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대상의 지난해 4분기 손실보상 본지급이 3일 시작됐다. 90만개사에 2조 2천억 원이 지급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일 제10차 손실보상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2021년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계획을 의결하고, 3일부터 온라인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약 90만개사에 총 2조 2천억 원이 지급될 예정으로 1인당 평균 244만원 수준이다.
보상 대상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집합 금지, 영업시간 제한, 시설 인원 제한 조치를 이행한 소기업·소상공인 중 매출이 감소한 경우다.
보상 대상 확대에 따라 좌석 한 칸 띄우기, 면적당 인원수 제한 등을 이행한 숙박 시설, 이·미용업, 결혼식장 등 15만명이 추가됐다.
손실보상 하한액은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보정률(영업이익 감소분 중 방역 조치 이행에 따라 발생한 직접적인 손실 규모를 추산하기 위한 개념)은 80%에서 90%로 각각 상향됐다.
이 중 신속 보상은 국세청·지자체 등의 행정 자료를 토대로 보상금을 사전에 선정해 별도의 증빙 서류 제출 없이 신청과 동시에 빠르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81만명 2조원이 추계됐다.
신속보상 대상 업체 수는 식당·카페가 50만개사(61.5%, 1.2조원)로 가장 많고, 이·미용업 11.1만개사(13.7%), 학원 5.2만개사(6.4%) 순이다.
업종별 평균 보상 금액은 유흥 시설이 69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유흥 시설의 경우, 늦은 시간에 매출이 집중 발생하는 업종 특성상 영업 시간 제한 조치에 따른 손실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업체 규모로 보면 간이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연매출 8천만원 미만 영세 사업체가 46만개사로 신속보상 대상(81만개사)의 절반 이상(56.8%)을 차지한다. 연매출 1.5억원 이상에서 10억원(음식·숙박업 소기업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체는 전체의 26.4% 수준이다.
신속보상 대상 81만명은 전용 누리집(소상공인손실보상.kr)을 통해 온라인으로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 오는 7일까지 첫 5일간은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5부제'가 운영되며 요일별로 신청 대상 소상공인에게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오는 18일까지는 보상금을 매일 4회 지급하며 오후 4시까지 신청하면 당일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소상공인 등은 오는 10일부터 오프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사업장 소재지 내 가까운 시·군·구청의 손실보상 전용 창구를 방문하면 되며, 오는 10~23일에는 토·일요일을 제외한 10일간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홀짝제가 운영된다.
오는 10일부터는 확인 요청과 확인 보상 신청이 시작된다. 신속보상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거나(확인 요청), 신속보상 금액에 동의하지 않는(확인 보상) 소상공인 등은 10일부터 온라인으로, 오는 15일부터는 오프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손실보상 콜센터(1533-3300)와 온라인 채팅상담(손실보상114.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반려동물과 유기동물 보호에 직접 나선다. 반려견 내장형 동물등록 지원사업부터 ‘반려동물 돌봄센터’를 설치하고 유기동물 입양비를 일부 지급하는 등 지원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달부터 반려견의 유실·유기 예방에 효과적인 ‘내장형 동물등록’ 비용을 지원한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서울시민은 4만~8만 원 수준인 내장형 동물등록 비용을 1만 원에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지역 내 600여 개 동물병원에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 1만 원을 내면 등록이 가능하다. 서울시민이 기르는 모든 반려견이 지원대상이며, 올해 2만 마리에 한해 선착순으로 지원한다.
내장형 동물등록 지원사업은 내장형 동물등록제 활성화를 위해 2019년부터 서울시와 손해보험사회공헌협의회, 서울시수의사회가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현재 서울시 550여 곳의 동물병원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의 개는 ‘등록대상동물’로 동물등록 의무대상이다. ‘등록대상동물’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6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동물등록 방식 중 하나인 내장형 동물등록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동물등록은 반려견의 유실·유기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 사항”이라며 “소중한 가족인 반려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꼭 동물등록에 동참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반려동물 돌봄센터를 설치해 지난달 2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유기 동물 보호 체계를 기존의 민간 동물병원 위탁에서 공영사업으로 전환해, 입양에서 교육, 훈련, 상담까지 한꺼번에 진행하고자 함이다.
