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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시민
- 어떤 사람은 실패에 절망하지만 어떤 사람은 귀중한 경험이라고 일어선다. 에디슨은 수 없는 실험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에디슨이 될 수 있었다.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을 세울 때 8100번의 설계 변경이 있었다고 한다. 사막의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이었다. 지치지 않고 설계를 변경하며 사막에 적응한 한국인들 모두가 에디슨이었다. 외국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현대자동차, 삼성, 엘지의 광고판에서는 한국인의 땀과 피가 느껴져 뿌듯했다. 북한의 민둥산과 황폐한 거리를 보며 불과 50년 전쯤의 남한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조그만 나라, 자원도 없는 나라, 지형적으로 부침이 심해 남의 나라에 전쟁터로 내주어야 했던 내 조국은 그렇게 쓸쓸하고 황폐하고 도무지 기댈 곳이 없이 막막했었다. 있으나 마나 한 나라는 흔들렸고 세상은 암울했으며 어디에도 희망은 없었다. 그들의 20대는 공장과 초라한 닭장 집을 오가며 사라져갔다. 그 시절 태양은 희미하고, 사랑은 오히려 비정하고, 청춘도 결코 젊지 않았다. 그들에게 청춘은 오히려 저주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들은 나보다 잘살게 하겠다고 치맛바람까지 일으키던 교육열. 가족과 나라를 위해 기꺼이 헌신했던 아버지들. 자식과 남편을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 내던진 수많은 어머니. 영웅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한 나라의 초석이 되었다. 새삼 북한을 바라보며 더욱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러나 요사이 일어나는 불신들이 두렵다. 일에는 항상 긍정과 부정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 부정이 계획적인 것인지 일의 진행상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인지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모두를 부정으로 몰아가는 사회는 성숙하기 어렵다. 두려움이 실험이나 시도를 움츠러들게 하기 때문이다. “임자, 해 봤어? 현장에 가 봤어?” 정주영 회장의 트레이드마크다. 하는 일마다 노리듯 비난만 하는 환경에서 누가 현장에 가 볼 수 있겠는가? 세상에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또 이해할 수 없는 망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상식적인 보통사람이 훨씬 많이 살아가고 있다. 나 빼고 모두 비정상이라는 오만과 편견을 가져서는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 무협지 영웅은 적군의 목을 낙엽처럼 떨어지게 하고, 몇 마디 연설로 군사를 사로잡는다. 우리 보통 사람들은 그 영웅에게 짹소리 못하고 낙엽처럼 쓰러지며, 또는 힘없이 이름 없이 전사하여 강물을 붉게 물들인다. 우리 보통사람들은 영웅이 아니고 그의 칼에 쓰러지는 군사이며 그의 말에 벌떼처럼 전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모두 영웅을 바라볼 뿐 우리 소시민에게는 주목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시민은 자신을 구해 줄 영웅을 갈망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눈 뜨면 나가 일하고 소박한 희망을 품고 세월을 살아내는 소시민들이 진정한 영웅이다. 그들이 나라의 기초를 구성하는 진정한 시민이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2018-08-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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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며느리'의 등장
- 볼만한 영화를 찾던 중 ‘B급 며느리’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가장 핫한 소재 중 하나인 고부간의 갈등을 다룬 영화다. 몇 해 전만 해도 며느리 입장에 걸쳐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 슬며시 시어머니 쪽으로 부등호가 입을 벌리려던 차라 구미가 당겼다. 마침 ‘인디서울 2018’ 독립영화공공상영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여러 곳에서 무료 상영 중이었다. 찾아간 곳은 서울 삼성동 강남시니어플라자. 지하에 마련된 상영관에 삼삼오오 모여든 30여 명의 관객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며느리인 것 같은 사람들, 시어머니 포스 폴폴 풍기는 사람들, 누군가의 시아버지들도 자리를 잡았다. 영화의 도입부 “나는 이상한 여자와 결혼했다”라는 감독의 저음 내레이션이 경쾌한 음악과 대비를 이뤘다. “명절에 시댁에 안 갔어요. 그래서 완벽한 명절을 보냈죠.” 밝고 찰진 며느리의 목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어 눈물을 찍어내는 시어머니의 등장. 뒤에 앉은 노신사의 “에이…” 하는 불평도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 소리에 앞줄에 앉은 며느리 일행은 소리 없는 눈웃음을 교환했다. “어머니는 내가 해준이 데리고 가면, ‘애 옷이 이게 뭐니?’ 하면서 내가 입혀놓은 옷을 바꿔 놓는다. 언제나 그래. 그래서 해준이가 할머니한테 갔다 오면 꼭 다른 옷 입고와. 내가 입혀준 옷 그대로 입고 오는 적이 없다고. 근데 이게 되게 신경전이 된 거야.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이제는 나도 안 참겠다는 거지. 지기 싫다는 거야.” 외출하는 차 안에서 남편에게 고자질인지 험담인지를 하는 며느리의 기세가 등등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만나는 장면. 소위 잘해보자는 취지로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다. “너랑 나랑 안 섞여도 나는 해준이만 보면 돼.” “저는 그게 싫다고요. 제가 싫으면 제 아들도 못 본다고요.” “그래, 됐다. 너네 마음대로 해.” 시어머니가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참으로 녹록지 않은 일상다반사다. 자신은 두 고래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불쌍하고 괴로운 새우일 뿐, 직접적인 관계자 또는 당사자라고 느끼지 않는 남편의 답변은 구경꾼마냥 무기력했다. “원래 다 그런 거야. 그냥 그런 거라고. 이유 따윈 없어. 어른들은 다 그래. 바뀌지 않는다고.” 결국 시댁에 발길을 끊은 며느리의 마음은 무겁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 나름의 정당성이 있고 남편도 강요하지 않으니 상쾌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남편은 혼자 본가에 간다. 틈틈이 촬영한 아이 영상을 어머니께 보여린다. 영상에 대고 손주와 인사하기 바쁜 어머니의 모습이 짠하기만 하다. “진짜 왜 그렇게 나를 싫어하는 거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며느리는 원통하다. 결혼 전까지 이름 부르던 남편 동생을 갑자기 ‘도련님’이라 부르라기에 “싫어요” 했을 뿐이고, “집안에 어른이 넷인데 밥 먹고 나면 왜 저만 설거지를 해야 해요?”라고 했을 뿐이다. 집안의 경조사를 챙겨야 한다는 강요된 책임감을 거부했고, 시부모님께 하는 형식적인 안부 전화를 안 했을 뿐이다. 그게 그렇게 잘못한 것일까? 그러나 한편으론 이웃에게 자녀들이 외국 나가서 못 온다고 말하는 시어머니도 속이 쓰리다. 남편 뒷자리가 자식이고 저 끄트머리 구석진 곳이 며느리 자리인 줄 알고 산 시어머니다. 결혼하면 여자는 시댁의 하인이라는 말에 인정할 수 없었음에도 표현하지 못한 시절, 존중해달라는 주장이 별스러운 일인 세월을 사셨다. 그런 시어머니 시대의 가부장적인 통념을 껴안기도 하고 살살 달래기도 하면서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할 수 있을까? 영화는 한 줄로 정의되는 결론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일 테다. 시어머니와도 보편적인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맺고 싶었다는, 아직은 매우 보편적이지 않은 며느리는 영화 말미에 스스로 시댁에 들어선다. 그것도 매우 경쾌하게 말이다. 다시 한번 타협점을 찾기 위한 며느리의 노력 어린 발걸음일까? 언젠가 그 집에서 또 고함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어머니에게 “싫어요”라고 말하는 건, 더 나은 관계를 위한 자신만의 방식이고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며느리. 그녀에게 연한 격려를 보내본다.
