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라디오, 영화 등 어디선가 우연히 흘러나오는 옛 노래에 누구나 한 번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진한 향수를 경험한다. 한때 지겹도록 들었던 음악이 어느 순간 들리지 않고, 익숙한 멜로디가 가물가물해지는 나이가 되면 반가움은 더욱 크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추억 여행이 고픈 시니어를 위해 그때 그 시절의 팝송을 실컷 들을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맘마미아! (Mamma Mia!, 2008)
지중해 코발트빛 바다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세 명의 소녀들. 이내 주인공 소피가 폭탄 발언을 한다. “아빠를 결혼식에 초대했어.” 놀랄 일은 아니지만, 소피에게는 놀랄 일이다. 엄마 도나의 옛 일기장에 적힌 세 남자 중 누가 진짜 아빠인지 알 수 없기 때문. 소피의 충격 고백으로 소녀들의 수다는 뜨거워지고, 찬란한 풍광을 배경으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허니 허니, 하우 유 스릴 미~” 곧이어 장면이 전환되고, 도나의 ‘허니’일지 모를 세 남자가 섬으로 도착한다. 결혼식을 앞둔 소피가 엄마의 옛 연인을 섬으로 초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맘마미아’는 시니어의 추억을 똘똘 뭉쳐놓은 작품이다. 잊고 지낸 첫사랑이 생각나는 서사는 물론, ‘아이 해브 어 드림’ ‘댄싱퀸’ 등 러닝타임 내내 울려 퍼지는 팝그룹 아바(ABBA)의 노래가 젊은 시절의 추억을 선물한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세월이 흘러도 낡지 않는 아바의 명곡,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등 할리우드 원로 배우의 퍼포먼스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작품.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다 보면 “맘마미아!”를 외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2. 예스터데이 (Yesterday, 2019)
나이‧국적 불문 전 세계가 사랑한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 어느 날 세상에서 비틀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비틀스를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비틀스의 명곡을 기억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나 하나밖에 없다면? 영화 ‘예스터데이’는 이 같은 발칙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무명의 뮤지션 잭이 비틀스 없는 세상에서 스타가 될 기회를 맞는 내용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무명생활을 이어오던 잭이 작은 공연을 끝으로 꿈을 포기하려는 순간, 전 세계에 정전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잭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퇴원한 뒤 친구들 앞에서 퇴원 기념 ‘예스터데이’를 부른다.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어리둥절한 표정. 예상치 못한 반응에 잭이 비틀스를 언급하자 친구는 말한다. “무슨 비틀즈를 말하는 거야. 곤충, 자동차?”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한 잭은 이날로 제2의 비틀스가 되어 성공가도를 달린다. 영화는 ‘헤이 주드’ ‘렛 잇 비’ 등 20여 곡의 비틀스의 노래를 잭의 목소리로 재구성한다. 원곡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여전히 반가운 멜로디가 두 귀를 즐겁게 한다. 그야말로 비틀스의, 비틀스를 위한, 비틀스에 의한 영화다.