53평(174㎡) 규모의 반려동물 돌봄센터는 개 5마리, 새끼고양이 3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보호실과 목욕·미용실, 교육실, 상담·대기실, 교육 놀이터 등의 시설을 갖췄다. 수의사, 훈련사 등 3명의 운영 인력이 유기 동물 보호와 입양 매칭, 품종별·생애주기별 교육 및 훈련, 의료 상담 업무를 담당한다.
센터에서는 시민 대상 반려동물 문화 교실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문제행동 교정 실습수업도 한다. 센터 운영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성남시 관계자는 “유기견이 늘고 있는데 버려지는 동물을 치료하고 보살펴 다시 입양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으로 입양을 독려하는 지자체도 있다. 대전시는 시에서 지정한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을 입양한 시민에게 예방접종비와 미용비, 중성화 수술비 등 최대 25만 원을 지원한다. 사료와 간식 등 5만 원 상당의 반려동물을 위한 선물은 덤이다.
유실·유기동물 입양비 지원은 지자체가 지정한 동물보호센터의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에게 입양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혜택이 늘면서 지역별로 10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방법 및 지원 대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지역 반려동물 돌봄센터나 입양, 보호센터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하는 병·의원 수가 확대됐다. 이로서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은 지난 23일 기준 총 6930개소가 참여 중이다.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은 상담 중심의 보건소와 달리, 상담과 처방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진료가 유선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확진 통보 직후부터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코로나19 전화상담과 처방을 하는 동네 병·의원 목록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와 일부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확진 후 진료가 필요하면 재택치료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어도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 등을 통해 상담과 처방이 가능하니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화상담·처방 의료기관,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은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 등의 지도 어플리케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코로나전화상담’‘재택치료의료상담’‘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 등의 검색어를 활용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취급하는 지정약국 목록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지난 23일 기준 현재 전국에서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 6930개소 ▲호흡기전담클리닉 448개소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 5708개소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193개소이며, 지정약국은 472개소이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면진료가 가능한 단기외래진료센터 명단을 11일부터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돼 재택치료 중이나, 대면진료가 필요한 국민들은 각 지역 보건소를 통해 연락처를 안내받을 수 있다.
단기외래진료센터는 재택치료 중 필요한 경우 검사, 처치, 수술, 단기입원 등 대면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23일 기준 105곳이 운영되고 있다.
병상·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으로 배정된 이후에는 해당 기관에서 진료와 처방을 진행한다.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 50대 이상 기저질환자 및 면역저하자 등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들이다.
류 모 씨(57세)는 65세가 되는 8년 후 은퇴할 생각이다. 필요 노후자금을 계산해보니 지금까지 준비한 연금으로 노후에 큰 경제적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좀 더 넉넉한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은행 예적금보다 수익성 높은 투자가 필요하다. 적합한 투자처를 물색하던 류 씨는 TDF(Target Date Fund)라는 용어를 접하고 관련 상담을 요청해왔다.
TDF란?
TDF는 Target Date Fund의 머리글자인데, 타깃 데이트(Target Date)는 ‘목표 시점’이다. 즉 TDF는 ‘목표 시점’을 정해놓은 펀드다. TDF에서 목표 시점은 보통 ‘은퇴 예상 시점’을 말한다.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하는 만큼 TDF는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한다. 현재 시점부터 목표 시점까지 투자자의 생애에 걸쳐 자산 배분이 이루어지는 펀드라는 의미에서 TDF를 ‘생애 주기 펀드’ 또는 ‘라이프사이클 펀드’라고 하기도 한다. TDF는 생애 주기에 맞춰 미리 정한 자산 배분 기준에 따라 펀드 내 자산 비중을 조절한다. TDF는 장기 투자 외에 분산투자가 또 하나의 특징이다. TDF에는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하고 투자 지역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까지 영역을 넓게 가져간다. TDF는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는 만큼 초기에는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기대수익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그러다가 목표 시점이 가까울수록 주식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인다.
TDF의 목표 시점, 빈티지
와인 애호가 중에는 와인을 고를 때 해당 와인의 빈티지(Vintaget)를 따지는 사람이 있다.