- 2018-07-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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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전 15기로 사법고시 넘은 오세범 변호사
- 때로 선거나 시험은 도전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받기도 한다. 얼마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아홉 번의 출마 만에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이 그랬다. 범인들은 함부로 흉내 내기 힘든, 지치지 않는 도전은 과정만으로도 가치를 갖는다. 숫자의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제 5년 차 변호사가 된 한 사내가 있다. 경력만 보면 막 커리어를 쌓아가는 푸릇한 젊음이 연상되지만, 이미 초로의 몸이 됐다. 대신 그의 가슴에는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얻은 흉터와 사법고시 14전 15기라는 숫자가 훈장처럼 달려 있다. 오세범(吳世範·63) 변호사의 이야기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눈앞에서 아가리를 벌리고 선 맹수처럼 그를 둘러싼 카메라와 마이크가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4년을 꼬박 도운 세월호 가족의 가슴을 후벼판 사건의 조사 결과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인을 제공한 방송사의 요청에 의한 조사였다. 결과도 대중을 쉽게 납득시키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방송인의 사회적 책임감 부족이 낳은 참사입니다.” 오세범 변호사는 얼마 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MBC의 ‘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보도영상 사용 논란 사건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사건이 터지자마자 MBC로부터 긴급 진상조사위원회 참여를 부탁받았고, 조사에 참여후 위원회와 함께 언론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누구보다 철저하게 조사하려고 애썼죠. 제작 과정을 모두 확인했는데 사회적 공감대와 상식 부족이 만들어낸 사건이에요. 편집 과정에서 다른 문제에 제작진의 관심이 쏠려 제대로 점검이 안 된 문제도 있었죠. 외부에선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하면서도 조사 결과를 이해해주셨죠.” 변호사 오세범 그리고 세월호 변호사 오세범을 이야기할 때 세월호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운명처럼 인연을 맺었다”고 표현했다. 그에게 세월호와 관련한 경험은 변호사가 되고 나서도 계속 가슴앓이를 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였다. 몸속에 박혀 있는 그것이 사회에서 진주 같은 존재로 변화되길 바랄 뿐이다. “제가 변호사 일을 시작한 것이 2014년 2월이에요. 2011년 11월 사법고시 합격 후에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정식 변호사로서 일을 시작했죠. 그런데 두 달도 안 돼 일이 일어났어요. 아이들이 죽어가는 과정이 온 국민이 보는 TV로 생중계됐잖아요. 다른 사람들처럼 저도 이건 아니다 싶었죠. 그래서 바로 자원봉사를 신청했어요.” 오 변호사는 그 길로 변호사를 대변하는 두 단체,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모두에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유가족의 요청으로 법률지원 창구가 일원화되면서 만들어진 대한변협의 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 및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법률상담지원단 중앙지원팀장까지 맡았다. “아시는 것처럼 부당한 여러 원인 때문에 유가족은 스스로 조직을 갖춰야 했어요. 그래서 상주 역할부터 당직까지 반별로 움직였는데, 이에 맞춰 변호사들도 반별로 담당이 정해졌죠. 전 2학년 1반을 맡아 특히 1반 가족들과 친분이 두터워졌어요. 반별 스케줄에 맞춰 저도 정기적으로 안산으로 달려갔죠. 뿐만 아니라 세월호 유족들과도 두루 친해졌어요. 4년을 함께 지냈으니까요.” 2학년 1반에서는 세월호 인양과 함께 뒤늦게 가족에게 돌아온 조은화 양을 비롯해 학생 1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오 변호사는 의지하는 기둥 중 하나였다. 그는 부당한 압력을 막는 법적 우산이 되고자 집회 참석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을 강제로 종료시키려 했던 2016년엔 다른 민변의 변호사들과 함께 릴레이 단식에도 나섰다. 옥사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 애초에 그는 사회운동에 적극적인 청년은 아니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시절, 그는 학자를 꿈꾸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많은 학우들이 외치던 독재정권 타도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4학년이 됐을 때 주변을 돌아보니 동기들이 사라졌더라고요. 상당수가 학생운동으로 구속된 거죠. 독재 말 상황에서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은 도피임을 깨달았어요. 그제야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 마음먹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대단한 일은 아니에요.” 유신타도와 헌법 개정을 외친 대가는 적지 않았다. 징역 2년.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적잖은 형량과 옥살이는 그를 기죽게 하진 못했던 모양이다. “4월 19일이었어요. 구치소 안에서 누군가가 외치기 시작했어요. 누구인지 어디서 소리를 지르는 건지 알 수는 없어도 고함이 전해지는 걸 막을 순 없었죠. 목소리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저도 외치기 시작했어요. 유신헌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 민주주의 회복을 말이죠. 결국 긴급조치 9호 위반의 혐의로 형량을 2년 더 받았어요.” 다행히 형량 4년을 모두 채울 필요는 없었다. 2년 4개월 만인 1979년, 그는 형 집행정지로 출소했다. 하지만 자유의 몸으로 보내는 시간은 짧았다. 이번엔 ‘YMCA 위장결혼식’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집회 자체가 불법이었던 시절, 사전신고 없이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결혼식으로 위장해 시위를 벌인 사건이었다. “10·26 사태가 일어나고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될 거라 믿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으니까요. 민주화 인사들 사이에서 저는 갓 출소한 막내여서 유인물을 만들고 나르는 잡일만 맡았을 뿐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에요. 