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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미녀와 야수>를 보고
- 이번 야수도 역시 미녀를 좋아했다. 모처럼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큰딸로부터 가끔 받는 선물이다. 때로 머리가 복잡할 때 스트레스 해소로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물론 후기가 찜찜할 때도 있지만 그런대로 시간은 흘러 골치가 덜 아프다. 더구나 역시 여유로운 시간과 함께 신바람 나는 것은 아주 큰 사이즈의 달달한 팝콘 한 통이 엉킨 기분을 싱숭생숭 마냥 즐겁게 만들어준다. 영화관 안에는 여기저기 남녀의 연인들, 어린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의 모습도 군데군데 많이 보인다. 휴일의 정겹고 따뜻한 한가로움이다. 입장하는 손에는 모두가 커다란 팝콘 통들을 애지중지 끼고 있다. 동화 속 애니메이션, 판타지 영화이기에 어린이들도 어른도 온 가족이 환상 속 나들이를 한 모 양이다. 그동안 각종 장르의 미녀와 야수가 있었다. 이번에는 디즈니사에서 만든 작품이라 왠지 기대가 되었다. 미국에 살 때도 가끔 한 번씩 가고 싶은 곳이 환상의 디즈니랜드였다.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이른 아침부터 일찌감치 입장해 거의 끝날 시간이 되어서야 퇴장을 하곤 했다. 하루 종일 실컷 동화 같은 신비의 세상에서 신나게 즐기고 오면 그동안의 쌓인 피로가 한방에 사라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화려한 비주얼 캐릭터로 장식된 시작과 함께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는 역시나 웅장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배경도 어디론가 상상 속 나라로 관객들을 충분히 이끌어가 주었다. 멋지고 찬란하게 춤을 추며 화려하게 전개되는 뮤지컬 영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적 차이도 모두 뒤로 한 채, 관객은 환상 속 나래를 꿈꾸며 그저 자연스레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궁궐, 춤과 노래, 화려한 캐릭터들의 동선 속에서 부를 상징하며 펼쳐지는 파티는 언제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하게 만들어준다. 늠름하게 생긴 백마 탄 왕자와 호화찬란한 드레스의 신데렐라를 꿈꾸는 많은 여인들의 신비로운 몸동작, 화려한 무대 위에 춤을 추는 장면들은 보기만 해도 흐뭇한 설렘이다. 쿵 짝짝 쿵 짝짝, 왈츠의 리듬이 웅장하고 높다란 성을 음악 속으로 뒤덮는다. 황홀하던 순간, 역시나 마녀의 저주 속에 왕자와 성안에 모든 시종들은 마법에 걸려들고 만다. 졸지에 흉측한 야수로 변해 버린 멋진 왕자는 엄청난 실의에 빠지게 되고, 다행히도 한 송이 장미꽃의 이파리가 다 떨어지기 전에 왕자가 진실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면 그 마법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가 있었다. 어느 작은 마을, 아주 똑똑하고 현명하고 어여쁜 벨이라는 청순하고 어린 소녀(엠마 왓슨)가 등장을 한다. 소녀는 아빠와 함께 단둘이 살며 극진한 효녀로 생활을 한다. 그녀는 최고의 미녀이며 늘 넓은 세상을 꿈꾸는 용기와 지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마을에서는 대장부 기질을 자청하는 욕심에 가득 찬 건장한 청년이 그 소녀를 자기 아내로 만들려고 온갖 권모술수를 자행한다. 어느 날 소녀의 아버지가 야수의 정원에서 딸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장미꽃을 꺾다가 도둑으로 몰려 성에 갇히게 된다. 모험심으로 가득한 소녀는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한 지극함으로 그 성으로 들어가 야수를 만나게 되고, 결국 성 안에 캐릭터들의 노력으로 인해 흉측한 야수와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끝내, 시간이 흘러 장미꽃의 마지막 이파리가 떨어지게 되고, 흉측했던 왕자와 성안의 사람들은 엄청난 저주의 마법에서 서서히 풀려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소녀를 차지하기 위한 이기와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마을의 사나운 사내는 야수의 왕자와 싸우다 높다란 성위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져 사라지고 만다. 너무나 뻔한 스토리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역시 탁월한 연출력과 제작은 보는 이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꿈같은 무대와 주옥같은 명곡으로 수놓은 두어 시간들이 긴장과 행복 속에 둥둥 떠다니다 어디론가 떠내려온 듯 영화는 아쉬운 막을 내렸다. 기분 좋은 행복감이 온몸을 휘감고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은 여운을 남기며 스며내렸다. 더구나 이상한 것은 처음에는 무서워서 감히 바라볼 수 없었던 야수의 흉측한 얼굴이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랑에 넘치는 커다란 야수의 눈망울에는 애틋하고 묘한 감정도 곁들여졌다. 역시나 진정한 사랑의 황홀함과 함께 오랜만에 멋지고 웅장한 스케일의 뮤지컬 영화 한 편은 필자를 만끽하게 만들어 주었다. 살다 보면 복잡한 미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빛을 향해 발버둥 칠 때가 있다. 때로는 단순하고 심플한 것이 어둠이 드리워진 삶의 해결사이며 악성 스트레스를 순간이라도 단숨에 날려주기도 한다. 그저 주변이 잠시라도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한다면, 그 자체가 탈출구로 주위에 모든 것들은 긍정의 마음으로 돌변해 문제는 마냥 쉽게 술술 풀리기도 할 것이다. 오늘 하루도 주어진 멋지고 행복한 시간들이 있어 또 감사할 따름이다.