와인의 빈티지는 그 와인을 만든 포도를 수확한 해를 말한다. 와인업계에서 처음 빈티지를 활용한 목적은 특정 해에 악천후로 인해 포도의 질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와인의 맛이 실망스러울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여하튼 빈티지는 와인이 만들어진 연도, 즉 출생연도라고 할 수 있으며 와인을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TDF에도 빈티지가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TDF를 고르기 위해서는 빈티지를 확인해야 한다.
TDF 상품명에는 2015, 2020, 2055와 같은 숫자가 포함되어 있다. 이 숫자가 TDF의 빈티지다. 그럼 TDF의 빈티지도 와인의 빈티지처럼 TDF가 만들어진 해일까? 그렇지 않다. TDF의 빈티지는 타깃 데이트, ‘목표 시점’을 말한다. TDF에 2045라는 숫자가 있다면 이 TDF는 2045년을 ‘목표 시점’(은퇴 예상 시점)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를 위한 펀드라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은 보통 5년 단위로 새로운 빈티지의 TDF를 출시하고 있는데, 현재 2015년부터 2055년까지의 빈티지를 가진 TDF들이 판매되고 있다. 현재 57세인 류 씨가 8년 후인 65세를 목표 시점으로 한 TDF에 투자하고 싶다면 빈티지가 2030인 TDF를 선택하면 된다. TDF의 빈티지를 쉽게 계산하려면 출생연도(1965년)에 은퇴 예상 연령(65세)를 더하면(2030) 된다.
TDF의 엔진, ‘글라이드 패스’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는 미리 설정되어 있는 비행기의 하강 경로를 말하는데, 일종의 미끄럼대와 같다. TDF는 투자 초기에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고 목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이 줄어든다. TDF의 이런 자산 배분 형태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비행기 궤도와 모양이 비슷해서 글라이드 패스라는 명칭을 차용하고 있다.
모든 TDF는 저마다 고유의 글라이드 패스를 갖고 있다. TDF의 펀드매니저들은 글라이드 패스에 따라 전략적 자산 운용을 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술적으로 편입 자산을 조정한다. 글라이드 패스는 해당 TDF 자산운용사의 운용 철학과 노하우가 담겨 있는 TDF의 핵심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TDF 투자자는 해당 TDF의 글라이드 패스를 보고 향후 자산 배분 전략을 예상한다. TDF 출시 초창기 우리나라 자산운용사들은 글라이드 패스를 해외 자산운용사에 위탁하거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자문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도 고유의 글라이드 패스를 갖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나오고 있다.
퇴직연금을 활용한 TDF 투자
류 씨처럼 직장생활에 바빠서 본인의 투자를 꼼꼼히 챙기지 못하는 사람은 간접투자가 적합하다. 특히 목표 시점이 정해진 재무 목표가 있는 경우에는 TDF를 고려해볼 만하다. TDF는 별도의 상품으로 가입할 수도 있지만, 퇴직연금(DC, IRP) 등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할 수도 있다. 대신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TDF에 투자하려면 주식 비중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혼합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는 위험자산에 해당한다. TDF는 목표 시점이 먼 경우 대부분 주식 비중이 40%가 넘어 위험자산에 해당한다. 하지만 2018년 9월 ‘적격 TDF’라는 개념이 생겨 퇴직연금 적립금 전액을 TDF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적격 TDF’가 되기 위해서는 펀드 자산 중 주식 비중이 80% 이내여야 하고 목표 시점 이후 주식 비중은 40% 이내여야 한다. ‘적격 TDF’의 요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적격 TDF 요건
•투자 목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위험자산 투자 비중 낮춤
•투자 목표 시점은 펀드 설정일로부터 5년 이후(펀드명에 표시)
•주식투자 한도는 80% 이내, 투자 목표 시점 이후에는 40% 이내
•투자적격등급 외 채권투자 한도는 펀드 총액의 20% 이내, 채권 투자액의 50% 이내
은퇴 후의 전원생활을 떠올려 보는 막연했던 꿈, 퇴직을 앞두었거나 이미 직장생활을 끝낸 은퇴자들이 시골살이를 꿈꾸는 건 새삼스럽지 않다. 그런데 아이니 새싹삼 이선호 대표(57)는 고민 없이 시작된 귀농이었다. 그렇다고 꾸준한 준비나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이리로 오라고 손짓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의 귀농귀촌의 마음가짐이라면 그저 어머니가 살고 계신 고향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전남 담양에서 귀농생활을 벌이고 있는 이선호 대표의 즐거운 모습을 보았다.