결국 1년 6개월 형을 받고 1년 만에 다시 형 집행정지를 받았어요. 중간에 잠깐 쉬고 총 3년하고 넉 달을 옥살이한 셈이죠.” 평범하게 끝나지 않은 평범한 삶 그 과정에서 그가 결심한 것이 하나 있었다. 평범한 소시민적 삶을 사는 것. 학생운동과 연행, 조사 과정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세상물정 몰라 그런다”라는 말 때문이었다. 진짜 세상물정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갓 출소한 27세 청년은 학교에서도 제적당해 먹고살 길도 막막했다. 남들처럼 자격증도 따고 취직도 하기로 맘먹었다. 다행히 공부는 자신 있는 분야였다. 그렇게 고압가스와 열관리 자격증을 따고 제약회사 보일러실 담당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그 시기 사회는 또 다른 거대한 흐름과 마주하고 있었다. 바로 노동운동이었다. 큰 파도는 그렇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노동운동이 태동하던 시기였죠. 하루에도 수십 개씩 노조가 만들어졌어요. 자연스럽게 제가 근무하던 회사에도 노조가 만들어졌고, 거기서 노조 총무부장을 맡게 됐죠. 노조활동을 반대하던 사 측에서는 제가 이력서에 서울대학교 중퇴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고, 결국 해고됐어요. 복직소송에선 졌지만, 그 과정에서 인권운동을 하던 김칠준 변호사를 만나게 됐어요. 법조인으로 도전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죠.” 김칠준 변호사와의 인연은 의뢰인과 인권변호사의 관계로만 끝나지 않았다. 그는 수원에 자리 잡은 김칠준 변호사 사무소에 상담실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다산인권센터와 법무법인 다산이 시작된 곳이다. “노조와 관련한 5~6건의 소송 당사자이다 보니 자연스레 송사와 관련한 경험이 생기더라고요. 그 경험이 상담실장으로 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죠. 당시엔 노동 상담에 관심 있는 변호사가 그리 많지는 않아 관련 사건을 독점하다시피 했어요. 인근에 있던 삼성전자나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같은 큰 기업의 노동자들이 대상이었죠.” 1993년, 그는 장명국 발행인과의 인연으로 내일신문 창간에도 참여한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주축이 돼서 자주관리경영을 원칙으로 창간한 언론사다. 그는 이사 겸 업무 기획실장으로 신문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4년간 일했다. “말이 기획실장이지 잡다한 사무를 도맡아 하는 총무 같은 역할이었죠. 다들 잘 아는 것처럼 신문사라는 곳이 내 생활이 없는 곳이잖아요. 밤낮없이 마감에 시달리는 기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꽤 고생이었나봐요.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데 앞에 앉아 있던 여고생이 자리를 양보해줬어요. 지금 그랬으면 그런가보다 했을 텐데, 당시 마흔한 살이었던 제겐 충격적인 사건이었어요. 진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는지, 이렇게 내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닌지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됐어요, 보람 있는 직업 중에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도울 수 있는 변호사가 제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법고시 도전을 결심했어요.” 안정된 삶 뒤로 하고 책상 앞으로 변호사가 되는 일은 평범한 결심과는 결이 다르다. 요즘 몸이 좀 불었으니 아침마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 같은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두 딸의 아버지이자 가장인 남편이 고시생이 되겠다고 했을 때 쉽게 허락할 아내가 있을까. 그러나 그의 아내는 응원해줬다. 서울대학교 시절 농활에서 만난 1년 후배인 아내는 당분간 생계는 자기가 책임지겠노라고 했다. 오랫동안 그를 봐온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는 “사법고시를 통과하는 데 평균 5년 정도 걸리니, 나도 그 정도면 될 것”이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아이들 대학 입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끝내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997년에 도전한 지 3년만인 2000년 사법고시 1차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번번이 2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시는 일이 반복됐다. “차라리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면 쉽게 포기했을 거예요. 2차 시험 결과가 매년 12월에 발표되는데 바로 석 달 후에 다시 1차 시험이 진행되거든요. 2차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공부한 것이 아까워 다시 1차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다시 2차 시험에 도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더라고요.” 그렇게 7년이 지나자 고비가 다가왔다. 경제적으로도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법무법인 다산에 들어가서 민사 사무장을 하면서 3년간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시간을 보냈다. “신기하더라고요. 처음엔 붙어야 한다는 강박만 있었는데, 붙을 때가 되어서 그런 건지 나중엔 법 공부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어요. 아이들도 취업이 보장되는 의대와 육사에 합격해서 부담을 덜게 되면서 다시 일을 그만두고 정식으로 도전했죠.” 그리고 2011년 겨울, 드디어 사법고시 53회 시험에서 그는 최고령으로 합격증을 받는다. 첫 도전을 한 지 15년 만이었다. 2차 시험만 8번을 봤다. 매스컴도 주목했고,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제가 제일 좋아했어요.(웃음) 합격자 발표가 났을 때 이미 아이들은 취업한 상태여서 그랬는지 저만큼 좋아하지는 않더라고요. 이틀을 잠을 못 잤어요. 하루는 믿어지지 않아서, 하루는 너무 좋아서요.” ‘안전한 삶’ 위한 법조인 되고파 변호사가 된 뒤 그의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가 많은 인터뷰를 통해 말했던 ‘국민과 더불어 함께 웃을 수 있는 봉사하는 법조인’이 되었을까. “제가 꿈꿨던 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생명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죠. 사고에 무관심하고 사람이 죽어도 위자료 주고 끝내는 사회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대한변협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집단재난 현장지원 변호사 매뉴얼도 만들었어요. 