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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클·철인3종·마라톤 마니아 정형외과의 김학윤 원장
- 42.195km 마라톤 완주만 어림잡아 90회 이상. 100km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만 60회 이상 완주했다.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풀코스를 하루에 뛰는 철인3종경기 아이언맨 코스는 4번이나 달렸다. 이 정도면 마니아 수준을 넘어 중독이 아닐까 의심하겠지만, 그게 그럴 수가 없다. 상대가 의사, 그것도 격한 운동을 가장 반대할 만한 정형외과 전문의이기 때문이다. 김학윤 원장(金學倫·57)의 이야기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아이언맨의 단골장소라고 표현하면 요즘 유행하는 초인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김학윤 원장은 그의 병원, 김학윤 정형외과는 이제 아이언맨들이 즐겨 찾는 병원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극한의 체력을 시험하는 ‘철인’들은 부상이 일상이거든요. 특히 사이클을 타다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죠. 아마 3명 중 2명은 한 번쯤 쇄골이 부러진 경험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자전거는 장점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은 운동이에요.” 김학윤 원장을 만난 가장 큰 이유는 같은 시니어로서, 또 라이딩의 선배로서,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가장 정확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처음 주행을 시작하는 시니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을 묻자 단 한마디로 정리했다. 기본 체력이다. “5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 라이딩을 포함해 등산이나 수영 등 운동을 취미로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물론 20~30대라면 이런 과정이 불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시니어들은 다릅니다. 적어도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은 있어야 합니다. 빠르게 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아주 천천히 달리는 것도 좋습니다. 걷지 않고 달릴 수 있어야 해요.” 기본적인 체력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몸 곳곳에 무리가 가고, 그것이 부상과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체력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운동에 접근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근력과 순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장경인대는 대표적인 부상 부위 중 하나. 부상을 하면 반드시 운동을 금하고, 2주 동안 충분히 쉬면서 회복이 될 수 있는 부상인지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대부분의 상처는 이 과정에서 회복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이 갖춰지면 운동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해요. 중간에 힘들다 생각되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치면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좀 더 빠른 속도를 갈망하고, 남을 앞서 나가려고 욕심을 부리면 결국 다치게 됩니다. 내리막이나 코너에서는 미리 감속하고, 남의 시선보다는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저도 기록을 조금만 더 앞당기려다 결국 상처를 입고 배운 지혜입니다.” 당당히 ‘철인’들 사이에서 경쟁하는 그이지만, 김학윤 원장도 처음부터 강견하지는 않았다. 아니 강견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장애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는 타고난 평발, 그것도 아주 심한 평발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그에게 달리기는 늘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 군의관 훈련 구보에서는 늘 열외 대상이었다. “달리기는 못했어도 대학교 시절 산악부 출신이라 등산은 자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의사 등산모임에서 훨씬 나이 많은 선배에게 뒤처지는 거예요. 비결을 물었더니 마라톤이라더군요. 그래서 바로 시작했죠.” 물론 평발의 고통은 따라 다녔지만, 조금씩 참고 극복하는 법을 익혔다고 했다. 진통제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저 견디기 힘들면 쉬고, 힘이 나면 뛰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며 나 스스로 향상되는 과정을 즐겼습니다. 수영이나 사이클도 마찬가지예요. 사이클 롤러(실내에서 사이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위에 올라 실내에서만 두 달을 연습한 후에 밖에서 주행을 시작했어요. 남들은 자빠링(넘어지는 것) 3번이면 익숙해진다고 하는데, 저는 열 배 이상 넘어졌죠. 그리고 몇 달 후에 미시령까지 180km 투어를 갔어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기본을 갖추고 나를 이긴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 2016-06-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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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도사 되는 법] 꾸준히 만지면 다 된다
- 도사 되는 법? 무림의 비급은 인연 있는 자의 것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어 비급이라 했던가 어언 나이 70을 넘었다 고령사회에서 평균연령 100세 이상을 산다고 하는데 우리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고, 계속해서, 새롭게 변하는 IT 세상에서 알파고 아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면 앞장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뒤따라가기도 버겁고, 쳐지면 짐이 되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날에는 명절이다 하면 시끌벅적 건너 뛴 시간 이어주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요즘은 “안녕 하세요” 인사만 끝나면 각자 스마트 폰 하나씩 들고 어느 구석 찾아 벽에 기대 카톡, 게임, 페북에 열중하며 혼자서 웃고 찡그리고 즐겨서 명절이어도 고향이 조용하다는 쓴웃음 소리도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귀엽고, 궁금한 게 많으신 조부모님께서 말을 붙여보지만 눈길 한번 없이 입으로만 단답식 대답에 부모가 꾸지람도 해 보지만 소용없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아 내 자신이 바뀌어보자 생각하고 IT를 배워보기로 했다. 우선 컴퓨터를 배워 메일이라도 보내봐야겠다는 소박한 생각에 시작한 컴퓨터. 시작은 켜고, 끄고, ID 만들고 독수리 타법이었다. 친구들에게 짧으나마 10행 미만의 글 하나 보내는데 한나절 그런데 격려의 답장이 오고 곧 이어 전화가 와 컴퓨터 배우길 참 잘 했다며 별 다섯짜리 도장을 찍어준다느니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신났다. 뭔가 하나 시작 했는데 주위에서 그게 잘 한 짓이라니 너무 신났다. 문장이 늘어나고 답장이 여러 곳에서 오는데도 글 쓰는 시간은 좀체 줄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엉덩이 진물 날 정도로 앉아 보내고 또 보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조선일보와 유어스테이지 (주)시니어 파트너즈에서 강사과정 안내문을 컴퓨터로 받아보니 새삼 신기했고 그 위력을 알 것 같았다 강사과정을 공부하며 아쉬웠던 부분은 파워포인트 강의안을 만들어야하는데 그런 실력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만들려니 그때마다 부탁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나의 부족함이 싫어 새삼 컴퓨터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2015년 도심권 이모작센터에서 SNS기초반이 있다는 광고를 컴퓨터로 접하고 등록해 가보니 베이비부머 수강생이 많아 정말 놀랬다 시작이란 이제까지 해보질 않던 것을 하는 것이니 두근거리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나처럼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면 척척 되던 시절을 겪은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한 울타리에 모아놓은 모습이었다. 켜고, 끄기부터 시작해 자판을 외우라는 숙제가 떨어졌고 독수리 타법을 생소한 10손가락 운지법으로 고치는데 집에 와서도 계속 연습하다보니 이젠 독수리 타법으로는 오히려 불편해지며 점차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애국가, 명시 등을 치며 어느 시점에서 행을 바꾸고, 여백의 아름다움을, 글자체의 종류와 적용 사례, 내용에 따라 한 장에 들어가는 글자 크기, 배열 그리고 속도를 익혀갔다 노트북을 하나 사 지참하고 교육을 받다보니 손에 익숙해져 슬슬 넘어가는 손놀림만으로도 신기했다 3개월 후 시험에서 1/2 합격선에 들어 심화반에 들어갔다 문제는 스마트폰이었다 컴퓨터와 함께 스마트 폰 교육이 병행되었는데 컴퓨터보다 어려운 게 스마트 폰이란 걸 처음 알았다 그러나 스마트 폰만 제대로 알면 컴퓨터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페이스 북, 트위터, 밴드로 영역을 넓히다보니 재미있어 하나하나 신기함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블로그, 카페, 동영상을 배우며 숙제는 간단했다 단 한줄, 한 컷도 좋으니 매일 올리라는 것이었다. 남들은 매일이라는 이게 쉽질 않았나보다 나는 무슨 일이든 남보다 빠르질 못 해 오죽하면 별명이 “느림보”일까. 그렇지만 느리기는 해도 꾸준함은 있기에 하루도 빠짐없이 올리길 해 3개월 후 1/2 탈락자 명단에서 빠져 전문가반으로 올라갔다. 구글의 여러 기능, 스프레드시트, 모두, 마인드맵, 음악 동영상 시간과 분위기에 맞는 것 골라 넣기, 유튜브 옮겨 자르고, 붙여 필요 부분만 사용하는 법 등을 신나게 배웠다 무엇보다 강사로서 PPT 배우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가장 백미는 누구나 팀을 이뤄, 새로 공부하시는 분들 기초반에서 선생님 보조강사 하는 것이었다. 