"귀농 5년째 들어갑니다. 패션 유통업 쪽에서 30년 일했죠. 그중에 15년 넘게 해외 주재 근무를 했고요. 사실은 어머니가 홀로 계셔서 내려왔어요. 편찮으신 어머니 모시고 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없을까 하다가 이걸 만났죠. 새싹삼. 처음엔 진짜 소일거리였어요. 엄마와 재미있게 살려고 했지 이걸 목표 삼지 않았어요. 하다 보니 직장생활 임원 때보다 수입이 더 낫군요. 귀농 품목으로 소개할만한 아이템이어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오면 누구라도 최선을 다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묻지 않았는데도 상대편에서 무엇이 궁금할지 먼저 파악하고 대뜸 속 시원히 술술 풀어놓는다. 알고자 하는 것을 모두 알려주고 싶어 하는 열린 마음이 시원시원하다. 전직 유통업계 출신의 노하우가 이런 데서도 발휘된다고나 할까. 애초 별생각 없었다고는 말하나 농업도 비즈니스라고 하면서 그동안의 치열했던 이야기를 뜸 들이지 않고 꺼내어 놓는다.
“지금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귀농을 한 사람들이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히 듣고 싶어 합니다. 가보지 않은 길이니 불안하고 걱정도 되니까 별걸 다 알고 싶어 하죠. 또한 배우고 싶어 하고요. 거리가 멀면 제가 수시로 찾아가보기가 어렵지만 근방으로 귀농하시면 모든 노하우를 일일이 다 가르쳐 줍니다."
섣부른 시작을 경계한다. 선(先)경험, 후(後)결정을 힘주어 강조한다. 오죽하면 “일단 내 작업장 한 귀퉁이를 내어줄테니 일정 기간 연습해 보라고까지 합니다”라고 말할까. 아무리 면밀히 준비했다 해도 무수한 시행착오에 맞닥뜨리고 귀농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알아간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있을 때 선 경험자의 노하우가 막막한 이들에게 용기가 된다는 걸 그는 안다. “목숨 걸고 가르쳐 준다”는 말에 진심이 느껴진다.
새싹삼은 아주 어린 인삼이다. 생소한듯하지만 뿌리부터 잎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 건강채소로 요즘에 식당에 가면 애피타이저처럼 몇 뿌리씩 서비스하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수 년씩 재배하는 인삼과는 달리 단 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인삼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서 가정에서도 건강식으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웰빙채소다.
-귀농을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있다면요?
“물론 있죠. 우선 자본이 얼마였는지 묻습니다. 1억 들었습니다. 아마 지금 스타트한다면 1억 5천 정도는 들것입니다. 물가랑 인건비가 겁나 올랐잖아요. 모종 가격은 제외하고요. 모종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사면되고요. 먼저 군(郡)에서 도와주는 귀농센터에 꼭 들러보는 게 필요합니다. 많은 도움을 얻을 겁니다."
"당연히 매출도 물어보죠. 작년 매출 4억이고 올해는 6억 하려고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어쩔지 모르겠지만 안 되면 내년에 더하면 되지요 뭐. 어떤 상황 변수가 있을지 늘 생각해 둡니다."
시종일관 유쾌하다. 툭툭 던지는 구수한 전라도 말투가 친근함을 만들고 지금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전달한다. 그렇다 해도 하다 보니 저절로 이렇게 되었을 리가. 끝없이 연구하고 잠도 못 자며 밤새워 돌보고 고민하던 시간도 말속에 간간히 들어있다.
"초반 2년간은 안 팔려서 머리 싸매고 겁나 고생했죠. 자리 잡는 동안 잠도 못 잤어요. 특히 내가 애써서 키운 어린 싹들이 죽어갈 때는 밖에 나오기도 싫었어요. 술도 마시고 많이 슬퍼한 적이 있었죠.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어요. 어느 순간 매출이 확 올라가더군요. 쇼핑몰이나 외식업체 쪽으로 판매하는데 오늘도 밀리는 주문량 소화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이야기 하는 그를 보니 앞치마를 거꾸로 뒤집어 입었다. “하루 종일 이 복장인데 흙을 만지는 일이다 보니 흙이 튀어서 주머니에 고여 들곤 해서요. "농사?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풀 겁나 많아요." 말하는 도중에도 시종일관 상자도 옮기고 흙을 토닥이며 풀도 뽑고 잠시도 가만있질 않는다.