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변호사도 우왕좌왕하기 쉬우니까요. 세월호 참사 이후 고양터미널 화재나 오룡호 침몰같은 재난 사건에서 얻은 경험을 결과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민변의 민생경제위원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거주공간 이상으로 생활 단위,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운영을 투명화하고 마을공동체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주민, 특히 시니어 세대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50플러스재단을 통해 공동주택 입주자 대표가 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거기서 관련 민·형사 사례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어요. 남들에게 잘하라고 말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저도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자회의 감사를 맡았어요. 입주자 커뮤니티의 활약에 따라 입주자들의 삶과 안전까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중년의 도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지켜야 할 것이 너무나 많고, 실패했을 때 지고 견뎌야 할 짐도 무겁다. 자칫 영원히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 그에게 도전은 어떤 의미였을까. “사실 주위 평가를 의식하며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말이죠.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첫 번째 요건이라고 생각해요. 도전하기 전에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해요. 그런 주관적 열망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에는 그에 대한 객관적 판단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말이죠.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저의 경우는 아내였죠. 그리고 도전 가능한 경제적 상황을 만드는 것까지 점검하면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게 돼요. 막연히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렇게 점검후 실천해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믿어요. 마음속에 어떤 열망이 뜨겁게 자리 잡고 있는지 찾아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2018-07-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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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 “사망사고 감축 위해 총력 다할 것”
- 2일 ‘생명을 지키는 안전보건, 사람이 우선인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51회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정부는 1968년부터 매년 7월 첫째 주를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으로 정하고 그 주 월요일을 ‘사업안전보건의 날’로 지정해 고용노동부와 산업재해예방 전문기관인 안전보건공단에서 합동으로 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박두용 안전보건공단이사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됐다. 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정부도 산재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건설과 조선, 화학 등 고위험 사업장을 집중관리하고 산업안전 감독의 사전예방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안전보건 불공정 관행도 개선해 오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전관리 유공자에 대한 포상으로, 한 분야에서 30년 동안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달인’이라는 칭호를 듣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안전관리자인 임규재 씨에게 동탑산업훈장이 수여됐다. 철탑산업훈장은 제주도에서 제1호 위험성평가 인정사업장으로 무재해 사업장을 이룬 경림산업(주) 고동린 전무이사가 받았다. 석탑산업훈장은 병원의 환자와 직원, 의료인 모두가 함께 안전을 지킬 방법을 찾는데 노력한 (의)소화아동병원 현숙 보건관리자에게 돌아갔다. 산업포장은 삼성물산 에버랜드리조트 유인종 상무와 SK하이닉스 김태훈 상무, 호텔롯데 박의연 안전관리자에게 영광이 전해졌다. 대통령 표창은 임종룡 성우전자(주) 과장 외 6명이 받았고 국무총리 표창은 김영준 지에스건설(주) 현장소장 외 6명에게 돌아갔다. 수상자는 모두 부부동반으로 수상했는데 배우자에게는 꽃다발로 그간 내조에 고마움을 표했다. 유공자들의 우수사례는 ‘2018 산업재해예방 유공자 우수 사례집’으로 별도 발간하여 참석자 모두에게 기념식 현장에서 배포되었다. 한편 기념식을 시작으로 6일까지 5일에 걸쳐 안전보건강조기간 행사가 별도로 마련된다. 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하고 안전보호구협회가 주관하며 경영전람이 기획, 운영하는 제36회 국제안전보건전시회가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이 기간 국제안전보건전시회, 사고사망 절반 줄이기 정책세미나(총 34건), 산재예방 우수사례 발표대회(총 13건)가 있는데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현장등록을 통해 무료로 참여 할 수 있다.
- 2018-07-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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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려한 문장 없이 유연하게 말하는 법