3. 로켓맨 (Rocketman, 2019)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이름처럼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날아갈 듯한 4차원적인 의상에 알록달록한 안경을 쓰고, 피아노로 록을 하는 천재 뮤지션 엘튼 존이다. 영화 ‘로켓맨’은 그의 지나온 인생과 음악, 숨겨진 고뇌를 오롯이 담아낸다. 영화는 알코올 중독 상담에 참여한 존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시작된다. 대중이 기억하는 무대 위 화려한 모습보다는 부모의 무관심과 친구의 배신, 약물 중독 등 알려지지 않은 그의 어두운 개인사를 내밀하게 다룬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인 전기 영화의 형식을 취해 외로운 유년을 보낸 천재 소년이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전개해나간다. 같은 감독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는 달리 음악보다 한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지만, ‘유어 송’ ‘크로커다일 록’ 등 적재적소에 흐르는 명곡들이 감정을 극대화하며 제 몫을 다한다. 감각적인 연출과 엘튼 존을 완벽 재현한 태런 에저튼의 열연도 재미를 더하는 포인트. 러닝타임 120분간 엘튼 존의 인생을 간접 체험하는 듯한 생경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긴축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동성 공급을 줄이고, 과열된 자산 시장을 식히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시니어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 일부 매도 또는 종목 변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위기에 매입한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시각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미국의 중앙은행이자 ‘세계의 중앙은행’으로도 불리는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앞서 사실상 긴축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테이퍼링은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첫 단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27일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며 긴축에 대한 신호를 내비쳤다. 한은은 지난 1년 동안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했다. 이에 따라 높아진 유동성과 투자 열풍으로 시장의 자금이 여러 투자처에 흘러 들어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거나 주식에 투자 또는 생활 자금에 돈을 보탠 사람들의 이자 비용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투자처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자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주식 시장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월급과 같은 고정 수입이 상대적으로 늘기 어려운 시니어들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과거를 돌아보면 테이퍼링이 실행된 2014년보다 직전 해인 2013년에 충격이 더 컸다. 2013년 5월 연준이 테이퍼링 신호를 내놓자 당시 2000선까지 도달했던 코스피 지수는 10월까지 계속해서 하락했다. 오히려 2014년 테이퍼링 시기에는 경기 개선 기대감에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하지만 2013년 국내 증시가 나빠지는 와중에도 잘 견뎌낸 업종이 있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 성장주인 소프트웨어와 경기민감주인 조선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를 2013년 하반기와 같은 테이퍼링 준비기로 보고, 주식 투자를 한다면 매출보다 영업이익률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상승기에 마진 하락 압력을 잘 견뎌낼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경기 개선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업종 가운데 미디어·교육과 호텔·레저, IT하드웨어 업종이 과거 10년간 매출 증가 시기에 평균적으로 영업이익 개선폭이 큰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미디어·교육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6.0%에서 하반기 9.8%로 4.8%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레저 업종은 같은 기간 11.4%포인트, IT하드웨어 업종은 1.7%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주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시니어라면 이 같은 업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50대 주부 A씨에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한가한 오후, 커피 한 잔과 함께 좋아하는 B패션브랜드의 온라인 쇼핑몰을 훑는 일이다. 온라인쇼핑몰에는 철 지나고 저품질 상품들만 즐비하다고 생각해 항상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했던 A씨다. 하지만 최근 그는 이 같은 태도를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각종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활성화하면서 온라인에서도 만족스러운 쇼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퉁퉁 붓도록 돌아다니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온라인 쇼핑의 큰 장점이다. 처음에는 제품 질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믿고 사는 쇼핑몰도 여럿 생겼다. 주변 반응도 좋아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몰을 더욱 애용할 예정이다.
A와 같이 시니어들의 쇼핑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크게 변하고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식이다.
실제로 여러 통계 지표에서도 시니어의 쇼핑 장소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와 신한카드가 서울 소재 74개 업종에 대한 소비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의 온라인 소비는 2019년에 비해 3조9000억원으로 18.4%가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소비는 7조 4000억원으로 7.5% 감소했다. 특히 50대의 온라인 소비 증가율은 22.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5060세대는 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인터넷 쇼핑 이용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50대는 2016년 31.2%에서 2020년 60.2%, 60대는 2016년 12.7%에서 2020년 60.2%로 크게 증가했다. 5060세대의 월 평균 구매빈도도 1.8회에서 4회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장기화함에 따라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작한 비대면 쇼핑 형태인 온라인 쇼핑에 시니어들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었다고 생각했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온라인 거래가 새로운 소비채널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시니어의 소비행태가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강한 구매력을 지닌 시니어 고객을 위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달 시니어 여성 패션 앱 ‘퀸잇(Queenit)’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는 총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니어 여성을 위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시니어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여성복 브랜드들 역시 앞다투어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에 나선다. ‘앤클라인(ANNE KLEIN)’은 올해 초 자체 온라인몰을 열고 라이브 판매방송을 시작했다. ‘쁘렝땅(PRENDANG)’을 운영하는 부래당 역시 올 하반기 내 자체 온라인몰 오픈을 목표로 이커머스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온라인 매출을 올리는 데에 힘쓰고 있어, 시니어 패션업계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와 그 이후에도 언제든지 어르신들이 즐겁고 지내고,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경로당이 등장한다.
