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성은 자연스러운 화두여야 한다. 이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개방됐다 해도, 시니어의 성은 여전히 어두운 음지에 가려져 있다. 그리고 음지의 닫힌 세계에서 오가는 오해와 선입견들에 쌓여 외로움만 커져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 무엇이 이토록 자유로워야 할 인간의 성을 오래도록 왜곡하고 있는 걸까? 독자들의 질문이 담긴 질문지를 들고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를 만나 시니어의 성에 관한 궁금한 점들을 하나씩 풀어봤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
시니어 성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싱글들의 연애 현실은 어떤가?
60세 정도 되는 싱글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고 67세를 넘으면 파트너를 구하기가 어렵다. 남자들은 70세가 돼도 경제력이 있고 건강관리가 잘돼 있으면 20~30세 연하 애인도 소화가 된다. 문제는 싱글 여자다. 싱글 남자들은 기회가 많은 반면 여자 싱글들은 연하의 남자를 만나기가 참 어렵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의 끝에 있는 거 같다. 돈이 곧 성공이고 인품이기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문제없다.
싱글 여자는 왜 파트너를 구하는 게 어려운가?
싱글 여자는 40대 초반부터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 나이 때부터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좋은 조건의 웬만한 상대는 다 결혼했고, 여자들은 일하고 공부하다 보니 그런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싱글을 만나면 답답하다. 예전에 50대 여자 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더라. 일하고 공부하느라 몰랐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50세가 넘었고, 지금 남자를 만나자니 이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자신의 돈을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능력 있는 알파걸이 40대 초반부터 갖는 고민이기도 하다. 남자가 접근해도 ‘나의 무엇을 좋아하는 거지?’ 하고 의심한다.
그 사업가에게는 어떻게 충고를 했는가?
겁내지 말고 연애하시라고 했다. 모든 일이 그런 거 같다. 겁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 세상에는 선의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실패도 해봐야 한다. 실패해보지 않으면 안목이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보라고 충고했다.
모임에 나갔는데 사교는 괜찮지만, 그러다 섹스하고 싶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만나서 와인만 마시나. 마시다 보면 호감이 생기고 만지고 싶어지는 게 자연스런 인간의 감정이다. 그걸 겁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리고 그건 즐거운 자극이다. 한 번 마음을 열어보는 것이다. 사랑은 몸이 같이 가는 것이다. 정신만 움직이면 밸런스가 안 맞는다.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으면 용기를 내야 한다.
싱글의 연애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가 유부남이나 유부녀라면 주의해야 한다. 아주 위험해질 수 있다. 마음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고 사고관이 정말 진보적이라서 그런 관계가 아무렇지 않다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반드시 상처받는다. 남들이 볼 때야 로맨스가 아닌 불륜이지. 법적인 임자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 문제를 정확히 하고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유부남은 절대로 이혼을 안 한다. 잃는 게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감당할 수 없으면 멀리하는 게 좋다. 그런데 유부남, 유부녀들에 의해 너무나 많은 유혹이 이뤄진다. 그러면 손해는 싱글만 본다. 싱글이 그런 손해를 볼 이유가 없다. 멋있는 싱글도 많은데 뭐하러 임자 있는 사람을 만나나?
성관계 때 몸이 젊었을 때처럼 열정적으로 반응하질 않는다. 그래도 만족을 얻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나이가 들면 예전처럼 몸도 감각도 분명 둔해진다. 그러니 옛날 기준을 갖고 있으면 박탈감만 가질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나이에 맞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자신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새로운 체위로 하고 싶은 욕구도 없고 이렇게 살다가 노화가 빨리 올까 걱정이라는 질문이 있다. 나이 들어도 섹스는 계속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좋은 점이 많다. 연구에 따르면 섹스를 하는 커플이 안 하는 커플에 비해 10.8년 젊어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면역력도 높아지고 심장마비 발생률도 낮아진다.
우리나라에서 노년의 섹스 비중은?
시중에 섹스 보조제가 굉장히 많다. 영국, 미국에는 몇 가지 안 되는데, 우리나라는 비아그라 복제약만 마흔 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 섹스 보조제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섹스에 관심이 많아서거나, 아니면 섹스를 잘 못해서 관심이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섹스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섹스 만족도는 세계적으로 꼴찌다. 기대는 너무 많은데 오히려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섹스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이제는 못 하다 보니 관심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성교육의 문제도 있고 기회의 문제도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음식으로 추천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토마토가 전립선에 좋기 때문에 꾸준히 먹어야 한다. 김치찌개를 토마토로 만들면 굉장히 맛있다. 토마토 수프 같기도 하면서 김치찌개 맛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콩이 좋다.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서리태나 메주콩을 많이 먹길 권한다.
나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 섹스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까?
주변에서 “나이 들어서 하는 건 주책이야”라는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 들어서 사랑하고 섹스를 한다는 게 왜 아름답지 않은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나이 들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흔히 ‘나이든 사람이 주책’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일 것이다. 아직 인간의 성을 모르는 사람들, 또 사랑할 대상이 없어서 시기심 때문에 그렇게 말해버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이 먹어서도 섹스를 잘하면 섹스를 주책이라고 표현할까? 자기 나이를 아름답게 받아들이면 나이 들어도 아름답다. 같은 시니어라 해도 눈이 반짝이는 사람이 있고 흐리멍덩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살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성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가 있다면?
여자보다 남자가 성욕이 세다는 것도 오해, 관계를 남자가 리드해야 한다는 것도 오해다. 남자는 온몸이 성감대다. 그러니 같이 대화하면서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얘기를 듣지 말라. 60세가 넘으면 커플은 제2의 신혼을 맞이할 수 있다. 자식들 다 독립시키고 둘만 남는 때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싱글이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또한 로맨스와 품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니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다.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이다. 나이가 들수록 카르페디엠(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 중요해진다. 행복은 완성품으로 배달되지 않는다. 순간순간 행복해질 수 있는 걸 선택해야 한다.
중년 여성이 겪는 갱년기 증상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제는 대체로 공론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갱년기 극복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제약회사 등 여러 단체들은 관련 캠페인을 펼치기도 한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한 번쯤 묻게 된다. 그렇다면 남성은?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들 쉬쉬할 뿐 해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남성 갱년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는지 대한남성과학회 허정식 홍보이사(제주대학교병원 비뇨기과)를 통해 알아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도움말 대한남성과학회 허정식 홍보이사
남성 갱년기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력이다. 남성에게 있어 정력은 성기능 이상의 의미가 있는, 자존심과 같은 것이다. 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남에게 밝혀서는 안 되는 비밀 중의 비밀 취급을 받는다. 술자리에서 성생활에 대한 허풍 섞인 농담을 주고받는 것도 이러한 인식 때문이고, 안타깝게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도 비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의학적으로 남성 갱년기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허정식 이사는 아직 원인이 완벽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남성 갱년기는 학계에서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논란이 남아 있는 상태죠. 지금까지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의 감소와 연관 있다는 정도만 밝혀진 상태입니다. 용어 역시 변화가 있어 그동안은 ‘후기발현 남성갱년기증후군’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였지만, 최근에는 ‘남성호르몬결핍증후군’으로 부르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불확실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허정식 이사에 따르면 여성 갱년기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리가 중단되는 경우를 말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노화과정이 급격한 생식능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점진적인 감소세를 나타낸다고 한다.