-이 품종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40년간 딸기 농사를 하셨어요. 초등학교 때 학교 다녀오면 가방 던지고 돕곤 했죠. 딸기와 벼농사를 번갈아가며 하는 것이 너무 힘든 걸 알았어요. 일하는 여건이 그것보다 더 나은걸 찾다가 서울 귀농 박람회에 갔을 때 새싹삼하는 분에게 상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전 준비를 꼼꼼히 했죠. 재배 농가를 수시로 찾아다니기도 했고요. 유년 시절의 농사 경험이 자연스럽게 마음먹기에 이른 점도 있었을 겁니다.”
“이건 부부가 함께 해야 합니다. 새싹삼은 일정 기간 이상 키우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예민한 품종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 자라서 판매해야 하는 작물이다 보니 늘 누군가가 지켜보아야 합니다. 시설원예를 하는 동안엔 부부 중 한 사람은 집에 있어야 해요. 저도 서울에 문상 갈 일이 있으면 밤차 타고 갔다가 새벽에 내려옵니다. 그래야만 성공합니다. 모든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 하듯 일단은 잘 보살펴 키워서 정직하게 팔면 모든 사업은 성공합니다. 유통의 기본이죠.”
그러면서 철저한 준비만이 안정적 정착을 보장한다는 걸 힘주어 말한다. 준비도 안 하고 덤비는 열 명 중 여섯 명은 빚쟁이가 되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걸 보면서 선(先)경험을 강조한다. 먼저 재배할 작목파악을 확실하게 하고 시장조사나 전망을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요즘 트랜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 한두 달 실습도 해보고 실제로 파는 연습과 공판장 연구, 본인이 판매할 루트도 알아보고 미리 해보아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 인터넷 쇼핑몰을 위한 매체활용 능력도 귀촌 전략의 필수임을 덧붙인다.
-판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요.
“유통 회사 출신이다 보니 고객님들의 마음을 읽습니다. 전화 통화 한 번이면 그 고객은 끝까지 갑니다. 쌀은 공판장에서 가져가지만 새싹삼은 공판하는 순간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내가 팔아야 합니다. 공판장을 통하지 않고 내가 가격 조절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어요, 장점으로 만들어야죠. 무엇보다도 정성으로 고객을 대합니다. 고객이 억울하면 절대 안 됩니다. 외식업체면 그 업체가 수익이 날 수 있도록 하고 상대가 이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순위입니다.”
-하루 일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 건가요.
“14시간 일합니다. 이곳 150평 농장의 작물들을 관리하고 오후엔 택배포장하고 바쁩니다.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 어머니랑 재미있으려고 했는데 많이 못 놀아드리고 여기에 매달려 있어서 죄송스럽죠. 동네 주민 세 분과 또 아들이 도와주고 있어요. 그렇지만 하루쯤은 쉽니다. 어머니랑도 놀고 나도 사람 만나는 거 즐깁니다. 가끔은 내가 좋아하는 골프도 칩니다.”
-귀농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두 가지를 말하고 싶어요. 첫째, 반드시 철저히 준비하고 시작할 것. 두 번째, 내가 덜 벌어도 상대를 만족시킬 것. 이 두 가지만 하면 자동적으로 돈이 따라와요. 잘하면 명예도 따라옵니다. 또 하나 보탠다면 남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을 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상처 없이 매끈한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유독 아프고 쓰라린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꺼내기조차 쉽지 않고, 내 책임 같아 품에 안고 살았을 과거의 상처. 어떻게 치유하고, 독립하는 게 좋을까?
