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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가요의 번지 없는 주막을 찾아서
- 청중은 젊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하면서 박수쳤고 파안대소가 터져 나왔다. 제2인생을 준비하는 은퇴자를 비롯해 교사, 시인, 사진작가 등 모인 사람들의 나이와 직업도 참 다양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몰입하는 이들 앞에 선 강연자는 이동순(李東洵·68) 한국대중음악힐링센터 대표다. 시를 쓰는 문학인이라는데 옛
- 2018-08-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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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속 나만의 납량특집
- 기온이 비현실적으로 올라가니 세상도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모든 사물이 흐느적거리고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주인공이 뜨거운 태양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는 고백이 이해될 지경이다. 문득 카뮈가 겪었던 모로코의 더위가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부극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렇게 얼굴을 찡그렸던 건 바로 그 황야의 불쾌지
- 2018-08-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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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각종 안전사고 대비를 위한 몇 가지 방법
- 짧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어린이집 등하교버스에서 미처 못 내린 아이가 뜨거운 열기에 숨을 거두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던 체력 약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열에 숨지기도 했다. 강렬한 햇볕이나 뜨거운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 체온조절중추신경이 마비되어 생기는 병으로 40℃ 이상의 고열
- 2018-07-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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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삭바삭한 여자, 배우 박정수가 만난 딜레마
- 카랑카랑한 목소리에서부터 이 사람은 싫고 좋은 게 분명할 것이며 그 점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으리라는 인상을 준다. TV 밖 현실 속에서 만난 배우 박정수의 첫인상은 어떤 단호함 혹은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이가 주는 강인함이었다. 얼마 전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를 끝낸 그녀는 마침 인터뷰를 한 날 미국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학생
- 2018-07-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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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을 부르는 말, 행복을 키우는 말
- 결혼 30년 차 부부가 황혼이혼을 할 지경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의 고약한 성격으로 인한 막말과 냉대를 참고 살아온 게 억울하다면서 남은 인생을 좀 더 자신을 위해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회사에서 온갖 눈치 보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은퇴 후 힘 빠지고 경제력이 없어지니까 아내의 잔소리와 구박이 서
- 2018-07-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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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애인, 늙은 애인
- "학생 늦었는데 집에 안 가요?" "음악이 좋아서요. 이 음악 끝나면 가려고요." 1989년 내 나이 39세 때였다. 남편이 평택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11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학생 한 명이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남편이 부재중이라 내가 문을 닫아야 했기에 그와 대화를 하다 보니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때 서
- 2018-07-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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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오피아, 찬란한 고대 문명과 커피 향으로 가득한 나라
-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이야말로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가장 큰 동기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처음 타보는 국적기. 처음 보는 ‘그을린 피부’의 여 승무원. 영상과 인쇄 자료를 살피며 상상해보는 시뮬레이션의 시간들…. 에티오피아까지 가는 15시간의 비행시간이 지겹기는커녕 설렘으로 가득한 이유다. 많은 이에게 이름조차 낯선 에티오피아는 수백만 년 전 유인원
- 2018-06-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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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취미, 하모니카
-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멋있게 사는 방법의 하나로 누구나 악기를 하나쯤은 다루고 싶어 한다. 드럼이나 색소폰, 기타를 멋지게 연주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 퇴직을 했으니 시간도 많고 봉사 활동을 다니더라도 악기 하나쯤 다루면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악기배우는 일은 막연하게 호기심은 있었지만 실천에는 옮기지
- 2018-05-2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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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저녁 식탁
- 대전 유성 5일장이 서는 날이다. 오후 늦게 장바구니 하나 들고 가볍게 집을 나섰다. 한 시간 후면 남편 퇴근시간과 얼추 맞아 떨어지니 만날 시간과 장소를 카톡으로 보냈다. 무엇을 살지 작정하진 않았지만 내 눈에 푸성귀 하나가 자꾸 들어왔다. 미나리다. 저녁엔 미나리 전과 막걸리를 식탁에 올려볼까 싶었다. 모처럼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린 것이다. 여기
- 2018-05-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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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보호사, 힘들고 더럽기만 한 직업 아니에요”
- 손해수 씨가 요양보호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호기심이 낳은 우연의 연속때문이었다. 신학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학위를 준비하던 중 문득 신앙이나 종교적 행위가 실제로 신체 치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졌다. 어떤 방식으로 연구할까 고민하던 중 “간호조무사가 돼서 의료 현장에 들어가 보면 어떻겠느냐”는 담당교수의 제안에 그길로 간호조무사 시험을 준비
- 2018-05-11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