남자의 고개 천천히 숙여져
대한남성과학회에서 2010년 전국의 40대 이상 남성 2000여 명을 대상으로 남성호르몬 검사를 한 결과 28.4%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 이하로 나타났다고 허 이사는 설명했다.
“이렇게 40대 이상 남성은 4명 중 1명꼴로 갱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드물죠.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식능력의 감소입니다. 그 이외에 안면홍조,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피로감과 수면 장애, 내장지방 증가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근육량과 근력 감소, 체모와 골밀도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남성 갱년기라는 것이 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것이라면, 이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면 되는 것일까? 실제로 그렇다고 한다.
허 교수는 남성호르몬의 부족으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에게는 남성호르몬을 생리적 상태와 가장 근접하게 보충해 주는 것이 매우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성호르몬은 약효 작용 시간이 충분하고, 안전하면서 사용이 편리한 제품을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겔 타입의 테스토스테론 연고가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식이요법이나 유산소운동을 통한 근력운동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남성 갱년기 증상 중 성기능과 관련해선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으로 대표되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일반적이지만, 간혹 남성호르몬 부족 환자 중에서는 이러한 약제가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단독 요법이 실패한 경우에는 남성호르몬과 발기부전 치료제를 함께 투여해 치료한다고 허 교수는 말했다.
부족한 남성호르몬 보충가능
남성 갱년기 중 심각한 부분 중 하나는 단순한 성기능 저하로 생각해서 내버려뒀을 때 다양한 증상들이 함께 따라올 수 있다는 점이다.
“50~60대 베이비붐 세대는 무엇보다도 정년퇴직이나 은퇴에 따른 경제적인 문제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런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우울증 등이 남성 갱년기와 겹치게 되면,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져 가족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끼치게 되죠. 여기에 성욕 저하와 발기부전, 지적 활동이나 인지 기능의 저하 등에 시달립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남성호르몬 검사를 통해 수치가 정상범위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물론 흡연과 음주는 줄여야 하고요.”
특히 허 이사는 남성 갱년기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인간은 누구나 젊음을 유지하고,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면서도, 중년이 되며 겪게 되는 몸의 변화에 순응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의 나이에는 그것이 정상일 것이라고 간주해 버리는 것이죠. 단지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져서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 것인데, 쉽게 오판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남성 갱년기는 치료 가능한 질환
일부에서는 자가진단표 등을 사용해 몸 상태를 점검하는데 변별력이 높지 않고, 오히려 치료시기만 늦추기도 해서 최근에는 권하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아무래도 정력과 관련해선 보신음식이 빠질 수 없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실험적으로 해마를 먹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 역시도 증명된 바 없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운동을 쉬지 않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주변의 도움을 얻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남성 갱년기 증상을 너무 무시하거나, 과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질환은 치료의 대상일 뿐이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남성호르몬을 이용한 치료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아내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자는 허벅지’(바다출판사)는 일본의 여성 수필가, 소설가인 다나베 세이코 (田邊聖子)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1928년생이니 89세 고령이다. 남녀의 습성과 차이에 대해 집요한 통찰력을 보이며 폭 넓은 지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데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작가라고 한다. 1971년부터 90년까지 20년간 ‘주간 문춘(週刊 文春)’에 고정적으로 에세이를 올렸다고 한다,
‘여자는 허벅지’는 1977년까지 쓴 에세이 중에서 본문 에세이 중의 하나인데 얼핏 포르노 영화 제목처럼 들리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게 야하지는 않다. 이 책은 저자가 남자와 둘이 술 마시며 대화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남자들 얘기가 많다. 그래서 여성 독자 팬들이 많은 모양이다. 대화 남 에게 “처음 여자를 알게 되었을 때 가장 깜짝 놀랐던 게 뭐냐”고 물어서 얻어낸 답이 “여자의 허벅지가 이렇게 굵은 것이구나. 처음엔 깜짝 놀랐습니다. 굵고 하얗더라고요”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남자는 간을 상해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간호원들의 스커트를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너스레를 떤다.
요즘엔 심각하고 진지한 책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에 손이 간다.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내용의 책은 읽고 나면 남는 게 없거나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책 표지 디자인도 좀 야해 보이며 가벼운 음담패설 수준으로 유쾌하게 썼기 때문에 품격도 있고 재미있다.
사춘기 때 남자들은 여자에 대해 호기심이 많다.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안다. 그러나 이 책은 필자가 본 책 중에 가장 솔직하게 여자들의 이면을 노출했다. 사실 여자를 제대로 알고 나면 별 거 아니라는 것이다.
여자들이 목욕탕에 갔을 때 하는 이야기와 처녀, 현역, 노인 여자가 목욕탕에서 보이는 습성 등 남자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다.
남자들에 대한 여자들의 생각도 솔직하게 풀었다. 저자가 태평양전쟁을 겪은 사람이라 남자들이란 전쟁에 나가서 목숨을 바치는 존재로 속물인 여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이었으니 제복을 입은 남학생의 손길만 스쳐도 자궁 밑이 빠지는 느낌이었단다.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도 얘기한 것이 많다. 먼 길 가기 전에 미리 화장실에 들렀어야 했는데 길은 막히고 차 안에서 실례할 수도 없어 곤욕을 치렀다는 얘기도 솔직하게 한다. 결국 집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가서 해결했을 때의 그 기분을 얘기했다. 그걸 들은 남자는 그 기분을 남자들이 일을 끝냈을 때의 기분이라고 했다. 결혼식과 결혼 생활은 여자에게는 연극의 한 과정인데 남자들은 실리만 찾더라며 남녀는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으면 어느 정도 배가 나오고 머리숱도 적어져야 보기도 좋고 신뢰가 간다고 했다.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 흉내를 내는 것과 달리 노인이 젊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뱃살을 빼야겠다며 운동하는 사람을 보면 안쓰럽다고 했다.
대부분은 가모카라는 남자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저씨”라고 부르지만 당시 47세 일본 평균의 남자란다. 저자 또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중년 남자이니 양기가 입으로 올라 야한 얘기를 솔직담백하게 하는 남자로 나온다. 음담패설 에세이를 쓰는 작가이니 못할 얘기도 없을 것이다. 매일 같이 술을 마신단다. 에세이를 연재하는 사람이니 글감을 찾기 위해서라도 그런 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남자의 3대 쇼크는 사춘기 때 성기 주변에 나는 털, 그리고 노안, 갱년기 때 성기 주변의 털이 하얀 색인 걸 보고 쇼크를 받는다고 썼다. 반면에 여자의 3대 쇼크는 남자가 생각하기에 초경, 첫 경험, 출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자는 성에 대한 지식을 처음 접했을 때, 결혼 생활, 늙음이라고 했다.
