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의 ‘그리움’)
늦가을 철 지난 동해 바닷가를 서성댑니다. 불쑥불쑥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태풍으로 인해, 엄밀히 말하면 주로 일본과 대만 등을 덮치는 태풍의 여파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달려드는 파도를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온다면. 누구든 한 번쯤 꿈꿔 본 일이 아닐까. 더군다나 그 책들이 서점에 비치되고, 사람들이 책에 나온 내 얼굴을 알아 본다면.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도 아니다. 자서전이나 회고록이 되었든, 전문분야의 저서가 되었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출간이 가능하다. 그 방법을
자서전은 지나온 삶을 성찰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훌륭한 자기계발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때론 가슴을 적시는 소설이 되기도 하고, 희로애락이 한껏 버무려진 희곡이 되기도 한다. ‘내 이야기’ 즉, 직접 겪은 일을 자기 감정을 토대로 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내 이야기를 내가 직접 쓰는 게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자서전을 만들고 싶지만
순천에서 두 시간 정도면 담양읍에 갈 수 있다. 담양에는 대나무 숲이 유명하다 해서 이번 여행 코스에 넣었다. 순천만을 돌아보느라 피곤했지만 일단 숙소를 옮겨야 해서 담양으로 향했다. 그런데 역시 방을 구하기 어려웠다. 큰 길에서 보이는 펜션, 모텔 등에도 빈방이 없었다. 동네 주민에게 민박집을 찾으니 전남도립대학교 앞에 있는 한 집을 소개하면서 방 두
담임선생님이 아기를 낳아서 대신 60세 가량의 백발 노선생님(여자)께서 대신 맡았다. 그때가 4학년이었는데 아이들은 선생님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면서 학교 전체의 문제로 만들었다. 담임선생님이 워낙 빠릿빠릿하고 단호한 성격이었던지라 아이들은 노선생님을 할머니라고 생각했는지 시쳇말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정확하게 잘 지키던 규율들을 안 지키고 학생들이 똘
동네 서점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는 스마트폰 가게나 음식점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서점이 문 닫는 원인은 삼척동자도 다 압니다. 책이 잘 안 팔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스마트폰 보급률은 1위이지만 독서율은 꼴찌라고 합니다. 다른 자료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 년에 아홉 권 정도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많이 읽는 것
오랜만에 ‘용산가족공원’에서 사진 모임이 있었다. 이 모임은 작업의 특성상 약속시간에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눈 후 하나둘씩 흩어져 사진을 찍다가 정해진 시간에 다시 만나는 모임이다. 피사체를 찾아다니던 중 가족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벤치에 혼자 쓸쓸히 앉아 있는 노인을 보았다. 오후 네댓 시쯤 되는 시간이었다. 계절과 시간까지 어우러져 그 뒷모습에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처럼, 책은 단순한 종이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같은 책이라도 소장하고 있는 사람마다 그 책에 대한 애정과 추억은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철이 지나고 표지가 낡아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쌓여가는 책을 가만히 두고 볼 수도 없다. 인생의 보물과도 같았던 책들이 애물단지로 전락
우디 앨런의 영화는 철저히 우디의, 우디에 의한, 우디를 위한 영화다. 홍상수가 늘 비슷비슷한 자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그런 줄 알면서도 팬들이 그의 새 영화를 기다리듯 우디 앨런도 그렇다. ‘관객주의(위주)’가 아닌 ‘감독주의(위주)’ 영화인데도 팬들은 늘 그의 영화를 기다린다.
이번에 개봉한 는 우디 앨런의 47번째 영화이고, 14번째로 칸 영화
이번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을 맞는 해라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한글을 인식하며 지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매일같이 한글을 떠올리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하는 이가 있다. 세계 최초로 한글 디자인 패션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았던 ‘이건만 에이엔에프(LEE GEON MAAN AnF)’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