- 2017-04-2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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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버설 발레단의 환상적인 공연
- 발레공연 ‘돈키호테’를 관람했다. 발레는 매우 오랜만에 보는 거라 그 화려한 아름다움을 미리 상상하며 즐거웠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1984년 창단된 한국 최초의 민간 직업 발레단으로 1회 신데렐라 공연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17개국에 선보이며 최고의 발레단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문훈숙 단장과 70여 명의 무용수, 40여 명의 스태프가 세계 정상을 향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 알고 있듯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가 쓴 희극소설로 스페인의 엉뚱한 기사와 그의 시종인 ‘산초판자’ 그리고 ‘로시난테’ 라는 말이 방랑하며 벌이는 무용담 이야기다. 그런데 이번 발레 공연에선 돈키호테가 주인공이 아니고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아름다운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연 시작 전 무대에 문훈숙 단장이 올라왔다. 발레를 볼 때 알아두면 좀 더 즐거운 관람이 될 거라는 인사와 함께 해설과 동작 시범을 보여주었다. 부드러운 손짓 하나하나 설명 한마디까지 열심히 귀 기울였는데 실제 공연을 보는 동안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공연 ‘돈키호테’에서는 토슈즈를 신은 무용수 외에 스페인 구두를 신은 무용수가 대거 등장한다고 한다. 캐릭터 댄스로 그 나라의 민속춤 동작이 있어 그렇다는데 무대에는 정통 발레슈즈와 까만색의 구두를 신은 무용수가 섞여 있었다. 정통 발레복인 튜튜를 입고 토슈즈를 신은 깜찍한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정열적인 스페인 의상을 입은 무희의 춤은 매우 화려해서 즐거웠다. 일상사에 부채를 이용한다는 설명으로 거친 동작과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시범을 보여주었다. 발레에도 대사가 있는데 말이 아닌 손동작과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1869년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해 대성공을 시작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다는 스페인의 정열이 살아 숨 쉬는 유쾌한 희극 발레가 시작되었다. 지중해의 낭만과 정열이 녹아있는 무대와 의상, 유머 넘치는 발레 마임과 빠른 스토리 전개, 스페인풍의 경쾌한 음악, 강한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해프닝까지 우리의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하게 잡았다. 제1막은 용감한 기사의 무용담을 너무 많이 읽은 ‘돈키호테’가 자기 자신이 기사라 믿고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구해내겠다며 시종 ‘산초판자’와 함께 길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페인 거리에 화려한 차림의 사람들이 탬버린으로 경쾌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이때 빨강 의상으로 도도하면서도 발랄한 선술집 딸 ‘키트리’가 등장한다. 가난한 이발사 애인이 있지만, 아버지는 점찍어 놓은 사윗감인 멍청하지만 돈 많은 귀족 ‘가마슈’가 있어 이들을 반대한다. 제2막, 3막으로 나뉜 무대는 우여곡절 끝에 돈키호테의 도움으로 무사히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2막에서 ‘돈키호테’가 꿈을 꾸는 장면에 나오는 숲의 요정은 이 공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페인풍의 발레와는 달리 정통 클래식 발레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절제된 고전 발레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발레 ‘돈키호테’는 화려한 기교와 테크닉의 클래식 작품으로 주인공뿐 아니라 군무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 손으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과 연속 점프, 발레리나의 32회나 돈다는 ‘푸에테’ (한쪽 발을 축으로 발끝으로 서서 다른 쪽 발을 올려 크게 흔들며 회전하는 동작) 등이 필자의 마음을 환상의 나라로 이끌어 주었다. 웅장하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공연된 발레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현실에 돌아오기가 싫을 정도로 한동안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중고교시절 특별활동으로 발레반에 들어 잠시 발레 연습을 한 적 있다. 그때 계속했다면 필자도 젊은 시절 이런 무대에 섰을까? 가능하지 않은 엉뚱한 상상을 하며 즐거웠다.
