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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내리던 슈리성 ( Shuri Castle.首里城 )
- 오키나와에서 돌아오는 날 비행기가 저녁시간이었기 때문에 오전에는 슈리성을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시내를 돌아보며 가벼운 쇼핑을 한 후 호텔에 맡겨둔 여행가방을 찾아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슈리성은 숙소가 있는 국제거리에서 모놀 레일을 타고 6~7 정거장을 지나 내려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 정도 되었다. 걸어서 20분쯤으로 알고 왔기에 날씨만 좋
- 2017-06-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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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벽증에 대하여
- 그녀는 완벽했다. 아름다운 외모에 성격도 밝았다. 외국어로 부르는 성악을 잘 불러 여러 사람들에게 인기도 높다. 부모에게 받은 유산이 많아 재력도 탄탄하다. 어딜 가나 공주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결벽증이 있다. 그래서 혼자 산다. 그녀가 결벽증이 심하다는 것은 악수를 거절했을 때 눈치 챘다. 다른 옆 사람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는데 그녀 차례가 되자
- 2017-06-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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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찍으며
- 단체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 속에서 제일 주름이 많고 나이든 사람을 고르면 그게 바로 필자다. 나이가 제일 많아 그러려니 하면서도 왠지 모를 억울함이 있다. 거울에 비췬 모습보다 사진에서만 더 늙게 나오는 것 같아 속상한다. 예전에 나이든 사람들을 사진 찍으려하면 ‘늙은이 뭘 자꾸 찍으려 해’ 하고 손사래 치는 이유를 이제 알겠다. 한번은 동료들에게 ‘진
- 2017-06-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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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사진
- 얼마 전 아들이 가족사진을 찍어 벽에 걸자고 했다. 그러고 보니 가족사진이 아들 초등학교 졸업 때 세 식구가 함께 찍은 사진과 유명 사진관에서 세 딸 가족이 친정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밖에 없었다. 액자 하나 끼우는 데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예쁜 손녀도 커가니 하나쯤 만들어 걸어도 좋을 것 같아 그러자고 했는데 아들의 속마음이 따로 있었
- 2017-06-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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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과 사별한 72세 싱글, 노후설계 위험 요소
- 남편과 사별한 지 8년째인 최영옥(72세, 여)씨는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3년 전에 명예퇴직을 하고 동료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큰아들(48세) 때문이다. 부족한 경험과 자본 탓에 시작부터 불안해보였던 큰아들의 사업은 결국 1억원의 부채를 남기고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최영옥씨의 큰아들은 어머니에게 부채
- 2017-06-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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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음식 포장해주세요
- 먹을 것이 넘치는 세상에 산다. 우리 시니어들이 모두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서 먹을 것이 넘쳐, 덜 먹으려고 고민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저녁 모임은 으레 술을 겸한 자리다. 술을 마시려면 저녁 식사 겸 안주를 푸짐하게 주문한다. 처음엔 배가 고프니 허겁지겁 먹지만, 이내 주문한 안주들이 남아돌기 시
- 2017-05-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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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크니까 걸어서 가~ 임마.”
- 영등포에 있는 당중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오목동에 있는 화산목장으로 봄 소풍을 가던 길이었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왔을 무렵, 간밤에 내린 비가 논둑을 넘쳐서 도로 위로 흐르고 있었다. 난감했다. 우리들이 주저주저하며 선뜻 건너지 못하고 있자 구두 또는 운동화를 벗고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린 남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당신들 등을 내미셨다. 당신의 구두와
- 2017-05-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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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 온 선생님
- 한 해 후배인 명희는 눈은 샛별같이 빛났고 코가 오똑한 예쁜 소녀였다. 그러나 그 애는 골수염으로 다리를 절었다. 노래를 끝낸 그 애에게 선생님들과 우리들은 가엾어서, 동정심으로 ‘잘했다’고 칭찬해주며 손바닥이 따갑도록 박수를 쳐주었다. 그러자 그 애는 눈치 없게도 정말 자기가 잘해서 칭찬해주는 줄 알고 거푸거푸 자기만 계속 노래를 부른다고 하여 그 애를
- 2017-05-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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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데서나 시끄러운 사람들
- 필자는 시끄러운 것을 참지 못한다. 음식점이나 술집, 당구장에서 옆자리가 시끄러우면 집중이 안 되고 화가 난다. 그냥 못 들은 척하라는데 그게 안 된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못 한다고 한다. 대화를 하는데 옆자리가 시끄러우면 말해야 할 것을 까먹기도 하고 대화 상대자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 화가 나는 것이다. 못 들은 체하려 해도
- 2017-05-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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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신이 편안해야 장수하지요” 삶의 고수 김세환, 변치 않는 삶에 대해 말하다
- 시대를 상징하는 목소리가 있다. 포크음악의 전설 세시봉의 막내인 김세환의 목소리가 바로 그렇다. 1970년대를 수놓았던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노랫말과 귀공자 같은 외모와 함께 어우러져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화려하게 부활한 세시봉의 멤버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 2017-05-24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