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사회] 노후 주거·자산 : 집이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

입력 2025-12-31 07:00

②국가통계연구원 ‘한국의 사회동향 2025’로 본 노후의 현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국민의 생활과 우리 사회의 변화양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통계표와 그래프 중심으로 서술한 이야기방식(story-telling)의 종합사회보고서 ‘한국의 사회동향 2025’를 발표했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년을 맞아 광복 이후 우리사회 각 영역별 변화상을 ‘주요 동향’에 수록했으며, ‘주요 이슈’에는 노인(고령자)를 비롯한 우리사회의 취약계층 관련 분석을 담았다. 이번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고령자를 중심으로 한 사회상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① 경제·노동 : 정규직에서 밀려나 초단시간 노동으로

② 주거·자산 : 집이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

③ 건강·돌봄 : 75세 이후, 혼자서는 버틸 수 없다

④ 안전·위험 : 시니어의 일상이 점점 위험해진다

⑤ 삶의 질·격차 : 노후 격차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주거 안정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노후의 주거 안정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판단해 왔다. 그러나 최근 통계는 이 기준이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집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혹은 임차 상태에 있더라도 노후의 주거 불안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통계연구원이 12월 26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유주택가구 비율은 56.4%, 무주택가구 비율은 43.6%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주택 보유 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세부적인 주거 양상에서는 변화가 보인다.

보고서는 특히 임차가구의 증가와 월세화 현상에 주목한다. 임차가구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에는 60% 수준에 이르렀다. 2015년부터 월세 비중이 전세를 앞지르며, 전통적인 임차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임차가구의 주거 여건은 자가 가구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열위에 있다. 2024년 기준 가구당 평균 주거면적은 자가 가구가 81.3㎡인 반면, 전세는 63.5㎡, 보증금 있는 월세는 39.7㎡, 보증금 없는 월세는 25.2㎡에 그쳤다. 주거환경과 주택의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임차가구가 자가 가구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단, 전세의 주거환경 만족도는 3.04점으로 자가 3.03점보다 미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월세에 생활비, 의료비까지 부담 가중

이러한 차이는 고령층과 청년층, 저소득층에서 더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최근 청년층뿐 아니라 고령층에서도 임차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거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임차 상태에서 월세 부담을 지는 경우, 고정적인 주거비 지출이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거 안정성을 판단하는 또 다른 지표인 자가점유 비율은 2006년 이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자가에 거주하더라도 주거비 부담, 관리 비용, 소득 대비 지출 구조에 따라 체감하는 주거 안정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노후의 주거 안정을 판단하는 데 한계다.

2025년 대한민국 고령자의 주거 현실은 단순히 집의 소유 여부를 넘어, 거주 형태와 비용 구조, 주거 환경 전반을 함께 고려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노후의 주거 안정은 이제 ‘집이 있는가’보다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거주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뉴스

  • 일하는 노인 늘고, 혼자 사는 노인도 늘었다
    일하는 노인 늘고, 혼자 사는 노인도 늘었다
  • 고령화된 아시아, ‘2000조 원대 시장’ 돈의 길 바뀐다
    고령화된 아시아, ‘2000조 원대 시장’ 돈의 길 바뀐다
  • 노인 10명 중 9명, 공적 돌봄 못 받아
    노인 10명 중 9명, 공적 돌봄 못 받아
  • [2025 한일시니어포럼] 주형환 부위원장 “3초(超) 위기 맞은 한·일 초고령사회 해법 공동 모색”
    [2025 한일시니어포럼] 주형환 부위원장 “3초(超) 위기 맞은 한·일 초고령사회 해법 공동 모색”
  • [2025 한일시니어포럼] 이기일 조직위원장 “한일 협력으로 글로벌 고령사회 표준모델 만들 수 있어”
    [2025 한일시니어포럼] 이기일 조직위원장 “한일 협력으로 글로벌 고령사회 표준모델 만들 수 있어”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