비대면으로 미술·치매예방교실 같은 여가와 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운동이나 건강 관련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또 무인안내기와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생활지원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는 노인 복지의 주 거점인 경로당에 비대면 화상회의 기반시설(인프라)를 구축하고, 지능정보서비스를 시범 적용하는 ‘스마트경로당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올해는 대전 유성구와 경기 부천시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로당 대부분이 폐쇄됐던 것을 계기로, 경로당에 ICT 기반 비대면 인프라와 콘텐츠를 확충해 여가·복지 서비스를 중단 없이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대전 유성구는 65개 경로당에 지능형 수요관리를 접목한 비대면 여가복지 서비스, 보건소 연계를 통한 어르신 스마트 건강관리, 전자광고판(디지털 사이니지) 기반 생활정보 제공 서비스 등을 마련한다.
경기도 부천시 45개 경로당에는 가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비대면 여가복지 서비스, 보건소와 연계를 통한 어르신 스마트 건강관리 서비스, 사물인터넷 기기를 활용한 채소재배 기기 등을 제공한다.
정부는 스마트경로당을 통해 어르신 대상의 여가와 복지 서비스 질을 한 단계 제고하고, '돌봄 신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어르신들이 친숙한 공간에서 스마트 기기와 지능정보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뉴딜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가오는 초고령 시대에 대비해 노인 복지 서비스도 디지털과 결합해 질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시범사업이 스마트경로당의 선도 사례로 자리 잡고, 국민 누구나 디지털 뉴딜·지역 뉴딜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NIA는 이 사업을 위해 18일까지 지역별 스마트경로당 서비스를 구축할 전문기업을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조달청 나라장터 누리집과 NIA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놓쳤거나 접종 대상에 오르진 못한 시니어에게 희소식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예약 취소 등으로 잔여 백신이 발생할 경우 27일부터 카카오와 네이버를 통해 당일에 예약하고 접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같이 내용의 접종 미이행(노쇼) 물량에 대해 신속하게 예약해 접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27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부작용 등을 우려해 접종을 예약한 뒤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병당 10-12명분이 나오는데, 개봉하고 7명만 접종할 경우 3-5명분이 잔여 백신으로 남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 백신은 개봉한 뒤 6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하는데 노쇼가 발생하면 남은 물량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 이에 방역당국은 지난 3월부터 위탁의료기관에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비명단’ 활용 지침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방법은 개인이 해당 의료기관을 일일이 찾아서 전화로 예약 가능 여부부터 시작해서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접종을 놓쳤거나 아직 접종 예약 대상에 이르지 못한 50세 이상 시니어들에게는 불편한 방법이다.
물론 시니어들에게는 카카오나 네이버를 이용한 방법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방법을 자녀들에게 빠르게 익히면 상대적으로 노쇼백신을 맞으러 이동하기가 쉬워 백신 접종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예방 접종 기회를 놓쳤거나 아직 접종 예약 대상에 이르지 못한 50세 이상 시니어들은 27일 이후에 천천히 노쇼백신을 예약하는 방법을 익힌 다음, 다음 달부터 예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예약 오류 발생 가능성이 있고, 예약자가 몰릴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네이버와 카카오로 주변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 발생 여부를 빠르게 파악해 더 편리하게 접종을 예약할 수 있다”며 “동시에 폐기되는 백신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모주가 큰 인기다. 올해 3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63조원을 돌파하며,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한 달이 조금 지난 4월 29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80조원이 넘는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이 기록을 경신했다.
이렇게 공모주에 많은 청약 증거금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모주에 청약을 해서 주식을 받으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일인 3월 18일, 시초가가 공모가격인 6만5000원의 2배인 13만원으로 시작해서 30% 오른 16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에 팔았다면 1주를 받았을 경우 10만4000원의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2주라면 20만원인 넘는 수익이다.