‘주간 문춘’에서 일부러 남자들이 알고 싶은 여자의 속 이야기를 쓰라고 주문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여자의 초경, 여자의 성욕, 여자들의 핸드백 속에는 뭐가 들었을까 등에 관한 얘기들이 그렇다.
일본이 전쟁을 얼마나 준비했는지 ‘낳아라, 번식하라“는 구호까지 붙이며 인구 수를 늘렸다는 얘기도 있다.
재일교포가 많이 사는 오사카(大阪)에 살아서인지 조선 남자들에 대한 이미지도 좋다고 썼다. 마늘과 기름 냄새, 강한 소주 냄새, 역동적인 발음의 조선 말 등이 매력이라는 것이다. 겉으로 예의바르고 소심한 일본인들에 비하면 훨씬 남자다운 것이다.
남자들의 속마음도 대화 남을 통해 털어 놓았다. 빚 대신 딸을 받아 맘대로 하는 상상, 공주를 납치해 요리하는 상상, 옛날 귀족들처럼 여자가 서른을 넘기면 침소를 다른 여자에게 넘겨준다는 관습 등을 알려준다. 일본인들의 잔인함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이봉규 시사평론가
중년이 돼서도 예쁜 여자나 ‘쭉쭉빵빵’한 몸매의 여인들을 보면 눈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품고 싶은 욕망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이 눈요기만 한다. 수컷 본능이다. 암컷들은 수컷에 비해 소극적이기 때문에 멋진 남성을 대놓고 쳐다보지 못하고 드라마를 보면서 눈요기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과 비교하면 가끔은 신세가 한탄스럽기도 하다. 남자나 여자나 한탄하고 부러워하면서 늙는다.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우리네 인생이다. 죽기 직전이 되어야 “왜 그토록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았나?” 하고 피눈물을 흘린다. 중년의 나이에도 천년만년 살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인생을 허비한다. 어느새 중년이 되었듯이 불현듯 늙어버리고 한 줌의 재가 될 날도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다가온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짜릿하게 살아야 한다. 가장 짜릿한 것은 역시 연애(戀愛)일 것이다. 사랑하는 마누라와 짜릿하게 연애하듯 살면 최상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마누라가 엄마처럼 느껴지거나 선생님처럼 또는 가정부처럼 느껴지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짧은 인생 허송세월할 시간이 없다. 그럴 때는 이혼이 정답이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부부관계를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이성을 찾아야 한다. 이혼을 하고 다른 이성을 찾든지, 아니면 부부가 합의하에 다른 이성과 교제를 하든지 적극적으로 행복 찾기에 나서야 한다. 아니면 부부가 서로 자위행위를 해주거나, 그 어떤 방법으로라도 서로를 위해 짜릿한 감정을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참고로 필자는 요즘 정말 짜릿하게 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일본 교토(京都)의 한인교회에서 하객이 단 한 명도 없는 단둘만의 멋진 결혼식을 올리고 짜릿한 재혼생활에 흠뻑 빠져 살고 있다. 매일 결혼식 사진을 보고 동영상을 관람하면서 마누라와 환하게 웃는다.
요즘은 회식도 줄이고 친구들과의 소주파티도 대폭 줄였다. 대신 마누라와 북한산 바로 밑 신혼집에서 거의 매일 저녁 단둘이 파티를 즐긴다. 달콤한 발라드나 재즈 음악을 틀어놓고 막걸리를 마시면서 블루스를 추고 난리다. 20년 전 이혼하고 숱한 연애를 했건만 지금처럼 행복하진 않았다. 지금이 인생 최고의 전성기다.
만약 하나님이 나에게 “언제로 돌아가고 싶니? 그때로 돌려 줄게!”라고 물으신다면 나는 주저 없이 “지금입니다. 이대로 건강만 허락해 주세요!”라고 간곡하게 요청드릴 것이다.
누구라도 필자와 같이 행복할 권리가 있다. 행복은 쟁취하는 것이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살고 있는 배우자와의 생활이 무미건조하다면 과감하게 다른 이성을 찾아야 한다. 얼마든지 이성으로부터 유혹을 당할 수 있다. 그 상대가 나에게도 끌린다면 못이기는 척하고 넘어가 주면 된다. 수동태가 될 가능성이 없으면 능동태로 적극적으로 이성을 유혹해서 행복 찾기에 나서야 한다.
부인과 남편이 따로따로 불행한 나날을 보내면서 세월만 낚고 있다면, 내 인생은 물론 포기한 것이지만, 배우자의 인생도 같이 망가뜨리고 있는 공범이다. 중년인 지금부터라도 서로 의기투합하면 윈-윈 게임을 할 수 있다. 그게 이혼일 수도 있고, 별거라는 형식으로 합의하에 서로 다른 이성과 짜릿한 연애를 하면서 가정을 지키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솔직하게 서로 털어놓고 짜릿한 만족을 위해 요구하고 조정해야 한다.
결혼 30년 차인 내 지인은 아내와 잠자리를 한 지가 10년도 넘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그런데 몇 달 전 갑자기 신수가 훤해져서 나타났다. 마치 아우라를 드리운 스타와도 같았다. 이유인즉, 부인과 합의해서 서로 다른 이성을 찾아 연애를 하기로 의기투합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 15살이나 어린 젊은 애인과 너무나 짜릿한 연애를 하고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부인은 어떠냐?”고 필자가 물어보니, “와이프도 초등학교 동기동창과 기분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데 아무런 감정이 없어서 자기 자신도 놀랐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털끝만큼의 질투심도 남아 있지 않아서 놀랐다는 자가진단이다. 오히려 부부사이가 더 편해져서 진짜 친구(Best Friend)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 전에는 부인과의 성생활이 전혀 없기에 본능적인 성욕의 해소를 위해 몰래 직업여성과 가끔 돈 주고 섹스를 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어김없이 부인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서 찜찜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의 연애를 인정해주니까 부인에 대한 죄책감도 없고 오히려 신뢰감이 더 쌓였다고 한다.
부인도 스스럼없이 초등학교 동창과의 만남을 소상히 얘기하면서 남자의 심리에 대해 물어보곤 하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털어놓는다. 극히 드문 케이스지만 중년에 짜릿한 행복을 쟁취한 경우다. 전통적인 도덕관에 비추어 본다면 당연히 옳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도덕관마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불과 백 년 전에는 행세깨나 한다는 남자들은 첩을 두고 살아도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질 않았다. 심지어 같은 집에서 본부인과 첩이 형님 동생하면서 의좋게 살기도 했다. 첩이 두세 명인 경우도 허다했다.