그때 보조강사는 물론이고 누군가를 가르쳐봐야 가르치기 위해서도 자신이 배운 걸 제대로 익힐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수료를 위한 마지막 시험은 자신의 스프레드시트 만들어 자신의 전문분야 동영상 15분 이상 6개 만들어 그 주소를 넣을 것 SNS 관련 모임 6번 개최한 기록 만들어 넣을 것 타 SNS 관련 모임 6번 참석해 자신이 타 모임에서 기여, 보조한 기록 만들어 넣을 것 등을 스프레드시트 지정 란에 채우고 클릭 한 번으로 바로 열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니 거짓말도 못하는 것이었다. 강사다보니 내 강의 장면을 누군가 동영상 찍어주질 않으면 안 되는데 미리 알았으면 틈틈이 준비했으련만 발등에 불이 떨어져 약 한 달을 만사제치고 그 일에 매달려도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강의가 곳곳에 있어 첫 번째는 채울 수 있었다 SNS관련 모임 6번과 타 SNS관련 모임 참석은 동기생들과 짜고 서로 모임 주선하고 참여해 주는 것으로 하렸다가 선생님께 들켜 자신의 집 구역을 설정하고 그곳에서 모임 하라니 지역이 각각이라 동기들도 가고 오기가 버거워 잘 되질 않았고 나 자신도 멀리까지 찾아가 참석해 줄 형편이 되질 않아 애를 먹다 미완성인체 겨우 턱걸이로 수료증을 받고나니 어느새 1년이 지났다 평생 써먹을 걸 배웠는데 얼마나 큰 성과인가 스마트 폰이 내 손 안에 착 달라붙은 기분이다 바로 IT 비급은 내가 차지한 것이었다. 요즘 중학생 학습 방법은 한 반을 1팀 5~6명, 4~6팀에게 다음 시간 수업할 내용을 팀별로 나눠주고 각 팀별로 주제 만들어 PPT 만들어 발표하게 해 시험, 발표 각각 50%씩 반영 성적을 낸다고 한다. 효과는 팀웍의 중요성과 협동의 가치를 자연히 익히게 하며, 있을 수 있는 지진 한 친구를 어떻게, 각기 다른 능력의 조화여부, IT는 물론 회전식 역할분담까지 하다보면 자연히 인성을 익히고 학습을 놀이형태를 빌려 재미로 승화시키는 것이라 한다. 중학생들 IT 능력은 뛰어나다 노트북, 스마트 폰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장난감에 불과하다 우리와 실력인지도 모르고 일상에서 즐기며 놀이로 자유자재 다루는 그들과는 게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사실 버겁다 IT 도사되는 비급을 열어보니 “IT 지름길은 없다 꾸준히 만지며 실패하고 익히는 길만 있을 뿐이다“ 라고 쓰여 있었다.
- 2016-06-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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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세대 모임] 2060클럽 회원들의 특별한 노후 준비
-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휘슬이다. 그래서 노후 준비는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가재산 2060클럽 회장은 노후를 위한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자신의 말을 실천하는 것처럼, 그가 이끄는 2060클럽은 트레킹 모임이다. 1년여 만에 350명이라는 회원을 모으면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2060클럽의 의미와 트레킹의 끝없는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들어본다. 성공적인 노후를 누리는 많은 시니어들은 흔히 나이가 들어서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HR전문가 기업 피플스그룹의 대표이며 2060클럽의 회장이기도 한 가재산 회장은 ‘2060’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그는 2060은 ‘경제수명(經濟壽命) 2060시대’라며 20세부터 80세까지 60년 동안 일해야 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100세 시대 고령화 국가가 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최고의 ‘노테크(老TECH)’는 오랫동안 일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는 2060은 경제수명을 60년 가져가기 위해서 ‘20대부터 60년 일할 준비를 시작하고, 60대도 20년 더 늘려 80까지 일하자’는 의미입니다.” 노후 준비는 바로 지금 가 회장은 노후 준비는 퇴직 직전에 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노후 준비의 골든타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나이와 관계없이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는 그가 참고 사례로 주목하고 있는 나라는 장수국가로 유명한 일본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이미 국민의 23%를 넘었고,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6만 명을 넘는 세계 최고령국가다. 그래서 일본에는 100세 이상 일하는 현역들도 많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100세에 낸 라는 시집은 1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의 저자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는 올해 105세(1911생)지만 현역 병원장입니다. 그는 100세가 되던 해에 강의를 하러 우리나라 대학교를 다녀갔는데, ‘어떤 일이든생각하기 나름이며 늙는다는 것은 쇠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진정한 늙음과 젊음은 마음에 있다’는 의미인 겁니다.” 트레킹 모임 2060클럽이 추구하는 3무(無) 그가 회장으로서 운영하고 있는 이색 모임 ‘2060클럽’에도 그대로 붙여져 있다. 2060클럽은 80까지 건강하게 일하며 100세 시대를 살아가자는 트레킹 모임이다. “3년 전 우연히 네 명이서 여행사 광고를 보고 전남 여수에 있는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을 가게 되었지요. 동백꽃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섬이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절벽과 비경이 펼쳐지는 바닷길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트레킹이라는 걸 하면서 시쳇말로 ‘뿅’가버렸습니다. 이후 트레킹에 매료되어 서울 둘레길 157km를 완주하고 태안 국립공원 등을 다니면서 무척 좋아 그 멤버들이 나이가 들더라도 승합차 한 대 정도의 인원으로 계속 다녀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 이렇게 커졌습니다.” 우연히 그리고 취미로 시작한 2060클럽은 올해 5월을 기점으로 회원 수 350명을 넘어서며 성공적으로 순항 중이다. 2060클럽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누구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하게 되어 있습니다. 2060클럽은 남을 위해서라기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기 건강을 위해서 걷는 매력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오는 사람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런 분들과 걸으며 대화하는 사이에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배우면서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다 주말에 트레킹을 통해 충전도 하니 주말을 기다리게 되지요.” 모임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드러내듯, 2060클럽은 회비도 나이도 직업도 따지지 않는 3무(無)를 추구한다. 부담을 갖지 않고 즐기길 바라는 의도에서다.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단지 조건이라면 2060에서는 세 가지를 위해 노력하자고 합니다. 첫째는 일, 건강, 그리고 사랑 즉 3유(有)입니다. 여기서 당장은 일이 없더라도 좋지만 80까지 일하겠다는 생각을 갖는의지와 열정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하기 위해 건강해야합니다. 문제는 자신과 주위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걸으며 새로운 에너지 얻어 가 회장은 자신이 젊었을 때는 20여 년간 계단 오르기, 테니스, 등산 등 무릎에 안 좋은 운동만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보니 40대 후반부터는 운전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관절이 망가져 수술을 계획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트레킹을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멀쩡해졌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 집안에는 당뇨가 유전적으로 있어서 저한테도 경고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트레킹을 시작하고 지난 연말에 체크해보니 당뇨 수치가 90대로 떨어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강을 얻은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자연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과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는 게 제일 즐거운 일이지요.” 2060클럽이 주로 걷는 길은 전국에 대략 1600여 개가 형성되어 있는 트레킹 코스다. 또한 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훌륭한 코스들을 개발해 놓고 있다. “2060클럽에서는 매주 트레킹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서울 둘레길이나 북한산 같은 근교에서 걷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사들이 전국에 개척한 코스를 버스를 타고 다녀옵니다. 특히 분기에 한 번은 1박 2일 코스로 멀리까지 다녀오는데 그 활동이 회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기쁨 최근 은퇴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만들어지는 모종의 공백 현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지금껏 일만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막상 은퇴를 하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면서 우울해 하거나 부질없는 곳에 돈을 쓰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대안의 솔루션으로서 최근 다양한 시니어 모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제대로 운영을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가 회장에게 클럽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무엇이 중요했는지에 대해 물어보니 ‘열심히 일하며 트레킹으로 건강을 지키자’며 차별화를 추구했다고 밝혔다. 2060클럽이 일하는 시니어에게 필요한 건강 조건으로서의 트레킹을 추구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구성원의 성격도 정의해주고 있다. 