- 2017-04-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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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칠한 그림이 3D 캐릭터로 움직인다
- 포켓몬고, 요괴워치 등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게임 앱이 유행이다. 증강현실이란 현실 세계에 가상의 물체를 등장시켜 동시에 보여주는 기술로 게임에 생동감과 흥미를 더한다. 증강현실 색칠놀이 앱 퀴버(Quiver)를 활용하면 어린 손주에게 마치 마법을 부린 듯 그림 속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SNS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1. 앱 다운로드 구글 플레이스토어(앱 스토어)에서 ‘퀴버’ 또는 ‘quiver’를 검색, 무료로 다운로드한다. 퀴버 에듀케이션(Quiver Education) 유료 버전도 있다. 2. 색칠 그림 프린트 PC로 퀴버 공식 사이트에 접속해 메인 화면의 ‘See Coloring Packs’ 메뉴를 클릭한다. 원하는 그림을 골라 다운로드, 프린트한다. 3. 그림 색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밑그림에 색을 칠한다. 색칠한 대로 증강현실 화면에 보이게 된다. 꼭 색을 입히지 않더라도 화면에 띄울 수 있다. 4. 플레이 퀴버 앱을 실행해 하단 가운데에 있는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휴대폰 카메라를 조절해 색칠한 그림을 찍었을 때 파란 박스가 나타나도록 한다. 5. 3D 캐릭터 플레이 색칠한 캐릭터가 입체(3D) 형태로 나타나면 카메라를 이동해가며 다양한 각도로 감상한다. 함께 공놀이를 하거나 다른 동작을 실행할 수도 있다. 6. 메뉴 활용 증강현실 화면에서 하단의 메뉴 버튼을 누르면 스크린샷 찍기, 비디오 찍기, 화면 확대·축소 등이 가능하다. 사진은 갤러리에 저장된다.
- 2017-03-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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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 빠지는 머리카락에 관한 명상
- 아마도 머리털에 가장 민감한 연예인은 배우 이덕화와 가수 설운도가 아닌가 한다. 아니 이미 머리털이 없으니 가발에 민감하다고 해야 하나? 반듯한 가발을 쓰고 나오는 두 사람은 평소에도 머리에 신경 쓰는 모습이 유별나다. 머리에 관한 화제에 못마땅해 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그러나 그 덕에 가발 캐릭터를 획득해 밥벌이에 도움을 받고 있으니 그리 불평할 일은 아니다. 갑자기 머리카락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이 들면서 부쩍 머리카락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다.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뿐 아니라 온몸 곳곳에 빠지고 부실해지는 게 수두룩한데 굳이 머리카락에만 민감할 이유는 없겠지만, 머리는 외모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터라 더 신경이 쓰인다. 하긴 옛날에 어머니도 노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셨던 터라 그러려니 각오하고 받아들인다. 남편도 대학생 때는 베토벤이라 불릴 정도로 머리털이 풍성했었는데 세월의 풍상에 시달려 지금은 마치 황성 옛터처럼 황량한 모습이다. 그런대로 아직은 주변머리가 있어 소갈머리를 어느 정도 가려주고 있으니 버틸 만하지만, 언제 맨땅이 드러날지 알 수 없다. 그런 모습이 때론 측은하기도 한데 남편은 머리털 빠지는데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하긴 머리카락이 우리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것도 아닌데 거기까지 신경 쓰며 살아야 하는가 싶기도 하다. 머리 모양이 아무러면 어떤가. 옛날에는 상투를 틀고도 살았는데. 게다가 요즘은 머리를 박박 밀고 다니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머리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지 모른다. 자주 보아서 그런지 유명인들의 삭발 머리가 어느새 자연스럽게 보인다. 얼마 전 국내 모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한국 거주 영국인 팀 알퍼의 글을 읽고 한참 웃었던 적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탈모에 대한 관념과 전혀 다른 서양 사람들의 사고를 흥미 있게 묘사했다. 대부분의 영국 남자들은 머리카락이 빠지기를 고대한단다. 왜냐하면, 머리털이 빠지기 시작하면 머리를 밀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황당한 이야긴가 하겠지만, 우리나라와 서양의 대머리에 대한 관념이 전혀 다르다는 뜻이다. 서양인들은 우리처럼 대머리를 부끄러워하는 법이 없다. 영어의 대머리를 뜻하는 ‘egghead'는 ’지성인‘ ’지식인‘으로 해석된단다. 심리학자 프랭크 무스카렐라 미국 배리대학 교수는 소크라테스, 다윈, 처칠 등 ’대머리 지식인‘을 언급하며 “대머리는 유전적으로 우성(優性)이며 사회적 지위가 높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니 할리우드 영화에 대머리가 그렇게 많이 등장했던 것이다. 자꾸 봐서 그런지 처음엔 이상했던 브루스 윌리스도 어느새 대머리가 매력 있게 보인다. 젊었을 때부터 멋있었던 숀 코너리는 대머리가 된 후 더 중후하게 보인다. M자형 대머리가 되어가는 주드 로는 또 얼마나 매력 있는가. 도대체 서양 대머리는 좋게 보면서 우리 대머리는 얕잡아보는 까닭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성인 남성 대부분이 ‘탈모포비아(phobia, 공포증)’에 시달린다는 보도가 있다. ‘탈모가 염려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99%가 ‘그렇다’고 답했다. 생각해 보면 외모지상주의에 물든 우리의 아픈 현실이 눈에 밟힌다. 그러나 어쩌랴. 머리가 빠지면 루저로 전락하는 이 나라의 형편에서 오늘도 애들 몰래 가발을 고르고 머리에 흑채를 뿌린다.