모든 주식은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시초가가 결정된다. 이때 신규 상장 종목은 첫 거래일에 한해서 공모가의 최대 2배(따블)까지 시초가를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두 배가 된 시초가는 하루에 최대로 상승하면 상한가 30%에 도달한다. 이렇게 됐을 때 따블과 상한가를 합쳐서 ‘따상’이라고 말한다. 따상은 이렇게 만들어진 주식 은어다.
어떤 종목이 따상에 이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따상에 올랐던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을 참고하면 따상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보통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나 경쟁률에서 신기록을 세운 경우에는 따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공모주 중에 높은 경쟁률을 보여 따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기 공모주에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야놀자 등이 있다.
이들 종목 외에도 공모주는 보통 첫날 종가가 상장가보다 높은 편이다. 2018년 이후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222개 기업 중에 169개 기업인 76% 기업의 주식이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기 있는 공모주는 1억원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투자금이 많은 사람들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공모주의 50% 이상을 투자자 전체에게 균등하게 나눠서 배당하는 ‘공모주 균등배분제’가 도입돼 10주만 청약하면 최소 1주 이상 받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물론 SKIET처럼 경쟁률이 아주 높으면 1주를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최근 공모주 사례를 보면 공모주 청약으로 1주를 받았을 경우 몇 만원에서 10만원까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공모주 청약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손주 용돈벌이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그럼 공모주를 청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청약일 전까지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5월 14일에 A종목이 청약을 앞두고 있다면 13일까지 청약을 할 수 있는 증권사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증권사 계좌 개설은 직접 증권사 오프라인 창구를 방문해서 개설하는 방법과 비대면으로 스마트폰으로 개설하는 방법 중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증권사에서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자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주식 거래를 자주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은 신분증과 타행은행계좌만 있으면 계좌를 어렵지 않게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가 혼자서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니어들은 가능하다면 스마트폰에 익숙한 자녀가 있을 때 함께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어떤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유리할까? 단순하게는 우수한 기업의 공모주를 많이 주관하는 증권사가 좋다. 하지만 우수한 기업이 어떤 증권사를 선택해서 공모를 진행할지 미리 알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준인 대형 증권사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무난해 보인다.
계좌를 개설했다면 이제 청약일에 맞춰 청약을 진행하면 된다. 청약은 보통 이틀간, 시간은 주식거래 시간과 달리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증권사 지점을 통해서 계좌를 개설한 경우에는 전화나 직접 지점을 방문해서 청약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접 방문이 불편한 시니어들은 자녀의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청약을 할 수 있도록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앱을 설치하면 앱을 실행해 청약 메뉴를 선택한 다음, 해당 공모주를 선택하는 등 몇 번 누르는 과정을 거치면 간편하게 청약을 완료할 수 있다. 물론 10주에 해당하는 청약 증거금을 먼저 계좌에 입금해둬야 한다. 예를 들어 1주당 10만원에 해당하는 종목이라면 50만원(10만원x10주x50%)을 입금해두면 된다. 청약 증거금은 청약금액의 50%를 입금하면 되기 때문이다.
청약을 마무리하면 보통 다음날 또는 그 다음날 청약 결과가 나온다. 앱을 이용하면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배당되지 않고 남은 금액은 해당 주식 계좌로 환불된다. 공모 주식은 청약 후 보통 2주 뒤에 상장된다.
언제 어디서든 시니어들의 맥박과 혈압 같은 건강 정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패치 기술이 등장했다.
일본 오사카대학교와 오스트리아 바이즈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몸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몸에서 에너지를 얻어 무선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패치 개발했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시니어들 중 73%가 2개가 넘는 만성질환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맥박과 혈압은 이들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값이다. 그런데 시니어 본인이 직접 혈압을 체크해서 확인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기억력 감퇴로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시니어들의 몸에 부착해서 건강 상태를 의료진이나 가족에게 보내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장치는 기본적으로 무선으로 정보를 보내야 해서 배터리가 필수다. 배터리를 작고 만드는 기술과 이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필요해진다.
그런데 오사카대학교와 바이즈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몸에 부착하면 몸의 움직임으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패치를 개발했다. 패치에 설계된 나노 발전기가 몸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원리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렇게 저장한 에너지는 하루에 몇 번 정도 심혈관 상태를 모니터링하는데 충분하다.