10년 이상 섹스 없이 서로 각방을 쓰면서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우는 것보다는 배우자와 서로 합의하에 애인을 두는 편이 훨씬 도덕적으로 정당할 수 있다. 실비아 크리스텔(Sylvia Kristel)이 열연한 영화 에서 부부는 정말 사랑한다. 그 부부는 서로의 행복을 위해 다른 파트너와 잠자리를 적극 권장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그 장면을 보면서 음미하기도 한다. 영화 의 스토리는 에로티즘으로 한 발 더 나아갔지만, 아까 소개한 지인 부부의 경우는 앞으로 백세 시대의 행복을 위해서는 보편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는 이혼한 지 20년 만에 짜릿한 재혼생활을 하고 있고, 전 아내도 필자보다 먼저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딸에게서 전해 듣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혼하지 않고, 배우자 몰래 도둑연애나 하고 대충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에 급급하게 살고 있다면 얼마나 불행했을까 생각하면 끔찍하다.
자칭 대한민국 최고의 한량이라고 자부하는 필자가 독자들에게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지금 살고 있는 배우자와 짜릿하지 않다면 이혼이나 위에서 예로 들었던 케이스처럼 뭔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행복은 최고의 가치이고 쟁취해야만 한다. 눈치를 보다간 이 생명 다할 때 피눈물 흘리며 후회하게 될 것이다. 중년인 지금이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결심할 최고의 적기다.
>> 이봉규 시사평론가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석사, 한국외대 정치학 박사, 한국외대 외래교수
영양제에 관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의 연령대에 꼭 맞는 영양제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다. 아무래도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게 되면, 체력이 감소하다든지, 노안이 생긴다든지 하는 증상부터 시작해서 근육이나 뼈를 삐끗해서 후유증이 오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사실 영양제는 고사하고 삼시 세끼도 잇기 어려웠을 때를 돌아본다면, 노화가 현대사회에 비해서 급속히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전 세대의 사진을 유심히 보게 된다면, 그 차이를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50대에 접어들면 벌써 노령층으로 분류했을 정도로 생리기능이 급속히 쇠퇴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운동이나 영양식 섭취, 그리고 영양제의 알맞은 복용만으로도 훨씬 더 수준 높은 건강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영양제 복용은 선택이라기보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필수항목이라고 본다. 중년 이후 연령대에 따라서 찾아오기 쉬운 질병과 그에 대비할 수 있는 영양제를 추천한다면 다음과 같다.
40 ~ 50대 갱년기여성
① 골다공증
칼슘, 비타민D, 크랜베리가 좋다.
여성의 경우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이 되기 쉽고, 이럴 경우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골밀도를 높여주는 약을 처방받거나,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해야 한다.
② 고지혈증
오메가-3 지방산, 식이섬유를 추천한다.
갱년기에 갑자기 고지혈증이 생기는 여성이 많아지는데, 음식 때문에 생겼다기보다는 몸 안에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여 지방의 대사과정에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적당한 운동과 함께 오메가-3 지방산이나 식이섬유 등의 섭취가 권장된다.
③ 질염, 방광염
프로바이오틱(유산균), 식이섬유가 효과가 있다.
중년 이후에는 질과 요로의 상피세포가 얇아지면서 탄력도 떨어지고 혈액순환도 줄어서 세균이나 진균 등의 감염이 증가하여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산균이 장뿐만 아니라 질과 요도의 점막에 정착하여 나쁜 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전에는 1캡슐에 10억 마리 정도의 유산균이 함유된 것이 보통이었지만, 요즘 판매되는 유산균 제품 중에는 1캡슐에 100억 마리의 유산균이 함유된 제품도 나오고 있다. 유산균의 장내 생존 비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균의 영양소로 쓰일 수 있는 식이섬유와 함께 복용하며, 자주 재발되는 방광염의 경우, 크랜베리 추출물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40 ~ 50대 갱년기남성
① 발기부전
멀티비타민 미네랄, 아르기닌, 인삼, 은행잎 엑스 등을 추천한다.
중년이 되면 누구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성욕의 저하와 발기부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이 연령의 남성들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약 때문에 그 증상들이 악화되는 수가 있으며, 당뇨병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전반적인 건강을 돕기 위해서 적절한 멀티비타민 제품 중 미네랄을 기본으로 아르기닌이나 인삼 또는 은행잎 제품이 도움이 된다.
② 전립선 비대증
비타민C, 아연, 항산화제, 소팔메토 등이 도움이 된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로 남성호르몬이 변하여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이 불가능하더라도 미리 대비를 잘하면 발생을 늦추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전립성 비대증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사전적 예방이 아주 중요하다. 비타민C와 아연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도록 권장한다. 항산화제, 소팔메토등의 섭취도 고려할만 하다.
60세 이상 노년기
① 노년기를 위한 영양제 복용의 기본 사항
60세 이후에는 골밀도가 감소하여 골다공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 노출된다. 따라서 60세 이후에는 꼭 섭취해야 할 영양소와 피해야 할 영양소를 구분해서 나이에 맞게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먼저 부실한 치아와 골밀도 저하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비타민D와 칼슘의 보충에 신경 써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미네랄이 골밀도 감소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폐경 이후에는 철분의 과잉 섭취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철분 섭취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 여기에다 에너지 영양소의 흡수를 도와줄 비타민B 군과 혈관 영양을 위한 오메가-3, 항산화제도 섭취해야 하므로 60대 이상을 위한 적절한 가격대의 영양 복합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격도 주요 고려 요소의 하나이다. 남은 생애동안 계속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부담 없는 가격의 영양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② 60세 이후 섭취해야 할 영양소 : 오메가3·비타민 C·칼슘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았을 때, 육식을 즐기는 편이라고 판단되거나 혈액검사에서 평소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편이라면 오메가-3를 섭취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노력을 통해 심혈관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약이나 식품 중에서 중성지방의 수치를 낮출 수 있는 성분의 폭은 아주 좁은 편이다. 약 중에서는 보통 페노피브레이트라는 약을 사용하고, 식품으로는 거의 오메가-3 정도가 대표적이다.
또한 체내 활성산소의 양이 많을수록 노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므로 신체 기능이 빠르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평소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비타민C, 셀레늄 등의 영양소를 지속적으로 섭취해 항산화 관리도 해야 한다. 한 가지 꼭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칼슘 부족으로 인한 골밀도 약화는 폐경기 이후 가속되는데, 칼슘은 체내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비타민D와 함께 섭취해야 한다.
③ 60세 이후 섭취를 피해야 할 영양제 : 철분과 비타민 A
앞서 얘기한 대로 폐경 이후 필요량이 줄어드는 철분을 과잉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혈액 검사나 방사선 검사에서 유추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의 가능성보다 예상외로 빠른 질환의 진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60대 이후에는 철분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A는 60세가 지나면서 남녀 공통적으로 섭취 권장량이 감소하고, 과잉 섭취하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섭취 시 유의해야 한다.