- 커뮤니케이션 학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말을 잘한다고 느끼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목소리(38%), 표정(35%), 태도(20%), 논리(7%) 순이다. 즉 말주변이 없어 고민하는 이들도 목소리와 표정, 제스처 등을 신경 쓴다면 충분히 말 잘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 임유정 라온제나 스피치 대표에게 자가 목소리 진단과 개선 방법 등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도움말 임유정 라온제나 스피치 대표 일러스트 원앤원북스 제공 참고 도서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 코칭’(임유정 저) STEP 1 내 목소리도 문제가 있을까? 임유정 대표는 “중장년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동안의 삶이 녹아 있다”며 “목소리가 따뜻하고 여유 있는 이가 있는 반면, 톤이 높고 빠르며 독단적인 말투를 지닌 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수록 오랜 세월 자기 목소리와 표정에 익숙해져 문제점이 있더라도 잘 모르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임 대표가 코치한 한 기업의 대표 A 씨는 평소 사람들에게 무섭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A 씨 자신은 왜 그런 인상을 주는지 몰랐다는 것. 이에 임 대표는 몰래 그가 대화하는 모습을 찍어 보여주었는데, 그제야 사람들의 반응에 수긍했다고. 이렇듯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와 표정, 제스처가 다른 이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 점을 인식하고 개선 의지를 갖는 것이 좋은 목소리를 향한 첫걸음이다. STEP 2 ‘자기 경청’을 통한 목소리 자가진단 A 씨처럼 우연히 녹음된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 “내 목소리가 원래 이런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목소리나 표정, 제스처를 점검해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말하는 모습을 직접 동영상으로 찍거나 대화를 녹음해 살펴 듣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자기 경청을 통해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노력하다 보면 발음과 발성이 좋아지고, 대화의 호흡을 맞추는 방법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자기 경청 SLRF 법칙: S-말하기(speaking), L-듣기(listening), R-인정하기(recognition), F-강화하기(finding) STEP 3 몸의 언어를 향상하는 방법들 나에게 맞는 키톤 찾기 내게 맞는 자연스러운 키톤으로 말했을 때, 듣는 사람도 편하게 들을 수 있다. 먼저 편안하게 선 자세를 취한다. 어깨를 내려 몸의 긴장을 풀자. 몸이 너무 긴장되어 있으면 내 몸을 울려 소리를 낼 수 없다. 팔을 아래로 툭툭 털고, 명치라고 불리는 공명점(맨 아래 갈비뼈 중간 지점)을 누른다. 이 상태로 “아~” 하고 소리를 낼 때 나오는 편안하고 안정된 음이 자기 몸에 맞는 키톤이다. 1) 말투와 제스처는 동그랗게 발성학자들이 꼽는 가장 좋은 목소리는 ‘동그란 목소리’라고 한다. 주변 사람들 중 말을 할 때 자신감 있으면서도 겸손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있다면, ‘동그란 목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말과 제스처는 짝꿍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투가 아닌 부드럽고 교양 있는 동그란 목소리와 제스처에 익숙해지자. 2) ‘고현정 표정 100종 세트’ 따라 하기 표정이 좋아지는 방법은 딱 하나다. 말하는 내용에 맞게 표정이 잘 따라가주면 그만. 희로애락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 훈련이 중요하다. 평소 얼굴 근육을 스트레칭을 해둬야 다채로운 표정을 자연스럽게 지을 수 있다.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고현정 표정 100종 세트’를 쳐보자. 검색한 이미지를 보고 따라 하면 도움이 된다. STEP 4 눈에 보이지 않는 말의 기술 1) 어휘보다는 에피소드를 늘리자 한 분야에만 종사해온 이의 경우 자기 일에 관한 이야기는 술술 털어놓는 반면, 그 외의 대화에는 자신 없어 하곤 한다. 말은 소재, 즉 에피소드가 많아야 한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대화할수록 에피소드는 더욱 다양해지기 마련. 특별한 소재가 없다면 공감과 질문 기법을 활용하자. 상대 이야기를 들으며 “그래요? 대단한데요”라고 공감하거나 “참 힘들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질문하다 보면 한결 여유롭게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 2)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뉘앙스도 중요 자기 경청을 통해 단순히 목소리나 발음만 듣는 것이 아닌 말의 뉘앙스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임 대표는 “스피치란 내용과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가령 배우자에게 ‘당신 참 대단해’라는 말도 진정성 있게 하는 것과 비아냥거리듯 표현하는 것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아무리 발성, 발음, 톤이 완벽했더라도 이러한 뉘앙스로 인해 상대가 불쾌해하거나 말뜻을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상황별 목소리&제스처 코칭 #1 취임식 스피치를 할 때 취임식에서는 “이런 중책을 맡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하겠다”라는 감사함과 열정의 목소리를 가득 표현해야 한다. 첫인사를 할 때는 부드러운 목소리, 중·후반부에는 강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원고를 미리 준비했다면, 보고 읽는다고 해서 리듬이 너무 빠르면 안 된다. 오히려 천천히 하나하나 또렷이 읽어야 책임감이 강한 목소리로 들린다. 또 중간중간 쉼을 줘야 한다. 특히 문장 끝머리에는 고개를 들어 청중을 바라본다. #2 건배사를 할 때 신년회, 송년회, 동창회 등 각종 모임에 가면 으레 건배사를 한다. 자신감 없는 건배사로 흥을 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열정 가득한 건배사로 흥을 돋운다. 알다시피 건배사를 할 때는 목소리가 일반 말하기 볼륨보다 커야 한다. 그러나 천천히 말하는 것이 관건이다. 빠르게 말하면 너무 준비한 티가 나기 때문이다. 여유롭게 말하되, 끝에 건배 제의를 할 때는 더 큰 목소리로 카리스마 있게 외쳐야 한다. #3 결혼식 주례사를 할 때 주례사를 할 때는 어떻게 주례를 맡게 됐는지 그 사연을 오프닝에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랑·신부에 대한 애정, 양가 부모를 향한 존경심을 가득 담아 말하되, 자기 자랑이나 ‘이렇게 살라’는 훈계는 절대 사절이다. 내용은 “첫째, 서로 대화를 많이 하자. 둘째 ~ 셋째~” 이런 식으로 크게 3가지로 압축해서 말하는 것이 좋다. 하객과 함께할 수 있는 퍼포먼스도 넣어보자. 박수를 유도하거나 말을 따라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자기소개가 너무 길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기소개를 할 때 ‘난 뭐라고 이야기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축 처지는 일정한 톤이 아니라 생기 넘치는 리듬감을 넣어서 말한다. 자기소개 목소리는 무조건 ‘반갑다’는 친근감이 들어 있어야 함을 잊지 말자. >>임유정 라온제나스피치 대표 CEO스피치코칭(삼성, LG, 현대, SK외 대기업 다수 코칭), 스피치 스타일, 보이스 스타일, 소통 대화법, 프레젠테이션, 미디어 트레이닝 등 다방면에서 강의를 펼치는 스피치코칭 전문가. 저서로는 '스피치 트레이닝 60일의 기적', '트겹ㄹ한 순간, 리더의 한 말씀', '성공을 부르는 스피치 코칭',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 코칭' 등이 있다.