일하는 일상을 지탱하기 위한 모임이라면, 구성원들 또한 의욕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 회장은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의 멋진 트레킹코스를 가보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커뮤니티들이 많아진다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고령화로 인해 국가 전체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세수도 줄고 노인 환자들은 늘어나 건강보험까지도 부족해지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광철 시인 “2060클럽은 ‘주고 또 주는(Give And Give)’ 관계” 걷는다는 것은 인생의 은유 같기도 하고, 직유 같기도 하다. 사람 안에는 길이 하나 들어 있어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듯 사람은 걷는 일로 인생길을 만들어 낸다. 마음에서 뽑아낸 길이 인생길이 된다. 2060클럽 가입을 권유받고 망설였다. 할 일은 없지만 늘 머릿속에는 글이 왔다 갔다 해서 하루 일상이 생각으로 일출이 오고, 생각으로 일몰이 오는 나 같은 사람에게 함께 걷는다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었다. 평생을 여행, 취재, 일로 돌아다니며 살아 걷기 모임이란 말에 별로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깔끔하고 안정된 사고의 소유자인 가재산 회장의 권유이기도 하고, 직접 만든 모임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다. 걷는 것은 평생의 내 일이기도 했다. 인생의 절반을 길에다 깔고 살았다고 할 수 있었다. 더구나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해져 있었다. 산길을 택해 걸으면 하루 종일 걸어도 사람 하나 만나지 못할 때도 있었다. 명산에는 사람이 넘쳐도 이름 없는 야산을 걸으면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하고 조용하다. 나는 산과 들을 걷고, 쉬고, 숲이나 간이역이나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자기를 많이 했다. 풀 위에 누워 자면 세상은 내 것 같았다. 더구나 비가 오는 날에 숲이나 들판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세상은 울림을 주었다. 비는 결이 있었다. 눈도 결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바람도 결이 있었다. 자연은 거대한 흐름이 있었다. 비나 눈이 올 때 물이 흐르는 바닥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비와 눈의 흐름이 보였다. 가슴 벅차게 하는 광경이었다. 새들의 군무 같고, 보리밭의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의 군무 같은 걸 느꼈다. 감동이 온다. 더구나 태풍이 오는 날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나무가 부딪히며 부러지고 폭우와 바람이 거칠게 지나가는 현장에서 흠뻑 젖어서 하늘을 보고 누워보라. 젖고 나서는 더 젖지 않는다. 두려움과 공포가 사라졌다. 묘한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2060클럽은 다른 세상이었다. 내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세상을 선물했다. 아름다움과 상쾌한 궤적을 만들어내는 곳을 찾아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구릉을 오르내리고, 산허리와 강을 휘어 돌며 대화를 나누는 기쁨은 또 다른 세계였다. 혼자 걸을 때의 쓸쓸함과는 다른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다.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사람이 좋아서 걷는 날이 기다려진다는 점이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만큼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나는 감히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그리움이란 별이 떠야 하는 거라고. 그리움이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존재할까 싶다. 걷기를 하면서 등산이나 혼자 걷는 것과는 다른 인간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선하면 선한 사람이 찾아오고, 거칠면 거친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2060클럽의 매력은 가재산 회장의 성격처럼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주고 또 주는(Give And Give)’ 관계의 설정에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걷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것으로 족한 모임이어서 부담 없는 모임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끌린다. 바람이 스치고 지나면서 꽃을 피우지만 소리치지 않고 지나가듯이 2060클럽이 그렇다. 무엇보다 같이 걷는 분들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한결같은 말에 덩달아 즐겁고 나 또한 걷는 것의 즐거움과 더불어 얻은 건강이 고맙다.
- 2016-06-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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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지에서 생긴 일] 장애인 엄마의 미소
- 몇 년 전부터 휴가철이 되면 아내는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매년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때마다 거의 일방적으로 필자에게 통보하곤 했다. ‘가도 되느냐?’가 아니라 ‘간다!’라고 했다. ‘가지 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예약을 다 마쳐 놓은 상태에서 그냥 참고로 알고 있으라는 식이었다. 은근히 부화가 나 필자도 아내처럼 결행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으나 불가능했다.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 중에 같이 휴가를 떠날 사람을 찾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찾아낸 방법이 혼자 휴가를 떠나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진정한 휴가는 ‘아내와 같이 가지 않는 나만의 휴가’라고 으스대기도 한다. 이런 필자에게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 아니냐고 하면서도 은근히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내의 일방적 여행 통보를 걸고 넘어져서 몇 년 전부터 ‘나 홀로 휴가여행’을 즐기고 있다. 작년 휴가는 늦가을에 제주로 갔다. 서귀포시 어느 수도원에서 주관하는 명상과 걷기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매일 주는 대로 먹고 데려다 주는 곳에 내려서 하루 종일 걷고 다시 숙소에 오면 아무생각 없이 자면 되는 일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서울에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아주 수동적이며 생각이 필요 없는, 그래서 일상을 보내면서 머리를 텅 비울 수 있는 며칠 동안의 시간이 기다려졌다. 필자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이 40여 명 정도 됐다. 부부가 같이 온 팀도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온 나이 지긋한 여성 시니어가 많았다. 혼자 온 사람은 필자가 유일한 것 같았다. 자녀와 엄마가 같이 온 세 팀이 있었는데 그 중에 두 팀은 초등학교 6학년 딸과 엄마 커플이었고, 한 팀은 10대 후반의 심신 장애가 있는 아들과 엄마였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은 같은 학교 친구라고 했다. 아주 활발하고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대체로 어른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얘기했는데도 오고 싶다고 해서 양쪽 집 엄마들이 따라나선 여행이라고 했다. 어른들도 힘든 걷기코스를 날아다니듯이 뛰기도 하면서 잘 걸었다. 문제는 그 중 한 엄마였다. 사사건건 딸아이의 행동을 참견하고 잔소리를 했다. 심지어 밥 먹을 때 반찬 가리는 것까지 나무라곤 했다. 같은 상에서 밥을 먹던 필자가 불편함을 느낄 정도였다. 몇 번은 외진 곳에 데려가서 심하게 야단을 치기도 했다. 반면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는 늘 미소를 띠고 있었다. 용눈이 오름을 오르는 내내 아들 뒤를 따라가면서 멋진 경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곶자왈 원시림의 어둡고 미끄러운 돌길을 걸을 때는 아들이 위태위태하게 걷는 모습을 뒤에서 가슴 졸이며 조용히 따랐다. 김대건순례길에서는 뜨거운 가을 햇살에 땀 벅벅이 된 아들과 제주의 쪽빛 바다를 함께 바라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떨리는 손으로 밥과 반찬을 식판에 떠서 엄마가 기다리는 식탁으로 불안하게 걸어오는 아들을 그는 미소 띤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마지막 날 수도원 마당에선 모두 기념사진을 찍기 바빴다. 며칠 간 사이가 좋지 않던 그 모녀도 사진을 찍고 있었다. 딸에게 사진을 부탁한 엄마가 뒷걸음치다가 그만 벽돌에 걸려서 쿵 소리를 내면서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얼굴이 벌겋게 돼서 일어선 엄마는 관객도 아랑곳하지 않고 벽돌이 뒤에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은 딸을 심하게 나무랐다. 그때 딸아이의 말이 걸작이었다. “엄마는 내가 뒤로 넘어졌을 때 너는 눈도 없냐고 그랬잖아!” 아주 수동적이고 게으른 일상을 즐기려고 혼자 떠난 늦가을 휴가는 필자에게 자연과 타인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선물로 주었다. 몇 개월이 흘렀지만 대나무 지팡이를 들고 곶자왈 어두운 원시림 미끄러운 돌길을 위태롭게 걷는 아들 뒤에서 조용히 따르던 그 어머니의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비우려고 떠난 필자에게 진정 비우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아름다운 미소였다.