- 2017-03-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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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Interview] 뮤지컬 <영웅> 윤호진 연출가 '영웅이 그리운 시대, 진정한 영웅을 노래하다'
-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은 작품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극찬을 받아온 뮤지컬 . 이번 무대의 수장을 맡은 윤호진 연출가가 조명하는 우리 시대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되새겨봤다. 안중근 의사의 어떤 점을 가장 부각하고자 했는가? 여러 해 거듭한 작품이지만, 새로 올릴 때마다 간과했던 부분을 찾곤 한다. 안중근 의사께서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붓을 놓지 못하고 집필했던 ‘동양평화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동양평화론’은 미처 완성되지 못하고 서론에 그치긴 했지만 젊은 청년이 한 나라의 평화를 넘어 동양의 평화를 걱정하며 집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다. ‘동양평화’라는 사상을 만든 것은 안중근 의사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생각한다. 이런 훌륭함을 부각시켜 널리 알리고 싶다.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2009년 안중근 의사 100주기를 앞두고 한 청년이 나를 찾아왔다. 그 청년은 내게 뮤지컬 의 후속작으로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뮤지컬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했다. 그는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5가지 이유 중 첫 번째 이유가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라고 말했다. 이는 나에게 를 시작으로 한 일본과 관련한 우리 역사 뮤지컬 3부작의 시발점이 되어 또 다른 그림을 그리게 한 계기가 되었다. 초연을 앞두고 작품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우연히 어느 행사에서 그 청년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안중근기념사업회’ 문화국장이었는데 2년 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지금 떠올려보면 돌아가신 안중근 선생님께서 그 청년의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시즌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 이번 시즌은 안중근이 4명이나 된다. 네 명의 캐릭터로 4인 4색 매력의 각기 다른 안중근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영웅으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내면을 끄집어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안중근 역의 네 배우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면? 네 배우 모두 각기 다른 모습이 있다. 그중 가장 연장자인 배우 안재욱이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배우들을 하나로 모아 선의의 경쟁을 해가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든든하다.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사회적 메시지는 뭔가? 정의가 무뎌진 사회다. 우리의 역사도 간과하고 있다. 을 통해 100년 전 그들이 왜 이렇게 처절하게 독립운동을 했는지 생각해보고 후세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윤호진 연출가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 겸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원장. 대표작 뮤지컬 , , , 연극 , 외 다수. 일정 2월 26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윤호진 출연 안재욱, 정성화, 이지훈, 양준모, 김도형 등
- 2017-02-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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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가 그렇게 나쁜 건가요?
- 영화라는 장르가 애초 그렇다.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다양한 주제들을 녹여 내며 각자 취향에 맞게 찾아서 보는 것이다. 그러니 누가 봐도 졸작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화가 다름은 있을지언정 우열을 말할 수는 없을 듯싶다. 딸이 이벤트에 당첨되어 같이 가자고 하기 전까지 이 영화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단지 필자의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관심이 없다 보니 어떤 선입관도 있을 리 없다. 다만 우월하게 멋진 현빈이 출연한다는 것이 조금 기대되기는 했다. 그밖에 유해진과 김주혁이 동반 출연하는데 최근 그들이 방송 연예 프로에 자주 얼굴을 내밀어 자칫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영화는 생각 이상으로 진지했다. 두 배우의 내공이 영화를 완성도 높게 이끌었다. 주요 줄거리는 남북의 공조 수사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다. 북한의 특수요원 차기성(김주혁)은 북한이 은밀히 제작하는 위조달러의 동판을 차지하려 부하 림철령(현빈)을 대기시킨다. 차기성의 지시를 어기는 바람에 사랑하는 아내와 동료를 모두 잃은 림철령은 동판을 탈취하여 남한으로 도주한 차기성을 잡으러 남한에 공조 수사 요원으로 파견된다. * 사진 - 공조2 한편 하는 일마다 말썽이 끊이지 않는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는 상사의 주선으로 이 공조 수사에 남측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북한 형사 림철령은 차기성을 찾아 복수하고 동판을 회수하려 하며, 남한 형사 강진태는 그것을 저지하여 국정원이 차기성을 체포하고 동판을 압수하는데 시간을 벌어 주는 역할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다. 둘이 공조 수사라는 목표는 같지만 서로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는 역설적 상황에서 갈등구조가 만들어지고 재미가 탄생한다. 과거에도 형사물 버디무비는 제법 만들어졌다.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꽤 되는데 우선 가 떠오르고 유사한 설정의 가 있었다. 그러나 같은 목적이 아닌 동상이몽을 지향하는 영화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이 영화는 현빈과 유해진을 먼저 전제로 해놓고 영화를 제작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둘의 역할과 캐릭터는 선명하다. 이들에 의해 동상이몽이 제대로 작동하고 절묘하게 표현되었다. 유해진의 장기인 유머는 적시에 치고 들어오고 현빈의 과묵한 액션은 현란하다. 