비타민A의 부작용은 피로, 식욕결핍, 위장장애, 다뇨증, 모발 손상, 피부건조 등 다양한 편이므로 이상증상이 나타날 때, 비타민A의 과용 여부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의료현장에서 암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인자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가족력이다. 가족 중 암을 앓았던 환자가 있었는지에 따라 발병 가능성은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울산에서 만난 임군식(林君植·56)씨는 전립선암(前立腺癌)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본인은 그렇게 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고 했다. 평생 들어본 적 없는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를 매년 체크하며 살았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고, 울산대학교병원 전상현(全相炫·52) 교수를 통해 새 생명을 얻게 됐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한평생을 한회사를 위해 일 해왔던 그다. 공업도시에서 살고 있는 여느 근로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30년 근속을 기념해 금붙이를 한 냥(兩)이나 받았다. 근무하는 KCC 울산공장은 그의 입사와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기 때문에 내 손으로 일궜다는 자부심도 컸다. 오랜 세월 성실하게 회사 일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그였기 때문에 갑작스레 전해진 비보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임군식씨가 건강의 이상을 발견한 것은 지난해 4월. 매년 해오던 혈액검사 수치가 평소보다 매우 높았다. 검진을 했던 병원에서도 의심스럽단 이야기를 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았거든요. 평소에는 PSA 수치가 1.8 수준이었는데, 3.8이 넘게 나오더라고요. 많이 놀랐습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다른 동네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는데 수치가 비슷했어요. 의사선생님도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울산대학교병원을 찾았죠.”
그리고 진행된 조직검사에서 그는 전립선암 확진판정을 받게 된다. 다행히 초기단계인 1기 상태였다.
“저의 아버님이 전립선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8년 전 돌아가시고 나서는 저도 매년 검사를 받게 됐고요. 아버님이 7년 정도 투병을 하신 탓에 병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몇 개월 동안은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된 탓에 많이 힘들어 하셨고, 그걸 지켜보는 저 역시 무척 가슴 아팠습니다.”
전립선암 환자의 가족으로서의 생활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본인이 전립선암 환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기구하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 충격도 굉장히 컸다고 임군식씨는 회상했다.
“깜짝 놀랐죠. 그렇게 염려하고 조심했는데 암이라니. 그것도 전립선암이라니 눈앞이 깜깜해졌죠. 수술할 때까지 두 달 동안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입맛도 싹 사라지더라고요. 아내는 그럴 리 없다면서 믿으려 들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대학생인 아들, 딸 두 자녀에게 숨기려고 했었다. 아직 학생인 아이들에게 괜한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을 앞두고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자녀들에게 털어놓았다.
“그때였어요. 아들 녀석이 인터넷 등 이곳저곳을 수소문하더니 전상현 교수님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우기더라고요. 이미 수술날짜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난감하긴 했지만, 전 교수님이 이 방면에 소문난 명의(名醫)라는 아들 고집에 질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해서 운 좋게도 교수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상현 교수는 비뇨기과 전문의로 국내에 로봇수술이 도입되던 초창기인 2008년 미국 뉴저지 주립암센터에서 관련 연수를 마치고, 울산대학교병원에 로봇수술 도입을 추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울산지역암센터 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전 교수는 임씨를 이렇게 기억했다.
“제게 찾아와 먼저 로봇수술로 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가족력도 갖고 계셨구요. 환자 스스로가 정기점진을 성실하게 해온 덕분에 초기에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수술도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빠르게 평소생활로 복귀하실 수 있었습니다.”
전 교수가 임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전립선과 관련한 신체의 기능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전립선은 좁은 골반뼈 사이, 방광 밑에 숨어있기 때문에 수술이 가장 어려운 부위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전립선 수술이 어려운 것은 골반 깊숙이 위치한 해부학적 구조에 전립선에 가깝게 혈관과 신경 괄약근 등이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수술 후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구요. 소변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요실금이나 신경 손상으로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가 올 수도 있습니다. 특히 환자의 경우 아직 젊기 때문에 암세포의 확실한 제거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 신경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전립선 수술에 로봇수술을 많이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변 조직을 다치지 않고 좁은 부위에서 수술을 해내기에 로봇수술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로봇수술도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된다면 전립선암 수술이 첫 번째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고 의료계에서 예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수술비가 800만~1000만원 정도로 부담되는 수준이다.
로봇수술은 의사의 손이 들어가기 어려운 부위에 얇은 막대와 같은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장비다. 로봇수술 장비의 원형은 1980년대 말, 미 육군과의 계약 하에 前스탠포드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원래는 전쟁터에서 원격으로 부상병의 수술을 진행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연구가 시작됐다. 로봇수술 기술은 이제 대중화 돼 한국에서도 40곳이 넘는 병원이 사용 중에 있다.
로봇수술 장비는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Ltd,.)이라는 회사가 특허를 가지고 전 세계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제품명인 다빈치(da Vinci System)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술은 환자가 수술대에 누워있으면 입체 조직을 잡거나 자를 수 있는 로봇팔(엔도리스트) 3개와 조명과 촬영을 담당하는 로봇팔 1개가 필요한 최소한의 절개를 거쳐 환자 몸에 들어가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집도의는 좀 떨어진 공간에 마련된 조종석(콘솔)에 앉아 카메라가 전해주는 고화질의 입체영상을 보며 로봇을 조종해 수술을 집도한다. 전 교수는 로봇수술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기존의 복강경수술에 비해 시야나 기구의 자유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영상의 시야가 확대되어서 환부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로봇팔의 움직임이 사람의 손과 같이 움직여 미세 수술에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로봇수술이 만능은 아닙니다만 특히 전립선암 수술에 있어서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봇수술이 갖는 장점 중 하나는 절개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이런 혜택은 임씨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작년 6월 4일 수술을 받고,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직장에 복귀한 것이 6월 22일이었으니, 보름 만에 일을 시작한 셈이다.
“걱정했던 것보다 아프진 않았어요. 흉터도 구멍 몇 개가 있었던 흔적 정도였고요. 직장에 빨리 복귀하니 동료들이 놀라더라고요. 수술 전 몸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8월에는 회사에서 보내주는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임군식씨는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방사선 치료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말끔히 치료할 수 있었지만, 전립선암은 마음 놓을 수 없는 위험한 병이라고 전 교수는 경고한다.
“전립선암은 비교적 암세포의 성장이 느린 편입니다만, 미국의 경우 유병률 1위 암으로 꼽히고 있고, 한국에서도 남성의 5대 암에 포함될 정도로 발병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전립선암의 원인으로는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대중적인 것으로 혈액검사를 통한 PSA 수치 측정이 꼽힌다. 혈액 채취만으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시경이나 CT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다른 암종에 비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이나 염증으로도 이 수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확진은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간혹 조직검사 과정에서 암세포를 발견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발견된 임군식씨는 운이 좋은 사례라고 전 교수는 설명했다.
전 교수는 “전립선암은 전이가 된 경우 다른 암처럼 화학적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과거에는 고환 절제까지 했어야 했으나 현재는 화학적 거세를 많이 시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기부전, 성욕감퇴, 골밀도 저하로 인한 골절, 근육량 감소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남성으로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죠. 때문에 꼭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시길 당부하고 싶습니다.”