- 2016-06-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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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라이프] ‘행복한 실버’ 진짜로 필요한 건 ‘취미생활’
- 10년 전쯤 동문회 송년회에서 대선배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경제학 교수님으로 장관급 고위직까지 지내고, 70대 중반에 본인 말로 ‘백수’ 생활을 하는 분이었지요. “65세에 대학에서 정년 퇴임하고, 석좌교수 예우를 받으며 70세까지 일하다 몇 년 전 은퇴를 했다. 평생 교단에서 ‘노동은 고통(PAIN)’ 이라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사실이라 믿고 가르쳐왔는데, 최근에서야 노동은 행복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재미없고 외롭다. 현재 일하고 있는 후배들! 가능한 한 오래 버텨라!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행복과도 이별이다.” 평생 일의 노예처럼 살아온 분들의 노후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몇 분의 말씀 후에 제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대선배님 말씀에 한편으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평생 일에만 매달려 살고 있지만, 돈과 일만으로 인생의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 버는 일은 중요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이해관계로 연결되지 않는 인간관계와 취미를 가꾸는 노력도 긴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야생화를 촬영하는 취미를 가지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가족 같은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힘든 일이 생겨도 ‘뷰 파인더’ 속에서 야생화를 들여다보는 순간 행복감에 도취하게 됩니다. 저는 은퇴를 해도 야생화와 카메라와 그 친구들이 있기에 삶이 무료하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살 것 같습니다.” 사전을 찾아 보면 취미란 ‘인간이 금전적 목적이 아닌 기쁨을 얻는 활동’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대우증권이 2014년 말에 50세 이상의 주요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니어 노후 대비 실태보고서’ 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들에게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평생 동안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지 못한 것’ 이라고 했습니다. 또 미국의 금융전문가인 웨스 모스는 46개 주에서, 1400명의 은퇴자를 대상으로 ‘행복한 은퇴생활의 조건’을 조사하여 “행복한 은퇴자는 3~4개 정도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취미가 없는 인생은 향기가 없는 꽃과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향기가 없는 꽃에는 꽃과 나비가 꼬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 인생은 무료하고 외로울 것입니다. 나이 들어 새롭게 시작한 취미활동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삶의 향기를 전해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진을 통해 만나게 된 류신우 토목기술사(1943년 생)는 은퇴한 이후, 2003년부터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잡았는데, 이제는 토목 전공이 아니라 사진 전공이라고 할 정도로 사진촬영은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틈틈이 지난 10여 년간 찍어온 사진파일들을 정리하여 국제사진예술연맹(FIAP)이 인증하는 국제사진공모전에 출품하고 있습니다. FIAP는 유네스코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NGO기관으로 승인한 예술단체인데, 그는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국제사진 공모전에서 293점의 작품이 수상 혹은 입선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국제사진예술연맹의 사진작가 칭호를 받은 사람이 없는데, 앞으로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면 류신우씨는 우리나라에서 FIAP가 인정하는 사진작가 제1호가 될 전망입니다. 그는 “일을 할 때는 늘 사람과의 경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지내 왔는데, 사진은 경쟁 상대가 없어서 좋았다. 마음에 드는 피사체를 만나 렌즈로 들여다보면서 피사체와 나 사이에 서로 감정이입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커다란 희열을 맛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몸이 아파도 카메라만 들면 힘이 저절로 솟구친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취미는 인생의 오아시스’ 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척박한 사막에 도전하는 것은 그 속 어디엔가 오아시스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좋은 취미는 사막보다 더 외롭고 혹독할 수 있는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취미는 사람을 살리는 취미이기도 합니다. 제가 일을 통해 알게 된 H 회장(1946년 생)은 비교적 규모 있는 중견 건설기업을 운영하던 중,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자신이 평생 일구어 온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렸습니다. 그는 부도 위기에 몰리자, 자기가 사는 집까지 포함, 100억원에 가까운 사재를 몽땅 털어서 회사를 정리하고, 전 가족이 수년간 월셋집을 전전한 양심적인 기업인이었는데, 부도 이후 1년이 지난 어느 날, 연락을 해 왔습니다. 송파의 어느 포장마차에서 만난 초췌한 모습의 그와 소주 몇 병을 비우면서 위로를 한답시고 한 말이 “사진을 배워라. 사진에 심취하게 되면 그 속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몇 년이 흐른 지난해 11월 경, 그로부터 SNS를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 그는 허리를 다쳐서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있다면서, 자신은 수년 전 사진을 배웠고, 이제는 사진이 가장 소중한 인생의 반려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최근에 만난 그는 사진을 시작한 이후로, 어린 시절 살았던 시골장터가 생각나 전국의 오일장과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테마로 사진을 찍고 다닌다며, 최근에는 6개월 코스의 사진스쿨에도 등록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때 극단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사진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엄중한 것인가를 느끼게 되었다. 사진이 나를 살렸다.”고 얘기하더군요. 가끔 SNS를 통해 대하게 되는 그의 작품들 속에는 고달픈 삶 속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텨내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절절하게 느끼게 됩니다. 저 역시 사진이라는 취미활동을 통해 은퇴 이후의 삶을 재미있고, 윤택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2003년부터 야생화 사진촬영에 취미를 붙이게 되었고, 급기야는 그 재미있는 골프마저도 끊어 버리고, 역시 사진을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주말이면 짐을 싸 들고, 카메라 메고, 차를 몰고 꽃을 찾아 전국의 강산을 헤매고 다니는 생활을 해 왔습니다. 수년 전부터는 아내가 야생화 대신 새를 찍기 시작해 요즈음은 함께 다니는 빈도수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60 중반을 넘어서 주변으로부터 “사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는 얘기를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부부공동의 취미생활을 통해 얻게 된 소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야생화 촬영을 통해서 얻게 된 또 한 가지는 꽃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해관계를 떠난 만남이었습니다. 2005년 봄, ‘들꽃마을’ 이라는 야생화 사진 동호회를 통해 맺어진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족 이상으로 끈끈한 정을 나누는 관계입니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과 이런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게 제게는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입니다. 