특히 도로 추적 장면과 총격신은 우리 영화 수준이 이미 할리우드에 근접해 있음을 보여준다. * 사진 - 공조 1 그러나 한 가지 보는 내내 떨치기 힘든 찜찜함은 기시감(旣視感)이었다. 대부분의 장면이 거의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표현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브루스 윌리스의 영화 의 문법을 따른 느낌이다. 유해진의 능글능글한 유머는 브루스 윌리스를 닮았으며, 마지막 발전소 총격 장면은 에서 익숙하게 보던 설정이 아닌가. 우리나라의 영화 제작 환경이 할리우드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약하여 시나리오에 큰돈을 들이지 못하는 사정이 비슷비슷한 영화가 짜깁기 형태로 등장하는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도 그런 혐의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도 이런 정도의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평가해 줄만 하다. 김성훈 감독은 자기가 의도한 것은 모두 보여주고야 말겠다는 듯이 과잉 의지로 스릴러, 액션, 코미디뿐만 아니라 심지어 눈물 나는 가족애까지 남김없이 쏟아부었으나 그것들을 반죽하는 공을 들이지 못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어설픈 느낌을 주었다. 그렇지만 재미라는 영역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엄숙한 평론가들은 의미만 강조할지 모르나 재미가 큰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 2017-01-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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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의 산책] 새해 맞이, 다시 가는 한국민속촌
- 1974년 개관한 한국민속촌은 저마다 한 번쯤은 가봤을 만한 국내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오히려 오래전 한 번 가봤다는 이유로 식상하게 여기거나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동안 민속촌은 늘 새롭게 단장하고 변화하고 있었다. 사극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는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하던 모습만 떠올린다면 이번 기회에 민속촌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설 연휴를 맞아 한복을 입고 나들이한다면 더 금상첨화일 것이다. 즐거운 전통과의 행복한 공존 개관 이래 40여 년 동안 꾸준히 즐거운 변화를 시도해온 한국민속촌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과거 조선시대의 전통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선시대 촌락’이다. 남부, 중부, 북부 및 도서 지방에 이르는 지방의 서민 가옥과 양반 가옥을 이건·복원해 조성했다. 추운 겨울 촌락의 몇몇 가옥을 지나다 보면 장작 타는 냄새가 나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 손이 타지 않으면 집이 상하고 낡을 수 있어 불을 때고 온기를 더하는 것이다. 또 이맘때쯤이면 초가집의 지붕을 새로 얹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가옥들이 단순한 전시물처럼 남아 있는 게 아닌 따스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노력 덕분이다. 365일 연중무휴인 한국민속촌은 계절과 세시풍속에 따라 우리의 전통문화를 곁들인 체험과 놀이를 제안한다. 겨울에는 대표적으로 ‘초가집 새 지붕 얹는 날’ 행사를 하는데 오래된 이엉(짚, 억새 등을 엮은 것)에서 서식하는 굼벵이를 직접 잡고, 굼벵이 레이스 경주를 펼치는 등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설날이 있는 1월에는 ‘설맞이 복잔치’가 열리는데 한 해의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복떡나누기, 지신밟기, 부적찍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손주와 함께 간다면 눈썰매·전통얼음썰매타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매력만점 조선시대 캐릭터와 만나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한국민속촌 조선캐릭터 오디션’은 한국민속촌의 마스코트로 급부상한 조선캐릭터 아르바이트생을 선발하는 대회다. 모집 분야는 거지, 무사, 기생, 포졸뿐만 아니라 연약한 망나니, 꽃거지, 유학파 백정 등 이색적인 캐릭터까지 다양하다. 예전 민속촌의 풍경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이러한 조선캐릭터와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며 흥미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옛 지방 행정기관이었던 관아에 가면 허당사또와 포졸, 인턴포졸 캐릭터가 맞이한다. 관아 앞마당에는 곤장대가 놓여 있는데, 관광객을 눕게 하고 포졸과 사또가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한다. 조선시대 말투를 쓰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을 겸비한 캐릭터들과 곤장 체험을 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관아 앞에서는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꽃거지’를 만날 수 있는데 관광객이 건네는 간식 등을 먹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장난삼아 구걸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조선캐릭터와 대화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통예술공연은 물론 최신 놀이기구까지 즐기다 겨울철 민속촌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주요 전통예술공연으로는 ‘농악놀이’와 ‘마상무예’가 있다. 우리 고유의 정서와 흥이 묻어나는 농악놀이는 수십 년간 호남우도 농악의 명맥을 지켜온 정인삼 선생이 공연을 이끌고 있다. 어깨춤이 절로 나는 농악놀이 공연이 끝나고 나면 바로 옆 공연장에서 마상무예가 펼쳐진다. 달리는 말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고 옆으로 눕는 등 아슬아슬하고 박진감 넘치는 기술과 궁술·검술 등을 선보인다. 같은 공간에서는 공연이 없는 시간에 마상무예단과 함께 기예를 펼쳤던 말들을 타볼 수 있는 승마 체험도 이루어진다. 이외에도 곳곳에 마련돼 있는 윷놀이, 투호놀이 등을 즐기거나 15가지 놀이기구(어트렉션)가 있는 ‘12지아(12 ZIA)’를 방문하면 어린아이들과 함께 갔을 때 더욱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2지아는 민속촌 고유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색적인 공간이다. 한껏 즐기다가 출출해지면 친환경 조미료로 옛 맛을 살린 전통순두부, 해물파전, 묵, 순대 등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터에 들러보자. 민속촌의 푸근한 정취가 그 맛을 더한다. △ 한국민속촌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90 이용 시간: 연중무휴 (평일) 9:30~17:30 (주말) 9:30~18:00 이용 요금: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아동 8000원(만 65세 이상 아동요금 적용)