완연한 가을이다. 사실, 이젠 곧 겨울이라고 봐야 할 테지만. 더운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면서 보통은 ‘아, 천고마비의 계절이구나. 가을이 되었으니 책 좀 읽어 볼까’ 하는데, 비뇨기과에선 가을을 맞는 기분이 좀 더 다르다. 환절기에 감기에 걸려 복용한 항히스타민제 부작용으로 갑자기 소변을 못 봐 응급실로 오시는 전립선 비대 어르신들도 늘어날 테고, 날이 추워지니 소변을 더 자주 봐서 곤란하다는 환자들도 많아질 테다.
각설하고, 인생을 사계절로 놓고 보았을 때,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가을로 접어들어 서서히 겨울을 향해 가는 시기 아닐까. 인생의 가을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인간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특징 면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반대의 예로 여성이 이 시기에 들어서면 갱년기에 접어들어 점차 떨어지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신체 여기저기 갖은 변화가 생긴다. 피부의 탄력도 떨어지고, 우울하고, 기억력도 감퇴되고, 잠도 잘 못 자기도 한다. 더욱이 갑자기 확 덥고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 홍조, 열감뿐만 아니라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까지 한다. 여자 입장에선 이런 변화들이 당황스러울 뿐 아니라 귀찮기까지 하다. 그러니 이 시기의 사모님들은 여러 면에서 살기가 버겁다. 그럼 남자는 어떠한가?
남자 역시 갱년기가 있다. 여성의 갱년기는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의 생성이 줄어들면서 생기지만, 남성은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의 생성이 감소하면서 생긴다. 남성의 몸에서 남성호르몬의 분비는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사춘기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30대부터는 감퇴가 시작되어 40대 후반~50대에 갱년기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물론 모든 남성이 이 시기에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의 생활습관, 기초적인 신체 상태,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대응 상태 등등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들이 남성 갱년기를 빨리 오게 하기도 하고, 더 나이가 들어서까지도 아무 변화 없이 지내게 하기도 한다. 그럼 남자는 여자들처럼 달마다 생리를 하는 것도 없는데, 남성 호르몬이 감퇴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물론 병원에서 호르몬 수치를 검사해서 정상 범위보다 낮아져 있다면 당연히 진단할 수 있겠지만, 평상시의 증상으로도 충분히 대략적인 진단은 할 수 있다.
남성갱년기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는 간단한 설문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10개의 문항 중 세 개 이상 해당된다면 남성갱년기를 의심해야 하는데, 특징적으로 다른 문항과는 상관없이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 또는 ‘발기의 강도가 떨어졌다’ 이 두 가지 문항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남성갱년기라고 본다. 남성의 성적인 능력이 바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열 개의 증상 외에도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불면증이 생기고, 특별한 이유 없이 감정의 기복이 생기는 것, 또는 우울한 심리 상태 등도 남성 갱년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여자는 나이가 들면 점점 남성스러워지고 남자는 나이가 들면 점점 여성스러워져서 소심하고 잘 삐치는 남편이 괄괄하고 목소리 큰 부인을 모시고 산다는 얘기들이 나오나 보다.
그럼, 과연 남성갱년기는 치료를 해야 하는 걸까?
대답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치료해야 한다. 남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신체적인 변화가 단순히 발기부전, 성욕 감퇴 같은 비뇨기과적인 문제뿐 아니라 뇌기능, 인지기능, 운동능력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부족한 남성 호르몬은 남성의 골다공증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호르몬 보충 치료는 전립선암, 전립선 비대증의 위험도는 더 높아질 수 있고, 혈전 생성 같은 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면밀한 혈액 검사, 전립선 검사 등을 통해 위험도를 확인한 후 안전한 범위 안에서 진행하며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남성 발기부전 환자들은 발기능력의 회복에만 관심을 가질 뿐 남성호르몬이 낮아진 것에는 무관심한데, 사실 남성호르몬이 정상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 비아그라 같은 먹는 발기유발제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상적으로는 남성호르몬 보충치료도 하면서 발기부전치료제를 같이 복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먹는 약, 바르는 약, 붙이는 약, 주사 등 다양한 남성호르몬 제제가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남성 갱년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알고 치료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인생의 계절에서 더욱 멋진 가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대한성학회 상임이사, 대한여성 성의학 연구회 학술이사, 대한요실금배뇨장애학회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 와 공동저서 등이 있다.
어떤 병에 대해서 민간 속설이 많기도 하다. 비뇨기과에서 대표적인 예는 소변발(소변 줄기의 세기)과 정력에 관한 속설인데, ‘뭐, 나는 젊었을 땐 저기 5미터 앞에 있는 자갈돌도 맞혀서 튕겨냈지…. 그러니 밤일은 말할 것도 없지 뭐야. 허허.’ ‘술이 좀 취하면 친구들이랑 전봇대 맞히기 놀이를 했는데, 내가 쏴댔더니 거기 금이 가더라고.’ 등등. 소변 줄기가 센 것이 마치 정력이 좋은 것인 양 은근히 자랑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렇다면 이런 말들이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일단, 답부터 말하자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뭐 그런 답이 있느냐고 물어보신다면…. 남성은 남성으로서 반드시 있어야 할 성호르몬인 남성 호르몬 때문에 일생에 걸쳐 다양한 건강상의 변화를 겪는다. 특히 이 남성 호르몬은 성적인 기능도 조절하고, 전립선이라고 하는 정액의 성분 일부를 만들어 내 정액에 포함된 면역 성분, 항염 성분의 중요한 소스가 될 뿐 아니라, 성적 흥분 상태에서 사정이 되기 전에 나오는 소량의 분비물의 형성에도 관련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사실 남성호르몬-전립선-고환은 남성으로 살아가는 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런데 이중 남성호르몬은 안타깝게도 평생 쭉 적당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남성들이 온몸으로 경험했듯) 사춘기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30대 이후부터는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신기한 것이 같은 나이의 모든 남성들이 같은 수치의 남성 호르몬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다. 사실 요즘 유행하는 키 크고 야리야리하며 예쁘장하게 생긴 유형의 남성들은 정상치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남성 호르몬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삼국지의 장비 같은 유형의 덩치가 크고, 키는 크지 않지만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성들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높다. 남성호르몬이 높으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지만, 40대 넘어서 생기는 제일 번거로운 문제인 전립선 비대증의 발생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 전립선 비대에 걸리면 소변 줄기도 약해지고 시원하게 볼 수 없다. 여기에 또 하나 생기는 문제가 성생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립선의 위치가 소변을 담고 있는 방광과 소변이 나가는 통로인 요도 사이에, 마치 우리 목구멍에서 아래로 식도와 기도로 연결되는 곳에 편도선이 생기는 것처럼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가 생기면 통로가 일부 좁아져 소변을 보거나 참는 데에도 문제가 생기지만, 사정을 할 때 정액이 분출되는 상황도 많은 저항을 받아 전처럼 시원하게 사정이 잘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니 엎친 데 덮친다고 소변도 잘 나오지 않고, 사정할 때도 시원하지 않은 증상에다 아이러니하게도 40대부터는 급격한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성욕도 떨어지고 발기도 잘 안 되는 다양한 성적 문제가 나타나니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상황이 돼 버린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성생활을 조사해본 연구에서는 소변을 보는 문제도 괴롭지만, 성생활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더불어 파트너 역시 만족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보고됐는데,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소변 줄기 = 정력’ 이라고 직접적으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소변의 문제가 생김 = 성생활에도 영향을 줌’의 관계는 성립한다고 할 수 있겠다.