이란 책(부제 : 날마다 즐거운 생활)을 펴낸 고민숙 작가는 “취미는 혼자이면서도 혼자이지 않은 듯 즐길 수 있었던 일상의 재미난 놀이” 라고 정의하고, “취미의 발견이란, 나를 발견하고, 주위를 발견하고, 일상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니어 세대의 많은 분들이 스스로 취미를 발견하고, 그 취미 생활을 통해 누군가에게 새로운 ‘취미 발견’의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다면 그 시니어라이프야말로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저는 손자들이 야생화를 바라보며 그 강인한 생명력을 배울 수 있도록, 그리고 사진이라는 취미를 통해 어려서부터 스스로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기회 있을 때마다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한 현우와 승우에게도 사진찍기를 가르치려고 합니다. >> 글 조용경(趙庸耿) 포스코엔지니어링 상임고문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을 거쳐 포항제철(현 포스코)에서 故 박태준 회장의 비서부장 홍보부장과 회장 보좌역으로 일했다.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신도시사업본부장과 포스코엔지니어링(전 대우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 포스코엔지니어링 상임고문, 한국트라이애슬론연맹 부회장,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 2016-06-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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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유혹 Part 1 문사철] 문사철(文史哲)이 묻어나는 삶, 인문학과 교제하다 성찰에 빠지다
- 박원식 소설가 인문학 열풍이 거세다. 인문학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강좌와 콘서트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얼마 전 나는 찻집에서 지인을 기다리다가 옆 자리에 앉은 50대 꽃중년들이 열띤 토론을 하는 걸 보았다. 조정래의 장편소설 을 두고 벌이는 갑론을박이었다. 은 여순반란사건부터 6·25 전쟁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동과 굴곡을 파헤친 소설로 분단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다. 봄날의 햇살이 화사하게 들이치는 찻집 창가에 둘러앉은 꽃중년들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역사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 모두 흐뭇하게 합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한 아줌마가 조정래 소설의 문체가 지닌 몰개성(沒個性)을 문제 삼으면서 갑자기 논쟁의 장으로 변했던 것이다. 꽃중년 특유의 드높은 목청이 실내 가득 번지어 자못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나의 귀는 은근히 즐거웠다. 흔히 찻집에 모여 앉은 아줌마들의 화제라는 게 돈 얘기나 건강 타령, 또는 자식 자랑 따위의 수다이기 십상이지 않던가. 범속한 일상의 권태와 스트레스를 그저 범속하게 푸는 일을 타성적으로 반복하는 게 우리네 삶이지 않던가. 그러나 이 아줌마들은 ‘역사’와 ‘문학’을 얘기하며 봄꽃처럼 생동하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신선하고도 수려한 정경이었다. 알고 보니 이들은 해방전후사를 주제로 삼은 어느 인문학 강좌의 수강생들이었다. ‘문사철(文史哲)’에 주목하는 이유 인문학이란 한마디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삶에 관한 통찰을 돋울 수 있는 공부이다. 머리에 지식을 우겨넣는 지식 축적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파랑(波浪)을 유쾌하게 건널 수 있는 구체적 항해술을 배울 수 있는 지혜의 전당이다. 자비로운 신에게 의탁하고서도 어쩔 수 없이 엄습하는 불안과 고독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얻어올 수 있는 노하우의 숲이다. 나이를 먹는 일, 늙어가는 일은 쾌거일 수 있다. 내부에서 날뛰는 욕망이라는 망둥이를 잘 제어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살아온 경륜의 힘으로 눈 없이 헤매는 욕망에 눈을 달아줄 수만 있다면 노경(老境)이란 실로 삶의 절정일 수 있다. 그러나 욕망이라는 놈이 어디 만만하던가. 인간의 모든 문제는 결국 욕망이라는 난적을 어떻게 해치우느냐에 달려 있다. 인문학이라는 인간학에 조예를 키울 경우 이 난처한 욕망의 농간을 제어할 병법을 체득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른바 ‘문사철(文史哲)’, 즉 문학, 역사, 철학으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결국 인간의 욕망이 움직이는 방향과 동향을 성찰하고 통찰하게 하는 학문이 아니던가. 시니어의 삶에 문사철이 붙어 있을 경우 더 즐겁고 더 행복할 수 있다.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노년의 정신에 촉과 가락이 서려 새삼 감각적일 수 있으며 한결 치열할 수 있다. 세상은 그럴싸한 욕망들이 날뛰는 난장이지만 대체로 재미가 없다. 삶이 재미없는 건 빤한 수족관처럼 너무도 범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문학과 긴밀한 교제를 할 경우, 범속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인간이라는 고등동물이 한낱 진부한 습성의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나 자신이 밤하늘에 빛나는 초록별 하나처럼 고귀한 존재라는 것을, 현실의 억압과 틀에 얽매일 수만은 없는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삶이 마땅하다는 것을 인문학은 일깨워준다. 인문학에 취하다 내가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아울러 여자로 몸 바꾸어 조선을 만날 수 있다면, 꼭 한번 만나 수작을 걸어보고 싶은 사내 하나가 있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다. 예술에, 학문에, 처신에 추사는 인생의 모든 종목에 탁발(卓拔)했다. 타고난 준재였는가 하면,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과도 같은 존재였다. 추사를 생각하면,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하던 그가 다 쓰러져가는 움막에서 홀로 엄동설한을 견디던 모습이 떠오른다. 병든 몸으로 사시나무처럼 삭풍에 떨면서도, 지팡이를 짚고 허리를 곧추세운 자세로 방바닥에 앉아 밤을 지새웠다는 게 아닌가. 후세 사람들 그 누구도 추사의 정신세계를 따를 수 없다는 게 이미 중론이지만, 추사가 지녔던 시적 상상력, 다시 말해 문기(文氣)라는 건 가히 독보적이자 독창적인 것이었다. 추사는 이 장려한 자기 세계를 무엇으로 구축했는가. 모태에서 받은 천품(天稟)이라는 게 있었겠지만, 그 무엇보다 문사철의 힘이 그를 추동했다. 문사철의 방대한 섭렵과 그에 따른 도저한 서권기(書卷氣)! 추사는 그 자체로 인문학의 바다이자 대륙붕이었다. 공부가 많았으니 혜안이 열렸으렷다. 삶이란 실로 가소로운 곡예일 수 있으나 추사에 이르러선 얘기가 달라진다. 추사는 이마에 매단 등불처럼 환한 혜안으로 걸릴 게 없는 활보를 거듭했으며, 예술과 학문의 산정에 도달했다. 풍류에도 소홀한 바가 없었으니 그가 후끈하게 열을 냈던 로맨스가 한둘에 그치지 않는다. 이 매력적인 조선의 인걸이 지구 위에 살아가는 남정네들에게 널리 권장한 풍류의 필수 종목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독서요, 둘째는 여색이고, 셋째는 음주다. 고명한 사대부가 웬 여색과 음주를 권했을까, 그렇게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셋 중 독서를 으뜸으로 내세운 데에서 추사의 깊고 깐깐한 속뜻을 읽을 수 있다. 세상을 견디자면 때로 주색잡기도 썩 괜찮은 묘약일 수 있지만, 그러나 야야, 놀 때는 흐벅지게 놀더라도 미리 공부부터 해두렴! 이런 훈계였을 게다. 나날이 일삼은 독서로 세상 물정과 인간에 대한 개안이 있고 난 뒤여야 풍류도 비로소 떳떳하다는 경책일 게다. 삶을 읽는 꿈과 지향을 가지지 못한 자는 여색과 음주를 즐길 자격조차 없다는 힐난으로도 들린다. 추사뿐이랴. 아름다운 생을 살다 떠난 사람들의 족적엔 인문학적 수련과 체험의 양광(量光)이 아롱진다. 인문학의 저수지에 풍덩 몸을 담가 얻은 에너지로, 삶의 시원한 지평을 향해 걸어갈 수 있다는 얘기는 신빙성 있는 오래된 뉴스다. 시니어들은 대체로 건강과 시간, 그리고 돈을 행복의 척도로 여긴다. 그러나 이것들에 관한 과욕은 오히려 타락을 부추긴다. 인문학이 유혹하는 대로 부응하여 지혜를 거둬들일 경우 행복의 척도부터가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인문학은, 물신(物神)이라는 주님에게 길들여진 욕망기제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혀 다른 삶의 대안과 상상력을 열어주기도 한다. 인문학이라는 성찰의 숲에 뛰어드는 일은, 그래서 기쁜 제전이다. >> 박원식 소설가 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배운 작가다. 등의 저서가 있다.
