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받기 시작하면, 건강보험료는 어떻게 달라질까

입력 2026-01-22 10:32

[금융 도슨트의 은퇴 금융 이야기 ㉙] 은퇴 후 예상 밖 지출, 건강보험료 점검

은퇴 후 10만 원의 가치는 은퇴 전 100만 원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근로소득이 끊기고 연금과 그동안 모은 예금 등 자산으로 생활해야 하는 은퇴자라면 쉽게 공감할 이야기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소득 흐름은 한결 안정되지만, 동시에 신경 써야 할 지출도 생긴다. 대표적인 항목이 건강보험료다.

직장에서 퇴직하면 직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한다. 이후 피부양자로 남거나,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소득은 줄었는데 보험료는 오히려 늘었다는 경험담을 자주 듣는다. 건강보험료는 국민연금과 달리 납부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평생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은퇴 이후 더욱 민감한 지출 항목이 된다.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뀌면

직장에 다닐 때는 건강보험료를 회사와 본인이 절반씩 부담한다. 반면 지역가입자는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낸다. 부과 기준도 다르다.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정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과 자동차까지 함께 평가한다. 이 차이로 인해 퇴직 후 보험료 부담이 커졌다고 느끼는 사례가 생긴다.

가능하다면 피부양자 등재부터 확인이 우선

은퇴 후 건강보험료 부담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피부양자 등재 가능 여부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가족을 의미한다. 은퇴 후에도 배우자나 자녀의 피부양자로 인정되면 별도의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보험료를 내지 않더라도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피부양자 제도는 가입자 간 형평성을 고려해 소득과 재산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피부양자 대상자와의 가족관계나 동거 여부에 따라 부양 인정 기준이 달라진다.

한편 은퇴 후 재취업에 성공해 다시 직장가입자가 되거나, 사업소득자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자격이든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면 피부양자 자격 기준을 우선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피부양자 인정 기준 - 소득과 재산을 함께 본다

피부양자 자격은 연금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금융소득, 임대소득, 사업소득 등을 합산한 연간 소득과 재산 규모를 함께 본다. 재산이 적더라도 소득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피부양자 신청은 직장가입자 본인이 신청해야 한다. 자격 변동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신고하면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

재산 수준에 따라 소득 요건이 다르다

피부양자 자격은 소득과 재산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가장 큰 틀은 모든 소득을 합해 연간 2000만 원 이하, 재산세 과세표준 9억 원 이하여야 한다. 만약 보유 재산이 5억 4000만 원 초과 9억 원 이하 구간이라면 소득은 1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사업소득은 별도 기준이 적용되고, 주택임대소득은 사업자등록 여부 관계없이 피부양자에서 제외된다.

△재산세 과세표준 5억4000만 원 이하 -> 연간 소득 2000만 원 이하

△재산세 과세표준 5억4000만 원 초과 ~9억 권 이하 -> 연간 소득 1000만 원 이하

연간 소득에는 이자·배당·사업·기타·근로·연금소득이 포함된다. 이 중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은 포함되지만, 연금저축이나 IRP 등 사적연금은 피부양자 소득 판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건강보험료를 부과할 때는 공적연금 소득의 50%만 반영하고, 피부양자 자격 판정 시에는 연금소득 전액이 소득으로 인정된다.

주택의 재산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의 60%, 토지나 건물은 공시가격의 70%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과 국민연금 수령액 증가로 인해, 피부양자 소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역가입자라면 금융소득 관리에 특히 유의

피부양자에서 탈락해 지역가입자가 된 경우 특히 주의할 부분은 금융소득이다. 예·적금 이자나 배당금은 평소에는 크지 않아 보여도, 한 해에 몰리면 보험료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은퇴자가 연금 때문이라고 느끼는 보험료 인상은 금융소득 증가가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역가입자에게 금융소득 연 1,000만 원은 보험료 부담이 달라지는 구간이다. 금융상품의 만기 시점이나 해지 시기를 분산해 연간 금융소득이 특정 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퇴직 후 3년간 임의계속가입제도 활용

퇴직 직후 건강보험료를 낮추는 방법으로 ‘직장가입자 임의계속가입’이 있다. 퇴직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신청하면, 최대 36개월간 퇴직 전 직장가입자 보험료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임의계속가입은 자동 적용되지 않으며, 반드시 본인이 기한 내 직접 신청해야 한다. 다만 개인마다 소득과 재산 상황에 따라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더 낮을 수도 있으므로, 전환 후 보험료와 임의계속가입 보험료를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쓸모 있는 TIP

건강보험료는 매년 11월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산정돼 다음 해 10월까지 적용된다. 보험료는 1년 단위로 조정되므로, 자세한 산정 내역이 궁금하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표전화(1577-100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피부양자로 등재했다가 자격 상실 통보를 받았을 경우, 판단에 이의가 있다면 공단에 이의신청할 수 있다.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재심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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