로 근무하며, 구직자와 면담하거나 검사를 통해 취미, 적성, 흥미, 능력, 성격 등을 분석한다. 구직자에게 알맞은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에 관해 조언하며, 필요 시 강의 형태의 교육이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기도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경력자 직무활용 재취업 추천직업’(2021)에 따르면 업무환경 등 직업유사성을 고려했을 때 일반행정공무원, 심리상담 전문가, 노무사, 교육과학연구원, 사회복지사 등의 경력자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직업상담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은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이다. 국가공인자격인 ‘직업상담사’는 1, 2급으로 나뉘며 검정형과 과정평가형 두 분야로 응시 가능하다. 지난해 검정시험형의 필기의 경우 전체 2명 중 1명꼴로 합격했는데, 합격률이 가장 높은 건 50대로 60.1%다. 60대는 57.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기 시험에서도 50대의 합격률(52.3%)이 가장 높으며, 60대는 42.8%다. 과정평가형의 경우 전 연령대 평균 55.3%의 합격률(외부평가 기준)을 나타냈다. 합격률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전체 응시 인원을 살펴보면 검정형 2만3974명, 과정평가형 362명으로 아직까지는 검정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중장년의 합격률이 높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노력여하에 따라 연령과 무관하게 취득이 가능한 분야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과 응시생들은 합격 문턱이 마냥 낮은 편은 아니기에 사이버대학 등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하거나,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자격증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 건 자격증 취득 이후다. 상담사 관련 자격의 경우 취득 후 내담자를 만나며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가영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사회복지사(직업교육 담당자, 직업상담사 자격 보유)는 “직업상담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을 보면 자격증 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보다는 취득 이후 일자리로의 연계 방법에 대해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이미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후 센터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로 민간기업에서 활동하는 직업상담사의 경우 청년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시니어 직업상담사는 재정지원일자리나 공공일자리, 사회공헌일자리 쪽으로 추천하게 된다. 주로 이런 분야의 경우 지원서 작성에서부터 행정적인 절차가 많아 컴퓨터 활용 능력이 바탕이 된다고. 따라서 문서작성 능력 등이 부족하다면 이 부분을 보완해둬야 추후 구직 활동도 원활해진다.
이가영 사회복지사는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분야라고 조언한다. 그는 “내담자들이 저마다 원하는 직종,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마련하고 알맞게 추천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직업이나 구직 동향을 살펴야 한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며 “직업상담사 일을 하다보면 내담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거나 상담 과정을 기록하는 등 컴퓨터 문서 작업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특유의 편안함과 경험이 내담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내담자를(청년인 경우) 손주나 자식 대하듯 한다거나, 경험이나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조할 우려가 있다. 늘 상담자로서 전문성을 갖고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nterview] 윤영란 직업상담사 “일하는 행복 선사하는 보람이 가장 커”
한때 영재교육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윤영란 씨(펀더플드림협동조합 대표)는 53세 나이에 직업상담사 2급을 취득 후 직업상담사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는 현재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컨설턴트 겸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강사로 활동 중이다. 직업상담사가 된 지도 8년차, 윤 씨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노후 행복을 좌우하는 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 경제적으로 소득 창출도 되겠지만, 활동성이 생기며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사회 활동을 하니 관계 형성에도 좋죠. 실제 저와의 상담을 통해 노후를 행복하게 할 일자리를 찾는 분들을 보면 참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사실 중장년들은 이미 능력은 출중한데 정보력이 부족하거나 제도를 잘 몰라 헤매는 분도 많거든요. 그런 점에서 동년배로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기 쉽게 상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윤 씨는 자격증 취득만을 목표로 너무나 쉽게 딸 수 있는 일부 민간자격증은 피하라 당부한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만 추후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또, 시니어 직업상담사를 요구하는 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국가자격인 ‘직업상담사’를 요건으로 하는 곳이 많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좀 힘들더라도 1~2년 정도는 자격증 공부를 하셨으면 해요. 강한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취득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가능하다면 늦어도 50세 초반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민간 기업을 희망한다면 보통 60세가 지원 커트라인인데, 몇 년밖에 일하지 못할 인력을 잘 뽑지 않으니까요. 물론 몇몇 보람·공공일자리 유형의 경우 반대로 65세 이상만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채용 기관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동안은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이 많아 젊은 직업상담사를 선호하는 분위기였지만, 고령화시대 흐름에 따라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미래를 밝게 점치는 윤 씨다.
“퇴직 후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은 점점 늘어날 겁니다. 이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봐요. 제 경험으로는 젊은 세대들에 비해 중장년 세대가 구직 활동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격차예요. 이런 부분을 동년배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헤아리고 설명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죠. 또 과거에 비해 심리, 정신 상담 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직업에 대한 컨설팅, 상담 수요도 많아지리라 생각해요.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고 직업상담사에 도전해 많은 중장년에게 일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시길 바랍니다.”