동트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지만, 상처를 품에 안고 사는 사람의 마음속 어둠은 해소될 길 없이 번져만 간다. 이럴 때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일상을 벗어나 고요한 공간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마음에 쌓인 불순물이 쏟아지겠지만 어느새 감정 분출이 끝나고 치유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과거를 마주하는 글·그림
과거의 나와 독립하기 위해서는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적고, 내면을 마주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건넬 수 있다. 두려움을 발설할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 박미라 치유하는 글쓰기 연구소장은 우울, 불안, 무기력, 트라우마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처방한다. 박 소장이 30여 년간 심리상담자로 활동하며 가장 먼저 쓰게 하는 글감은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다. 10분이나 20분 정도로 시간을 정해두고 그 안에 글을 쓰도록 한다. 망설임을 줄여 최대한 빨리 내면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그러면 욕하며 무시했던 사람들만 ‘죽도록 미운 당신’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찍 돌아가신 아빠, 집을 나간 엄마, 실은 사무치게 그리웠던 이들을 대상으로 꽁꽁 숨겨뒀던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외에도 박 소장은 ‘내 인생이 서러운 100가지 이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미처 하지 못한 말’, ‘자기 비난 실컷 하기’ 등의 글제를 제시했다.
그림을 이용한 치유 방법도 있다. 예비사회적기업 카툰캠퍼스가 여러 노인 기관들과 협력해 진행하는 ‘시니어 만화창작학교’에서는 2014년부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만화 자서전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사물이나 인물 그리는 법, 소묘 등 그림 그리기 수업 외에도 스토리 전개 수업이 포함된다. 어릴 적 사용했던 소품 그리기, 기억에 남는 추억의 장면 그리기 등 주제를 던져 이야기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 과정은 아픈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소이자 앞으로의 인생 방향을 알려주는 현명한 가이드가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현상규 강사는 “어르신들이 열심히 살아왔던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정체성을 다지는 것은 물론, 참여자들 간에 격려와 공감을 주고받아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몸으로 하는 내면 위로
신비롭고 종교적인 수행법으로 인지되던 명상이 대중화되고 있다. 정신과나 심리상담소에 갈 경제적·물리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마음을 가다듬기 위함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명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쏟아진다. 고요한 음악을 배경으로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자연 소리 ASMR(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매일 예뻐지는 주문 등 샤머니즘 요소가 담긴 명상 음악도 있다. 이는 불면증 치료, 생활 습관 교정, 자존감 회복 등 활용 범위가 넓다. 유튜브 명상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 ‘명상 유튜버’가 등장할 정도다. 명상 문화를 일찌감치 받아들인 미국 등 서구 국가에서는 애플·나이키·페이스북·인텔·위워크 같은 많은 기업이 사내 명상센터를 개소하거나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내 명상 인구는 최근 5년간 3배 정도 늘어났다.
미국을 기점으로 확산된 치유 방법의 하나로 춤 치료, 댄스 테라피(Dance Therapy)가 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댄스 테라피의 신체적·심리적 효과에 대한 연구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춤이 사람의 보행 속도, 균형성 개선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효과를 느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방암을 앓고 있던 60세 최순덕 씨는 “우울감과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던 중 우연히 만난 훌라댄스 덕분에 네 번의 항암 치료와 서른세 번의 방사선 치료를 견딜 수 있었다”며 마음의 병을 이겨낸 사연을 풀어냈다. 남희경 명지대학교 예술심리치료학과 겸임교수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은 가장 먼저 ‘몸’으로 나타난다. 몸은 마음이 사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불안하면 몸이 경직되고, 우울하면 무기력해진다. 또 화가 나면 압력솥처럼 끓어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말이 필요하다면, 나 자신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몸을 감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몸을 기반으로 마음을 돌보는 것에 대해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속도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 고령화사회,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 노인 인구가 20%가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인 10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적절한 대처 없이 맞는다면 개인적으로 노년기에 경제적 어려움, 질병, 고독, 무위 등 4고(四苦)로 인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노동생산성 저하는 물론 노인 부양비 증가, 복지 비용 증대 등으로 인한 국가경쟁력 약화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 전개 : 시작과 발전
