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짝 사이로 강물이 흐른다. 강 따라 이어지는 숲길은 선율처럼 부드럽다. 오솔길 위에 곱살한 낙엽들 폭신히 얹혀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숲엔 화염이 너울거렸으리라. 붉디붉은 단풍이 산을 태우고 숲을 살랐으리라. 그즈음, 조용히 흐르는 강물 위에 어린 건 홍조(紅潮) 아니면 황홀한 신열이었을 테지.
강가엔 절이 있어 풍경에 성(聖)을 입힌다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아지트 뮌헨 슈바빙 거리. 불꽃처럼 살다 떠난 여류작가 故전혜린의 발걸음이 닿았던 그 길목에 들어서면 마냥 길을 잃고만 싶어진다. 그가 생전 즐겨 찾던 잉글리시 가든 잔디밭에 누워 우수수 낙엽 비를 맞으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문장들을 떠올려본다.
백조의 천국, 님펜부르크 궁전
강렬한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체코
요즘은 겨울에도 눈을 보기가 쉽지 않지만, 내가 어렸던 시절에는 지금의 겨울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몹시 춥고 눈도 많이 왔다. 그때는 함박눈이 탐스럽게 내려 아침에 일어나 보면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 있곤 했다. 그 시절엔 눈 내리는 정경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나이 든 지금도 눈 내리는 날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세월이 흐르면 얼굴에 주름이 늘듯 경험과 함께 고정관념도 굳어진다. 나이가 들면 고집스러워지는 이유다. 왜 그럴까? 사람의 두뇌에 ‘스키마(Schema)’라는 인지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변화가 심해지는 현시대에 고정관념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고의 전환이나 창의력이 절실한 시대여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있고 따라 갈 수 있어야 한
늘 그랬던 일과였다. 저녁 종합뉴스가 끝나고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그날의 경기들을 정리해주는 스포츠 뉴스. 수십 년간 그랬듯이 그날도 놓치지 않고 TV 앞에 있었다. 무심코 바라보던 화면에서 머릿속을 번쩍이게 한 소식이 한 줄 지나갔다. 그는 그때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걸어보자”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푸른 잔디 위 다이아몬드에서 땀흘리는 선수들과 함
한국 포크 블루스의 살아 있는 전설, 이정선의 음악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에게 오랜 활동의 원동력을 물으니 “다른 걸 할 줄 모르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게 그는 거의 모든 질문에 무심하고도 간단하게 답한다. 자신의 음악적 삶에 대해서조차도 “그냥 오래한 것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974년에 데뷔한 이후 그가 대중음악사에서 이룬 것
2018년이 저물어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전방위적인 국방 개혁이다. 북한과의 관계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현재, 군대의 활용 또한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가져야 한다. 그 속에서 국가보훈산업 또한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훈과 사회발전을 위한 남다른 사명감으로 1994년 ㈜상훈유
청소년들은 식욕이 왕성하다. 없어서 못 먹을 지경이다. 어릴 때 자장면 먹으러 중국집에 간 적이 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별로 드시지 않았다. 그때는 이렇게 맛있는 자장면을 왜 안 드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이 들어 보니 알게 됐다. 어르신들은 소화기가 약하다. 먹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식사 후 속이 좋지 않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이름에 불꽃 섭(燮) 자가 있어 한화에 계시냐는 시답잖은 농담에 그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웃음이 만들어낸 얼굴의 깊은 주름이 마치 거대한 지문처럼 보인다. 역동적인 한국의 현대사 속에서 경제성장을 두 손으로 이뤄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지문 말이다. 군인이 연상될 정도로 흐트러짐 없는 체구와 자세에서는 자부심도 느껴진다. 플랜트 오퍼레이터 손성섭(
1년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맘때가 되면 무언가에 홀린 듯 찾아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토정비결이다. 그러나 운세를 살펴보면 여름엔 물조심을 하라는 등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뻔한 조언은 쓸모없는 것일까? 때론 그렇지 않다. 시니어의 겨울철 건강관리도 그렇다. 새로운 내용처럼 들리는 조언은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