잘 알려진 발기부전 치료제인 PDE5 억제제(상품명으로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88정, 해피그라, 엠빅스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다)가 전립선부 요도의 긴장을 풀어주고, 저용량 매일 요법이 발기부전의 예방,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의 치료 경향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 저용량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식으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차츰 많아지고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 치료는 어떨까? 전립선 비대 치료를 위해서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해야 하고, 발기부전이나 조루 같은 성기능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남성호르몬을 올려줘야 한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와 발기부전 예방 혹은 치료를 위해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거나 보충하는 것은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럼 도대체 ‘나는 전립선 문제로 치료받아야 할 상황인지, 지금 내 남성호르몬은 정상적인 수치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면 아래의 사항이 자신에게 해당되는지 찾아보자. 한 개 이상에 해당되면 비뇨기과 상담을 한번 받아볼 것을 권한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허리둘레 90cm 이상), 의학적 비만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 중 세 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는데, 대사중후군이 있을 경우 전립선이나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문제는 더 잘 생기고 향후 악화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하므로 전문의의 상담을 반드시 받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대한성학회 상임이사, 대한여성 성의학 연구회 학술이사, 대한요실금배뇨장애학회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 와 공동저서 등이 있다.
전 세계 1억 이상의 남성이 발기부전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한 역학조사 결과에서도 30세 이상 남성 50% 이상이 발기부전을 호소했고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5070세대는 서지 않는 사람이 서는 사람보다 현격히 많아진다. 다만, 이것은 통계조사일 뿐이다. 고개 숙인 당신, 주눅들지 말지어다. 당신이 포기한 그것은 당신의 노력에 의해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1호 성의학 전문의부부 강동우·백혜경 원장과 함께 그 실마리를 풀어보자.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일러스트 사유진 yjsa2018@etoday.co.kr
중년의 성기능 장애, 어떤 것들이 있나?
강동우 원장: 갱년기라 하면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폐경 이후에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이 떠오르게 되지만, 남성도 40~50세 이후부터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서서히 감소한다. 70대는 30대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특히 두툼한 뱃살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대표적인 질환으로 전립선 문제와 함께 발기부전이 찾아온다.
백혜경 원장: 40대 후반에 접어들게 되면 대부분의 여성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줄어들게 되면서 폐경과 함께 갱년기장애를 겪게 된다. 대표적으로 우울증을 떠올리게 되는데, 우울증으로 인한 성욕저하, 분비장애가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성교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발기부전 도대체 왜 오는가?
강 원장: 원인은 다양하다. 동맥경화, 당뇨,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찾아오는 심인성 원인도 있다. 비만 역시 큰 요인이 된다.
백 원장: 특히 신중년들에게는 남성 갱년기, 즉 호르몬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어들면서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한 충분한 발기가 안되는 상태가 된다.
치료는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나?
강 원장: 앞서 말했듯 발기부전 원인은 다양하다. 그래서 성의학은 정신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내분비내과, 신경과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아울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엉켜 있는 실타래를 풀어가듯 개인별로 맞는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대사질환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호르몬이 문제일 수도 있고, 심리적인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관건이다.
백 원장: 예를 들어 60대 환자가 발기부전으로 찾아왔다고 생각해보자. 같은 나이대라도 원인은 다르다. 금방 해결될 수 있는 환자, 장기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등 천차만별이다. 무조건 정력제만 찾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인지시키고 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비아그라’를 필두로 수많은 약이 나왔다. 환자 상태에 맞는 개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약에 의지하게 된다. 결국 약으로 해결되는 거 아닌가?
강 원장: 발기부전치료제라는 명칭으로 처방되고 있지만 나는 ‘게으름뱅이’라고 표현한다. 예전에는 ‘성욕이 안 좋은 것인가?’, ‘몸에 문제가 있는 건가?’ 라는 식의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의사나 환자나 약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찌됐든 인공적으로 발기에 효과가 있으니, 노력을 안 한다. 그렇게 계속 진행되면 발기부전뿐만이 아니라 더 큰 질환으로 넘어갈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약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 이제는 바꾸어야 할 때다.
백 원장: 많이 알려져 있듯 발기부전치료제로 상징되는 ‘비아그라’는 원래 폐동맥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약물이었는데, 발기가 일어난다는 부작용으로 탄생했다. 이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발기부전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는 전조증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공적인 발기만을 위해 약을 복용하는 것이 올바를까? 조기 신호를 잘 잡고, 몸의 균형을 맞춰 한 단계씩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치료다. 약을 계속 복용하다 보면 약 없이는 발기를 못하는 심리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탈모약에 대해서도 물어보자. 탈모약을 먹으면 발기가 안 된다는데?
강 원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연관성이 있다. 탈모약의 임상연구에서도 소수의 환자군에서 성기능의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된다. 탈모약 중에서 호르몬 계열의 약은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피나스테라이드’라는 성분이 있다. 이 때문에 성기능 저하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백 원장: 탈모약은 원래 전립선 치료제로 사용되다가 부작용으로 생긴 발모 현상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그만큼 남성호르몬과 연계된 부분이 많은 것이다. 탈모약을 쓴 후 성기능이 떨어졌다면 당연히 탈모약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 성기능이 억제된 원인은 내버려두고 인공적 발기 유발제를 이중으로 처방하는 것을 우선해서는 안 된다. 지금 처방되고 있는 탈모약은 대체로 안전하지만, 발기부전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천연 비아그라는?
강 원장: 잘 알려진 굴을 먹어라. 굴에 포함된 아연은 테스토스테론 분비와 정자 생성을 촉진하는 영양소이다. 발기를 일으키는 산화질소의 원료인 아르기닌도 많이 들어 있다. 양배추, 브로콜리, 마늘, 배추 등도 꼽을 수 있다. 이 식품에 포함된 셀레늄 역시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촉진하고 노화를 예방하고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 토마토, 크랜베리도 추천한다.
백 원장: 부연하자면, 비타민 D 역시 중요한 포인트이다. 비타민 D는 고환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계란노른자, 우유, 등푸른 생선, 간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 D와 함께 충분한 햇볕을 받는다면 더욱 좋다.
생활 속에서 왕성한 신중년이 되기 위한 방법은?