- 2016-06-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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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도사되는 방법] 일단 부닥쳐보면 별거 아니야!
- “시작이 반이다”란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걱정 이전에 일단 부닥쳐보는 것이 가장 좋음을 경험으로 터득하고 있다. 우물쭈물하다보면 후회하게 된다. 일상에서 새로운 분야로의 접근은 그리 수월하지 않다. 원래 인간은 변화를 싫어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사람의 뇌는 몸으로 들어오는 산소나 영양의 20%를 혼자서 소비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가능한 한 다른 쪽으로 에너지 쓰기를 꺼린다. 지금 하는 대로 살기를 바라게 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작심삼일이 되는 이유다. 지금은 소셜미디어 시대다. 그 변화의 속도도 눈 깜빡할 사이에 바뀐다. 대충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뒷짐 지는 자세를 벗어나는 일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대충 살면 되지, 무슨 IT를 배워!”라는 마음의 탈피다. 직접 부닥쳐보면 별거 아니다. 필자는 직장 다닐 때 직원들에게 사소한 것까지 도움받았다. 특히 컴퓨터 관련 사항이 그랬다. 필자 역시 그런 부류였다. 퇴직하고 나니 컴퓨터와 관련한 사항은 정말 문외한이었다. 직장 다닐 때 좀 신경을 쓸 걸, 후회스러웠다. 후회막급이었다. 그런데 19년 전 이런 필자에게 혁명이 일어났다. “안 될 것이 뭐 있겠어!” 대구에 사는 중학교 여자 동창의 권유로 블로그 운영에 도전했다. 당시는 글이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서는 “태그”라는 컴퓨터 전문 명령어를 사용해야 했다. 용어도 낯설지만 자판을 치는 것부터 서툴러서 시간이 이만저만 걸리는 것이 아니었다. 때로는 귀찮기도 하고 짜증도 생겼다. 반면에 오기가 발동했다. “꼭 해내고 말 거다!” 꾸준하게 하나둘 배우고 익혔다. 그런 덕분에 필자의 당시 블로그 “촌놈의 세상보기”가 상위에 자리매김하기도 하였다. 세상사 마음먹기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2007년에 블로그 운영을 필수로 하는 “유어스테이지”라는 포털 사이트가 공모했던 시니어 리더에 뽑혀 블로그 활동을 더 집중하게 돼 2011년도 대한민국 100대 우수블로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혼자서 공부하고 배워가는 방법도 있으나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소속돼 함께, 더불어 익혀가는 것도 IT를쉽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었다. 혼자서 하게 되면 중단하기 쉽기 때문이다. 지금은 SNS를 위시한 IT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 주변에 널려 있다. 예전과 달리 활용방법이 간편해지고 쉬워졌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누구나 쉽게 알아갈 수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나 장비도 쓰기가 무척 편해졌다.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뒤처지는 삶을 살아야 하는 시대 아닌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시대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 행동이 다소 느려지기는 했어도 시니어의 경험과 생활에서 얻은 지혜라는 큰 자산을 배경으로 직접 부닥치면 못 이룰 것이 하나도 없다. IT 도사가 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 2016-05-3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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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에이징] 지긋지긋한 무릎관절염, 속 시원한 해결방법은?
- 최근 날씨가 좋아지면서 시니어들의 야외활동이 급격히 증가했다. 걷기, 등산 등 건강을 위한 운동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야외활동을 할땐 부작용으로 각종 질환이 따른다는 것이다. 기미, 잡티에서부터 허리디스크, 진드기까지. 그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의 신성일(申性一) 교수와 연세에이스정형외과 전재훈(田在勳) 원장을 통해 퇴행성관절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무릎연골은 저축과 같은 재산입니다”라는 말로 신성일 교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릎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인데 재산이라니, 무슨 의미일까? “연골은 3무(無)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신경과 혈관, 임파선이 없는 신체 조직이란 이야기죠. 이것은 연골이 재생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연골은 한 번 다치면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축이라면 모을 수도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한다. “저축이라고 말한 이유는 언젠가는 줄어들어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은행 통장의 돈을 관리하듯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물 쓰듯 낭비하면 언젠가는 연골이 바닥나 고통받게 되고, 제대로 아껴쓰면 오랜 기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흔히 무릎관절염이라고 말하는 퇴행성관절염은 왜 생기는 것일까? 전재훈 원장은 노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랜 기간 관절 연골을 사용하면서 마모되는 것이 큰 이유입니다. 이외에 유전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 젊을 때의 외상이나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직업과 생활환경 무릎에 큰 영향 전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은 직업이나 살아온 환경에 따라 발생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장이나 도배, 농사와 같이 어려운 자세에서의 작업이 많거나, 계단 청소와 같이 무릎을 많이 움직이는 직군에서 특히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폐경과 관련이 많고, 60대 이후 발병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뼈가 약해지면서 퇴화가 빨리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방지하기 위한 영양 공급과 적절한 운동이 함께 수반되어야 합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 무릎까지 문제가 생길 경우 환자가 심리적으로 더욱 힘들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몸을 움직여야 하지만 운동이라고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신성일 교수는 운동은 몸을 강하게 만들고, 뼈를 튼튼하게 해 줄 것 같지만 적절한 처방 없이 무턱대고 몸을 쓸 경우 되레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퇴행성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체중입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그만큼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도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체중 1㎏을 감량하면 실제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3㎏정도 줄어든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걱정 중 하나는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의 운동 열풍입니다. 등산과 걷기가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는데, 본인의 몸 상태에 맞게 적당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무릎과 관련해선 근육 강화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아플 때는 운동으로 이겨내려 하지 말고 휴식과 치료를 권합니다.” 이렇듯 과한 운동을 피하면서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딜레마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숙제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고통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고, 늘어난 체중이 무릎에 고통을 주고, 이 때문에 운동반경이 더 좁아져 체중이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체중부하운동으로 체중 조절해야 의사들이 권하는 운동은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비체중부하운동이다. 이번에 만난 두 전문의 모두 누워서 자전거 타듯 하는 다리 운동이나 수영을 추천했다. 두 가지 모두 무릎에 체중이 실리지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도 체중의 부하를 덜 받는 운동으로 꼽았는데, 자전거는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악화시킬 수도 있어 사전에 상담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는 단계별로 달라지는데, 초기에는 생활환경 개선이나 운동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신성일 교수의 설명이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나이와 체중, 직업, 질환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상태에 따라 적당한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약을 쓰지 않거나 소염진통제를 처방해 치료하고, 심한 경우는 흔히 이야기하는 무릎연골주사를 통해 무릎이 보다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무릎연골주사는 연골 성분의 하나인 히알루론산이 주성분인데, 무릎관절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일부에선 이 무릎연골주사를 만병통치약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무릎연골주사는 단순 윤활유 역할만 할 뿐 손상된 연골을 재생 시키는 등의 치료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환자마다 그 효과가 달라, 길게는 반년 정도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별 영향을 받지 못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때문에 모든 퇴행성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 밖에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이 있다. 