- 2018-06-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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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같은 ‘반려동물’에 유산 줄 수 있을까
-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실제로 3가구당 1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반려동물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07년 미국의 부동산 재벌 리오나 헴슬리는 반려견 ‘트러블’(몰티즈 종 암컷)에게 1200만 달러(현재 가치 약 129억 원)의 유산을 남겼다. 우여곡절 끝에 트러블의 상속금은 200만 달러(약 21억 원)로 감액됐지만, 2010년까지 풍족한 생활을 유지하다 세상을 떠났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4마리의 반려견들에게 30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자신이 떠나도 반려견들이 충분한 보살핌을 받기를 바라는 배려라고 밝혔다. 이는 ‘먼 나라’의 별난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서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8.3%에 달했다. “반려동물에 과한 정성을 쏟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는 답변은 82.6%나 됐다. 내 개와 고양이를 위한 미래 대비 최대 1000만 원까지 신탁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는 70대 L 씨는 고양이 사료와 간식, 화장실용품, 병원 진료 등으로 월 평균 2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쓴다. 얼마 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종양 치료로 수술과 입원을 하는 바람에 100만 원이 훨씬 넘게 들었다. 하지만 L 씨는 “고양이들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친구 같은 존재이기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좋은 돌봄을 해주고 싶다”며 “재산은 얼마 없지만 소액이라도 가능하다면 만일을 위해 고양이 의료비와 미래 생활비 마련을 대비한 펫신탁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펫신탁(Pet Trust)은 반려동물 주인이 죽거나 병환 등으로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때를 대비해 미리 금융기관에 반려동물 양육자금을 맡기는 상품이다.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새 양육자에게 약속된 유산을 지급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벌써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국내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펫신탁은 법률상 동물 앞으로 직접 유산을 상속할 수 없어 수익자와의 별도계약 체결이 필요한데, 크게 3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주인은 자신을 대표로 관리회사를 설립하고 반려동물에게 남기고 싶은 재산을 사전에 회사로 옮겨놓는다. 동물보호, 동물구호와 관련한 단체도 신탁관리자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본인 사망 후 맡게 될 새로운 주인을 수익자로 하는 유언서를 작성하고 반려동물 사육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관리회사는 새로운 주인이 제대로 동물을 키우는지 신탁감독인을 두고 관리한다. 국내의 펫신탁은 KB국민은행이 첫선을 보였다. 2016년 10월 반려견을 위한 ‘KB펫코노미신탁’을 처음으로 출시했고, 같은 해 11월 고양이 기르는 가구들의 요청으로 가입 대상을 고양이[猫]까지 확대했다. 신탁재산 교부 방법은 일시금 또는 분할지급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일시금 지급 방식이었으나 반려동물 보호·관리 강화를 위해 리뉴얼 과정을 거치며 분할지급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가입 대상도 폭넓다. 현재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입양을 계획 중인 고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일시금을 맡기는 경우 200만 원 이상, 월 적립식인 경우 1만 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납입 최고한도는 1000만 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양육자금 상속기능 외에도 반려동물의 입양과 의료비 등을 위한 자금 일부 인출 기능이 부여돼 자금 활용의 유연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 1% 미만 '7세 이하만 가능’ 등 제약 많아 주부 B 씨는 최근 반려견의 잦은 구토로 걱정이 많다. 강아지 배에서 ‘쿨렁’ 하는 소리가 들리면 또 토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치료비 부담 때문에 매번 병원에 데려갈 수가 없어 근심이 많다. B 씨는 “강아지가 구토를 해 동물병원에 몇 차례 다녔는데도 사료를 불규칙하게 먹어서인지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며 “애견보험 가입도 고려하고 있지만, 과연 보험료에 비해 얼마나 실속 있는 보장을 받을 수 있을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NH농협손해보험(반려동물장제비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보험(펫사랑M정기보험)·롯데손해보험(롯데마이펫보험)·삼성화재(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현대해상(하이펫애견보험) 등이다. 이들 펫보험 중 NH농협손보의 반려동물장제비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펫사랑M정기보험은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중점 보장하는 보험이 아니다. NH농협손보의 반려동물장제비보험은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장례비용을 제공하는 보험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펫사랑M정기보험은 펫 용품 할인과 무료 케어 혜택으로 눈길을 끄는 상품이다. 반려동물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중 효시격인 상품은 삼성화재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이다. 반려견의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 및 피보험자 소유 개로 인한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해준다.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사망 제외)는 자기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한 금액의 70%를 보상하며 배상책임손해의 경우 자기부담금 10만 원이 공제된다. 이 상품은 보험기간 1년의 순수보장성 상품이며, 신규가입 시 가입 동물이 만 6세 이하여야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롯데마이펫보험’은 반려견은 물론 반려묘도 가입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고양이 병원비도 보장해주는 이례적인 상품이다. 7세 이하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수술·입원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과 통원진료까지 보장하는 ‘종합형’ 상품을 판매한다. 수술 1회당 최고 150만 원, 입원 1일당 10만 원을 담보하며 종합형은 통원 1일에 최대 10만 원까지 추가 보장한다. 2마리 이상 동시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각각 10% 할인해준다. 현대해상의 ‘하이펫애견보험’은 여타 보험에서 보장이 되지 않는 피부질환, 구강질환, 고관절, 슬관절 질환 등을 특약을 통해 해결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여타 보험들과 마찬가지로 선천적·유전적 질병, 중성화, 미용, 임신·출산 등은 보장받을 수 없다. 보험가입 기간 1년간 총 보상한도는 500만 원이다. 자기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하고 최대 80%까지 보상된다. 생후 90일에서 만 7세 이하일 경우 가입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이지만, 이들 3사의 펫보험 가입률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반려동물시장의 성장과 보험업계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선 펫보험에 가입하려면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의 확인·등록을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통한 등록번호가 필요한데, 반려동물의 등록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지적된다. 반려동물의 등록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반려동물의 연령을 속이거나, 하나의 보험으로 유사한 외모의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금을 수령하는 등의 문제점들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 보장 범위의 한계도 있다. 반려동물 가족의 니즈가 큰 정기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중성화 등이 보장 범위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김도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험 수요를 높이려면 슬개골 탈구 등 실질적으로 반려인들의 수요가 높은 의료 행위에 대한 보장 추가가 필요하며, 동물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보험 가입한 반려동물의 의료 이용을 관리하는 등 모럴해저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대략 20만~40만 원대(반려동물 종류 및 연령, 보험사 및 보장별 상이)로 보험료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 2018-06-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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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력자 실손보험 예상 깬 흥행 돌풍