- 2017-01-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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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읽기] 1월의 추천 전시ㆍ도서ㆍ영화ㆍ공연
- ◇전시(exhibition) 1)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이삭줍기 전: 밀레의 꿈, 고흐의 열정 일정 3월 5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9세기 서양미술사를 빛낸 거장들의 명작 130여 점을 만날 기회다. 작품 보존을 위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고흐의 ‘정오의 휴식’은 오르세미술관 개관 이래 수십 년 동안 유럽 이외 지역으로 반출된 적이 없으나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대여를 허가했다.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 인상주의와 자연주의, 상징주의와 절충주의, 20세기 예술의 다양한 원천 등 5개의 테마로 나누어 각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 간의 대비와 유기성, 예술사의 흐름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 닉 나이트 사진전: 거침없이, 아름답게 일정 3월 26일까지 장소 대림미술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로 손꼽히는 닉 나이트(Nick Knight)의 국내 첫 사진전이다.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기술의 결합이 돋보이는 닉 나이트 특유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 실험을 접목한 패션필름까지 폭넓게 마련돼 있다. 초상사진, 디자이너 모노그래프, 페인팅·폴리틱스, 정물화·케이트 등을 주제로 한 110여 점의 각양각색 작품을 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선데이 라이브 앤 클래스(SUNDAY LIVE & CLASS)’ 등 유익한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들도 살펴볼 만하다. ◇도서(book) 1) 인생의 발견(시어도어 젤딘 저·어크로스) 21세기의 예언자라 불리는 영국의 철학자 시어도어 젤딘이 유명 인물들의 전기와 철학적 탐색을 통해 발견한 28가지 질문을 담았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인간과 삶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해온 저자의 성숙한 지혜와 혜안을 엿볼 수 있다. 2) 브릿마리 여기 있다(프레드릭 배크만 저·다산책방) 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소설이다. 59세 중년 남성 오베와 얼핏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향을 지닌 63세 중년 여성 브릿마리. 누군가의 그늘에서만 살아온 그녀가 삶의 위기를 통해 온전한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렸다. ◇영화(movie) 1)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희귀암에 걸린 26세 청년이 한국인 최초로 49일 만에 뚜르 드 프랑스 풀코스를 완주한 실화를 영화화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체육교사를 꿈꾸었을 정도로 건강했으나 어느 날 갑자기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던 그는 뚜르 드 프랑스 완주라는 꿈을 키운다. 3500km 레이스의 마지막 지점인 파리 개선문을 통과하며 꿈을 이룬 순간의 가슴 벅찬 감동이 영화의 포스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개봉 1월 12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이윤혁 출연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등 2)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떠돌이 음악가와 고양이 한 마리가 우연히 만나면서 인생의 희망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목처럼 주인공 제임스는 어깨에 고양이 밥을 올리고 거리 이곳저곳에서 기타를 치고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따뜻한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두 주인공은 2007년에 만나 현재까지 뜨거운 우정을 나누고 있다. 데이비드 허슈펠더 음악 감독과 싱어송라이터 찰리 펑크 등 실력파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개봉 1월 4일 장르 드라마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 출연 루크 트레더웨이, 루타 게드민타스 등 ◇공연(stage) 1) 인간 프랑스의 천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인류 마지막 생존자인 화장품 연구원 라울과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가 ‘인류는 이 우주에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재판을 벌이는 2인극이다. 일정 3월 5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연출 문삼화 출연 고명환, 오용, 박광현 등 2) 꽃의 비밀 네 명의 아줌마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벌이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그렸다. 장진 감독이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코미디 장르의 연극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일정 2월 5일까지 장소 대명문화공장 연출 장진 출연 배종옥, 소유진, 이청아 등 3)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중국 고전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비극성에 희극적 요소를 곁들여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2015년 이 작품의 무대에서 유명을 달리한 배우 고 임홍식의 공손저구 역은 중견 배우 정진각이 이어받았다. 일정 1월 18일~2월 12일 장소 명동예술극장 연출 고선웅 출연 장두이, 하성광, 정진각 등 4) 아이다(AIDA)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던 해 토니 상과 그래미상 등을 휩쓸었던 명작으로 한국에서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막이 오른다.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두 여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라다메스 장군의 사랑을 노래한다. 일정 3월 11일까지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키스 배튼, 박칼린 출연 윤공주, 아이비 등
- 2016-12-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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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라이프] 2017 정유년, 닭띠 연예인과 이들의 새해 포부는?