그러나 치료비가 800만원에 달하는 등 엄청난 고가인 데다가, 확실하게 줄기세포가 연골로 분화되는가에 대한 의견이 의사마다 분분한 상태다. 극적인 효과 가져오는 인공관절 수술 만약 더 심한 상태라면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과 무릎 인공관절 수술 두 가지가 있다.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은 연골에 외상을 입었을 때나 외상을 입었던 무릎에 예방적 차원에서 주로 하는 수술로, 고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에는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관절로 인한 고통이 너무 크거나 손상이 심해 손쓸 수 없을 때 선택하는 것이 바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체중을 받치고 있는 두 개의 무릎관절 중 안쪽이나 바깥쪽에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무릎 인공관절 부분치환술과 전체 관절을 교체하는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로 나뉜다. 부분적으로 교체하는 경우는 O자 형태의 다리 모양 때문에 관절 한쪽에만 관절염이 진행됐을 때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전치환술은 관절 부위가 심각한 상태일 때 마지막 방법으로 사용한다. 수술 후 완전히 적응되고 나면, 고통이 극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환자들이 먼저 조르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수술은 환상적인 영화 속 인공 장비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전재훈 원장은 경고한다.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특히 입식 생활을 하는 서양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죠. 하지만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 환자들의 경우에는 다소 다릅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환자들의 만족도는 60~70%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족도가 떨어지는 원인은 인공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인 데 있습니다. 젊은 사람의 정상적인 관절은 최대 145~155도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지만, 인공관절은 그것에 못 미치는 125~135도 정도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양반다리’ 같은 자세는 어려워지는 셈이어서, 방바닥 생활을 원하는 환자들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인공관절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의 환자에게는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적응 전까지는 고통이 수반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이나 보행은 전혀 고통없이 할 수 있게 된다. 적응정도에 따라서는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는 것이 의사들의 설명이다. 이 인공관절 수술에 또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체력과 나이다. 관절 전체를 들어내는 대수술이다보니 수술을 견딜 만한 체력과 나이가 필요하다고 신 교수는 조언한다. “이 인공관절 수술은 시기를 놓치면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비교적 젊다 해도 퇴행성관절염을 오랫동안 앓아 심한 운동 부족인 상태라면 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른 후에야 수술이 가능해집니다. 만약 너무 고령이어서 수술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환자가 원한다 하더라도 쉽게 수술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보통은 75세가 넘으면 수술이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고 권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무릎관절은 고통이 수반되는, 쉽게 봐선 안 될 큰 수술이다. 과거에는 환자의 체력을 고려해 한쪽씩 수술을 했지만, 한쪽 수술을 하고 나면 다른 쪽 수술은 거부하는 환자들이 늘자 아예 양쪽을 하루에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 됐을 정도다. 신 교수는 “몸은 이상이 생기면 신호를 보내 줍니다. 무릎의 경우 보통 ‘고통’이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이를 무시해선 안 됩니다. 무릎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반드시 수영이나 누워서 하는 안전한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제때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받고 싶어도 때를 놓치면 의사도 손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우선 상담을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무릎에 좋다고 알려진 클루코사민은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효과가 없고 당 성분으로 인해 혈당 조절에 장애가 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퇴행성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기능성 신발 중에 상당수는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만 부드럽고 푹신한 신발은 연골의 충격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신발을 고를 때 참고해야 하고, 실내에서도 푹신한 실내화를 신는 것이 좋다고 의사들은 조언했다.
- 2016-05-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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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문화]“젊음이 넘치는 섬, 필리핀 보라카이!”
- 정열과 환희가 넘치는 섬 필리핀 보라카이 섬을 다녀왔다. 눈부신 햇살, 블루레몬에이드 같은 바다, 먹어도 먹어 도 물리지 않는 망고쥬스. 우리가 꿈꾸는 홀리데이 그 이상을 채워줄 보라카이를 소개해 본다. 필리핀은 총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진정한 다도해 국가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섬을 자랑한다. 그 중에 800여 개의 섬에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가졌다. 특히에메랄드 빛 바다는 필리핀 바다의 상징이다. 필리핀은 크게 3지역으로 나눈다. 북부지방인 루손에는 수도 마닐라가 있어 경제의 중심지고, 남부지방인 민다나오는 불안한 정치로 쿠데타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며, 중부지방인 비사야스는 휴양의 중심지인 보라카이와 세부 팔라완이 있는 곳이다. 필리핀은 지방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보라카이에서는 아클란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보라카이 섬! 말로만 듣던 환상의 섬을 가기 위해 현지 공항에서 내리던 순간 필자는 혼란스러워졌다. 공항이 국의 조그만 기차역만큼이나 협소하고 정리돼 있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입국 차도 허술하면서도 무척이나 까다로왔다. 더구나 면세품에 대한 절차가 쓸데없이 엄격해 걸리기만 하면 폭탄 요금을 맞게 된다. 단단히 한몫 챙기려는 술수가 나의 환상여행 첫인상을 장식하고 말았다. 지저분한 공항을 나서자 숨이 막히도록 뜨거운 바람이 불었다. 마중 나온 현지 가이드를 따라 승용차를 타고 섬으로 향한 1시간 20분 동안 편도 1차선으로 이어지는 시가지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빌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양쪽 길가로 늘어서 있는 주민들의 옷은 볼품 없었다. 질서 없이 오가는 오토바이 삼륜차가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굉음소리도 전율을 느끼기 충분했다. 정신없이 15분 가량을 혼란 속으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제3의 세상 여행객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곳은 바로 옆 블록 이었다. 호텔 앞에 다 달았을 때는 앞서가는 선진국이었다. 진입로에 펼쳐진 원주민의 고된 삶과 이방인들의 부로 형성된 환상의 세계는 그야 말로 묘한 힐링을 선사해주었다.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끝이 없이 이어진 백사장, 길게 늘어서 있는 키가 큰 야자수, 문만 열면 쏟아지는 에어콘의 시원함, 설탕가루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화이트 비치…. 천국이 따로 없었다.아침에는 멋진 부페조식과 숙소 바로 앞에 펼쳐진 수영장에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낮에는 맛사지 천국의 각종의 서비스로, 초저녁엔 붉게 물드는 석양과 함께 하는 신나는 뱃놀이와 스쿠버 다이빙이 이어진다. 하늘과 바다를 모두 내것 처럼 맘껏 소유한다. 그리고 육지의 밤에 펼쳐지는 불타는 젊음의 마당에 앉아 그 유명한 산미구엘 맥주 한 모금은 반복되는 일상을 탈출하기에 아주 충분했다. 길게 이어지는 화이트 비치 해변가 주변에는 각종의 현지 식 먹거리들이 즐비해 있고 감동으로 버글 대는 사람들이 미어 터진다. 