- ‘좀비보험’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출시된 정책보험인 노후 실손보험과 비슷한 길을 걸으리라는 관측이었다. 지난해 선보인 노후 실손보험의 4월 한 달 판매 건수는1626건에 그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반응이 튀어나왔다. 4월 첫선을 보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흥행 돌풍이 만만찮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2일부터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7개 손해보험사(삼성·한화·흥국·현대·메리츠·KB손보·DB손보)의 판매 건수를 집계한 결과, 4월 말 기준 총 4만 9385건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연 초반 흥행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입심사 완화, 유병력 고령층에 적합 실손보험은 전 국민 3명 중 2명이 가입한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보험 가입자가 쓴 의료비의 80~90%를 보험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병원비 걱정을 덜어주는 필수 보험으로 꼽힌다. 문제는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으로 치료 중이면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심사’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 금융당국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최대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노후 실손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가입심사를 간소화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개발을 추진해왔다. 새롭게 선보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상품명’처럼 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질병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가입자의 병력을 전혀 심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심사 항목을 기존 18개에서 6개(병력 관련 3개, 직업, 운전 여부, 월 소득)로 축소했다. 5년 전까지 살피던 치료 이력도 2년 내로 축소했다. 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 등 질병 이력이나 만성 질환이 있어도 2년 내 치료 이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해졌다. 투약 여부는 아예 따지지 않는다. 5년 내 치료 이력을 살피는 것은 ‘암’(백혈병 제외) 1개뿐이다. 기본적인 보장 범위는 일반 실손보험의 기본형과 같다. 두드러진 차이점은 통원치료를 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처방조제)에 대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밥보다 약을 많이 먹는다”는 고령층이 가입 전 유의할 부분이다. 보장한도도 다소 축소됐다. 입원 한도는 5000만 원(동일 질병·상해당)으로 일반 실손보험과 동일하나, 외래 진료 보장 한도는 회당 30만 원에서 20만 원(연 180회)으로 줄었다. 일반 실손보험에서 비급여 특약 보장항목으로 선택할 수 있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비도 제외됐다. 반면 의료비 중 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자기부담률은 높아졌다. 기존 일반 실손보험은 보장대상 전체 의료비 가운데 가입자가 10% 또는 20%를 부담하지만,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30%를 가입자가 내야 한다. 입원 시에는 최소 10만 원을 자기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통원 외래진료 시 최소 자기부담금은 1회당 2만 원이다. 보험료는 1년마다 갱신되고, 보장 범위 한도와 자기부담금 등 상품 구조는 3년마다 조정된다. 가입 가능 연령은 최대 75세(보험 나이 기준)까지이고,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4월 기준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 연령을 살펴보니, 60대 이상이 4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37.4%), 40대(13.5%) 순으로 주로 중장년층이 가입했다. 월 평균 보험료는 50세 남자 3만5812원, 여자 5만4573원 수준이다. 1인당 평균 보험료가 일반 실손보험(1만8043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4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자의 78.2%가 50대 이상으로, 보험료가 높은 중장년층이 다수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보험사별, 최대 보험료 30% 차이 4월 기준으로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7개 보험사가 먼저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했고, 5월 초 NH농협손보가 가세했다. 6월에는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이 판매에 나선다. 주목할 것은 이들 회사에서 판매하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보장 내용과 한도는 기본적으로 동일한테, 보험료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4월 기준 유병력자 실손보험 전체 담보에 가입한다는 조건으로 각 보험사의 보험료를 비교해보면, 50세 남성의 경우 DB손해보험의 보험료가 3만426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50세 남성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가 가장 비싼 곳은 삼성화재로 4만238원이었다. 50세 여성의 경우 메리츠화재의 보험료가 4만9154원으로 제일 저렴했고, 삼성화재는 6만3838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들 회사의 보험료는 최대 1만5000원 차이로, 약 30%의 격차가 벌어졌다. 60세 남성의 경우 KB손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5만770원으로 가장 낮았고, 삼성화재는 5만8532원으로 제일 비쌌다. 60세 여성도 KB손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6만4635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가장 비싼 곳은 한화손해보험으로 7만8578원이었다. 보험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보장 내용은 동일한데도 각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위험률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가입 전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복 가입도 유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실손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 내에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입원비로 400만 원의 의료비를 지출한 보험 가입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러 개의 실손보험이 있다 해도 총 400만 원 내에서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금액만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 관련 Q&A 자료 및 도움말 금융위원회 Q 경미한 치료 이력이 있지만 건강한 편인데,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하나? A 건강한 사람이나 경미한 치료 이력만 있는 경우 일반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치료의 이력 때문에 일반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심사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일반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일부 보장이 제한된다. Q 현재 고혈압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 중이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처방전을 받고 있는데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한가? A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약 복용만으로 해당 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고, 최근 2년간 별다른 치료 이력이 없는 경우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최근 5년간 암(백혈병)과 관련한 진단 또는 입원, 수술 등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입이 제한된다. Q 일반 실손보험과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어떻게 다른가? A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통원 시 약국에서 처방받는 처방조제비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를 제외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일반 실손보험 기본형과 보장 범위가 동일하다. 다만 일반 실손보험의 비급여 특약 보장 항목인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MRI·MRA 검사비는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자기부담률을 30%로 상향했고, 최소 자기부담금(입원 10만 원, 통원 2만 원)도 내야 한다.
- 2018-05-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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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복지정책이 너무해!