안드레아스 페트리츠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e-헬스 패치는 심장 질환과 스트레스의징후,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생활습관 관련 질병에 대한 검사에 사용될 수 있다”며 “추가 모듈을 통해 스마트폰과 무선통신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지난 23일(현지시간)에 게재됐다.
한편 이 기술이 적용된 장치는 아직 연구 단계로 실제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할머니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으며, 한국 영화사를 새롭게 썼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에서 외손주를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간 외할머니를 전형적인 할머니에서 벗어나 유쾌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다른 4명의 여우조연상 후보를 제치고 얻은 영예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야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가 경쟁자였다.
특히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한국 영화 102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아시아계 배우로는 두 번째다. 1958년 제1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일본 우메키 미요시가 영화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로 63년 만이다.
윤여정은 1947년에 태어나, 한양대 재학시절인 1966년 연극배우와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잘 해 어머니에게 의사가 되기를 기대받았다. 하지만 이화여고 재학시절 위염으로 인해 결석이 잦아지면서 성적이 떨어지자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일흔이 넘어 처음으로 재미교포 2세가 찍는 미국 독립영화에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출연해 뜻하지 않은 성과를 낸 셈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재치 있는 수상소감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무대 오른쪽에 서 있던 시상자 브래드 피트를 향해 “드디어 만났군요. 우리가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나요?”라는 농담으로 관객을 웃겼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미나리’의 공동제작사인 플랜B 대표다. 영화 관계자이지만 촬영 현장에서 만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어 자신을 낯설어할 영미권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한국에서 온 윤여정”이라고 말하며 “유럽 사람들은 제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유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밤만은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에서 자라면서 TV로만 보던 오스카 시상식에 온 게 믿기지 않는다”며 “이제 정신을 좀 가다듬어야겠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윤여정의 농담에 객석에서는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왔다.
또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에게도 예우를 표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느냐. 그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봤다”며 ‘힐빌리의 노래’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스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어 “다섯 명의 배우들은 다른 작품에서 모두 승자다”며 “내가 운이 더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관객들을 빵터트린 수상소감 하이라이트는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아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두 아들이 자꾸 일하러 나가라고 했다”며 “덕분에 엄마가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랬더니 이런 상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윤여정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고,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외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의 틀에서 벗어났다. 영화에서 외손자 데이빗이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라고 외칠 정도다.
손주를 사랑하지만 손주가 부리는 응석에 끌려다니지도 않는다. 또 손주들에게 화투를 가르치고, 고약한 말도 서슴없이 던진다. 많은 매체들은 윤여정이 "독특한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고 평가했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한 시니어 독자는 “세계에서 한국 할머니의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며 “시니어들은 그들에게 맞는 역할이 있다면 잘 수행할 수 있다.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로 일부 국가에서 접종을 보류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차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접종에 들어간 75세 이상 어르신들과 6월 중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해 접종이 예정돼 있는 65세부터 74세까지의 어르신들이 더욱 궁금해 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4월 15일 0시 기준 우리나라에서 총 128만 590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예방접종을 맞았고, 이 중 6만 569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마틴스쿨에서 집계 중인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을 보면 한국의 인구 대비 접종률(1차 접종 포함)은 13일 기준 2.42%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5위다. 아시아 지역 평균인 3.21%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추진단은 지난 11일에 희귀혈전 부작용 논란으로 잠정 연기‧보류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12일부터 2분기 접종일정 계획대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30세 미만 접종은 중단했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11일 온라인 브리핑으로 “12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재개한다”며 “단 30세 미만은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위험보다 크지 않아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관련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30세 이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접종 후 희귀혈전증 발생으로 인한 위험을 넘어선다며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다행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재개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계획한 예방접종 일정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지켜질 것으로 예상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도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예방접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계획대로 예방접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월 첫째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 364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이들은 2분기에 가장 빨리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을 활용하며, 지역별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추진단은 75세 이상 어르신들 중 몸이 불편하고 온라인 예약이 어려운 분들을 고려해 읍면동 주민센터 등 지역단위에서 사전등록부터 이동, 접종, 귀가, 접종 후 모니터링까지 책임지며 관리한다고 밝혔다.
