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도 없이 찾아든 바이러스 때문에 온 세상이 멈춘 듯 움츠러들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찾아 떠나고 싶을 때다. 여전히 여행은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갑갑한 일상에 갇혀 있는 자신을 가끔씩 끄집어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결이 비단처럼 고운 바닷가
삼척을 대표하는 항구 정라진(汀羅津)은 말 그대로 비단처럼 잔잔하다. 그 수면 위로 비
바다와 가장 가까운 철길이 강원도 강릉 정동진이라고 했다. 달맞이고개에서 동해남부선 열차를 봤을 때 이 철길은 바다와 두 번째로 가까울 거라로 생각했다. 빨간 무궁화열차가 바다에 닿을락 말락 실랑이하듯 달렸다. 그 낭만적인 풍경을 다시 보고 싶어 다음 열차를 한참 기다렸던 적이 있다. 이제 그 철길에 새 해변열차가 달린다.
동해남부선은 역
습도가 제법 높았던 날이었다. 다녀온 지 시간이 좀 지났어도 머체왓 숲길은 아직도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있다. 지금도 그 숲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 단지 안개비 뿌리던 날의 감성이 보태져서는 아니다.
햇살 쏟아지는 한낮이거나 숲이 일렁이며 바람소리 윙윙거리는 날이었다 해도 신비롭던 풍광의 그 숲은 여전히 내게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숲은 저만치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인해 느리게 살고 있는데 웬 청산도까지 가냐는 친구를 설득해,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곳’ 해남으로 달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우리나라의 남쪽 기점을 해남현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해남 땅 끝에서 서울까지 천 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를 이천 리로 잡아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
머리를 올린다고?
우리나라에서는 첫 번째 정규 홀 라운드를 할 때 “머리를 올린다”는 표현을 흔히 쓴다. 이 말이 언제부터 쓰이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많은 이가 이런 표현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주 쓰인다.
머리를 올린다는 말은 어릴 때부터 훈련받아온, 기생이 되려는 댕기머리 처녀가 한 남자에게 선택을 받아 밤을 보내고 쪽을 져
지난봄부터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그동안 황무지에 씨 뿌리고 가꾸면서 행복했다. 생명이 탄생하고 커가는 과정이 신비로웠다. 봄에 심을 수 있는 상추며 고추, 가지, 토마토, 감자, 오이, 깻잎 등 20여 가지 품종을 손바닥만 한 땅에 뿌리고 가꿨다. 그 수확물은 풍부했다. 갖가지 상추가 푸른 잎을 자랑하며 쑥쑥 자랐다. 가지 고추, 오이 등 열매 식물은 꽃이
8월 셋째 주인 지난주 화요일과 토요일, 일주일에 두 편이나 영화를 봤다. 코로나 정국에 일주일에 두 번씩 극장행(?). 아무리 대책 없는 인간이라고 취급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한 편의 독립영화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싶었고 또 한 편의 영화로부터는 화면 가득한 초록 영상을 보며 안구를 정화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구쳤다.
근데 이게 무슨 우연
코로나19 때문에 올여름 휴가는 건너뛰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번 휴가의 테마는 힐링호캉스라면서 강릉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바닷가에서 해수욕하고, 소나무 숲 거닐면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 한 잔 어떠냐는 말에 심신의 피로를 풀기에 강릉만 한 곳도 없지, 하며 동의를 하고 말았다.
우리 가족은 경포대 옆 강문해변에 위치한 호텔을 골랐다. 강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자, 이국적인 국내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바다 위의 식물 낙원’이라 불리는 경남 거제도의 외도 보타니아도 그중 한 곳이다. 사실 외도 보타니아의 인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1995년 개장 이래 누적 방문객 수가 2000만 명이 넘는 거제 대표 명소이니 말이다. 나만 해도 그 방문자 수에 ‘4’를 더했다. 이번 방문 때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기에 그 감동은 몇 배나 더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두 곳을 관람하기에 하루해가 모자랐다. 입장료도 제법 비싼 편인데 통합관람권으로 구매하니 대폭 할인이 된다. 올해 3월 은퇴하면 해외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로 진즉 포기했다. 대신 국내 여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