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배국남 논설위원 겸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etoday.co.kr
“제가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해 주위에서 책 쓰는 것을 권했지만, 저술은 작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해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시간이 흘러 제 살아온 날들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써봤는데 제 삶을 더 열심히 살게 됐어요. 책 쓰는 것이 저의 삶을 더 알차게 살게
1988년 서울올림픽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김운용(金雲龍·85) 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정치인과 관료, 경제인이 올림픽 조직위원회를 거쳐 갔지만 유치 준비부터 폐막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 이는 김 전 부위원장이 유일하다. 김 전 부위원장은 서울올림픽을 광복 이후 ‘6·25전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설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뿌리를 찾아본다’는 거창한 구호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2015년 7월 14일부터 8월 2일까지 외교부와 코레일이 공동 주관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참여한 것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km, 다시 모스크바에서 베를린까지 2612km, 총 1만1900km의 거리를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1
윤슬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햇빛이나 달빛이 일렁이는 물결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것을 말합니다. 빛이 구슬처럼 보여 ‘빛구슬’이라고 하는데, ‘물비늘’이라는 비슷한 어감의 말도 들어 보았습니다.
그런 영롱한 윤슬을 사진기에 담아내기 위해 호수가로 나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뷰 파인더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내 눈에 보이는 피사체와 정작
화장기 없는 얼굴. 보송보송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리칼. 한 떨기 수선화처럼 여리여리한 배우 예수정(芮秀貞·60). 수줍은 소녀 같았던 그녀와 대화를 할수록 소녀가 아닌 소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속에 석유통을 지니고 있다며 야무지게 쥐는 두 주먹. 연극을 이야기할 때 빛나는 눈동자. ‘5월은 역시 어린이달’이라며 개구지게 웃음 짓는 모습까지. 건
이제 겨우 북방나라 몽골의 계절을 한 번씩 맞고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새내기에 불과한 우리 부부의 몽골살이는 서투르기만 합니다. 그래도 얼떨결에 맞은 작년과는 다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차이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몽골에 사는 사람답게 기후의 변화에 민감해졌습니다. 겨울이 긴 추운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은 계절에 무덤덤할
한국사람 치고 경주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고 특별한 도시다. 신라 천년고도의 숨결을 오롯이 머금은 역사의 땅. 언제 가도 반갑고, 가고 또 가도 새롭다. 경주는 그런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역사유적지구’
말 그대로 찬란하다. 하지만 제대로 알까. 그토록 찬란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잘 안
글 김성수 문화평론가
연극은 배우들의 연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예술이다. 하지만 현대 연극은 배우들의 몸짓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을 이용해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탁월한 희곡은 이미 그 안에 배우들의 대사와 감정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모든 볼 것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질 것인지를 잘 담고 있다.
연극 ‘3월의 눈’이 바로
“이(異) 길에 답이 있다”
이 한마디에 협업(Collaboration)의 핵심이 담겨 있다. 다름과 만나 세상을 보라, 그리고 미래를 열라는 뜻이다. 두 개 이상 개체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협업은 비단 기술에 인문학을 입힌 애플의 성공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도성장기를 지나 상생과 동반성장이 화두가 된 한국사
올해로 차납 서른을 맞이한 경희대학교 오양가(吳洋嘉· 60) 겸임 교수. 불가에서의 나이를 ‘법랍’이라 하듯, 그녀는 차를 만난 이후 나이를 ‘차납’이라 한다. 짙게 우러난 그녀의 다도 30년은 그윽한 향으로 우리 문화 곳곳에 번지고 있다. ‘차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뇌와 시련도 ‘차인’이라는 사명감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오양가 교수의 다도 인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