지상낙원의 섬에서 맛보는 다양한 요리들, 더구나 우리나라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밤의 시작부터 깊어질수록 쿵쿵대는 음악소리, 젊음과 낭만이 출렁대는 심장의 소리들이 특별한 추억으로 낮과 밤의 두 얼굴 되어 총천연색으로 해변을 수놓는다. 특히 맛사지를 좋아하는 필자는 전 일정 내내 각종의 스파 서비스를 받았다. 천차만별의 스파가 화려하게 또는 고풍스럽게 전세계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열심히 달려온 우리 시니어 들에게는 환상의 보답이었다. 살면서 누구나 여행은 선호한다. 모든 게 만사 귀찮을 때는 여행의 참 맛을 느끼는 것도 인생을 사는 한 방법일 것이다. 다 안정된 다음에 라고 하지만 우리 삶에는 안정이란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다리 떨리지 않을 때 그저 심장이 떨릴 때 그때, 떠나라고 한다. 더 늦기 전 어느 날에 훌쩍 떠나 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할까? 이글거리는 자연 아래 조금 타면 어떠랴. 젊음이 들끓는 곳에서 그들과 함께 잠시라도 동행 하는 것, 어차피 삶의 주어진 시간 속에 무거웠던 몸을 맡기고 맛사지 받으며 둥둥 떠보는 것도 시니어 들의 멋진 일상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모든 일정을 끝내었다. 다시 검은 얼굴로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현지인들의 빈곤함을 거쳐 공항으로 향했다. 세상에는 빈부가 함께 공존한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그 또한 삶의 일부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다른 매력을 느끼며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새삼 느끼는 천국의 행복 대한민국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 옛날에 초가집이 아닌 고급스러운 저택 같은 곳, 세계 1위인 우리나라 공항이었다. 새삼 깊은 감사와 안도를 느꼈다. 필자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 2016-05-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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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119] 틀니는 정말 노화의 상징일까?
- 아마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단어 중 하나는 ‘틀니’일 것이다. 틀니가 노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틀니는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사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하는 요즘 세상에 모형같은 이빨을 넣었다 뺐다 한다니. 그러나 아직도 틀니는 그 존재 이유를 꾸준히 증명하고 있고, 치과에서 고유한 치료방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왜 그런지 이든치과의원 윤득영 원장을 통해 알아보자.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틀니를 사전적 의미로 정의하면, 의치를 만드는 방식 중 무치악 환자를 위한 완전 틀니를 이야기한다. 즉 위쪽 혹은 아래쪽 치아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치아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일종의 가짜 이빨을 말굽 모양의 틀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총의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는 치아가 모두 사라진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을 틀니라고 생각하지만, 치아가 부분적으로 상실된 경우 이를 대신하는 의치도 ‘부분 틀니’라고 부른다. 물론 모든 치아가 다 상실되었을 때 치료하는 방법이 틀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치과에서는 임플란트를 활용한 치료 방법이 활발하다. 틀니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 틀니가 아직까지 치과에서 애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용이다. 임플란트 한 개의 시술 비용이 100만~150만원 수준인 것에 비해, 틀니는 윗니나 아랫니 한쪽 면 전체를 치료하는 데 150만원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치과 보철 치료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에 반해, 틀니 치료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올해 7월부터는 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춰진다. 보험 적용을 받을 경우 환자가 부담해야 되는 비용은 동네 치과의원을 기준으로 55만~65만원 수준이다. 사용 불편해도 고통 적고, 치료기간 짧아 틀니가 갖는 또 하나의 장점 중 하나는 치료 기간이 짧고, 특별한 고통 없이 시술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윤득영 원장은 그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치아가 없는 무치악 상태에서 틀니 치료는 잇몸 모양의 본을 떠 틀니를 제작한 후, 음식을 씹는 운동인 저작(咀嚼)이 제대로 되는지만 확인하면 될 정도로 간단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공포를 갖는 치과 치료는 치아를 깎는 고통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끄러운 소음이 원인인데, 틀니 치료는 그 과정이 없어 고령의 환자들이 어렵지 않게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고령 시니어들의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임플란트 시술은 이런 질환이 심한 경우엔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반해 틀니는 심한 장애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기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 치과에서 잇몸 모양의 본을 뜨면 보철을 제작하는 치과기공사에게 제작을 의뢰한다. 치과기공사들이 틀니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7~10일 정도다. 일반적으로 5개월 내외가 소요되는 임플란트 시술에 비해 훨씬 짧다. 시니어들의 틀니에 대한 의구심 중 하나는 외모에 관한 부분이다. 틀니를 착용하면 상대가 알아볼 정도로 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윤 원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재질 등 여러 가지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자연치아와 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무치악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 잇몸 속 뼈가 내려 앉아 있는 경우에는 틀니가 잇몸을 가려주기 때문에 임플란트보다 보기에 좋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다면 임플란트 틀니 선호 임플란트가 보급되기 몇 년 전까지는 치아가 없는 환자에게 선택권이란 없었다. 무조건 틀니를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임플란트가 보급되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임플란트 틀니’가 또 다른 선택지로 떠올랐다. 임플란트 틀니가 기존 틀니와 다른 점은 일반적인 보철이나 자연치아와 마찬가지로 의치를 반영구적으로 고정해 준다는 데 있다고 윤 원장은 설명했다. 틀니에 대해 흔히 갖는 공포, 즉 대화 중이나 일상 생활 중에 갑자기 치아가 튀어나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환자의 입안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윗니는 임플란트 4개, 아랫니는 임플란트 2개로도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플란트를 사용해 고정시키면 입천장을 덮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식거리는 부작용도 피할 수 있고, 이물감도 적습니다. 저작능력도 틀니보다 더 낫고요. 틀니는 오래 사용하게 되면 잇몸에 부하를 주기 때문에 잇몸과 잇몸뼈가 가라앉는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임플란트 틀니는 그런 부작용이 적어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틀니에 비해 상대적인 단점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치료 과정에 고통이 따르고, 임플란트가 뼛속에서 아물어 굳어질 때까지 2~5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랫니보다 윗니가 2배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큰 부담은 비용이다. 임플란트 틀니(총의치)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보험 재정상 치아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선 틀니를 사용하라는 정부의 방침 때문이다. 치아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경우, 평생 2개까지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임플란트 역시 오는 7월부터 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춰진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 틀니 비용에 임플란트 비용을 더한 가격이 치료 비용이 된다. 틀니 비용 150만원에 임플란트 비용을 개당 100만원 전후로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 식립이 4개 필요한 윗니 임플란트 틀니는 임플란트 비용 400만원에 틀니비용 150만원을 더한 550만원 전후의 비용이 나온다.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환자들이 임플란트 틀니를 선호하는 편이다. >> 윤득영(尹得榮) 이든치과의원 원장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카톨릭대학교 구강외과 석사 수료. 대한치과보철학회,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정회원
- 2016-05-16 09:54