‘티끌 모아 태산’ 전략이 주목받는 짠테크 시대. 애먼 돈을 낭비하지 않고 숨은 돈까지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절약 방법을 소개한다.
PART1 | 복지 & 금융 | 무심히 방치한 돈, 몰라서 지나친 혜택. 유심히 알아보자.
[1] 정부 보조금 찾기
정부 지원금 혜택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아까울 것이다. ‘정부24’ 홈페이지 내 ‘보조금24’ 메뉴에 접속해 연령, 거주지, 소득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 맞춤형 정부(지자체) 보조금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진행이 어렵다면 ‘보조금24 활용안내서’ 앱을 찾아보거나, 주민센터에서 ‘보조금24 정보제공 동의 신청서’ 작성 후 자녀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국민비서 구삐’ 알림 신청 또는 ‘보조금24 신청알리미’ 앱을 설치하면 관련 정보를 때맞춰 알려준다.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맞춤형 급여안내’(복지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 맞춤형 복지 정책을 생애주기에 따라 안내받을 수 있다.
[2] 카드 포인트 현금화하기
야금야금 쌓인 카드 포인트도 모이면 쏠쏠하다. 카드사마다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금융결제원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 또는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모아둔 카드 포인트를 확인해 현금화(계좌이체) 또는 기부도 가능하다. 금융결제원 사이트에는 카드 및 계좌 자동이체 목록도 나오니 불필요한 건은 해지 신청해 새는 돈을 막자.
[3] 숨은 보험금 받기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에서는 보험 가입 내역과 미청구 보험금, 휴면 보험금 조회가 가능하다. ‘연락처 한번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추후 숨은 보험금 발생 시 안내를 받아볼 수 있다.
[4] 무료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무료 법률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전국 150곳 공단 사무소를 방문하거나, PC·모바일·전화 등을 통해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다(예약 필수, 문의 :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세무 관련 상담은 ‘마을세무사’를 이용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서 마을세무사 연락처를 확인한 후 전화·팩스·이메일로 상담 신청하면 된다(문의 : 읍면동 주민센터).
[5] 통신비 미환급금 돌려받기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통신 미환급액 및 유료방송 미환급액을 조회할 수 있다. 휴대전화 구입 시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선택약정 할인 25%를 받는데, 이 부분도 확인 가능하다. 그밖에 요금 감면이나 멤버십 혜택 등 통신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6] 본인부담액상한제 확인하기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한 연간 본인일부부담금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소득 구간에 따라 상이)을 넘었을 경우, 초과액은 공단에서 부담한다. 사전급여(의료기관에서 처리)와 사후환급으로 나뉘는데, 사후환급은 직접 신청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 및 신청 가능하다. 접속할 때 본인부담금 환급금(이중납부, 착오납부로 발생한 금액)도 확인해보면 좋다.
[7]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로 의료비 할인
만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라면 월 3500원(진료비 1500원, 약제비 2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질병관리청). 지역 내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신청 가능하며, 해당 기관 정보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8] 틀니·임플란트 70% 지원
만 65세 이상 건강보험 대상자라면 틀니와 임플란트 진행 시 본인부담금 30%만 내면 된다. 진행 후에는 지원받을 수 없으니, 계획이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보건복지상담센터(129)로 문의해보자.
[9] 휴면계좌 잔금 찾기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에 접속하면 휴면예금 계좌 목록을 알 수 있다. 확인된 잔고는 본인 계좌로 이체하거나, 기부금으로 전환 가능하다.
[10] 내일배움카드로 지원받기
자격증 취득 등 뭔가 배우려 한다면 해당 기관이 ‘내일배움카드’ 사용 가능처인지 알아보자. 카드 발급 후 5년간 300만~500만 원의 직업능력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1]약국 할증 시간 피하기
약국 조제료 야간가산제도에 의해 평일 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또는 일요일·공휴일에는 조제료의 30%가 할증된다. 일반의약품은 제외되며, 처방약이나 처방 일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PART2 | 쇼핑 & 여가 | 즐거움을 위한 소비. 쇼핑과 여가 활동에도 틈새 절약법은 있다.
[12] 유통기한 임박, B급 상품 저렴하게
요즘 마트에서는 유통기한 임박 제품이나 못난이 채소·과일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쿠팡 등 온라인 마켓에서도 하자 없는 반품 상품 등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B급 상품 아이템을 모아 판매하거나 정보를 알려주는 ‘떠리몰’, ‘임박몰’, ‘이유몰’, ‘라스트오더’ 등의 플랫폼(앱)도 살펴보면 좋다.