65세부터 74세까지 어르신 494만 3000명에 대한 예방 접종은 6월 중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해 시작한다. 전국 1만개가 넘는 위탁의료기관을 활용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온라인 예약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고려해, 콜센터(1339)를 통한 예약접수도 준비하고 있다.
15일 현재 콜센터에서 예약접수를 받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콜센터를 통한 예방접종 예약접수를 현재 준비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65세 미만인 어르신들은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
추진단 계획에 따르면 3분기인 7월부터 9월 사이에 18세 이상부터 64세까지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진행한다. 따라서 늦어도 3분기에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지 않는 이상 모두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백신 도입에 차질이 생기거나 아스트라제네카처럼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예방접종 일정이 다소 변경될 수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2월부터 6월까지 1779만명 분의 백신 도입을 확정해 6월까지는 백신 부족으로 인한 예방접종 지연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미뤘거나 거부했던 어르신들이 다시 예방접종을 선택하면 언제 맞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정부가 정한 접종기간 내에 접종을 거부하거나 접종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가장 나중에 맞게 된다. 즉 모든 예방접종을 끝낼 시기인 3분기가 지난 4분기인 10월부터 12월 사이에 맞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접종하려고 했지만 고열 등으로 부득이하게 접종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예약 시기를 조정해 늦지 않는 시기에 맞을 수 있다.
원무과 접수를 하고, 의자에 앉아서 하릴없이 진료를 기다리고, 치료 장소를 찾아서 복잡한 병원을 누비는 풍경. 병원에서 자주 겪는 일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풍경이 바뀔 수도 있다. 집에서 진료를 받거나, 버튼 하나로 진료비 결제가 끝날지도 모른다. 실제로 디지털 대전환과 더불어 코로나19는 병원의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병원에 대해 알아보고, 전망을 살펴본다.
도움 및 참고 이지선(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의료팀장), 각 병원 자료 제공
2013년에 개봉한 ‘그녀(Her)’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인공지능’이라는 낯선 소재와 더불어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에 관한 얘기로,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라 꼽기도 했다. 당시 인공지능은 생소한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다. 놀라운 건 그로부터 3년 후 이세돌과 바둑을 두는 ‘알파고’가 탄생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기술의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현재 인공지능은 의료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AI 기술을 X-ray 판독 시 보조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병원도 있다. 진료실에서 의사 대신 사만다나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만날 날이 얼마 안 남았을지도 모른다.
앞서 예로 든 인공지능을 비롯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기술을 의료 서비스에 활용하는 병원을 이른바 ‘스마트 병원’이라 부른다. 원격의료부터 시작해 출입 시스템, 병원 행정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대형 병원은 스마트 병원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병원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디지털 뉴딜 차원으로 스마트 병원 선도모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스마트 병원 선도모델을 통해 수준 높은 정보통신기술을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하고 이를 실제 의료 현장에서 검증한다면, 고도화된 의료 서비스 제공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ICT와 의료의 융합
스마트 병원의 등장 배경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고령화와 헬스케어 산업의 발달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2030년까지 1269만 명으로 증가하고, 2060년에 이르면 1762만 명으로 인구의 40.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령자의 의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인구의 의료비 비중이 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 진료비는 건강보험 진료비의 12.4%를 차지하고, 전체 진료비에서 40.8%를 차지한다. 2060년에는 390조 원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 의료비가 증가하고, 도래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감염병으로 인한 폭발적 의료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향후 부양 부담과 국가보건의료 재정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경상 의료비 증가율은 6.8%로 OECD 평균인 2.1%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현재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적 혁신이 필요할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스마트 병원 육성 방안’에 따르면 보건의료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기술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술이 바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이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는 AI 헬스케어 시장이 2021년까지 연평균 40% 성장하여 66억 달러(약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고령화에 따른 헬스케어의 현안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수요 증가, 의료 비용 급증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할 때 고령자를 고려하여 더욱 효율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ICT와 의료의 융합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을 관리하며 질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 서비스는 ICT의 발전에 따라 원격의료로 시작해 스마트 헬스케어, 병원과 가정 등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상태를 지능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진화의 결정체가 바로 스마트 병원이다.