강 원장: 모든 것이 그렇듯, 쉽게 해결하는 수가 있는 게 아니다. 정력제나 정력보강 음식이 아닌 생활습관에서 찾아야 한다. 적절한 유산소 운동, 숙면, 비만,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성행위 그 자체이다. 맹목적으로 행위에 집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심신이 안정되고 건강해야 성 기능이 살아난다는 것을 명심해라.
백 원장: 용불용설(用不用說)이 맞다. 적당히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성 기능이 퇴화한다고 본다. 성행위는 하되 사정하지 않고 정액을 아껴야 한다는 뜻의 접이불루(接而不漏)는 잘못된 통념이다. 실제로 신중년이 주로 겪게 되는 전립선의 문제가 있을 때는 치료 목적으로도 정액 배출을 권장하고 있다.
중년남성의 궁금증 TOP3
1. 사이즈로 고민하는 남자들이여, 주눅들지 마라. 발기 후 5cm만 넘으면 문제될 부분은 없다. 부러워하는 흑인들의 경우, 발기 후 경직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흑인들 역시 사이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 21분을 기억하라. 실질적인 삽입시간은 5~7분정도다. 21분의 전희를 즐겨라. 행복한 성생활의 밑바탕이 된다.
3. 성 행위 후 온몸의 기운이 빠져 두려운가. 고민하지 말라. 성행위 중 근육 운동이 심폐 기능에 도움을 주듯 성행위 후 동반되는 이완은 심신의 안정을 유도하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性이라는 것이 젊음만이 가지는 특권이고 나이 든 사람은 성적으로 끝났다고 보는 것은 편견이다. 이성교제나 성생활이 가져다주는 친밀감, 흥분, 기쁨은 나이 들어서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성욕은 나이를 먹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 후반전 행복 열쇠는 ‘사랑’
“글쎄, 외롭다는 한마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요. 뭐랄까, 마치 젊은 시절처럼 마음이 들뜬다고 할까 그런 기분 때문이지, 단지 외로워서가 아니야.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처럼 리프레쉬되는 거지. 내가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에 사는 정윤희(65세)씨는 반년 전부터 일주일에 한 차례씩 데이트한다면서, 데이트할 때의 그 기분을 이렇게 설명한다. 한 살 위였던 남편과 사별한 지 6년 째. 남편의 연금으로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하는 정씨는 계 모임의 친구 소개로 자기보다 두 살 아래 김씨 아저씨(정씨는 그를 이렇게 불렀다)를 만났다. 정씨는 김씨가 유부남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중년이후 세대의 이성 교제가 새로운 풍속을 이루며 확산되고 있다. 정씨처럼 혼자 사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독거 여부를 떠나 데이트가 노후의 한 생활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각 지자체마다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의 각종 프로그램을 통하여 시니어들은 자연스레 이성끼리 만남의 기회를 갖고 있다. 성에 대한 편견, 그릇된 인식 때문에 주변의 눈치만 살피며 황혼기를 무미건조하게 보내는 사람보다는 요즘엔 보다 성과 사랑을 당당히 즐기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연애를 시작하고 훨씬 젊어지다
경찰 서장 출신에 현재는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양종철(68세)씨는 “마음이 뜨거우면 몸이 녹슬지 않듯 노년에도 가슴 뛰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감성이 살아있고, 삶의 열정이 뜨거운 것”이라 말했다.
“이왕 사는 거 그냥 재밌게 살자. 연애가 남자들이 하기에 가장 재밌고 좋은 오락이야. 제일 재밌어! 낚시보다 재밌고, 그림보다 재밌고.” 언제나 연애 중인 가수 조영남씨는 방송에 나와 솔직하고 거침없이 자유로운 연애를 꿈꾼다고 발설한 바 있다.
5년 째 남자친구와의 달콤한 로맨스를 하고 있는 커피숍 주인 박미숙(76세)씨는 나이가 들어도 사랑의 설렘은 모두가 똑같다고 밝혔다. “10년 연하인 애인이 애정표현에 무지 적극적이에요. 하루에도 문자가 많이 와요. 어디냐고 물어오면 내 가슴에 있다. 금방 보고 왔는데 또 보고 싶네요. 지금 나와. 이렇게 나와요. 참 좋아요, 난 답장은 길게 못하니까 하트 열 개 날려주죠. 연애를 시작하고, 자식들이 훨씬 젊어졌다고 해요.” 박씨는 “막내 사위랑 큰아들, 며느리도 다 알고 있는 사이라 제 인생의 마지막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新중년들, ‘무인텔’ ‘러브호텔’ 주 단골고객
“이성에 대한 관심은 나이가 들었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잖아요. 성과 관련한 이성 만남에 고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상담할 단체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억누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말고 우리들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성문화를 조성하는데 많은 지원이 절
실하다”고 말했다. 시니어들의 세대를 관심있게 지켜본다는 한 사회학자는 데이트의 상황과 형태도 다양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한다. 이른 바 1+2의 ‘삼각관계’로 갈등을 빚거나 더욱 심각한 관계로 발전해 자식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니어들이 이른바 ‘무인텔’ ‘러브 호텔’의 단골 고객이 되기도 한다고 한 경기도 호텔의 매니저가 귀띔했다. 또 비뇨기과에도 성기능 및 성병 치료를 받는 중년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로 칠순인 신설동 산부인과 전문의는 “60대 이상 여성 고객들이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점잔만 빼고 모든 것으로부터 무감각해지는 것은 오히려 노화를 재촉할 뿐”이라며 “신체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성감대를 단련하여 황혼을 찬란하게 보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어도 여성 호르몬이 감소할 뿐 음핵이나 다른 성감대의 자극 반응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산부인과 전문의는 여성 호르몬의 양은 줄어들지만 남성 호르몬의 양은 오히려 증가한다며 이것이 나이 들어도 성적욕구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분당에서 만나 갤러리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는 남자 파트너(76세)는 “인간은 질병으로 육신과 정신이 무너지지 않은 한 나이가 든다고 결코 한 생명체로서의 본능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며 “이성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나름대로 기쁘고 즐거운 삶에의 집착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생2막 멋진 후반전을 위한 핵심 열쇠는 일·돈도 중요하지만 다름 아닌 ‘사랑’이라고 말했다.
끝없이 갈구하는 ‘끝사랑’의 로맨스
노인성상담가 박순영씨는 “이성교제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건전하고 행복한 삶을 가꾸게 한다. 시니어들의 이성교제는 재혼이나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것 보다 친구처럼, 연인처럼, 멘탈 파트너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며 “상담을 해 온 분들 중 성적 욕구를 떳떳하게 해소 하고 싶다는 이들도 상당수 있으며 소외감을 느낄 때 애인을 찾는다”고 전했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이웃나라 일본에선 ‘노인 미팅’이 오래 전부터 활성화 돼 있다. 고령자 전문 소개 업체만 수십 개에 이를 정도다. 결혼정보 시장의 연령대 자체가 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솔직히 이미 많이 늦었지만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제도권에서 건강하게 만나야 하기에 시니어 세대의 이성교제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과 사회적으로 건전한 만남 대책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