그동안 정부는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하 노인 일자리 사업)은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심각한 수준으로 2011년 47.8%에서 2020년 40.4%로 개선되었으나(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2021), OECD 38개국 평균(13.1%)의 3배 이상으로 최하위 수준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OECD, 2021). 따라서 일자리는 저소득 노인들에게 생계 문제나 생존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왔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내세우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이와 같이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은 주요 핵심 과제로 여기에 노인 일자리 사업이 존재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2004년 2만 5000개의 일자리로 시작해 2022년 84만 5000개로 확대했고, 관련 예산은 2004년 약 213억 원에서 2022년 1조 4422억 원으로 증액했다. 이렇듯 짧은 기간에 급속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성장은 성과와 더불어 한계를 지닌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소득 보충적 특성으로 인해 공익활동 사업의 양적 확대 등 직접 일자리 창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제한적 민간 일자리 사업 성장, 수행기관 및 전문인력 부족, 과도한 사업 수행량, 사업 수행의 유연성 부족 등이 이 사업의 제약점으로 제시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후소득 보장 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제취약층 노인들의 소득 개선에 도움을 주며, 노인의 심리적·정서적 건강과 사회관계 개선, 의료 이용 감소, 삶의 만족도 향상 등 노후 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한 기대
그동안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양적 확대를 통해 소득 보충 및 사회참여에 이바지해왔다는 점에서 목적에 맞는 성과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온전한 성과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전히 노인 일자리는 수요보다 공급이 현격히 부족한 편이며, 단순 저임금 일자리의 질적 변화 없이 일자리 개수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다가올 초고령사회를 대비할 수 없다. 지속가능하고 질 좋은 일자리 증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향후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한 노인의 욕구, 경험 등을 반영한 혁신적 노인 일자리가 개발되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층 진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들 세대는 기존 노인층보다 높은 교육 수준, 건강 등 상이한 특성을 지니며, 경륜을 활용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높다. 일자리의 다양성, 질적 개선에 대한 베이비붐 세대의 욕구를 잘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노인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이 확대되는 가운데, 지역 내 공공 및 민간기관 등이 협력하여 인적·물적 자원 연계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지역 기반 상생형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역성을 반영한 ‘돌봄’ 또는 ‘안전’, ‘방역’ 등의 노인 일자리 사업 연계가 적절하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라 ICT 기술혁신을 통한 서비스 개발이나 직무 발굴이 필요하다. 청장년 일자리와 상생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세대교류형 내지 세대통합형 노인 일자리도 개발되어야 한다.
둘째, 노인 일자리 수요처의 욕구에 맞게 노인을 교육·훈련하고 인적 역량 개선을 위한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노인 일자리 소양 교육이나 안전 교육 이외에도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 및 기술 습득과 훈련, 그리고 보수 교육, 역량 강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직무 경험과 욕구, 역량 등에 근거하여 교육과정의 설계 및 실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노인 일자리 사업 수행기관 및 담당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노인 일자리 사업 수행기관과 전담인력의 사업 관리, 직무 전문성 강화, 일자리 상담, 고용안정성과 처우 개선 등 보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맞춤형 교육과 일자리 매칭, 수요처 발굴 등 역할 수행을 위해 종사자 직무역량 교육 강화 또한 중요하다.
넷째, 노인을 수동적·의존적 대상이 아닌 적극적이고 독립적 주체로서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임을 인식하고, 자신 역시 미래의 노인이라는 시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노인 일자리 사업의 효과성,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장점(예를 들면 성실성, 책임감 등)을 부각하는 동시에, 노인 일자리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캠페인 또는 공익광고 등이 필요하다.
인구 고령화, 코로나 팬데믹, 4차 산업 시대의 도래 등 급변하는 사회에 노인 일자리 사업이 ‘위기’가 아닌 도약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곧 도래할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노인 일자리 확대 및 내실화는 우리 사회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실현을 앞당기고, 참여 노인뿐만 아니라 미래의 노인인 국민 모두에게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문헌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2021).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OECD (2021). Pensions
at a Glance 2021: OECD and G20 Indicators.
글 원영희 교수
원영희 교수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 석사, 플로리다 주립대학(Univ. of Florida)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비상임이사를 역임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hira.or.kr) 등을 통해 코로나19 재택치료자 전화 상담·처방 의료기관과 지정약국 등 명단을 추가 공개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전화 상담·처방 의료기관은 재택치료자 일반관리군이 재택치료 중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동네 병·의원 등 의료기관이며, 코로나19 지정약국은 재택치료자 대상 전화상담·처방을 통해 처방의약품을 조제·전달하는 약국이다.