비대면 출입부터 의료진 메신저까지
스마트 병원은 출입부터 진료까지 다방면에 여러 가지 기술이 적용된다. 안전한 감염병 통제를 위해 출입 시스템을 변경하고, 더불어 접수 및 퇴원 시 환자들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서울병원은 지하철 승강장 출입 시스템과 유사한 스피드 게이트를 구축했다. 환자와 내원객은 감염병 예방 문진표를 작성하고 출입하는데, 문진표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스피드 게이트 입구에 설치된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에서 발열 여부를 확인, 체온이 정상이어야 출입문이 열린다.
또한 내원 후 환자들의 대면 접촉 및 체류 시간을 줄이기 위해 페이스루(PAY Thru)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환자들이 검사와 투약, 처치를 받으려면 원무 창구에서 수납해야 했지만, 이제는 모든 진료가 끝난 뒤 한 번만 수납하면 된다. 특히 환자가 미리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해두면 원무 창구를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가할 수 있다. 페이스루 시스템을 이용하면 환자가 귀가 후 당일 진료받은 내역만 정확히 자동 계산돼 등록된 결제 방법으로 진료비 납부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편리하고 안전한 페이스루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는 곳도 생겼다. 온라인 비대면 진료는 현행법상 금지됐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를 ‘민간 규제 샌드박스 1호’ 안건으로 상정해 2년간 임시 허가했다. 온라인 비대면 진료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 화상전화나 웹캠이 설치된 PC로 의사에게 진료받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인하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를 선보였다. 올해 2월부터는 내국민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서해 5도’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거주하는 분, 자가격리나 만성 질환으로 내원이 어려운 분, 검사 결과 확인을 위한 진료나 같은 질환으로 오랜 기간 같은 처방을 받는 분을 대상으로 한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내원이 제한적인 특수한 상황이거나 의료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환자 가운데 비대면 진료 적합 여부를 꼼꼼히 판단한 뒤 서비스를 제공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이 등장해 번거로운 일을 도맡아 처리해주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도입한 배송 로봇 ‘클로이 서브봇’은 검체, 약품, 물품 등을 운반해 직원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돕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의무기록 시스템을 통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였다. 수술 및 회진 후 수기로 작성하던 수술 및 경과 기록지를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기록함으로써 어떤 장소에서든 작성이 가능해졌다.
의료진 간의 새로운 소통 창구도 생겼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의료진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Y톡을 활용 중이다. 이 메신저는 담당 환자와 협진 환자 목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메신저상에서 협의가 이뤄진 진료 내용을 전자의무기록(EMR)에 즉시 입력 및 저장할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환자를 위해 더 빠르고 효과적인 소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실적으로 법이나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기술은 좋지만 수가 제도가 미비해서 재정적인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AI 영상 판독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완성도가 높아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른 의사결정 및 처지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별도 수가가 책정되지 않기 때문에 도입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향후 더 많은 병원에서 쓰일 수 있도록 수가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의 스마트 병원
우드랜드 헬스 캠퍼스
2022년 개원 예정이며, 같은 건물을 공유하는 급성 병원, 커뮤니티 병원, 요양원이 함께 설립된다. 응급 단계부터 회복 또는 임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환자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의료팀이 항상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톈탄 병원
대표적인 스마트 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마트 병실에서 환자는 자신의 사례 보고서를 읽거나 의사의 지시를 받을 수 있으며, 태블릿 컴퓨터로 음식 주문도 가능하다. 병실의 침대 패드는 심장 박동을 포함한 환자의 신체 기능을 모니터링한다. 병실료도 다른 일반병원과 동일하게 책정된다.
허페이 스마트 병원
길 찾기 시스템, 통신 시스템과 연결된 체크인 절차 등을 통해 환자 편의성을 좀 더 제고했다.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원격치료 옵션 또한 가능하다. 건물 관리 시스템, 병원 운영 절차 및 사물인터넷을 통한 환자 치료 지원 등 중앙 척추 역할을 하는 통합 네트워크가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