- 글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새해가 밝았다. 힘찬 닭 울음소리로 새해를 희망차게 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닭띠 연예인들이다. 닭띠생은 지능과 지모에 뛰어나고 앞을 내다보는 예견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날카롭고 단정하며 체계적이고 결단력도 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이 때문에 연예인 스타 중에는 닭띠가 유독 많다. 정유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닭띠 연예인은 누구일까. 대중과 만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2005년생 12세 아역 스타 김유빈에서부터 1933년생 84세 원로가수 명국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예인이 닭띠다. 가장 어린 2005년생 12세 닭띠 연예인에는 아역 스타 김유빈, 김지영, 홍화리와 리틀 싸이 황민우 등이 있다. 1993년생 24세 닭띠 연예인은 드라마 , 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 가수와 연기자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유·정은지, 국민 남동생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펼치고 있는 유승호가 있다. 이 밖에 1993년생 닭띠 연예인에는 힙합 스타 비와이, 최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디오,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로이킴과 백아연 등이 있다. 1981년생 36세 닭띠 연예인 중에는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톱스타들이 아주 많다. 요즘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드라마 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나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톱스타 전지현, 등 수많은 영화에서 강력한 흥행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 최고 미남 스타 강동원,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여성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조인성이 대표적인 36세 닭띠 연예인이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으며 드라마 OST 여왕으로 등극한 거미와 린,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목소리 하나로 대중을 감동시킨 9연승에 빛나는 록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 매력적인 목소리로 여성 팬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박효신과 케이윌, 여자 힙합 뮤지션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윤미래, god 출신으로 시원한 가창력이 강점인 김태우 등이 36세 닭띠 가수들이다. 원조 걸그룹 SES의 요정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유진, 드라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유진,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하는 송지효, 강렬한 연기로 존재감이 확실한 김래원, 부드러운 감성을 드러내는 이상윤, 훈남 이미지의 이동욱은 36세 닭띠 연기자이고 개그맨 허경환도 1981년생 닭띠 연예인이다. 1969년 48세 중년의 나이에도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닭띠 연예인도 적지 않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코믹 연기는 물론 중후한 연기까지 해내며 다양한 캐릭터 연기를 소화하고 있는 김승우, 작곡가·가수·예능 프로그램 MC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윤종신과 주영훈,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선도하는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모델 출신 연예인 이소라, 높은 인기를 누리며 연기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하희라, 신애라, 윤유선이 48세 닭띠 연예인이다. 신세대 스타를 능가하며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는 1957년생 60세 닭띠 연예인도 많다. 최근에도 신곡을 발표하며 가수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노사연과 최진희, 이용, 김수철, 팔색조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송승환, 김갑수, 강석우, 김보연 등이 대표적인 60세 닭띠 연예인이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영화, 무대 등을 통해 대중과 만나는 1954년생 72세 닭띠 연예인은 조영남, 임현식, 선우용녀, 현철, 이상해, 박인환, 박인희, 박일남, 장용, 최주봉, 김도향, 서유석 등이고 84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무대에 서는 원로가수 명국환, 원로 코미디언 임희춘 등은 1933년생 닭띠 연예인이다. 2017년 정유년, 자신의 해를 맞은 닭띠 연예인들의 새해 포부는 무엇일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무대와 방송에 계속 출연하겠다. 84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가수로서 열정과 노래에 대한 애정, 그리고 팬이 존재하는 한 노래를 부르겠다. 2017년에는 닭띠 해인 만큼 더 많이 활동하겠다.” 원로가수 명국환의 새해 포부다. 조연 연기자로 최고의 위치에 오르며 수많은 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로 빛을 발하고 있는 중견 스타 임현식은 “1969년 MBC 공채 1기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연기를 하지 않은 해가 없었다. 지난 48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난 것처럼 올해도 드라마 등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 특히 올해는 노년의 사랑을 멋지게 소화하는 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며 새해 바람을 피력했다. 