- 지난달 친정 언니(77세)가 침대에서 양말을 신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 새벽잠에서 깨자마자 넘어진 채로 꼼짝 못 하는 언니를 본 형부는 당황해서 “어떡하지!”란 소리만 연거푸 했다. 언니가 “얼른 119를 부르라”고 형부에게 말을 해서 삼성의료원 응급실로 갔다고 한다. 검사 결과 ‘대퇴부 골절’이었다. 사고 다음 날, 언니는 부러진 뼈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고 병상에서 꼼짝 못 하고 일주일을 보냈다. 며칠이 지나자 삼성의료원 측은 하루빨리 퇴원하라고 통보했다. 수술하고 실밥도 뽑지 않은 상태였던 언니는 병원에 좀 더 있으며 물리치료를 받기를 받기 원했다. 결국, 병원 요구대로 퇴원 절차를 밟았다. 당장 혼자서는 대소변처리를 못 해 집 근처 요양병원으로 재입원했다. 요양병원 4인실은 너무 좁았다. 말 그대로 옴치고 뛸 수도 없는 작은 방이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앉을만한 의자도 여의치 않아 별 이야기도 못 나누고 집으로 왔다. 요양병원에서는 하루에 20분 정도 물리치료를 해준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 부족했다. 우선 언니는 방이 좁아 답답해 못 참겠다고 했다. 차라리 퇴원하고 집에서 요양보호사를 부르는 게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고 요양보호사를 부르려면 요양등급이 필요하다. 적어도 3등급은 받아야 혜택이 주어지는데 수술 후 3개월은 지나야 한다. 현재 언니는 퇴원해 집으로 왔고 요양보호사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다행히 언니 부부는 교사로 은퇴하여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상황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노인복지 정책의 허점이 보여 씁쓸하다. 장기요양보험 혜택이 주어지면 요양보호사 부담 금액에서 20%만 내면 된다. 요즘 노인 부부 대부분은 자녀와 떨어져 산다. 그리고 직장 생활하는 자녀들에게 경제적, 물리적으로 도움받기란 미안하고 쉽지 않은 일이다. 수술 직후 요양보호사 도움이 절실한데 한참이 지나야 혜택이 주어지는 게 이해 가지 않는다. 최근 요양병원이 우후죽순 늘어나지만 제대로 된 환경을 갖춘 곳을 찾기란 어렵다. 좋다고 알려진 강남 구립 ‘행복 요양병원’은 비교적 저렴하고 시설이 좋지만, 자리가 좀처럼 나지 않는다. 고령화 시대에 쾌적한 요양병원이 앞으로 많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요양보호사 관련 정책도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2018-05-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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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제13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 5월 5일 저녁 7시 삼성역 코엑스 D홀에서 2018 제13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이 열렸다. 각종 미디어 업체의 촬영 팀들과 패션 업체의 관계자들, 일반 관객들로 인해 행사장은 열기로 넘쳤다. '문명의 꽃' 최첨단 디지털 세상에서는 무대를 꾸미는데 엄청난 에너지와 재원이 필요하지 않았다. 컴퓨터만 있으면 해결되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처리한 배경화면이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 커다란 건물 어디에 내가 찾는 장소가 있을까? 코엑스 갈 때마다 헤맨다. 그러기에 코엑스에서 행사가 있을 때는 시간을 넉넉히 잡고 나가야만 한다. D홀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큰 키에 킬 힐을 신고서 몸매가 젓가락 수준의 모델들이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헤맬 일이 없었다. 그들만 쫓아가면 되니까. 유럽에서는 깡마른 모델들을 퇴출한다고 하는데 아시아는 아직 아닌가보다. 모델과 발레리나들은 옷맵시는 나는데 가까이서 보면 그녀들의 몸매는 볼륨감이 없이 밋밋하다. 불쌍해 보일 정도로 깡마른 그녀들은 거의 샐러드로 끼니를 때울 정도로 엄격하게 절식을 한다고 하였다. 발레리나들은 무거우면 '파드데'를 출 때 파트너인 발레리노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이고 모델들은 옷맵시에 목숨을 거니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60여 개 아시아 국가의 모델들이 각기 자기 나라의 민속 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했다. 나라마다 고유의 색깔과 디자인이 아름다웠다. 다채로운 디자인과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한껏 옷맵시를 뽐내고 있었다. 연예인과 모델들은 끼를 타고나야만 한다.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그들의 끼는 관객들에게 훨씬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하기 마련이다. 인도 사람들은 의상에 엄청 신경을 쓰는 듯하다. 그들은 대체로 화려한 색상의 실크 의상을 즐겨 입는다. 색감이 가장 발달한 나라가 이태리인데 인도 사람들의 색감도 장난이 아니다. 인도 의상이 가장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였다. 보는 것도 배우는 것이다. 시니어 모델로서 그들의 표정과 몸짓을 눈여겨 보았다. 젊은 모델들은 몸매가 아름다워서 옷맵시가 훌륭했다. 모델 조건이 느슨한 아마추어 시니어 모델들과는 확실히 차별화가 되었다.
- 2018-05-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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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마당도서관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만나다
- 얼마 전, 선릉 근처에서 일을 마치고 잠시 시간 내어 삼성동 코엑스몰 안에 위치한 ‘별마당도서관’에 들렀다. 그곳에서 눈에 익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만났다. 별마당도서관은 센트럴플라자 중심에 약 850평 복층 구조로, 13m 높이의 서가에 총 5만 여권의 장서(藏書)를 갖추고 있다. 일반 대형문고처럼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1층 바닥부터 2층 천장까지 수많은 책을 진열해 놓은 대형 도서관이다.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독서, 사색, 만남의 장소로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서 아직 일반에게는 덜 알려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동안 서점을 많이 드나들었지만, 일부러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관심 있게 보아야 할 상황이 되었기에 찾게 됐다. 들어가자마자 잡지코너를 돌아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기왕에 방문했으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몇 권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무료 도서관치고는 놀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해놓았다. 편안한 자리를 찾아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이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일부는 노트북을 가져 와 필요한 책을 수북이 쌓아놓고 자료를 찾아가며 열심히 작업하고 있었는데, 1~2층 합쳐 50여 명이나 되었다. 곳곳에 전자기기를 편히 사용할 수 있게 콘센트를 설치한 덕분이다. 가져온 시집을 모두 읽은 후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려고 지나가는데 마침 직원이 잡지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내가 찾던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보였다. “저~ 30분 전에는 이 잡지가 안 보였는데요?”라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본 책을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기 때문이죠”라며 일일이 수거해 원위치에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너마다 같은 책을 여러 권 진열해 놓아도 사람들이 가져가 보고 있으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찾는 책이 없을 땐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고 한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마침 ‘명사 초청 강의’가 진행됐다. 이 시간대는 주로 청장년층이 많이 참석한다고 한다. 유명 강사의 강연이라 그런지 참여도가 높았다. 평소 이곳에서는 유명작가의 토크쇼와 시낭송회, 명사 초청 강연회, 북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자주 열린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훌륭한 공간이 있으니 참 좋다. 별마당도서관은 꼭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으며 독서, 사색, 만남의 장소로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곳을 바삐 오고 갈 때는 몰랐는데 관심을 두고 천천히 들여다보니 많은 것이 보였다. 앞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이 공간을 더 자주 찾을 계획이다. ‘Bravo My Life’ 에 도움이 되는 별마당도서관 땡큐!
- 2018-05-11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