[13] ‘1+1 제품’ 보관하기
편의점에서도 ‘1+1’, ‘2+1’ 등 덤 이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짧아 소진이 어렵거나, 딱히 당장 필요 없는 덤 제품이라면 잠시 보관해두자. ‘우리동네GS’(GS편의점), ‘포켓CU’(CU편의점) 앱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14] 기프티콘도 사고팔고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몇몇 중고거래 앱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고파는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자원 활용의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최근에는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도 중고거래가 가능하다. 일상카페, 니콘내콘, 기프티스타 등의 앱을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톡으로 받은 기프티콘의 경우 유효기간이 지나면 상품가의 9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자(선물 구매자가 아닌 수신자에게 입금, 앱 내 선물하기 메뉴에서 진행).
[15] 유류비 아끼고, 가벼운 드라이브
주유하고 나왔는데 근방에서 더 값싼 주유소를 발견했다면, 안타깝지만 손해를 본 것이다. 주유할 일이 있다면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사이트또는 앱을 먼저 살펴보자. 시도별 최저가 주유소와 가격 정보, 현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가장 저렴한 주유소 등을 알 수 있다.
[16] 비교 쇼핑 생활화
같은 제품이라도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다. 다양한 상품의 최저가를 알려주는 ‘비교 쇼핑’ 앱을 활용하자. 쿠차, 쇼핑스캐너, 다나와 등이 대표적이다. 핫딜 노마드족(특정 시간대에만 할인하는 핫딜 제품을 찾아다니는 소비자)을 위한 ‘세일포유’ 사이트에는 실시간 할인 정보가 올라온다.
[17] 돈·건강·환경 1석 3조,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만 65세 이상이라면 지하철이 무료지만, 그 이전 세대라면 ‘알뜰교통카드’로 교통비를 아껴보자. 버스·지하철 정류장까지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앱과 연동),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 포함 최대 30% 대중교통비가 절감된다. 미세먼지 발령일에는 마일리지를 2배 제공하고, 모인 마일리지는 캐시백으로 전환해 교통비에 충당할 수 있다. 후불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와 선불카드(티머니, 캐시비, 원패스) 중 신청 가능하다.
PART3 | 생활 & 관리비 | 1와트의 전력, 한 방울의 물도 아끼는 절약 고수를 위한 관리비 절감 노하우.
[18] 겨울철 난방비 폭탄 막기
가스비는 온도에 비례한다. 보일러 온수 온도를 40℃정도로 설정하고, 중간 수압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온수 온도를 55℃에서 40℃로 줄이면 월 8610원가량 요금이 덜 나온다(일 온수 사용량 200kg 가정). 빈방의 난방밸브를 잠그거나(월 2만5923원 절감 예상) 보일러를 청소해도(월 1만3007원 절감 예상) 가스비를 아낄 수 있다. 보일러 실내 온도는 20℃를 기준으로 1℃ 올라갈 때마다 난방비가 15% 상승한다. 18~20℃로 맞추면 적당하다. 보일러를 끄면 재가동 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돼, 10시간 이내로 귀가한다면 외출 모드를 이용한다. 한파에는 외출 모드 대신 15~17℃ 정도로 설정하면 동파를 막으면서 집안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19] 졸졸 새는 대기전력 차단하기
세탁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 대기전력이 있는 가전제품의 경우 전원을 껐더라도 콘센트를 꽂아둔 상태면 전력이 소비된다. 가정 내 대기전력왕은 바로 셋톱박스. TV(1.27W)의 10배(12.27W)에 이른다. 일일이 콘센트 관리가 어렵다면 대기전력을 차단해주는 콘센트타이머나 스마트 플러그를 사용하자.
[20] 탄소포인트제(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제도다. 온라인 탄소포인트제 누리집(서울시 거주자는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또는 관할 시·군·구 담당 부서를 방문해 신청 가능하다. 과거 1~2년간 월별 평균 사용량과 현재 사용량을 비교해 연 2회(6월, 12월) 현금,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21] 돈 내고 버리는 폐가전, 무료로 처분하기
대형 생활 폐기물을 버리려면 시·군·구청을 통해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폐가전무상배출예약시스템’을 이용하면 무료로 처분 가능하다. 회원 가입 절차와 수수료 없이 원하는 날짜에 예약 후 지정된 장소에 폐가전을 내놓으면 된다.
[22] 전력피크대 피하기
전력피크대에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높게 나온다. 생산단가가 높은 발전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전력피크대는 오전 9~12시, 오후 4~7시이니 급하지 않다면 이 시간대를 피하자(봄·여름·가을은 오전 10~12시, 오후 1~5시).
[23] 마트 갈 때 들르는 빈병 무인회수기
고전적인 짠테크 방법으로 알려진 빈병 팔기. 최근에는 대형마트(롯데마트, 이마트 등)를 중심으로 빈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돼 있다. 보증금액은 빈병 용량에 따라 1병당 최소 70원부터 350원까지다(하루 최대 30병). 모아둔 빈병을 마트에 가져가 돌려받은 보증금을 장 볼 때 보태면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