여전히 청춘스타의 외모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60세의 강석우는 “나이 들어가면서 더 절감하게 되는 것은 가족의 소중함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생활이 불규칙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올해는 라디오 DJ와 드라마 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갖고 싶다. 연예인으로서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세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48세의 신애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히즈 유니버시티에서 밟고 있는 기독교 교육학 박사과정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싶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도 소중한 일이다. 미국에서 부모를 잃는 한인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한인들이 입양해서 맡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 더 열심히 노력해서 미국의 많은 한인들이 부모가 없는 한인 청소년들을 입양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해 목표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왕성하게 펼쳤던 사랑 나눔을 미국에서도 여전히 실천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2월 출산해 아이 엄마가 됐지만, 여전히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36세의 전지현은 “현재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새해 목표다”라고 말했고 여성 팬뿐만 아니라 남성 팬도 많은 조인성은 “올해는 이전과 다른 모습과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나 작품을 선택해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중년 여성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남동생 박보검은 “새해에도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국내외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닭띠의 해인 2017년 정유년의 가장 큰 목표다”라며 원칙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바람을 드러냈다. 자신들의 해를 맞은 수많은 닭띠 연예인들이 2017년 정유년에 어떤 활동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 2016-12-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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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받지 못하는 모성, 영화 <미씽>
- 영화 를 보러 간 날은 가랑비가 내렸다. 철 늦은 낙엽이 가랑비에 젖어 을씨년스럽게 길 위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보러 가는 발걸음이 그리 흥겹지는 않았다. 영화관에 도착할 무렵 영화 제목이 ‘그리움’인지 ‘잃어버림’인지 궁금해졌다. 싱글맘 지선(엄지원)은 딸 다은을 몹시 예뻐하는 보모 한매(공효진)가 있어 참 다행이다. 한매는 코를 핥아줄 정도로 다은을 예뻐한다. 지선은 그런 그녀가 고마워 월급과 함께 선물도 전한다. 이렇게 가족 같던 한매가 어느 날 다은을 데리고 자취를 감춘다. 지선은 상상도 못 한 일에 의아해하며 다은을 찾기 시작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유괴와 그를 추적하는 스릴러의 문법을 따른다. 그러나 사이사이 보모 한매의 과거가 플래시백 되면서 여성에 관한 사회적 고찰이 전개된다. 이혼한 남편과 양육권 문제로 경찰에 제대로 신고도 못 하다 의심만 받게 된 지선은 홀로 한매의 옛 흔적을 밟아간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죽어가는 딸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한매의 불행이 낱낱이 드러난다. 그녀는 조선족 여인으로 시골에 돈 받고 팔려와 씨받이가 되었으나 가족의 핍박으로 아픈 딸의 병원비를 위해 장기까지 팔았건만, 끝내 죽고 만 딸에 대한 복수로 다은을 유괴한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현재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총망라되어 등장한다. 워킹맘이 부딪히는 일과 양육의 병행 문제, 남편의 바람기로 이혼한 여성의 문제. 이주여성들이 겪는 온갖 어려움과 사회적 문제들. 감독이 여성인 게 드디어 이해되었다. 여성감독의 의욕에 넘쳐 문제 과잉 속에 길을 잃을 위기에서 영화를 구제한 것은 두 여배우의 열연이었다. 공효진은 자신이 로맨틱 코미디에만 최적화된 배우가 아니라는 듯 새로운 캐릭터 창조에 성공하였고 엄지원은 스릴러에 적합한 순발력으로 화면을 지배한다. 영화가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며 뱃전에서 마주친 지선과 한매는 다은을 뺏고 뺏기는 관계가 된다. 지선은 자신이 대신 죽을 테니 다은이 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이 기막힌 장면에 관객들의 눈에서도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 더 이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모두가 엄마이거나 자식이다. 은 한매가 왜 다은을 데리고 사라졌을까를 묻는 미스터리로 시작해 지선과 한매의 교감을 그리는 드라마로 흐른다. 한매에 대한 궁금증이 안쓰러운 과거가 드러나는 순간 그녀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된다. 그에 대한 지선의 안타까움과 미안함, 그리고 한매에 대한 공감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이 영화의 기본 테마는 ‘모성’이지만, 그 모성이 영화 속에선 철저히 짓밟힌다. 한매는 사회적 보호가 미흡한 가운데 가족들에게 무자비하게 핍박당하고 결국 어린 딸의 죽음을 맞는 가련한 모성으로, 지선은 이혼하고 일에 치이며 자식을 보살피지 못하는 불행한 모성으로 그려진다. 이언희 감독은 어쩌면 저출산 대책으로 고심하는 우리 사회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음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여권이 신장되었다고 떠들기는 하지만, 아직도 모성을 ‘잃고’, 모성애를 ‘그리워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영화관을 나서며 바닥에 들러붙은 낙엽이 가슴에 와 닿는다.
- 2016-12-16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