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님에게 손수 밥을 만들어서 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는 시인이 있다. 흔히 우둔함의 대명사로 꼽는 닭을 ‘닭님’이라고 부른다는 것 자체가 비범하다. 경기도 여주군 도리마을 외딴집에서 700여 마리의 닭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홍일선(洪一善·67) 시인이 바로 그 사람이다. 1980년 여름호를 통해 등단해 , 등의 시집을 낸 중견시인인 홍
언제부턴가 TV를 틀면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젊은 댄스 보컬 그룹들이 자주 보였다. 바로 10대 스타 ‘아이돌’이다. 이제 단순한 인기를 넘어 우상화되고 있는 아이돌의 팬들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의 문화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아이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H.O.T.’부터 최근 방송을 통해 국민투표로 뽑힌 ‘
늙음 뒤엔 결국 병과 죽음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건 하나의 애환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살아갈 길은 있다는 뉴스는 비 오듯 쏟아진다. 비곗살처럼 둔하게 누적되는 나이테에 서린, 쓸모 있는 경험과 요령을 살려 잘 부릴 경우, 회춘과 안락을 구가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문제는 삶의 후반전, 그 인생 2막을 열어 내딛는
‘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화가인 엄정순(57) 디렉터는 오래전부터 이 질문이 화두였다. 보이는 것 이면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데 이해하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답답함. 엄 디렉터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즐거움, 그 밖의 세상에 있는 진실과 본질 등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 그 생각이 ‘눈을 쓰지 않는 세계’에 대한 관심과 탐험으로 이어졌고 ‘우리들의
사실 정원사는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직업은 아니다. 좁은 주거 지역에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국내 대도시의 특성상 대다수의 한국인은 정원이 없는 주거 형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저 사다리에 올라 큰 나무의 모양을 전정가위로 다듬는 영화 속 등장인물이 떠오르는 정도다. 그러나 이제는 아파트에서도 작은 정원을 만드는 사람이 많아지고, 공원이나 화단
‘출판장인’으로 불리며 40년 넘게 ‘책’의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대해온 한길사 김언호(金彦鎬·72) 대표. 지난해 자신의 이름으로 낸 에는 그가 세계 곳곳을 탐방하며 체감한 서점의 역량과 책의 존귀함이 담겨 있다. “서점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의 숲이며, 정신의 유토피아”라고 이야기하는 그를 한길사의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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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트레비네는 조용한 강변 마을이다. 레오타르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트레비슈니차 강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소도시. 오스만 시대의 아치형 다리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마을을 잇는다. 고요한 소읍은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강물 속으로 마을 풍치가 풍덩 빠져 반영되어 흔들거리면 긴 여행자의 묵은 시름이 사르르 치유된다.
공무원 시험 열풍이다. 시험은 거의 고시 수준이다.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그나마 안정된 직업으로 인기가 높은 것이다.
공무원은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이다. 즉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은 국민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 공무원이 많았다. 하위직, 고위직
서둔야학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약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들판을 지나서 가다 보면 5월의 훈풍이 필자의 볼을 간지럽혔고 넓은 들판의 보리가 바람에 넘실대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보리밭 한가운데서 종달새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내려왔다 까불대며 명랑하게 지저귀었고, 멀리서 구슬프게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는 필자의 가슴을 깊이깊이 파고들었
도시란 인간이 고안한 썩 성공적인 발명물이다. 매력도 편의도 많은 장소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도시를 미련 없이 떠나거나,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골에서, 자연 속에서 한결 만족스러운 삶을 구가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기대에서다.
귀촌자의 성향은 다양하다. 도법자연(道法自然), 자연이 곧 길이라는 고매한 소식에 이끌린 귀촌자. 도연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