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한파특보가 연이어 발효되면서 고령층의 건강 경보등이 켜졌다.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은 기온이 급강하할 때 저체온증·동상 등 한랭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로,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기 인지와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저체온증에 관한 궁금증을 서상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2025절기에 한랭 질환자는 총 334명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추정 사망자는 8명이었다. 유형별로는 저체온증이 전체의 80.2%를 차지해 가장 흔하게 나타났고, 남성 비율(69.8%)이 여성보다 약 2.3배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54.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해 고령층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서상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저체온증은 의학적으로 한랭 손상에 해당하는 질환이다”면서 “추위 노출이 직접 원인이 되는 1차 저체온증과, 체온조절 기능이 손상돼 생기는 2차 저체온증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춥다는 느낌과 실제 저체온증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서 교수는 “일반적으로 춥다고 느끼면 심부체온을 지키기 위해 떨림 등 여러 조절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방해를 받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저체온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Q. 노인 발병률이 높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저체온증은 몸이 적절한 심부체온을 유지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흔히 체내에서 열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외부 환경에 의해 열이 빠르게 소실되거나,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 자체가 손상될 때 나타납니다.
노인은 근육량 감소로 열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지고, 시상하부 기능 저하나 갑상선 질환, 파킨슨병 등 기저질환이 겹치면서 체온을 지키는 힘이 전반적으로 약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젊은 성인보다 훨씬 쉽게 저체온증이 발생합니다.
Q. 경증·중등도·중증 저체온증으로 나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응급의학에서는 심부체온 34℃ 이상을 경증, 30~34℃를 중등도, 30℃ 미만을 중증으로 구분합니다. 초기에는 떨림과 피부 창백, 입술 청색증이 나타납니다. 34℃ 이하로 떨어지면 판단력 저하, 말 어눌함 같은 인지기능 이상이 생깁니다. 33℃ 부근에서는 보행이 흔들리고 호흡·맥박이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30℃ 미만에서는 의식 저하와 부정맥 위험이 커지고, 27℃ 미만이 되면 환자의 약 83%가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Q. 저체온증으로 사망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체온이 떨어지면 인지·운동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스스로 추위를 피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습니다. 체온이 더 낮아지면 의식 저하, 호흡 감소, 심장 리듬 이상이 나타나고, 특히 심부체온이 크게 떨어지면 부정맥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겹치면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술을 마시면 왜 저체온증에 더 취약해지나요?
A. 음주로 알코올이 체내로 들어오면 혈관 확장이 일어나고, 몸 안의 열이 피부로 전달돼 열손실이 늘어납니다. 땀 분비도 증가해 증발 과정에서 추가적인 열손실이 발생합니다. 즉 알코올 섭취는 체내의 열손실을 증가시킴으로써 저체온증에 빠지기 쉽게 만듭니다.
더욱 위험한 점은 판단력 저하입니다. 술에 취하면 추위를 피하려는 행동이 어려워지고, 실외나 난방이 부족한 실내에서 그대로 잠들어 저체온증에 빠질 위험이 커집니다.
Q. 저체온증이 의심될 때 가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저체온증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추운 환경에서 즉시 벗어나는 것입니다. 실외라면 빨리 따뜻한 실내로 옮기고, 비나 눈에 젖은 옷·신발은 모두 벗겨 체온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이후 따뜻한 옷이나 담요로 몸을 감싸 보온을 유지해 안정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의식이 또렷하면 따뜻한 물이나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할 수 있지만, 의식이 흐리면 억지로 마시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Q. 응급의학과에서는 어떻게 진단·치료하나요?
A. 저체온증 단독인지, 외상·감염·뇌질환 등 다른 문제가 동반됐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후 체온과 증상에 따라 단계별 재가온 치료를 시행합니다.
경증은 보온과 따뜻한 환경만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중등도는 따뜻한 수액과 따뜻한 공기 등 적극적인 재가온, 즉 떨어진 체온을 다시 올리는 치료 과정이 필요합니다.
중증에서는 목표 체온 유지 장치를 사용하고, 필요하면 혈액투석기 등을 이용한 재가온 치료까지 시행합니다. 이때는 부정맥 위험이 매우 높아, 모든 처치를 환자 자극을 최소화하며 신중하게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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