전국에서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11일 현재 3,925개소, 지정약국은 472개소이며, 의료기관 중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는 208개소 운영 중에 있다.
지난 10일 진행된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체계 개편으로 일반관리군은 자택에서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동네 병·의원에서 전화 상담·처방을 받을 수 있고, 지정약국에서 먹는 치료제 등 처방의약품을 전달받을 수 있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면진료가 가능한 단기외래진료센터 명단을 지난주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재택치료 중 필요시 검사, 처치, 수술, 단기입원 등 대면진료를 원하는 국민들은 해당 의료기관 명단을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지자체 중심의 노후 준비 지원 체계 구축 방향을 모색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2022년 제1차 국가노후준비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하여 국민들의 노후 준비 전달 체계를 지자체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710만 명)가 고령층에 진입하는 등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난해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20년 3737만 9천 명에서 2025년 3561만 명으로 176만 9천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50년 뒤인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1736만 8천 명으로 53.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노후준비위원회를 열고 노후 준비 사업 및 전달 체계에 대해 논의한 것.
현재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중앙(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 지정을 통해 재무ㆍ건강ㆍ여가ㆍ대인관계 분야 진단 및 상담, 교육, 관계 기관 연계 등 노후준비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그러나 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통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중심의 전달 체계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노후준비지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지자체가 광역 및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의 지정·운영 권한을 가지고, 지자체 차원의 노후 준비 지원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등 전달 체계 개편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노후준비지원법 개정에 따라 향후 전달 체계 개편과 관련한 시범 사업 추진 계획을 논의하는 한편, 지자체 차원에서 적용 가능한 노후 준비 지원 모델 개발을 위해 진행했던 정책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또한, 현재 노후준비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에서도 2022년도 노후준비서비스 사업 계획을 공유하면서, 지자체가 참여하는 노후준비 체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회의를 주재한 양성일 제1차관은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국민들이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를 미리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라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후준비서비스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 대통령 주재로 코로나19 대책 회의를 갖고 오미크론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방역·재택치료 체계를 발표했다.
오미크론은 델타에 비해 중증·치명률이 낮고 무증상·경증 환자가 다수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모든 확진자에 대하여 동등하게 집중하는 현재의 방역·의료체계가 효율성이 떨어지고 고위험군의 관리가 미흡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오미크론 맞춤형 방역·의료체계로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먼저 확진자조사와 격리방식이 바뀐다. 기초 역학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기입식 조사서’를 도입하고, 조사항목도 단순화하여 역학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확진자가 직접 설문조사 URL 주소에 접속해 접촉자 등을 기입하는 역학조사 방법이며,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직접 기입이 어려운 사람은 보호자가 수행하면 된다. 그간 바깐 출입이 불가능했던 확진자 동거가족의 경우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의약품 처방·수령, 식료품 구입 등 필수적 목적 외출도 허용된다.
재택치료 키트와 생필품 지급방식도 변경된다. 재택치료 키트를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 확진자에게 지급하는 등 꼭 필요한 환자 위주로 빠짐없이 키트가 보급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재택치료 키트는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등 4종으로 간소화된다. 동거가족의 필수 외출 허용으로 생필품 등 직접 구매 가능해짐에 따라, 생필품 지급 여부는 각 지자체에서 현장 여건에 맞게 결정하게 된다.
재택치료 환자를 집중관리군(60세 이상 등)과 일반관리군 환자로 분류하여, 집중관리군 환자를 중심으로 건강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집중관리군은 재택치료관리의료기관에 배정하여 모니터링, 일반관리군은 보건소에서 현재증상, 기저질환등 건강상태를 확인 후 비대면 진료 등 재택치료 시의 의료상담법을 안내하게 된다. 먹는 치료제 역시 60세 이상 혹은 50세 이상 고위험·기저질환자에게 처방된다.
또한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나 공동격리자의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 응급 상황이나 투석 등의 질환 대응을 위해, 현재 55개인 외래진료센터를 112개까지 확보하고 감염병전담병원 진료과목 추가 개설, 코로나용 분만·투석 병상 등 특수질환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